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를 만들려고요. 우리는 배울 기회도 없이 전선에서 배우고 쓰러지고 넘어졌지만 후대에는 우리들의 지식과 경험을 통해 우리들과 같은 희생이 나도록 하지 않으려고 해요. " " 자유와 희망. 아프란시아 성운의 이름을 따고 교회의 지원을 받기로 했으니까 아프란시아 성학교. 어때요? " - 좋은 생각이네요 유즈 씨! - 성녀 유즈와 거해광견 도바
"이정도면.. 멍만 들겠네요." 잡고 일어나라는 손을 잠깐 보다가 잡고 일어나려 합니다. 살짝 어질하지만 산소를 공급하면 나아지겠죠. 좀 오래 가기는 해도 멍 정도면 싼 값입니다. 뚝 부러진다거나 그런 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부러졌으면 병원신세라고요. 어떤 목적으로냐는 지훈의 질문에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희미하게 웃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옅은 감정을 분석해 볼 수 있다면 약간의 호감과 친애. 그 밑에 숨겨져있는 것들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을까.
"지금은 어렴풋한 목표네요. 가디언이 되는 게 지금의 목표는 맞아요." 그 과정에서 다른 목적들은 곁가지일지도. 라고 생각하면서 옷자락을 탁탁 털어냅니다. 그 말은 부숴놓는 것에 대한 대답이 아니라 회피하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원하는 것.. 지금 말하는 게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알아서 판별해야겠지요?" 다림은 키득키득 웃다가 기침을 몇 번 합니다. 학원도에 와서는 가디언이 되겠다.. 라는 것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싶다는 것도 있네요. 라고 말하면서 입꼬리를 슬쩍 올립니다. 적당히 견딜 만한 느낌이 되어서 그런가?
"그 때 말한 것도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요." 잔인한 죽음이었지. 의념을 각성한 이들은 다를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정말 다르긴 했네요. 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합니다.
멍 정도는 예상했기에 크게 놀라진 않은 눈치였지만, 그래도 살짝 마음이 불편하긴 했던가. 이제 생각해보니 내가 왜 그랬나 싶다... 다행이도 저 원피스가 목을 가려줘서 지금 당장 티나지는 않지만. 그 와중에 다림의 눈빛에서 희미한 호감과 친애가 느껴지자, 괜히 다림을 쓰담해보려고 시도했을까.
" 내가 볼 때 분명 그것뿐만은 아닌 것 같았지만... 뭐, 아무래도 좋네. "
한숨을 푹 쉬며 다림이 옷자락을 털어내는 것을 지켜보았다. 여전히 의중을 알기 어려워.. 라고 생각했을지도.
" 가끔씩은 본심을 말해줬으면 한다만. "
키득키득 웃자 살짝 투덜거림 섞인 중얼거림을 내뱉었을까? 언제나 이해 안 가는 말이나, 뜻이 애매한 말이나, 아예 의중을 파악 할 수 없는 말을 했으니, 가끔씩이라도 본심을 내비쳤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 여전히 알 수 없는 말만 하네. "
다림이 중얼거리는 것을 보고는, 몸을 돌리더니 "산책이나 하자. 마실 것도 사줄게." 라며 손짓했다. 기침하는 모습이 조금 마음에 걸렸던 걸지도.
"그러려나요." 조금은 느릿느릿하게 목 쪽을 매만집니다. 붉게 달아올랐다가 푸르고 검어졌다가 점차 옅어지겠지. 괜히 쓰다듬는 것에는 딱히 거부하지는 않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것뿐만은 아니지요.
"그것뿐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것들이 완벽한 거짓말일까요?" 언제나 전 한쪽 끝 뒤에 있는 다른 쪽 끝을 잡고 있어요.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하는 다림입니다. 포장지 안에 잘 싸여져 있는 게 망가진 지 오래라고 해도 그 겉만은 망가지지 않은 것처럼 잘 싸여져 있다는 걸까?
"본심이라.. 본심이기도 하고.. 본심이 아니기도 하고.." "어렵죠? 어렵게 말하는 법은 개인적으로 잘 배웠다고 생각해요?" 비유와 추상으로 가득찬 말들 사이에 숨어 있는 건 그저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산책이나 하자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물이나 한 잔 하는 게 가장 낫겠네요" 물 안 마시고 자면 내일 목이 잠겨서 목소리가 잘 안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라는 게 생각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