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울었고, 또한 웃었다. 자신이 이제는 인간으로 남을 수 없다는 사실에 슬퍼하는 것 같았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는 듯 싶었다. 또다시 동료가 죽었다. 이젠 게이트 뿐만이 아니라 인간도 적이라는 걸까. 신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이런 상황에서,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들은 마치 망집에 집어삼켜진 것 같았다. 망념妄念 그 말이 어울리겠다.
"아쉬웠을지도 몰라요?" 눈웃음을 치면서 목선에 손이 닿으면 부드럽고 쭉 뻗은 목일지도. 자기만 당하기 억울한가! 다림이에게 손을 대는 거다!(응?) 끼 때문에 큰 일이라는 말에는 순간적으로 표정이 없어진 것 같았을지도? 그러고는 고개를 숙이고 옅은 후회의 감정으로 "큰 일들이 많았으니까요..."라고 중얼거렸을까요? 깨닫고 나면 자기혐오적인 것도 있게 마련입니다.
"아는 분이셨나요? 이런. 그럼 미소를 흉내내는 건 그렇게 좋은 선택이 아니었을지도요" 아는 분의 미소를 흉내내는 건 좀 그럴지도.같은 생각을 합니다. 다림주가 걸어다닌 끝에 정신이 나가버린 게 분명하다. 기숙사에서는 무릎에 얼굴을 얹은 것만으로도 덜덜이었는데(물론 기숙사라는 굉장히 사적 공간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아마. 이런 룸카페에서 동일한 행동을 했다면 좀 괜찮았을 듯) 지금은 끌어안김을 받다니. 갸냘픈 타입이라서 쎄게 안으면 부러져버릴 것 같음이 있으려나.
"병약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보일 가능성이 높더라고요." 신체 A에 건강 B는 절대 낮은 수치가 아니니까 그렇게 보인다. 라는 외양은 생각보다 많이 영향을 미칠지도. 리모컨이 넘겨지자.음..하고 고민하다가 채널을 그냥 대충 돌려봅니다. 거기에 나온 것은..
.dice 1 5. = 3 1. 마피아 변호사가 통역기관을 깨부시는 드라마 2. 노래 듣고 맞추는 예능 3. 어물전 망신은 개망신!의 예능 4. 신한국 이전의 한국의 이전을 그리는 햇빛반짝한 드라마. 5. 헬스 키친
"다른... 지역은 더 심할지도 몰라요. 그러고보니.. 오세아니아로 교환학생 모집한다던데... 신청하면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동북아시아는 뭐... '그 사람'이 있으니까 숨만 내쉬어도 안전이 보장되는 곳이니... 태양왕은 예외.. 이번 사태는 진짜 아무도 예상못했던 일이니까.. 응응... 흠, 오세아니아... 난 못 가겠지? ...일단 신청해볼까? 갈 수 있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지만... 시험은?! 어떡해!? 미술부는?! 날 기다리는 토끼같은 찬후 선배랑 여우같은 손유 선배가 있는걸!! 할 게 많아서 못 가 못 가...
"...그래도, 다들 이 상처를 이겨낼 거예요.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저마다 있으니까요... 포기한다고 해도, 그 사람을 탓하면 안되기도 하고.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요. 천재지변으로 가족을 잃었다고 해서... 자연에게 복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안타까운 소리다. 클래식 음악이 아니었다면 필시 누군가는 이쪽을 바라봤을 정도. 어째서 게이트라는 것이 나타났을까, 어째서 의념은 생겼을까. 옛날엔 자신의 존재 이유, 도덕적 행위... 대충 이런 것들이 철학이었다면... 지금은 게이트와 의념을 고민하는 것도 철학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어유... 분위기가 왜 이렇게 어둡지...
"아, 맞다... 네네 성학교 문제... 가... 진짜요? 아는 대로 전부 쓰시오? 어떻게 해서든 점수를 주려는... 선생님들의 발악...?"
자기만 당하기 억울하니 다림이에게 손을 대...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가 아닐까 하는 뒷사람의 의견은 넘어가고(?) 지훈은 부드러운 목을 짧게 훑다가 다림의 목 혈관 부분을 손 끝으로 톡. 톡. 두드리듯 쓸어내리기도 했을까? 그러다가 순간적으로 표정이 옅어지며 고개를 숙이자, 지훈은 아차 싶은 감정이 들었겠지.
" ...그 일들은 네 탓이 아니니까. "
다림을 위로해주듯 머리를 살짝 쓰담쓰담해주려고 하였다. 자기혐오적인 느낌이... 어느정도는 자신과 겹쳐보였을지도.
" 글쎄. 나는 꽤 닮았다고 생각해서 괜찮은데. "
어깨를 으쓱이며 딱히 문제될 게 있나?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였던가. 그리고 이건... 음 끌어안는 건 옷 위로 끌어안는 거라 괜찮나...? 룸카페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지훈주는 잘 모르니 다림주께 넘기기로 하고, 쎄게 안으면 부서질 것만 같았기에 어느정도 끌어안다가 풀어주었겠지. 다림의 머리 위에 살짝 고개를 눕히듯 얹기 시작하며 티비를 보았을까.
" 스탯상으로 병약하진 않아도 저체중 때문에 뭔가 아플 수도 있는 거고.. "
걱정이 살짝 섞인 말투로 다림을 향해 말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예능 티비가 틀어지자 그것을 무표정하게 보기 시작했겠지. 저런 예능 프로그램에서 웃기는 것도 웃기긴 하지만... 정작 그게 표정을 뚫고 표출될만큼 재미있냐고 하면 글쎄다, 였기에 예능을 보는 것 치고는 무표정했을지도 모른다.
고로를 품에 꼭 안고있다. 싸늘한 정적. 뭔가 오해를 하는게 분명하다. 이 꼬맹이는 이상한 오해를 하여 사람을 당혹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기에 언제나 조심하지 않으면...
'오냐 이번에야 말로 모가지를 뜯는다 이 자식 느낌표 네개' 그래, 뭐 ..오해할수 있지. 음. 차분에릭, 침착에릭.
" 저번에 내가 봐줬다고는 생각 안하는거냐!? 이번에야 말로 두드려패고 청월로 끌고가주마! 청월로 가면 니가 알지도 못하는 수학문제를 다 풀기 전 까진 고기에 혀도 못대게 할껄!? "
이렇게 잔인할수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잔혹한 교육열 이대로 괜찮은 것 인가!? 당연히 괜찮고 말고, 카사는 좀 굶어도 괜찮아.
" ... 후우. "
아무리 그래도 동생같은 꼬맹이에게 그렇게 잔인한 일을 할 수 없는 에릭은 카메라를 보여주면서 셔터를 알려주려다가. 중지 손가락을 올리는 카사의 모습에 얼어붙었다. 성학교에서 배운걸까? 아니 아마도 어머니가 하는 걸 보고 따라하는 것 이겠지. 늑대가 알려줬을지도 모르겠다. ... 아마도.
" 그래, 그거 하지 말라고. 아무튼 내가 버튼을 누르고. 정지..라고 말하면 그대로 꼼짝말고 서있는거야. 알겠지? 자 그럼 우선 연습삼아 해본다? "
카사가 의자에 앉게 해두고, 자신은 옆에 서있는 포지션이 가장 무난하겠지. 나는 셔터를 누르고 타이머를 맞춘 뒤, 바로 앉아있는 카사 옆에 서있기로 했다.
청천은 언제 표정이 굳었냐는 듯이 담담히 말하고는, 화현이 말하는 동안 카라멜 마끼아또를 쪽쪽 마십니다. 따뜻하고 단 음료가 들어가니까 좀 진정되는 느낌입니다. 이 게이트 또한...우리가 적응해야 할 것들일까요? 자연처럼?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라고 생각해봅니다. 그러다가 "아는 대로 전부 쓰시오."에 대한 화현의 반응에 푸큽, 하고 음료를 뿜을 뻔하기도 하네요. 얼른 입을 가리고 음료를 삼키고는, 감탄하듯이 말합니다.
"앗 네. 듣고 보니 그렇게도 볼 수 있으려나요...!"
과연 제노시아 학생...이라고, 청천은 화현의 관점에 감탄합니다. 오오.
"근데...당연하다면 당연한 거겠지만 아무거나 다 적는다고 점수를 주진 않는 것 같더라고요. 그거 처음 본 게 입학시험 서포터 필기 과목이었으니까..."
의념의 활용이나 응급처치법, 낙법 같은 건 점수가 조금씩 나왔겠지만, 그 외의 파쿠르의 정의 같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건...점수 가 안 나왔겠지요. 잘못된 정보를 적어도 마찬가지로 점수를 받지 못했을 것이고요.
톡톡 두드리듯 쓸어내리면 읏.. 하는 옅은 소리를 냅니다. 간지러은 걸까요. 촉감적인 느낌? 그렇지만 목이 꺾이면 곤란하다고요? 그리고 자신의 탓이 아니라던가. 쓰다듬는 것엔...
"하지만 기억해야 하니까요.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어요." 그러면서도 엉망진창일 때에는 스스로 가져다줬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스스로를 좋아하기 어려운 것이에요. 라고 중얼거립니다. 쓰다듬는 손길에 부빗거리려는 것 같습니다. 어리광스러운 느낌일지도?
"정작 당사자분께는 알지 못하니까 왈가왈부하긴 어렵지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되더라고요. 기숙사(굉장히 사적 공간이라서 본인의 선 안에서 돌아다니는 느낌)+조금 자세가 그랬다.. 같은 걸로 그 때엔 그렇다고 합시다.(땅땅) 근데 세게 안아서 부러지는 걸 막는 건 신체 쪽일까. 건강 쪽일까. 같은 쓸데없는 생각이 듭니다(?) 자체중 때문에 아플 수도 있다는 말에는 고개를 기울입니다.
"잘은 모르겠네요." 안 아프다면 나쁘지 않겠죠. 라고 말합니다. 사실 솔직히 다림이 몸무게 중 최소 800g~1키로는 흉부에 있지 않을까. 싶은 기분이고(?) 예능이 틀어지면 웃긴 장면에서는 가끔 웃기도 하네요.
"그건... 당연한 거겠죠..? 아는 걸 전부 다 써! 라고 해도 전혀 상관없는 분야를 쓰면 오답이나 다름 없으니까요...? 그런데, 생각보다 그 문제는 꽤 좋은 것 같아요. 아, 물론 개개인을 따로 관리한다면 좋지만, 그냥 전원이 같은 취급을 받는다면 그렇게 좋진 않지만.."
이게 무슨 소리고 하니...
"그 사람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알고, 또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으니 부족한 걸 채워주고, 가지고 있는 걸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짤 수 있을지도 몰라요! ....물론 전부 다 똑같은 시험을 치고 그것이 단순 성적으로만 적용된다면 말짱도루묵이지만..."
나는... 입학 시험 칠 때 뭐 했더라... 기억이 잘 안 나네... 애초에, 나는 의념 늦게 각성해가지고... 조기 교육도 못 받았단 말이야.. 히잉.. 아... 열심히 말하다보니 음료가 떨어졌다. 배도 조금 고파오고...
고먐미 키우는 거 하나로 에릭을 이상한 놈으로 몰아버린 카사. 카사가 할 말이 아니다. 다른 종족을 키워준 절해도 모자라는 녀석을 생각해보면 대표적으로 카사의 엄마늑대가 있었다. 배고파도 넌 안 먹을께, 라며 고양이에게 위로? 다짐? 을 건네지만, 별로 신빙성이 가지는 않는다. 고로도 그렇게 느끼는 지, 자신을 꼬옥 보호하는 에릭에게 파고 들어가려고 할수 있었다. 아니면 꽉 붙잡게 발톱을 꺼내던가.
그렇게 만들어져가는 차분에릭, 차분카사. 침착에릭, 침착카사. 차분하고 침착한 아브엘라 패밀리
"하아?? 이 녀석이 다른 쪽 팔도 분질러 버려야 정신 차리나보지!!"
는 없다.
이를 실컷 드러내다가도 에릭의 말에 끄아악!!! 잔혹해!!! 하면 핼쑥한 얼굴로 절규한다. 수학문제???? 아니 나한테 이상한 그림 그려놓고 나 한테 어쩌라는거야! 하고 따지는 그런 문제??? 못 푸면 고기도 못 먹어????????? 나 굶어 죽이는 거야????
눈앞이 깜깜해진다. 역시 지금 에릭이라는 이름의 싹을 잘라버려서 미리 문제를 없애는게....!!
에릭의 자비(?) 무색하게 카사의 생각은 점점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역시 답은 살인밖에 없어...!!!
"하지마?"
상당히 충격을 얻은 모습. 꼿꼿히 서있는 두 중지마냥 얼굴이 굳는다. 이걸 하면 안되는 구나... 하면서 심오하게 양손의 중지를 살피는 카사. 이상하다. 할멈은 누가 너무 기분나쁘게 할떄 날리는 거라고 가르쳤는 데. (에릭의 정답이었다.) (아브엘라의 무죄를 주장하자면, 영화에 나온 것을 그대로 가르쳤을 뿐이었다. 아브엘라 본인이 거친 말투를 구사하는 것도 있지만, 카사가 언어를 습득할때 욕은 300% 더 빨리 흡수한다고 씁쓸하게 증언했다.)
하여튼 중지를 유심히 바라보다 끄덕이며 스윽, 결연하게 킵하는 카사. 왠 쌍검을 강자 앞에 다시 집어 넣는 가오다.
"버튼을 누르고... 정지라고 말하면... 그대로 꼼작말고... 서있는다...."
외우려는 것일까. 잔뜩 긴장한채 스스로에게 에릭의 말을 따라한다. 이거 위험한 거 아니지? 라며 몇번이나 재차 확인하는 것은 덤. 내가 왜 이 자식의 말을 고분고분 따르는 가 의문이 들만 했지만 뭐 어쩌겠는다. 카사는 말을 잘 듣는 착한 카사인 것을.
하여튼, 에릭의 말을 충실이 따르려고 하는 지, 양손 주먹으로 꽈악 쥔채로 잔뜩 기합이 든 모습으로 카메라, 그리고 에릭, 그리고 카메라를 쏘아본다. 얼마나 살벌한지 눈에서 불꽃이 튈 기세다.
//침착에릭 차분에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케미 너무 재밌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