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울었고, 또한 웃었다. 자신이 이제는 인간으로 남을 수 없다는 사실에 슬퍼하는 것 같았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는 듯 싶었다. 또다시 동료가 죽었다. 이젠 게이트 뿐만이 아니라 인간도 적이라는 걸까. 신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이런 상황에서,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들은 마치 망집에 집어삼켜진 것 같았다. 망념妄念 그 말이 어울리겠다.
짐더미에서 다시 짐승으로 각성한 카사! 사람은 언제될 것 인가! 그것은 카사주도 모른다! 아무튼 일어나자마자 쿨뷰티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에릭을 공격하는 것을 선택한 카사! 머리에 핑 도는 약 기운을 극복한 그녀의 속도는 빠르다! 과연 신속S! 반대로 기습을 허락한 에릭의 가드는 늦었다! 그대로 클린히트! 에릭의 몸이 공중에 붕 뜨다가, 그대로 철푸덕 하고 쓰러졌다. 이런 소란에 자고있던 진짜 고앵이 고로씨가 팝콘을 뜯으러 나왔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 불만인듯 꼬리로 바닥을 탁탁 치기만한다!
" .....무슨 짓이냐 꼬맹아. "
에릭은 뺨을 어루만지며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듣기나 할까!? 고기에 더 관심을 보이진 않을까!?
" 내가 널 마취탄으로 기절시키고, 납치하고, 짐짝처럼 내던진건 사실이지만 "
보통 이것을 우리는 자백이라고 칭한다
" 그래도 내 목적은 어디까지나 아브엘라씨가 걱정하지 않도록 우리 둘 다 무사하다는 사진을 보내기 위해서야. "
그러니 협조해달라? 과연 카사가 협조를 해줄까? 지금껏 에릭이 카사에게 저지른 일은 [폰희롱, 협박(메리를 이용), 폭행, 언어폭력, 가정폭력] 등등 다양하다. 전국 카사를 사랑하는 협회의 사람들이 에릭이 저지른 범죄 리스트를 보면 당장이라도 에릭을 담궈버릴 정도의 악행! 과연 카사가 에릭에게 협조를 해줄까? 그건 에릭주도 모른다!
목에 멍이 들기는커녕 간지러울 것 같은 쓸어내림을 시도했던 겁니다. 무척 놀란 듯한 표정을 짓고 뒤로 물러나는 지훈을 보며 희미하게 웃습니다. 이제야 눈을 떠서 저를 보아주시나요? 같은 농담을 말하기도 했을까요.
"생일이나 그런 게 불분명해서 사주같은 걸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어쩌면 복숭아꽃이 잔뜩 끼어있을지도 몰라요?" 사실 따지고 보면 A이기 때문에 끼를 모르는 척 하며, 그럴 리 없다로 구는 게 아닐까.. 다림은 그저 위협적이란 말에 위협적인가요? 라고 갸웃거렸을 뿐입니다
"검푸른 머리카락에. 붉은 주홍빛의 눈이에요." 크게보면 검은 머리카락에 붉은 눈이라고 봐도 되겠지요.라고 말하면서 품 안에 안겨서 티비에서 나오는 것들을 보려 합니다. 가냘픈 타입이라서 쏙 안기는 게 가능한 걸까요.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퓨어퓨어보이스도 있는 걸 보면. 은근 이런 방식의 룸카페가 인기인 모양입니다. 회전율이 높아보이지는 않지만..
"음~ 다행이네요. 가족이 무사한게 제일이죠. 저는 부모님께서 지금 뭐하고 계신지 궁금해 죽겠어요. 신 한국에 계시겠지만..."
어차피 부모님은 일반인이시니 별 일 없으시겠지만... 아마, 내 걱정도 안 하고 계실 것 같고.. 어우, 다시 공부에 집중할까... 귀찮아! 그냥 놀래~ 청천 씨는 가족분들이 학원도에 계신걸까? 아니면, 가족분들 중 한 분이 가디언이신가? 갸웃..
"디스 이즈 K... 하지만, 저희만 해당되는 것도 아니고... 3학교가 다 하는 거잖아요.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라는 정신을 기르기 위한 걸지도 모르겠어요."
주변을 둘러보다 목소리를 작게 하고는 "그리고 이걸 기회로 더 강해지겠다고 결심하는 사람도 있을거고, 단지 시험에 집중함으로써 현실에서 고개 돌리려는 분들도 계신 걸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말을 할 처지는 아니지만... 뭐가 됐든, 현실은 산 넘어 산이야... 너무 불공평해.
"아, 이건 청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거기 문제 봤어요? 저희 학교가 2점 먹는 게 저쪽은 0.5점? 1점? 거의 그 정도 들어가요.. 아, 성학교 문제는 어때요? 쉽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성학교가 실전에 강한 면이 있지. 우리 학교는...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전문 분야가 아닌 부분엔 약하다보니.. 조금 많이 안 좋은 부분이 있긴 하고.
에릭주의 아주 정확한 판단! 카사주는 감탄을 금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딴 거 상관없이 쿨데레 밀프(??) 아브엘라의 가르침을 실천(물리)하는 카사!
퍼억! 주먹 끝에 닿는 시원한 타격감!!! 날라가는 에릭의 빈약한(아님) 몸! 카사는 그 주먹을 위로 치켜든다!! 승리를 쟁취해냈다!!!
이겼다!! 제 3부 끝!!!
"응? 고양이?"
승리감에 만취해 가슴을 쭉 펴고 하늘(안 보임)을 향해 미소를 보이던 카사, 갑자기 나타난 생명체에 정신이 팔려버린다. 생명의 원초적인 언어, [폭력]으로 가득찬 머리가 깨끗히 비워진다. 에릭의 기숙사에게는 좋은 결말이다.
"저거 네꺼? 비상식량이야?"
에릭의 고먐미 고로에게는 좋은 결말이 아닐수도 있지만 말이다.
죄를 아예 줄줄히 자백하는 에릭은 뒷전. 패배자는 관심 밖이다!!!! 그것이 「패배」한다는 것의 의미!!! 승자의 여유를 가지고 지글지글 구워지는 고기를 향해 두두두두 가는 카사. 구워지는 그대로 집어 먹으려하다 으악 뜨거!!!! 하고 다시 후라이팬으로 놓쳐버린다. 울상으로 지글지글 다시 구워지는 고기를 잃어버린
"??? 뭔 말이여?? 내가 벌써 멀쩡하다고 말 했는데???"
얜 또 왜 스스로 자처해 고생을 할까? 짜증나는 에릭녀석은 어리석기도 한 모양이다. 어의없다는 표정으로 에릭을 바라보다 다시 고기를 주워먹으악 뜨거!!!!!!!
"맞다. 할멈이 너 데리고 독일가서 밥먹제."
일정 비우라는 소리도 하지 않는다. 일방적인 통보. 네가 싫다고 해도 그게 내게 무슨 상관이지? 라는 뻔뻔한 얼굴이다. 방학 딱 되자마자 에릭이 짐짝이 되게 할 작정으로 보인다. 이 녀석 독일 가는 법은 알기나 하나.
"동북아시아 말고 다른 지역의 가디언 아카데미들도 이럴까요...세상이 이렇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걸지도 모르니까요."
청천도 어느 새 공부는 뒷전이고 잡담 삼매경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
화현이 작게 속삭여올 때 청천은 잠깐 입을 꾹 다물었지요. 그런 말을 할 처지가 아니라는 건 그 또한 마찬가지였으니까요. 태양왕 게이트의 클로징 이후 그도 나름대로 바쁜 2주를 보냈었습니다. 강해지고 싶어서? 아니, 단순히 그런 이유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화풀이 대상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마음에 들지 않았으니까요. 이런 세상이, 또는 우리 세상을 자꾸 건드리고 넘보는 그것들이, 그 금빛 눈이, 그 옷자락이, 팔랑이며 불타는 부적들이, 그날의 그 타는 냄새와 소리가. 그보다 오래된 비웃음들, 그것들 전부가...
아차, 청천은 자신이 잠시 딴 생각에 빠져 있었음을 깨닫고 휘휘 고개를 저어 생각들을 털어냅니다.
"아, 죄송하지만 방금 뭐라고...아, 아 맞다 그랬죠. 성학교요? 쪽지시험이나 단답형은 풀 만한 것 같지만요...익숙해지기 전에는 좀 당황스러운 것들도 있어요. 커다란 공란과 함께 '아는 대로 전부 쓰시오'라든가요!"
언젠가...입학시험이던가요, 서포터 필기 시험에 봤었던 그 크고 아름다운 공백의 압박이 참으로 인상깊었었죠.
"키울려면 토끼가 더 맛있- 가족??? 이렇게 작은 데??? 그리고 고양이 잖아??? 말은 통해???"
안 먹어???? 고로를 스윽, 바라보자, 야생의 감으로 바로 그 의미를 인지했는지, 고로의 털은 조용히 올라갔을 것이다. 유심히 살펴보다 아하, 하고 손바닥에 주먹을 탁, 치는 냥이혐오자 카사.
"아직 아기구나! 크면 나만해 지는 거야?"
손을 뻗으면서 묻는 게, 대충 사이즈를 보니 호랑이라도 키우는 지 물어보는 거 같다. 거기에 에릭에게 식기도구를 받자마자 재2차전을 준비하다 툴툴거리긴 하지만, 야무지게 재대로 집고 고기를 집으려고 한다. 아직도 익는 중인, 뜨거운 고기를. 앗뜨거! 툭. 앗 뜨거! 툭. 앗 뜨-
"그런가? 난 그런 거 잘 몰라서."
사진 같은 게 좋나? 마망 아브엘라 할멈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본다. 딱히 그런 말을 들은 적 없는 데? 할멈이 사진을 좋아하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열심히 고기를 공략하다...
에릭의 반응에 팍 식어버린다.
에릭자식이 내심 부끄러운 듯 말까지 더듬자 카사는. 카사는. 입맛을 잃어버릴수 밖에 없었다. 무려 카사가!!! 입맛을!!! 이게 무슨 중대한 일인지 익히 알 것이다! 아예 밥 먹을 생각이 날라가, 포크를 내려놓는 카사의 표정이 벌레 씹은 것으로 뒤바뀌었다. (비유적으로 뿐이다. 진짜 벌레를 씹어도 카사는 추가 단백질이라고 좋아하는 놈이다.)
이것으로 에릭은 두번째 카사정색을 달성해버렸다. 세계기록 갱신자 에릭 하르트만. 그를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보는 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