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빠직하는 소리가 울려퍼진 느낌이 듭니다. 왜라고 묻는 에릭의 말이 무언가를 더 건드리는 느낌이 확실하게 전해집니다.
" 고작이라뇨, 카사한테는 엄청난 고민이었을거에요. 제가 봐온 카사의 모습 중에서도 제일 진지했으니까. 그런 모습을 고작이라는 단어로 폄하 하지마세요, 당신. "
날이 선 메스를 다시금 에릭에게 겨누며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듯 , 방긋 미소를 지어보인 하루가 조곤조곤 말한다. '아~ 정말~' 하루의 입에서 가벼운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두사람의 거리는 점점 더 좁혀져만 갑니다.
" ...있잖아요, 에릭. 당신이 아끼는 무언가가 '아마' 치료를 받았을거야~ 하는 말을 들었어도, 행방도, 모습도 전혀 모른다면 안심하겠어요? 요즘 어렴풋이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당신이 언제나 누군가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단 말이죠. "
하루는 진정하라는 에릭의 말에 화사한 미소를 짓더니 정말 그말로 자신이 괜찮겠냐는 듯 부드럽게 되묻는다.
" 뭐, 당신의 죄를 그 사람들한테 묻는 건 너무하니까.. 역시 당신에게 고스란히 돌려주는게 정답이 아니겠어요? 일단 무상으로 치료를 해준 부분부터 도로 복구 시키고 카사가 다친 것을 재현한다음 카사의 행적을 되짚어보기로 하죠. 그다음 저랑 같이 카사를 찾으러 다니면서 증거를 하나 찾을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치료를 해드리면 역시 당근과 채찍이 적절한 협력관계가 아니겠어요? 그죠? 저는 정말이지 에릭을 많이 신경써주는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도 당신을 생각하다니. 그쵸? "
그러니까 카사가 어디로 갔는지부터 말해봐요, 하루는 방긋 웃으며 다시금 한걸음을 내딛었다. 아마도 그녀와 에릭의 사이는 열걸음도 채 남지 않았을 것은 분명했다.
//카사 카사는 숨을 들이쉰다. 이름없는 아이는 숨을 내쉰다. '카사'는 숨을 들이쉰다. 카사 도미토니루스는. 카사 하르트만은. 카사 벨로스티어는.
뒤섞이는 기억. 흐려지는 의식. 또렷해지는 투기. 타격감, 타격감, 타격감!
카사 벨로스티어는 눈을 뜨고 환하게 웃는다! 혈관에서, 심장에서 뜨거운 피가 요동을 치기에, 쓰린 고통과 몸의, 망념의 어긋남에 희열이 피어오르기에!
- 야수는 상처입는다 하여 물러서지 않는다. 왜냐.
- 싸움을 시작한 이상 그것은 너와 나. 둘 중 하나가 죽어야만 끝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희열 가득한 미소에 침이 송곳니 너머 흘러도 신경쓰지 않는다. 피가 흘러내려도 신경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극맹폭류타 極猛瀑流打
자신은 '카사'라는 이름을 따낸 자랑스런, 영광스런 야수이자 소녀니까!!
마지막 타격감에 '카사'는 숨을 내쉰다. 치솟아오르는 망념에 휩쓸릴 듯하다 중심을 잡아도 가지시 않는 미소. 즐겁다, 즐겁다, 즐겁다! 자신도, 적도 피투성이, 서 있는 게 고작인 핏덩이라도, 벅차오르는 감정을 참지 못해 와하하, 큰 웃음을 터트려 버린다.
"그래, 잘 알고 있네! 네 마지막은 여기다!"
네 주인이든 뭐든이 아닌, 내가 아주 자알 지켜봐주마! 숨을 돌릴 틈도 없어, 두 손을 들어올려 다시 뛰어 나가는 한 마리의 맹수.
「가랏, 냥냥 펀치!」
# ...로 손을 수인화, 「뱀의 기습」으로 급소를 찾아 공격합니다!
// TMI: 그러고보니 늑대엄마가 (선의로) 죽일까 생각중에 각성한 설정은 페기하기로 했어서 딱 좋드아! 찾아보니까 늑대들은 무리의 약한 개체?를 직접 죽이는 일이 아예 없다라고요! 아프고 약하면 그런대로 냅둬서 보살피고 한데요!
//지아 "...잘 받았어!"
이제 정말 마지막이다. 화현의 의념이 몸으로 스며들어, 나를 더욱 충만하게 해 주는 기분이 든다. 마지막 일격을 준비하자. 나는 바람이다. 거세게 휘몰아치는 폭풍도, 가늘고 상냥하게 불어오는 산들바람도, 전부 나다. 모든 바람은 한곳으로 모였다가 나선을 그리며 폭발하듯 뻗어나간다.
바람이 노리는 것은, 우리의 적수다!
#청망에게 상승기류 사용합니다!
//에미리 이상하지요, 너무나 이상하지요. 분명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한 건 나인데, 구해보이겠다고 한 건 나인데, 그럼에도 납득이 가지 않는 이 지금이. 너무나 이상합니다. 이게 정말 지켜보이는 '나' 인가요? 모두를 부수는 '나'가 아니라? 이런건 제가 원한 미래가 아닙니다. 정도正道가 아니라 사도邪道이어요. 에미리가 바라고 가고자 하는 길이 아닙니다. 아무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해도, 이 사오토메는 이렇게 극단적으로 틀어져버린 길을 고르지 않을 거랍니다. 고르지 않아야만 한답니다. 이 말도안되는 '가능성'의 미래를 저는 인정할 수 없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걸까요. 왜 이렇게 절망적인 걸까요. 눈물이 나오는 걸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막지 못했습니다. 방금전까지 무사를 몰아붙였던 사오토메는 어디로 갔냐는 듯,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목소리로 저는 조용히 혼잣말을 읊었습니다.
"....요이치 군, 저는 결국, 약속을 저버리게 되는 걸까요? "
사람을 구하는 사오토메가 아니라, 사람을 부수는 에밀리가 되는 걸까요. 영웅이 되기를 바라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절망을 자처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말이지요. 이것은 절대로, 절대로 맞고 싶지 않은 미래랍니다. 절대로 겪고 싶지 않은 미래랍니다. 그렇기에 반드시, 이 미래만은 맞지 않게 할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시어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니..... "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다 겨우 손을 뻗었습니다. 최대한 정신을 차리고, 의념을 끌어올리려 하였습니다.
"에미리는, 이 미래를 기억하지 않을 거랍니다. "
돌아갈 수 없는 세상 같은 건, 오지 않게 할 거랍니다.
#망념 30을 쌓아 카사에게 의념속성을 이용한 방어막을 씌워주려 시도합니다! //화현 후우... 숨을 내쉰다. 올라간 체온을 낮추기 위해 뜨거운 숨을 내뱉고, 흙먼지와 피 냄새로 얼룩진 숨을 들이마신다. 눈을 감고 자신이 그리고 싶은... 아니, 솔직하게 보고 싶은 모습을 상상한다. 나의 의념으로 그려진 세상의 모습. 아주 짧고 단편적인 모습이라도 좋아. 한순간이라도 이 세상에 나의 색을 남기겠어.
펜을 잡은 손을 들어 올린다. 손끝에 의념을 불어넣어 허공에 점을 찍는다. 손을 움직여 그 점을 이어나가 선을 긋는다. 선을 이어 도형을 만들어 형태를 잡는다. 그리고 거기에 새긴다.
남들은 역풍이라 부르며 거세게 저항하는 바람을 가벼운 손짓으로 다루며, 물이 흐르듯 바람을 타고 나아가는 여인의 모습을. 그러나,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여러 흉터가 남아있는 피부를.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이끌어 순풍을 타고 나아가는 그 모습을 완성해낸다.
"누군가에겐 시원한 바람이, 누군가에겐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순풍이, 누군가에겐... 거세게 다가오는 재앙이 되는 바람. 그것을 다루는 이가 되어주세요. 부끄럽지만, 실프. 그게 돼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