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지금 심정이 어떠십니까? A. 진행에서 야마모토 만나러 갔는데 캡틴이 긴 서사와 감정묘사를 초장문의 명문으로 풀어내면서 야마모토가 청혼하는 진행레스를 줬지만 캐릭터가 혐관이라서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 걸까요?? 🤔🤔 술이라도 드신걸까요? 하면서 거절하는 에미리를 써야 하는 에미리주의 심정 같은 기분입니다.
3교의 회의 시간에는, 역시 여러 학생들의 이름이 오르고 내리길 반복하는 때가 있습니다. 특히 3월 시험 기간과, 4학년이 졸업 준비를 하는 12월 시험 때가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고풍스런 장신구들이 가득한 청월의 회의실에는 수십의 교사들이 모여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대게는 학생의 발전도부터, 장단점 등을 논하곤 하는 자리입니다. 가디언 세계사의 이수진 교사는 자신에게 넘어온 서류를 살피며 이야길 꺼냅니다.
" 2학년, 에릭 하르트만. 태양왕 직후 레벨의 급속적인 성장을 보임. 능력치가.. 올 A? 유망주 출신이네요? " " 그래. 원래라면 유럽 아카데미로 넘어갔을 것을, 아브엘라 씨가 추천했다고 하더라고. " " 아브엘라요? 요즘도 살아 있었구나. 걔 성질이면 어느 게이트 뛰다 죽었던지 아님 누구 때려 죽이다 사형당했던지 했을 줄 알았는데. "
찬유원과 이수진의 대화를 들으며 해찬은 부드러운 미소를 짓습니다. 둘 다 2세대에, 익숙한 이름이 나오면 곧 추억에 도란도란해지는 것은 교사라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인지라 익숙한 반응이었으니까요.
" 자자. 우리 학생 이야기 중이었지요? "
해찬은 부드럽게 이야기를 넘깁니다.
" 흠.. 일단 전투 방식을 보면 방패를 사용하지 않는 정통 검사 타입이네요? 다만 워리어에 맞게 신체 방어 기술과, 어그로형 기술 위주로 배운 티가 나고요. 다만.. 의념 발화 숙련도가 낮네요. 워리어들은 괴력을 내는 몬스터들을 대비해서 의념 발화를 더 연습하지 않나요? " " 아이언 스킨 쪽으로 방향을 튼 것도 나쁘진 않아요. 일단 아이언 스킨은 A까지가 한계긴 하지만 영구적으로 건강을 10 올려주기도 하니까요. 다만 그 기술의 벽이 문제일 뿐이지요. " " 그걸 제외하더라도 이 녀석. 생각 이상으로 무기술에는 정성을 들이지 않는 것 같은데 말이죠. 아직도 D를 유지하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 " 아, 그 부분은 참고할 부분이 있어요. 1학년에 워리어 지망으로 시작을 했다가 권역쟁탈전 이후로 서포터로 포지션을 변경했더라고요. " " 서포터 출신들이 지휘에는 익숙하지만 기술이 부족한 것은 언제나 있는 일이었죠. "
해찬은 에릭의 서류를 살피면서 즐거운 눈으로 바라봅니다.
" 그래도 이런 학생들은 악바리가 있어요. 무언가를 배우기 시작하면 금방금방 배우게 되죠. 한 번 가르쳐보고 싶네요. " " 해찬 선생님이요? 선생님은 랜스 아니셨어요? " " 하하하. 랜스라고 해도 제가 키운 워리어 제자가 없는 것은 아니거든요. " " 뭐.. 그건 넘어가보죠. "
찬유원은 해찬의 말을 넘기며 이야기합니다.
" 전투 기록들을 가디언 칩을 통해 전송받아봤는데, 꽤 전투 방식이 투방하군요. 단순히 건강을 강화해서 버티고, 방어력을 기반으로 버티고, 이 녀석은 버티는 쪽으로 모든 걸 투자한 타입이야? 그런 것 치곤 의념기는 분명.. " " 의념기 역시 서포터 때에 작성되었다고 하더라고요. " " 이건.. 좀.. "
망한 거 아닌가? 하고 말하던 유원을 바라보며 해찬은 고갤 젓습니다.
" 글쌔요. 오히려 저는 친절하단 생각도 드는군요. "
아군은 다치지 않기를 바라고, 적은 더 일찍 쓰러트려 피해를 줄이고 싶다. 워리어보다는 서포터에 어울리는 의념기긴 했다.
" 하지만 역시. 가디언으로서는 떨어진다고밖에 할 수 없어요. 아이언 스킨의 등급은 높지만 무기술의 등급은 떨어지고 방어력에 모든 것을 투자한 쪽에 가깝죠. 그렇다고 방어력이 압도적으로 뛰어난 편도 아니고 말이에요. 평하자면.. " " 만능.. 에 가깝지만 만능보단 한 걸음 떨어지는 정도.. 군요. " " 그렇습니다. " " 그럼.. 학생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 " 역시 무기술 등급을 올리는 수밖에 없지요. 물론 동아리는 검술부에 들어있기에 아마 청성일검류를 이을 가능성이 높지만 말입니다. 제 추천은 의념 발화를 통해 근력을 높이고, 청성일검류를 통한 기술의 성장일 것 같습니다. " " 동의합니다. " " 저도.. 더 좋은 의견은 없을 것 같네요. "
" 당찬 녀석입니다. 능력치 면에선 정통 록 월이라고 보아도 무방해요. 신속과 영성이 B이지만 신체는 A에 건강은 S. " " 이 학생도 유망주 타입이네요? " " 꽤 괜찮은 녀석이죠. 뭐.. 좀 기이한 것도 있고요. "
기이한? 이라는 말에 유원을 바라보며 수진은 물음을 띄웁니다.
" 가끔 불가능할 상황에서 무언갈 해내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왜. 가끔 그런 녀석들 있지 않습니까. 자기 능력에 맞는 일을 시키면 더럽게 못 하는. " " 확실히.. 가끔 있긴 하죠. " " 이 녀석이 딱 그런 타입입니다. 재능이 뛰어나진 않아요. 거기다 2년가량 게으름을 피우기까지 했으니 말이죠. 그런 녀석 치곤 바람이 꽤 재밌으니까요. "
그 말에 해찬은 미소를 떠올리며 말합니다.
" 저희를 넘는 영웅이 되고 싶다고 했던가요? 언젠가 청월의 교사가 되고 싶다고 하는 것을 1학년때 들은 기억이 납니다. " " 아.. 확실히 수업 열의도는 높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렇다고 뛰어났다고.. 물으면 그건 아니지만요. " " 그런데 진가는 또 불가능한 일을 시킬 때 나오더라고요. " " 알 것 같네요. '파보나스의 체스 대결' 게이트 말씀하시는 거죠? "
유원은 고갤 끄덕입니다.
" 원래라면 클리어가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진 게이트를 기이한 실력으로 클리어했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저희 교사들도 게이트의 해석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말이에요. " " 아. 기억 나요. 신도 선생님이 머릴 한참 붙잡고 있던 그 게이트 맞나요? " " 맞습니다. " " 하하. 실전에 뛰어난 학생인가요? "
해찬의 너털웃음에 유원은 다른 기록 몇 개를 해찬에게 넘깁니다.
" 시험 성적은 그저 그렇고.. 실적도 별로 좋지 않고.. 동아리도 든 게 없군요? 그런데 영웅을 꿈꾼다.. 어찌 보면 우릴 깔보나 싶은 말이긴 하네요. 하지만. "
해찬은 웃으며 말합니다.
"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무슨 말이라도 못 하겠습니까. 여긴 청월이니까요. " " 동의합니다. " " 그럼 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추천이 있다면요? " " 이번에 새 교장선생님께서 학생에게 소철경을 넘기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소철경과 방패라는 무기를 살려 기술을 다듬어라.. 정도가 한계 아닐까요? " " 확실히.. 최근 게이트 입장 기록도 무엇도 없는 상황이니. 평가하긴 어려울 수 있겠군요. " " 그렇습니다. " " 그럼.. 여기까지 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도록 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