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했지, 나는 편식은 안 한다구. 분식이든 초식이든 맛만 있으면 되는 거야. 나한테는 mam…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시는 그라탕이야말로 절대적인 진리고, 그 아래에 맛있는 음식들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거지.”
미식의 요건 그 첫 번째, 절대적인 진리를 애먼 곳에서 찾아 헤매지 말 것. 마망표 그라탕과 전혀 딴판인 중국의 행인두부 같은 디저트라도 충분히 맛있을 수 있다. 그라탕과 맛이 닮지 않았다고 해서 화낼 일이 아니다. 따라서 식도락의 중점은 깊이가 아닌 넓이인 것이다.
“요컨대 ‘셀프 바’라는 것이군. 가마솥 앞에서 지지고 볶고 하는 게 내 평소 일과니까 익숙해.”
아무래도 이국적인 자기 모습에 도리어 입맛을 걱정해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릴리는 생각한다. 가벼운 목소리로 자기 식성을 이야기해 주며 돌아선다.
“나는 어릴 적에 프랑스에서 신 한국으로 이주해서, 어느 나라 입맛이냐면 이도저도 아니야. 외식 하면 파인 다이닝보다도 중국집이랑 뿌링클이 생각나지만, 비 오는 날에 집에서는 파전 말고 타르트 플람베(* 알자스 지방의 씬크러스트 피자 같은 전통 요리)를 먹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매운 것도 어느 정도는 먹을 줄 알고.”
어디까지나 ‘어느 정도’라는 단서를 붙여 놓았다는 것에 스스로 안도한다.
“…… 가 볼까.”
옆머리를 우아하게 사락 튕기며 지도가 나타내는 쪽으로 앞장서 걸어가는 릴리의 모습은 위엄이 전혀 없다.
후후, 웃으면서 옆에서 긴장하면서 보고 있는 너구리씨에게 나도 커피 한잔 받을 수 있겠냐고 물어본다. 솔직히 정말로 그다지 싸울 생각은 없다. 괜한 긴장감을 조성해서, 귀여운 너구리를 위협하는건 불쌍하다. 그러니 나는 어디까지나 부드러운 태도로 얘기하는 것이다.
"전혀 충분하지 않아요."
그렇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 나는 앉은 자세에서 다리를 꼰 체로 무릎에 손을 올려 턱을 받쳤다. 그의 몸을 본다. 그의 손을 본다. 나는 '막아내는 사람' 즉, 상대의 공격을 봐오고, 판단하는 사람. 거기에 방금 그의 말에는 그걸 증명하는 힌트가 있었다. 나는 그를 마주보곤 침묵하다가 묻는다.
"워리어라고 하셨죠? 확실히 몸을 보면 알 것 같아요. 나도 워리어니까요."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단련하고 있는 근육, 내게 살짝 경계심을 품었을 때의 반응. 확실히 워리어다.
"그런데 메스가 워리어란 포지션에 어울리는 무기인지는 의아하네요. 특히나, 점장님의 손에 굳은 살을 보면 더더욱이요."
나는 그의 손을 가볍게 가리켰다. 거기엔 분명, 노력의 흔적이 있었다. 무기를 쥐고 필사적으로 휘둘러온 흔적들이. 그는 결코 천재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나도 결코 천재가 아니었다. 울부짖으면서 무기를 쥐고 훈련한 사람끼리는, 알아볼 수 있는 법이다.
"그럼 제 생각이 맞다면, 점장님은 서로 점잖게 앉은 자세에서 자신을 열받게한 서포터를 자신의 무기도 아닌 메스를 이용해, 전신을 베어가른 것도 아니고 팔의 안쪽 부분을 그어냈어요. 허리를 들지 않았으니까, 팔을 길~게 뻗었어야 겠네요. 좀 웃긴 자세였겠죠?"
나는 내가 생각한 위화감을 그에게 얘기했다. 하루는 믿고 있다. 그녀와 카사는 지켜주고 싶다. 그러나 제대로 지키기 위해선, 나 같은 모자란 녀석은, 이런 위화감을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드디어 허리를 숙여 점장에게 얼굴을 가까이 한다.
[오렐리 양의 천재성으론 누구인지 알겠지만...] 으로 시작되는데. 우연과 운명으로 인한 행운의 작용으로 정말 모르게 되어버리고 말지도 내용은 대충 if로 친다면 오렐리의 고향에 들렀는데. 인형을 사러 들렀다는 그런 내용일지도. 그게 디재스터(다림주가 생각해본 if)라면 곤란해지려나.
>>426 #자캐가_멘션캐에게_익명으로_편지를_쓴다면
[청첩장은 잘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갈 수 없겠군요. 하지만..] 으로 시작하는데.. 내용은 대충.. 청첩장을 받아버려서 가고는 싶지만 갈 수 없다는 그런 내용. 아쉽다는 말을 하는데. 축의금은 동봉한다고 한 다음. 다음번에는 꼭 참석할 수 있기흫 바란다고 하면 어떤 일로 인해 결혼식이 파토남.. 그리고 다음번에는 참여하려ㅏ..
" 응, 난 무슨 수를 사용해서라도 재능있는 소수를 영웅으로 만들거다, 누군가 그게 죄라고 손가락질하면 그냥 감수 해야지. 어쩌겠어. "
러시아의 상황이 남 일이 아니다. 어쩌면 당장 내일 일어날지도 모른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게이트가 나타나고 있고,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영웅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어쩔 수 없다. 다수의 기대와 압박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은 영웅이라 불리는 자의 업이니까.
" 네 이야기 재밌었어. 그렇구나, 그래서.... 하아. "
이런 이야기를 들은 것은 처음이라 상당히 놀랐다. 근육이나 헛소리만 하는 녀석인 줄 알았더니... 적어도 이 녀석이 내 편이라면. 할만 하다. 단편적으로 보는게 아니라 길게 볼 수 있다. 이 녀석이 붙으면 이길 수 있으니까.
" 그렇다면 도와줘, 네 힘이 필요해. 사실 능력과 재능이 있는데 의무를 지기 싫어하는 기만자를 하나 알고 있었는데, 그 녀석이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 궁금했었거든. 그런데..이렇게 불러주기도 하고, 생각을 말해주니... 편해졌어 "
꽤나 시원스레 대답하는 모습에 "재미없어." 라고 투덜거린다. 하지만, 오히려 나에겐 호재일지도 모른다. 난 그가 영웅다운 최후를 맞이할 것 같기에, 도와준다고 한 것. 하지만... 지금은 딱히 그게 아니더라도 괜찮아. 의념은 물건을 쥐는 방법. 어떻게 쥘 지는 내가 정해. 어쨌든, 그에게 달라붙어 방향을 천천히 틀어주기만 해도 된다. 누군가 불행해질 필요는 없잖아. 영웅을 만드는 방법은 많아. 그 선택지가 눈에 안 들어온다면, 눈에 들어오게 만들면 돼.
"글세요, 그 기만자는 누굴까요? 전 전혀 모르겠는데. 혹시, 상상속의 친구예요?"
딱 봐도 견적 나오는 말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고 얼렁뚱땅 넘어가기 전에 빠르게 조건을 걸어야겠다.
"대신, 도와주기 전에 조건이 있어요. 누군가를 위한 무대를 만들려면, 그 무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과 그에 따른 대처법을 알아야 해요. 지금 같은 경우는... 그래. 당신은 감독으로써 실력이 아직 없으니,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당신이 다룰 배우들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세요. 단순한 협상이나 뇌물로는 의무감이나 충성심을 얻을 수 없어요. 때로는 설득을, 때로는 더 좋은 조건을, 때로는 무력을. 다양한 수단과 방법으로 충성심을 끌어내야 해요."
즉, 결론은 그거다.
많은 사람을 만나, 그들이 원하는 것과 바라는 것. 또, 그들을 다루는 법을 배워라. 다르게 말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