어떻게 보면 이번 상황에 유우토를 참여시킨 제 문제가 큰 것 같습니다. 사실 설득 면으로 본다면 원래는 합류하지 않는 것이 맞았습니다. 다만 좀 더 편하게, 최소한 끝내더라도 쟤 때문이다. 식으로 몰아주기 위해 캐릭터를 악역식으로 표현하려 했던 모습들이 더더욱 문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피해를 느끼셨을 에미리주와, 진석주께 이 부분 먼저 사과드리겠습니다.
>>740 성학교 검술부로 향합니다! 1층 외곽에 존재하는 작은 체육관 크기의 도장. 그 곳에는 '猛獸之形'이라는 한자가 적혀 있는 커다란 명패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안에서는 공기 가르는 소리, 기합 소리, 그런 것들이 문 바깥까지 새어들고 있습니다. 하루는 천천히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검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수십. 적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은 간결하고도, 강대한 느낌을 보여줍니다. 하루는 그 분위기에 압박당한 채, 기다립니다.
" 정지! "
곧 누군가가 그들을 멈추게 한 직후. 150Cm를 채 넘지 않는, 무거운 대검을 든 여학생이 하루에게 다가옵니다.
조용히 계속 듣고 있었습니다만 결국엔 OwO양의 말씀이 옳았습니다. 이런 게이트, 애초에 일찌감치 포기해 버리는 것이 좋았습니다. 기껏 정보를 얻으러 온 의뢰에서 모두가 언성을 높이시는 걸 보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또 이렇게 눈 앞에서 붉어지는 것 역시 보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치료를 하면서도 헛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애써 참고 참았습니다만은 이번만은 어쩔수가 없었답니다. 이런 게이트에 다른 이들을 끌어들인 제 자신에게 매우 화가 났고 또 분했습니다. 사실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었습니다. 이 두분이 싸우지 않고도 게이트를 끝낼 수 있는 방법이. 저 하나만 피를 흘리면 끝낼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었습니다. 왜 진작에 그 방법을 쓰지 않은 걸까요? 분합니다. 무척이나 분했습니다. 나 하나만 아프게 되었다면 이렇게 선배님이 다치실 일이 없었을 것입니다.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뜬 후 조용히 모두에게 말씀드리려 하였습니다. 천천히 말하려 하는 얼굴은 누가 보기에도 생기가 없었답니다. 동공도 확연히 풀려있었지요. 속된 말로 맛이 간 얼굴이었습니다.
"저어, 에미리가 받아온 이런 터무니없는 의뢰로 시간을 뺏게 되어 두분 모두께 정말로 죄송하여요. 선배님께도 오라버니께도 민폐를 끼쳐드린 거 같아 면목이 없답니다. 그러니 두분 모두 너무…, 너무 화내시지 마시어요? 서포터인 제가 좀 더 움직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제 잘못이어요. 에미리가 나쁜 거랍니다. “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며 다가가 오라버니의 소매를 잡으려 하였을까요. 이 상황을 어떻게든 가라앉혀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오라버니, 제가 잘못했사와요. 정말로 오라버니 말씀대로 에미리가 할 수준의 의뢰가 아니었던 게 맞답니다. 다 제가…….제가 잘못했으니까, 그러니까, 노여움을 푸시어요? “
음. 실패하는 것이 어깨를 너무 무겁게 짓누르고, 타인이 얻었지만 나는 얻지 못한 것에 질투심을 삼키고, 남들보다 뒤쳐지는 것에 조바심이 나더라도, 그것에 너무 얽매이면 피곤해져요. 당장의 실수, 쭉 이어져왔던 실수, 많은 후회할 일들이, 이제 남들이 날 미워한다고 믿게 만들고, 타인의 의사표현을 악의라고 느끼게 만들 수 있어요. 공격적인 의사표현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건 너무 피곤한 일이에요. 사랑하는 것만큼 미워하는 것도 피곤해요. 다른 사람은 굳이 나를 미워하려고도, 밀어내려고도, 빼놓고 싶어하지도 않을 가능성이 더 높아요. 오히려 그 모든 걸 겁내는 일이, 내가 나를 떨어지고 싶어하지 않았던 곳에서 더 스스로 밀어내는 원인이 되기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 걸 느껴요. 내가 아끼는 귀여운 사람들. 부디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방향이 될 수 있다면 좋을텐데.
도장에 들어서던 하루는 한순간 느껴지는 압박감에 멈춰서선 그 모습을 눈에 담습니다. 그 모습에는 그저 가벼운 마음이나, 마치 구경을 하는 것이 아닌 존경심마저 담겨있는 눈이었습니다.
" 앗, 저 때문에 다들 멈추신건가요...?죄송합니다. "
좀 더 조심해서 들어왔어야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예의 바르게 부원들과 눈 앞의 여학생에게 인사를 해ㅗ입니다.
" 보건부의 이하루라고 합니다. 오늘은 도움 요청 때문에 온 것은 아니에요...! 사실은, 가르침을 받고 싶어서 왔습니다. 물론 건방지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는 것도 알지만, 적어도 제 한 몸을 잠깐이라도 지켜내서 다른 분들이 원활하게 작전에 임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왔어요. "
이미 건방지다는 말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왔다는 것을 밝히며 공손하게 말을 이어갑니다.
이 참치는 두렵다... 나한테 오는 말도 아닌데도 유우토씨 인성질 레스를 제대로 읽지 못했을 정도였는데... " 검술이 우습냐? 서포터가 우습냐? 우리가 호신술 가르쳐 주려고 검술 수련하는 줄 알아? " 같은 반응이 돌아오게 되면... 저는... 깨집니다... 충격파만 맞아도 깨져요... 성악가가 깨트릴 수 있는 유리잔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