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리르, 그리고 티르의 이야기. 지훈의 방에서 생각했다. 나는 이해하지 못해. 그리고 이해 받지 못할꺼야. 그래도. 이제는 알아. 그래도 나는 굶주려 있어.
지금 당장은 이해하지 못해도, 계속 옆에 있고 싶어. 언젠가는 서로를 이해하는 그런 미래를 원해. 하지만 영원히 닿지 못해도 괜찮아. 슬퍼도 참을수 있어. 왜냐하면 그 과정이 중요한거 니까. 서로를 이해하려고 나아가는 그 과정에 애정이 있으니까. 그런 덫인거야.
그리고 너를 좋아하는 나는, 평생 이해를 주지도 받지도 못한다 해도, 그 끝이 결국 나의 파멸이라고 해도, 그런 덫에서 나갈수가 없는 것이야.
그래도 나는 계속 다가갈꺼야. 알아가고 이해를 향해 가는 그 과정에 의미가 있으니까.
하루의 말을 기다리는 것이 지옥이다. 너의 대답은 무었일까. 모르는 것은 무섭다. 그래서 알고 싶다. 너와 나의 간극은 이거야, 라고 말해주고. 어떻게 건너는 지 알려줘, 라고 묻고 싶다. 그리고 그 과정은 고통스럽다.
순간적으로 용기가 흔들린다. 청망에게 베이고 찔리고 얻은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다. 육체적인 고통에 강한 카사였지만, 이런 감정의 아픔에는 내성이 없어, 눈을 감아 하루의 시선을 피하고 그 대답을 기다린다.
그리고 대답이 들려온다.
하루가 말한다. 그것은 간단한 한 가지 뿐이야.
네가 단 하나라서야.
여기서 카사라는 아이에 대해 조금 설명하겠다. 카사는 자의식이 그리 뚜렷한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을 타인에게서 차이점을 주는 '이름'을 먼 후에야 얻었고, 정체성 같은 것보다 당장 코 앞의 다음 식사, 등 뒤의 포식자가 중요했다.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기 보다는 넒은 산속, 자연의 굴레의 작은 먼지중 하나 뿐인 늑대라고 생각한 기간이 길었다.
그래서 일까, 그런 말은 조금, 신선하다고 카사는 생각했다.
눈을 감고 있어서 다가오는 손의 감촉을 예상못해, 순간적으로 볼에 닿자마자 움찔, 움츠려든다. 삶을 갈망하고 죽음의 위험을 피하던 시절의 작은 편린이다.
그리고 하루는 사랑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하루는 고개를 숙인다.
카사는 사랑에서 자라난 아이였다. 생소한 말이 아니었다. 아니, 사랑으로 지금껏 살아남았다 해도 과장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스러지고 끊임없이 태어나는 생명 사이사이의 사랑으로 자라난 아이였다.
그럼에도 하루의 말은 왠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예전에도 말한 '사랑'이라니,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기 위해서 입을 열려는 카사.
하루는, 그런 카사에게 입을 맞춘다.
시간이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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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숲속 오두막. 쾅- 하는 큰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평화롭게 식탁에서 책을 읽던 아브엘라는 한숨과 함께 읽던 장에 책갈피를 꽂는다.
누군지 몰라서 확인하러 가는 것은 아니다. 방금 문 부숴지게 들어오는 그 소녀를 막아야되기 때문이다. 무슨 얘기를 하는 지는 지금 알 것이다.
"할멈!"
어눌한 목소리에 빛보다 빠르게 나아가는 아브엘라의 손. 언제 다가왔는 지, 얼굴을 들이미는 소녀의 입이 텁, 하고 막힌다.
"카사. 멈춰."
??????
누가 봐도 혼란스러워 하는 소녀의 작은 얼굴이 손 하나에 쉽게 가려진다. 그런 작은 얼굴을 피곤한 얼굴로 바라보는 아브엘라. 만나자마 이 녀석이 얼굴부터 들이미는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늑대에게 길러진 이 소녀는 만나자마자, 뭐라고 돌려 말해야 할까,
'딥키스'부터 시도하기 때문이다.
이 소녀는 말이 많이 늘었지만, 가끔 이렇게 수수께끼의 행동을 하기도 했다. 뭐, 이젠 수수께끼가 아니지만. 늑대들은 친한 자들 끼리 인사할때 서로의 입안을 핥아 친근감을 보이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위험한 이빨에 가까워져 호의를 보이는 동시에 최근 식사를 알아내 근황도 보고... 뭐, 그런 거라한다. 아브엘라는 힐끗, 읽고 있던 '늑대에 관하여'라는 책을 흘겨 보고선 손을 뗀다. 이제 물지 않는 장족의 발전은 참 다행이었다. 의념으로 강화해도 침은 찜찜하다.
"인사? 안된다? 왜???"
단어 하나 하나가 뛰엄뛰엄하고 발음도 어눌하다. 그래도 그런 발전도 뿌듯한 듯, 아브엘라는 흐뭇하게 카사를 바라보다 고개를 흔든다. 이 참에 이 것에 대해 가르쳐야 했다.
"...늑대는 만날때 그렇게 인사하지. 인간은 아니야. 안돼."
인간은. 안돼, 라고 여러번 반복한다. 그리고 대신 '안녕'으로 인사를 한다는 설명을 주입한다. 카사는 그런 아브엘라를 빤히 쳐다보다, 한참 방송중인 TV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브엘라는 그 시선을 따르다 아, 하고 작은 탄식을 흘렸다. 마침 로맨스 드라마가 방영중이었다.
"저건 키스."
"키수."
"'키스'. 저건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끼리 하는 거야."
카사는 더더욱 혼란스러워 보였다. 아브엘라는 말을 정정했다.
"그러니까... 가족이나 친구의 사랑이 아니라. 반려. 애인."
그 단어들은 이미 학습한 적이 있었다. 카사는 아, 하고 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애인. 키스."
"그래."
카사는 곰곰히 생각했다.
"할멈. 은.... 안녕."
아브엘라는 그만 픽, 웃어버렸다. 마주 손을 흔드며 답해주었다.
"그래. 안녕, 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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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겠지만, 카사는 그 후로 입안을 핥는 늑대의 인사법은 더 이상 인간에게 시도하지 않았다. '키스'라는 행동의 의미에 대해 자세히 배우는 것은 조금 더 나중이었지만, 그래도 '반려'에게만 한다는 그런 행동인 것은 잘 알고 있었다.
물론, 배운 그 모든 것은 머리에서 나비마냥 손 쉽게 날아갔다.
시야가 어두워지고,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입술에 닿았다. 그 사실 하나가 카사의 머리속을 꽉꽉 채웠다. 카사의 눈이 크게 뜨여졌다. 순식간에 숨을 들이켜 빳빳해진 몸과 다르게 입은 되이려 힘이 빠져 벌어졌다.
상처에 상처를 거듭어 얻고, 관리라곤 한 적이 없어 마르고 뜯긴 흔적 가득한 입술은 아마 까칠한 감촉일테다. 그런 살갖에 부드러운 감촉이 덥혀진다. 이미 군데 군데 상처를 입은 민감한 피부가 하루의 입술에 상냥히 쓸어내려진다. 머리 속 어딘가에서, 영화에 따르면 눈을 감아야 한다고 속삭였다. 카사 머리 속 그 누구도 그 말을 듣지 않았다. 눈꺼풀이 닫혀있든 열려있든 통채로 사라졌든 그런 사소한 거 신경 쓸 때가 아닌 거 같았다. 카사의 모든 신경, 아니, 모든 세포 하나하나가 작디 작은 입술이라는 부위, 그리고 그 부위을 덮고 있는 하루의 입술에 집중했다.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첫 키스는 피의 씁쓸한 맛이었다.
하루가 얼굴을 들어올리는 것과 함께 시야가 밝아진다. 그 사실을 알아채지도 못한 듯, 멍, 하니 벙쩌있는 카사. 자신의, 그리고 적의 피로 뒤덥힌 자신에게 하루의 피라는 흔적이 묻혀졌다. 그 깨달음이 트리거가 되어 서서히 정신이 돌아왔다.
손을 들어 자신의 입술을 매만지는 행동 하나가 만억년이 걸리는 느낌이었다. 거치고 딱딱한 손가락은 하루의 입술과 너무나도 달라, 방금 일어난 일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방금 대체. 무슨 일이?????????
너무나도 복잡한 코드에 오래된 컴퓨터가 과부하 되듯, 카사의 머리가 물음표가 가득찼다. 멍, 한게 꿈꾸는 느낌인데, 욱씬거리는 몸이 그게 아니라고 했다.
방금. 하루가. 나에게. 키스를.
하루가. 키스를.
누구에게?
나에게.
과열한 컴퓨터는 폭파위기다. 카사의 프로세서에 랙이 걸렸다. 뚝뚝 끊어지는 말을 간신히 더듬어 내뱉는 데, 멍한게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 지 아는 지도 모르겠다.
"그.... 나.... 키스.... 그, 방금...."
사랑한다는 게, 그 말?
아니, 아니, 아니, 진짜? 진심이었어???? 그게 진심이었어????? 날 놀리려는 게 아니라??? 아니???? 어?????? 어어어???????
"날?"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는 지도 모르겠다. 카사는 굳어버린 머리를 힙겹게 굴렸다. 무슨 근거인지도 모르겠지만, 뇌가 그럴리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온갖 감정, 부정적인 것도, 긍정적인 것도, 그 무엇도 아닌 것도 뒤섞어 이도 저도 아닌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
'반려'. '애인'. 연애감정이란 것을 딱히 느껴본 적도 없고, 평생 자신과는 멀리 떨어진 것이라고 어렴풋히 단정짓고 있었다. 그 만큼 자신에게는 어려운 것이니까. 평생의 반려라니, 소설속만의 이야기 인 것은 알고 있었다. 신중함 뒤에는 그런 체념이 있었다.
카사는 멍하니, 지금껏 지녔던 생각을 꺼내 물어본다.
"그, 내가, 그, 불쌍해서?"
그래, 자신은 지금 피투성이고, 상처를 입었고. 불쌍하지. 응. 하루가 더 좋아할 상태야. 하지만...
절망의 감정이 느껴지지가 않는다. 만약에, 만약에 하루가 자신의 불행을 좋아하는 것이라면- 이라고 생각하니, 두려움이 들지가 않는다. 희미하게 깨달았다. 아, 난 덫에 걸렸구나, 하고.
하지만 말이야. 애초에...
펜리르. 티르. 그 때 깨달은 게 있다. 그 말을 전하려고 했다. 하루가 자신을 불쌍히 여겨서 좋아하든, 자신은 할수 있는 게 없다. 그런 것에 기반한 감정이라도, 굶주린 자신은 그런게 필요했다.
약간, 아주 약간 정신이 나간 것일수도 있다. 지금 당장은, 만약에, 하루가 정말 불쌍한 자신을 좋아한다면.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던 카사는 깨달았었다. 만약에 그러면, 자기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게 만들수 밖에 없다고. 그래서 일까, 그런 깨달음을 얻고, 카사는 어느정도는 침착하게 물어볼수 있다. 그 외에 잘 모르겠다. 불품없는 자신을 하루가 좋아할 만한 이유는 없을 것이다. 카사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믿었다.
"끌어안는 스킨십 같은 거 싫어하지는 않았었던 기억이 나네요.." 예전엔 끌어안는 것이나 그런 것을 꺼려지게 되어서 싫어한다고 생각하려 했었던가.. 주저함이 없었던 것은 다림을 조금 놀라게 했지만 결핍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지금도 놀랐을 뿐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그런가요.. 말하지 않아도 안아준다는 것은 저는 못 했겠네요." "왜냐면 저는... 조금 수동적인 면이 있거든요." 그래도 지금 끌어안는 것이나 끌어안겨서 좋아한다면 기꺼이 해줄 수 있을것만 같았습니다. 다림은 느릿하게 뛰는 바다의 쿵쿵거림을 느꼈습니다. 이거는.. 걸즈토크에서 꺅 거리며 끌어안는 기여운..것..?
"불편하다기보다는... 낯선 것에 가깝네요." 그래도 요즘 들어서 조금 헐거워진 느낌이라, 떨쳐냈을 때보다는 조금은 괜찮아졌다고 웃으며 말하는 다림입니다. 마주보는 눈에서 감정을 읽기란 어렵죠? 다림의 눈이 원래 그렇습니다. 조금 두근거렸기 때문에 얼굴에 옅은 홍조가 떠오르고 있을 것 같습니다. 겉만 보면 차가운 체온일 것 같아도 똑같은 사람이라 따뜻한 체온입니다.
//왜 제가 4시간밖에 못 잔 걸까요?(사실 깬 것만보면 4시간 미만임)(포기하고 폰 든게 4시간만임)
시트 캐릭터들간의 연애 : 성사될 확률은 비교적 낮지만 일상을 통해 자유로운 꽁냥질 + 엔딩이 난 이후에도 합의하에 1:1로 이어갈수도 있음. 진짜 연애하는 느낌은 내기 좋음
NPC와의 연애 : 시간과 노력을 들인 공략이 필수적. 고록이고 뭐고 결국 차일 확률이 농후함. 맘대로 꽁냥대려면 진행때나 가능함. 자기 최애 캐릭터와의 연애이므로 성취감과 만족감이 꽤 높을 것으로 추정. 어장 완결나면 강제 이별. 연애 그 자체보다는 연애를 캐릭터의 서사적 요소로 쓴다면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