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미래에서 온 자신이- 아니, 미스터 클라우디가 방금 어떤 일을 벌이고 갔는지 알았을 때, 청천은 어느 새 희미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그 얼굴에 여우비 몇 방을이 뺨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마양이 사역하던 것들이 무엇인지 알았으니까, 다림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비록 확정되지 않은 미래지만- 아니, 기억과는 다른 장면이 있어 이미 비켜간 미래임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승의 죽음을 겪었으니까요. 그 꿈이 너무 생생해서, 찬란하지만 슬퍼서 눈물이 흐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옅게 웃었던 것은, 잠시나마 가장 큰 무기를 잃은 적의 표정을 보았기에, 마양에게 속박되어 있던 영혼들을 잠시나마 풀어주었기 때문에...그리고 이 전세가 뒤집혀 기회가 왔기 때문입니다.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차마 입에 올릴 수도, 용서받을 수도 없는 악행을 저지른 사람? 구원이 필요한 사람을 구원하지 못하고 외면한 사람? 무엇이 되었든 당신들의 세상에 존재하는 규칙을 어기는 행동을 한 사람? 아, 설마 당신의 주군을 따르지 않고 대적하는 사람도 그 죄인에 포함될까요? 세상에 '죄인'이 참 많지요, 그렇지 않나요?"
이제 빙글빙글 웃는 소년 괴도의 얼굴과 말투는 마치 실없이 놀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살펴보면 그 눈빛은 진지하고, 그 목소리에는 채 꺼지지 않은 분노가 힘을 싣고 있습니다. 저들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자신들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죄인으로 낙인찍어 희생시켜왔을까요. 그 희생자들 중 얼마나 많은 자들이, 죽어서까지 저런 자들의 손에 부려지고 있는 걸까요.
"산 사람이든 죽은 사람이든, 여기 사람들에게 더 손대면, 그땐 가진 전부를 잃을 각오를 하셔야 할 겁니다. 아, 혹시 이미 이 곳의 혼들을 취하신 건 아니죠?"
그는 다림의 앞을 지키고 서며 다른 파티원들을 살핍니다.
"저는 여기에서 보조하겠습니다. 모두들, 힘내주세요. 어 그리고요, 저 부적들 가능하면 다 뺏는 게 좋겠네요."
#주변을 주시하면서, 파티원들의 망념을 계산합니다.
[다림] #전투불능!
[미사]
"잘 했어!"
청천에게 외치면서 자신의 몸은 다림의 앞을 지키고 망념 50을 투자한 방패를 이동시켜 청천의 주위를 감싸게 했다.
#방어력에 망념 40투자
[성현]
"후우우우우우우"
숨을 들이쉰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건? 아군의 보호? 그건 워리어가 해야 할 일이다. 지금 내 일은 아군들이 만든 틈을 이용해서 상대에게 최고의 공격을 꽂아 넣는 것이다.
혼신의 일격을 해보자
오른손에 힘을 최대한 세게 쥐고 다리에 힘을 넣는다. 그리고 아군이 만든 틈을 이용해 적의 보스를 향해 달려가 오른손을 뒤로 뺏다가 그대로 몸을 왼쪽으로 회전시키며 주먹을 꽂아넣는다.
#아군이 만든 틈을 이용해서 신체를 의념 10만큼 강화해서 단일 대상 극점(70)을 마양에게 사용한다.
[진석]
"날 보고 살인자라고?"
평소의 진석은 묘하게 무력해보이는 인상이다. 목소리의 톤도 낮고, 자세도 낮으며 누군가의 도발에 직접 받아치는 일 또한 적다. 하지만 갈등이라는 것이 생긴다면. 특히나 이런 극단적인 폭력의 충돌이 빚어진다면 평소와는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
그리고 그걸 뜻하는 것은, 그가 옷소매를 거두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알아챌 수 있다. 지금은 맨팔의 일부를 드러낸 상태다. 즉, 스위치가 들어갔다.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건 네녀석이었다. 애초에 니가 아니었으면 이런 꼴들은 나지 않았겠지."
마양에게 쏘는 말투로 반박을 하면서 손은 자연스레 소총의 빈 탄창을 재장전하고 있었다.
"그런 주제에 내게, 알량한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려고 그 책임을 내게로 돌려? 한심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이상하지요, 너무나 이상하지요. 분명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한 건 나인데, 구해보이겠다고 한 건 나인데, 그럼에도 납득이 가지 않는 이 지금이. 너무나 이상합니다. 이게 정말 지켜보이는 '나' 인가요? 모두를 부수는 '나'가 아니라? 이런건 제가 원한 미래가 아닙니다. 정도正道가 아니라 사도邪道이어요. 에미리가 바라고 가고자 하는 길이 아닙니다. 아무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해도, 이 사오토메는 이렇게 극단적으로 틀어져버린 길을 고르지 않을 거랍니다. 고르지 않아야만 한답니다. 이 말도안되는 '가능성'의 미래를 저는 인정할 수 없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걸까요. 왜 이렇게 절망적인 걸까요. 눈물이 나오는 걸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막지 못했습니다. 방금전까지 무사를 몰아붙였던 사오토메는 어디로 갔냐는 듯,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목소리로 저는 조용히 혼잣말을 읊었습니다.
"....요이치 군, 저는 결국, 약속을 저버리게 되는 걸까요? "
사람을 구하는 사오토메가 아니라, 사람을 부수는 에밀리가 되는 걸까요. 영웅이 되기를 바라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절망을 자처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말이지요. 이것은 절대로, 절대로 맞고 싶지 않은 미래랍니다. 절대로 겪고 싶지 않은 미래랍니다. 그렇기에 반드시, 이 미래만은 맞지 않게 할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시어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니..... "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다 겨우 손을 뻗었습니다. 최대한 정신을 차리고, 의념을 끌어올리려 하였습니다.
" 내쳤으면 친구가 아닌거 아니에요? 흠, 일단 친구라고 해드릴게요. 그러니까 살살 할게요, 아마? "
벽에 몰린 에릭을 보며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다가가던 하루가 고개를 갸웃하더니 방긋 미소를 지으며 말합니다. 아마도 에릭의 정에 대한 호소는 전혀 통하지 않은 모양이네요. 아쉬워라.
" 그럼 얌전히 돌려보내야지, 왜 전학을 권유해요. 그리고 애를 왜 그렇게 다치게 만들어요. 아, 에릭도 똑같이 눈도 다치게 하고, 갈비뼈도 어긋나게 하고, 칼에도 좀 베이게 하면 동질감을 느끼려나. 에릭은 정말이지 ... "
하루는 새하얀 장갑을 낀 손을 살며시 자신의 뺨에 가져다대곤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보인다. 요염하기 짝이 없는 그 손짓과 모습과는 다르게,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은 금방이라도 정말 치료한 것을 도로 베어낼 것만 같은 살벌함이었지만.
" 있잖아요, 카사한테 고백을 하니까 그 아이가 뛰쳐나가버리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엄청 찾고 있었어요. 그 아이한테 다시 한번 제대로 이야기 해보려구요. 그런데 뭐가 어째요? 눈을 다치고, 갈비뼈가 나가고, 검에 베이고 당신에게 맞고서 또 어디론가로 도망쳤다구요? 그게 할말이에요, 지금? 아아, 정말이지. 역시 카사랑 똑같은 입장이 되면 당신도 그 아이를 이해할까요? 어떻게 생각해요? 역시 한번 시도해보는게 정답을 빨리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네? "
하루는 차갑게 죽은 금빛 눈동자를 에릭에게 향한 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며 말을 건낸다. 그 말 한마디 한마디 어조는 친절했지만, 내용은 아니었겠지.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루얔ㅋㅋㅋㅋㅋㅋㅋㅋ에릭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카사즈가 만들어낸 재앙이 합쳐지는 게 너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동생 폭력 멈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