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8098> [현대판타지/학원/육성]영웅서가 - 54 :: 1001

◆c9lNRrMzaQ

2021-04-09 18:23:58 - 2021-04-10 21:25:08

0 ◆c9lNRrMzaQ (LGg7bbRkok)

2021-04-09 (불탄다..!) 18:23:58

" 크흐흐흐흐흐.. 웃기지 않아? 뭐? 학살자? 역병? "
" 그 역병에 휩쓸려서 사라지고 싶은가 보지? "
- 검은 역병의 하사르

참고해주세요 :situplay>1596247387>900
시트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6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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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 지아주 (CTGFRf0DAg)

2021-04-10 (파란날) 02:42:16

>>511 어... 일단 찔러보셔도.... 설마 당신 유열을하려고!

513 지훈주 (.nBXcELCcM)

2021-04-10 (파란날) 02:46:35

>>512 정답이다☆

지훈주 오늘 4시까진 안 잘 거니까...유-열...

514 지아주 (CTGFRf0DAg)

2021-04-10 (파란날) 02:49:13

>>513 (오들오들

515 카사 - 에릭 (kSAo9jMpTQ)

2021-04-10 (파란날) 02:49:21

쇠. 비. 나를 바라보는 인간의 눈동자. 두 눈 다 똑바로 앞을 향하고 있는. 나를 향하고 있는.

사냥자의 눈동자.

본능이 폭팔하듯. 억누르듯. 광란하듯. 은밀하듯. 절규하듯. 기뻐하듯. 비명을 지르듯. 환호를 지르듯....

본능이라는 것은 결국, 몸에 깊게 세겨진 기억. 으득, 이를 갈아 정신을 현실로 이끌어 낸다.

카사는 지금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악다문 이사이로 되묻는다.

"할멈의 후계자라니, 무슨... 개소리야."

숨을 들이쉰다. 내쉰다. 들이쉰다. 내쉰다. 카사는 언제나, 언제나 노력하고 있었다. 모두에게 당연한 것은, 새겨진 것을 없애기 위해 뼈 자체를 깍는 것. 지금 카사는 피곤했다. 힘 쓰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다. 놀 기분도 아니었다. 누구와도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비가 언제라도 쏟아질듯한 하늘아래서, 잠시 동안, 언어라는 것을 애초에 배운 적도 없듯이,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그 한 순간의 휴식을 원했다.

"......"

「당장 나랑 싸워.」

이성. 언어. 복잡한 인간의 언어. 거기에 실려지는 복잡한 감정.
본능. 감정. 기억. 경험. 애정. 굶주림.

"....너랑 놀 기분 아니야, 에릭."

둘 다 필요없어. 나는 피곤해.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카사의 뜻대로 움직이는 일은 없었다. 파도에 휩쓸리듯. 인간의 시선. 에릭의 무기. 공기의 의념. 이 모든 것이 카사의 본능을 자극했다. 근육은 수축한다. 발톱은 모습을 드러낸다. 목으로부터 나오는 으르렁소리를 멈출수가 없다. 언제나 그렇듯, 카사가 원하는 것은 쓸모 없다.

516 지아주 (CTGFRf0DAg)

2021-04-10 (파란날) 02:52:15

>>513 대체 뭘 하시려고... 두려운 것이와요...

517 후안주 (MfIkXfji5c)

2021-04-10 (파란날) 02:53:10

>>505
이거 스타워즈에서 본거 같아

518 지훈주 (.nBXcELCcM)

2021-04-10 (파란날) 02:53:42

후후후후후...

그럼 선레 드릴까요? 아니면 써주실래요?

519 진석 - 지아 (JeBGGCD8Mc)

2021-04-10 (파란날) 02:54:32

"어, 응..."

잘 지냈냐는 말에 곧잘 그렇다고 대답해주기가 힘들 정도로, 요즘은 뭔가가 이상했다. 삶의 진행이 급속도로 이루어졌지만, 그게 딱히 좋은 쪽으로 진행되지는 않은 기분이었다.
정말로 더 나빠진걸까 싶기도 하지만.

그때에, 우리는 다른 병동이지만 중간중간 진료를 기다리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다.
내가 무슨 일로 병원에 입원했었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 때 거의 유일한 의문점의 배출구는 여기 있는 이 아이였다.

윤지아. 그 때엔 마치 인형과도 같았는데, 지금은 훨씬 생기있어 보여 오히려 다행이었다.

"그래도 내가 기억나는 모양이네."

다행인가, 불행인가.
오랜 기억들이 다시금 요동쳤다. 이 감정은... 그리움도, 슬픔도, 기쁨도 아니었다.

두려움이었다.

520 지아주 (CTGFRf0DAg)

2021-04-10 (파란날) 02:56:31

>>518 부탁드립니다... 지친 직장참치는 힘든것이와요...

521 후안주 (MfIkXfji5c)

2021-04-10 (파란날) 02:58:15


에릭 : 청월로 와라 카사 스카이워커. 너와 내가 힘을 합친다면 모든 게이트를 지배할 수 있다.
카사 : 당신말에는 안 넘어가!
에릭 : 네가 네 재능을 얼마나 청월에서 꽃피울 수 있는지 안다면... 아브엘라가 너에게 충분히 얘기해주지 않은 모양이구나.
카사 : 충분히 말해줬어! 네가 내 오빠를 죽였잖아!

에릭 : 아니. 내가, 너의 오빠다.

522 에릭 - 카사 (oW2a8bgx0Q)

2021-04-10 (파란날) 02:58:42

사냥자와 사냥감
포수도 짐승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냥자와 사냥감 둘 다에 해당된다.
서로의 목숨을 노리는 그 상황에서, 에릭이 아는 생존강령은 그닥 쓸모가 없을지도 모른다.
목숨을 거는 이 싸움에는 명백히 카사가 유리하다.
하지만, 자신의 우상에게 배웠으면서, 이렇게 무기력하게 있는 모습은. 너무나 꼴사납기에....

" 놀자고 찾아온 것 같아? "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이 점점 굵어질 기미가 보였다.
에릭은 카사에게 한발자국씩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 앞에 검날을 겨누었다.

으르렁대는 소리, 발톱, 짐승과 같은 눈동자.
침묵, 검, 사냥감을 찾는 사냥꾼

싸울 준비가 끝났다면. 해버리면 그만이다.

" 왜 아프란시아의 기숙사로 안돌아가는거냐.... "

한 발은 더 앞으로.
양손으로 잡은 검을 힘껏 쥐고 횡으로 휘두른다.
전면전에 쿵쾅거리는 심장을 타고 흐르는 철분이 가득한 피가 빠르게 맴돈다.

" 의념발화... "

공기를 가르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카사를 향했다

523 에릭주 (oW2a8bgx0Q)

2021-04-10 (파란날) 03:00:35

청월로 와라 카사!!!
아프란시아는 네 재능을 이해하지 못 해!!

524 지훈 - 지아 (y6bbVicDlQ)

2021-04-10 (파란날) 03:05:41

지훈은 멍하니 부표 위에서 바닷가를 바라보았다.

이곳은 자신이 처음으로 비밀을 밝혔던, 성학교 항구의 지아와 그날 만났던 곳. 아직도 여기에 있으니 그 기억이 떠오르는 것만 같은 착각이 느껴졌던가. 그는 자신의 옆에 놓아두었던 콜라캔을 더듬거리며 찾기 시작한다.

" ...아. "

그가 잘못하고 툭 콜라캔을 쳐버리자, 그것은 중심을 잃고 부표 사이로 빠져들어갔다. 오늘은 영 운이 없네. 그렇게 중얼거린 지훈은 피곤하다는 듯 부표와 다른 부표들을 베개 삼아 누워버렸다.

친구를 만들면 된다고 하셨으면서, 왜 친구를 만들었는데 더 괴로운 걸까요. 혼자서 질문을 던졌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지훈은 그저 그 침묵에 만족하고는 부표 위에서 얌전히 수평선을 바라볼 뿐이었다.

525 지아 - 진석 (CTGFRf0DAg)

2021-04-10 (파란날) 03:07:12

"저도...여기서 볼줄은 몰랐어요."

정말 의외였다. 아니, 그의 예전 상태는 솔직히 말하자면 더이상 어디에도 방향을 두지 못한 사람 같았다. 마치 그때의 나처럼, 삶에서 어떠한 이유도 찾지 못하고 그저 실 끊어진 사람 같았다. 아마, 같은 처지였을 것 같으리라 생각했었고, 얼핏 안개속에 흐려진 기억은 스스로의 실수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것 같아, 나또한 그랬었다며 마음을 터놓은 유이한 상대였던 것 같았다.

"...그, 잘 지내셨나요?"

나는 조금 조심스럽게, 겨우겨우 말을 꺼냈다. 왜냐면, 아직 나는 그가 마음 정리를 했을까 모르기 때문에.

526 가람주 (3kuSN0YYuk)

2021-04-10 (파란날) 03:07:22

좋은 일상이다

527 후안주 (MfIkXfji5c)

2021-04-10 (파란날) 03:07:39

>>522
[왜 아프란시아의 기숙사로 안돌아가는거냐...]
후안이 해주는 밥이 너무 맛있어서 아닐까?
적어도 그런 이유라면 후안은 뿌듯하겠지.

528 지훈주 (.nBXcELCcM)

2021-04-10 (파란날) 03:12:23

좋은 일상이다22

529 진석 - 지아 (JeBGGCD8Mc)

2021-04-10 (파란날) 03:13:39

"그러게. 니가 여기로 진학했을 줄은 몰랐는데..."

우연인가, 운명인가. 어느 쪽이든 재회의 기쁨과 무엇인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그저 눈 앞에 있는 이 소녀에게 들키지 않도록 나는 두려움을 꽉 눌러댈 뿐이었다.

"...응. 너는?"

그때의 우리는 서로 망가진 상태에서 영문모를 말들을 서로 나누며, 서로의 버팀목이자 배출구로써 버텨왔다.
머리속이 완전히 깨져버린 상태에서,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대충 맞춰놓은 것 처럼 뒤죽박죽인 기억을 터놓고 이야기 할 사람은 오히려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 더 적당했었다.

과연 이 아이는 그 고통에서 벗어났을까? 그럴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530 후안주 (MfIkXfji5c)

2021-04-10 (파란날) 03:13:47

지훈이 나중에 후안이랑도 더 친해지면 후안이한테 '하! 너는 사실 내게 도구였다!' 시전하겠지...

그전에 어떻게 선빵을 칠까...

531 진짜돌주 (JeBGGCD8Mc)

2021-04-10 (파란날) 03:14:12

정말로 미안하지만... 킵 가능할런지... 급 졸려서...

532 가람주 (3kuSN0YYuk)

2021-04-10 (파란날) 03:14:15

아까 인사하고 겜 더하다 다시 왔는데 아직도 돌리고계시네들요...
젊은이들이라 그런가 체력이 갱장해 (골골)

533 후안주 (MfIkXfji5c)

2021-04-10 (파란날) 03:14:56

진석주 잘자고 가람주 어서오고

534 카사 - 지훈 (kSAo9jMpTQ)

2021-04-10 (파란날) 03:15:16

모르는 것은 무서워.

아래로 부터, 올려다보는 지훈의 얼굴.

모르는 것은 무서워.

카사가 카사가 아니었을때. 작디 작은 존재는 그렇게 생각했다. 어둠이 무서웠다. 수풀너머가 무서웠다. 굴 밖, 저 멀리가 무서웠다.
인간이 무서웠다. 큰 키와 두 다리가 무서웠다. 그들만의 알수 없는 울음소리가 무서웠다. 이름조차 없는 작은 존재는, 굴 안에 숨어 몸을 떨을 뿐이었다.

모르는 것은 무서워.

"난, 아직도 네가 무슨 말을 하는 지 모르겠어."

모르는 것은. 무서운 것은. 상처란 것은.

"하나도 모르겠어. 너의 말은 너무 어려워. 난..."

...너무나도. 화가 나.

순식간에 일어난다. 누워있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카사. 바닥에 있던 머리가 순식간에 높아진다. 낙아채려 하는 지훈의 손. 날카로운 이. 그 사이에 카사가 낄려고 하는 그의 손.

그의 손.

'티르'는 법의 신이면서, 법에서 증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오른손을 잃었다. 지훈아, 너는 검사니까, 얼추 그의 심정을 알지 않을까?

"지훈아."

만약에 지훈의 손을 잡는 대에 성공했다면, 그는 아마 카사가 말을 할때마다 내뱉는 뜨거운 숨을 느낄지도 모른다.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송곳니를 대고 있는 주제에, 너무나도 부드럽게 그의 손을 이로 잡고 있었을테니까.
한 발자국. 다가간다. 카사의 야생적인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졌을까.

"'친구'가 뭐야. '도구'가 뭐야. 알기 쉽게 설명해."

굶주린 카사. 불쌍한 카사. 욕심이 많지. 욕심도 많지. 세상을 품에 가두어 영원히 지킨다는 꿈을 꾸는 어리석을 카사. 세상을 삼키어 영원히 소중히 지켜버린 펜리르...

갈증을 호소하는 한지훈.

갈증을 호소하는 친구. 무리의 일원. 나의 책임. 나의...

나의 '티르'.

"그래서. 그게 무슨 상관을 가진거야. 나를 뭘로 생각하는 거야."

어리석은 지훈. 바보같은 지훈.
피가 혈관을 타고 울부짖는다. 본능적인 분노로 형성된 아드레날린이 숨을 가쁘게 한다. 새빨간 잇몸. 흘러내리는 침. 머리를 어지럽히는 수많은 화학반응 와중의 작은 웃음소리. 아브엘라도 모르는 것이 있구나, 라고 확신했을때, 작은 카사가 지은 웃음소리.

어리석은 한지훈아. 너는 모르지. 이 작은 비밀.

'티르', 난 이미 덫에 걸려버린거야.

535 지아 - 지훈 (CTGFRf0DAg)

2021-04-10 (파란날) 03:15:34

멍하니 하늘을 바라다 보고 싶을땐 늘 항구에 들르곤 한다. 거기서라면 적어도 상념에 방해될 일은 없을 테니까. 지훈오빠와 헤어진 후 정말 수많은 생각속에 하루를 보냈다. 내게 그 사실을 밝힌 이유는? 대체 왜? 친구가 수단이라면 목적은? 상념은 나를 무의식중에 항구로 이끌었고, 거기서. 좀 빠른 재회를 하게되었다.

"...아."

사실,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너무나도 바뀌어 있을까? 두가지 상반된 생각이 충돌하며, 나를 서서히 그쪽으로 이끌어간다.

"오...랫만이야."

헤어진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어째서인지 너무나도 오랫만에 보는 기분이었다.

536 지훈주 (.nBXcELCcM)

2021-04-10 (파란날) 03:16:02

(선빵치는게 목표?!)

진석주 안녕히 주무십셔

>>532 (토닥)

537 카사주 (kSAo9jMpTQ)

2021-04-10 (파란날) 03:16:22

유- 열-

지금은 멀티중이라 못하지만!! 나중에 카사 감정선 이해 안가면 설명하겠음!!

>>52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38 지아주 (CTGFRf0DAg)

2021-04-10 (파란날) 03:16:55

>>531 네 킵 가능하니까 푹 주무세요!

539 지훈주 (.nBXcELCcM)

2021-04-10 (파란날) 03:17:36

(와카사가이렇게나올줄은몰랐는데허억너무좋다)

540 가람주 (3kuSN0YYuk)

2021-04-10 (파란날) 03:18:50

기력딸리니까 다시 구경해야지

541 지아주 (CTGFRf0DAg)

2021-04-10 (파란날) 03:19:55

아 근데 이게 "지금의 지아"여서 망정이지 "마도일본 전의 지아"였으면 빼박 유열이었겠네요

542 후안주 (MfIkXfji5c)

2021-04-10 (파란날) 03:23:27

다들 왜 이리 유열각을 노리는가
캐들 좀 행복하게 해줘!

유열 멈춰!

543 후안주 (MfIkXfji5c)

2021-04-10 (파란날) 03:24:32


그러나 유열되는것은 언제나 후안주였다

544 카사 - 에릭 (kSAo9jMpTQ)

2021-04-10 (파란날) 03:27:58

싫어. 나를 내버려 둬. 나는 너무 피곤해.
= 뛰어, 뛰어! 더 빨리. 더 빨리. 더 빨리!!

이제 조금 쉬게 해줘.
= 어서, 어서! 더 빠르게, 더 빠르게!

자고 싶어...
= 살아!!!

.
...
.....네가 뭔데.

네가 뭔데 내게 그렇게 말하는 거야.

툭. 툭. 물방울 하나. 둘. 셋. 처음에는 알아채지 못한다. 카사의 털은 두꺼워, 웬만한 비는 그저 그 두꺼운 털을 타고 다시 땅으로 떨어지기에. 하지만 결국, 카사의 얼굴위에도 닿는 빗물.
포식자의 상징인 앞으로 바라보는 눈으로, 그 날카로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소년. 에릭. 에릭 하르트만. 그 둘 사이를 갈라 흐리게 하는 빗물. 그리고 검. 날카롭고 날카로운, 인간이 스스로 만든 무기. 이빨. 살육의 도구.

원하는 대로 집어 들고, 내려 놓을수 있는. 선택한 삶의 선택한 살육을 위한 도구.

"...경고했어."

비명을 지른다. 본능이. 기억이. 카사의 귀에서 비명을 지른다. 쉴새없이. 끊임없이. 아아, 나는 언제서야 너희들의 절규에서 자유로울까.

몸을 낮추고, 잇몸이 드러나고, 준비되는 근육.

지금은 아닐테다.

수풀이 움직인다. 커다란 굉음. 젖은 흙이 사방으로 튀어오른다. 에릭이 내려친 공간은 비현실적으로 음푹 파여있다. 그야말로 인간도, 짐승도 넘어서는, 비현실적인 능력. '의념'.

그리고 그 의념으로 살아남은 짐승은, 그 자리에서 떨어진 곳으로 피했었다. 꼿꼿히 서 에릭을 노려보는 그 두 눈. 왜 이럴까. 왜 나한테 이럴까. 복잡한 감정은 너무 힘들어. 나를 그저 싫어하는 것이라면, 저리 가버려.

"집으로 돌아가버려, 에릭. 네 일이 아니야."

545 지훈 - 카사 (y6bbVicDlQ)

2021-04-10 (파란날) 03:29:18

지훈은 아무 저항 없이 카사에게 손을 붙잡혔다. 진실의 입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걸? 이상한 농담 따위가 지금 떠오른다. 이빨에 살짝 긁혀 피가 주륵 하고 카사의 입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 그래. 그렇겠지. "

화를 내 카사. 날 향해 화를 내. 진심을 보여, 언제나 날 향해서 네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 난 그게 보고싶었어.

지훈은 카사의 뜨거운 숨을 느끼면서도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금방이라도 카사가 입을 다물면 팔이 고깃덩이마냥 짓이겨질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나의 펜릴. 네가 원한다면, 이 모든 상황에 대한 화풀이를 원한다면, 난 그 이야기처럼 팔 한짝 정도는 내어줄 수 있다. 그걸로 우리의 관계는 끝날 테니까.

" 친구란, 내 존재를 확인해주는 사람. 도구는, 내가 필요하면 쓰고 아니면 내려놓는 것. 내게 있어 친구는 도구였고, 도구는 친구였지. "

그는 카사의 절망을 예견했다. 그는 카사의 분노를 예견했다. 그렇기에 담담하게 받아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 나는 너를... "

지훈은 말을 망설였다. 카사가 웃고 있었기 때문에. 실성한 것은 아닌데, 어째서 웃고 있는 것일까. 어째서?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어?

" ...도구라고, 생각하고 있어. "

"그러니까 결정해. 도구임을 자각하고도 내 도구가 되어줄지, 아니면 그저 도망칠지." 지훈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왜냐하면... 카사의 생각을, 알 수 없었으니까.

546 후안주 (MfIkXfji5c)

2021-04-10 (파란날) 03:29:25

>>536
당할거라면 찌른다... 그것이 생존원리

547 카사주 (kSAo9jMpTQ)

2021-04-10 (파란날) 03:30:39

유열일상을 멀티로 돌리니 두 개의 감정선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줄다리기하는 기분이다.
짜릿해......

>>54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제나 유열되는 것은 후안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수있어 후안아!! 선빵을 쳐!!!

548 지훈 - 지아 (y6bbVicDlQ)

2021-04-10 (파란날) 03:31:45

" 오랫만이네. "

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지아 쪽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기에 거기 있을 거라고 확신한 것 뿐이었다. 지훈은 빤히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이 목소리도, 사실은 그리웠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그에 대한 호감도를 전부 지워버렸으니 잘은 몰라도 말이다.

" 그동안 잘 지냈어? "

희미하게 웃어보이며 지아 쪽을 바라보았다. 마치 이전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하지만, 그 웃음은, 어딘가 조금 이질적이었던가.

549 후안주 (MfIkXfji5c)

2021-04-10 (파란날) 03:33:38

>>547
후안 : 유열 멈춰!
카사 : 유열의 강도가 강해집니다.

후안주 : 스레 안에 유열이 이루어 진다는걸 알게 됬고, 나도 후안이를 유열을 할 수 있지 않을까

550 지훈주 (.nBXcELCcM)

2021-04-10 (파란날) 03:34:46

모든것은 유열이다

551 후안주 (MfIkXfji5c)

2021-04-10 (파란날) 03:36:02

>>550
반대로 아무것도 아닌것은 무열

무~열~호~~~

552 지아 - 지훈 (CTGFRf0DAg)

2021-04-10 (파란날) 03:38:14

"잘...지냈...을까? 모르겠...네."

잘 모르겠다. 사실 나는 그의 발언에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나는 인연을 목적삼아 살아가는, 그걸 위해서라면 수단따위 가리지 않을 극단적인 인간이니까. 그래서 계속 궁금했다. 대체 그러면 살아가는 목적은? 그 미묘한 분위기와 감정의 줄타기 사이에서 망설이길 15초. 먼저 선들의 수평을 깨뜨린 것은 나였다.

"오빠, 수단이 그거라면. 결국 목적은 뭐였던거야?"

내 목적은 하나였다, 제자리. 리셋이 아닌, 업데이트. 재정립. 사람대 사람이란건 그런거니까.

553 지훈 - 지아 (.nBXcELCcM)

2021-04-10 (파란날) 03:44:29

" 별로 충격받지는 않은 듯한 표정이네. "

지훈은 지아의 표정을 살짝 훑더니 조금이지만 의외라는 듯 지아를 바라보았을까.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짧은 시간인 15초 후에, 그는 희미하기 미소를 지었다.

" 내 감정을 잘 파악해주고, 내 존재를 끊임없이 상기커줄 친구. "

" ...그게 도구의 정체야. "

환멸했어? 라는 듯 지아를 향해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빤히 바라본다.

554 후안주 (MfIkXfji5c)

2021-04-10 (파란날) 03:49:50

감정을 잘 파악하고, 존재를 계속 상기 시켜줄 존재..?

555 에릭 - 카사 (oW2a8bgx0Q)

2021-04-10 (파란날) 03:50:36

자신 같은 인간도 필사적으로 노력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청월이다.
청월의 교육체계는 완벽하기에, 카사라도 틀림없이 적응 할 수 있을 것 이다. 프랑켄박사의 의학서도 읽을 수 있을 것 이다. 그렇다면 다시 선물해줘야지. 아프란시아 놈들이 이 아이를 이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을 것 이다.
내가 도와줄 수 있을 것 이다. 그렇다면..아브엘라도 날 다시 봐주지 않을까?

의념발화를 휘감은 검을 회피한 카사를 쳐다보며, 느릿하게 검을 회수한다.
검의 충격만으로 작은 구덩이가 생긴 땅에서 꺼내진 검을 다시 카사에게 겨눈다.

" 난 진심이야. "

의념으로 강화한 육체에서 힘이 넘친다.
투기가 일렁이는 눈동자에 카사의 모습을 담는다.

" 내가 이기면 청월로 전학와라 카사. 아프란시아에서 네가 배울만한 것은 없어. "

" 하지만, 꼭 그 학교에 의미없이 남고 싶다면, 날 쓰러트려. "

물론.

프룬이 그의 팔을 벤다.
스스로 베여진 팔에서 피가 뚝 뚝 흘러내리더니
점점 방패의 형상을 갖춘다.
붉은 철로 이루어진 방패는 에릭의 주변을 빙글 회전하며 배회하였고.
곧 에릭의 몸이 카사를 향해 돌진했다.

" 쉽진 않을거야 "

556 지훈 - 지아 (.nBXcELCcM)

2021-04-10 (파란날) 03:50:44

그럭타

557 가람주 (3kuSN0YYuk)

2021-04-10 (파란날) 03:51:55

4시간ㅁ마ㅏㄴ에 다봤다 정신ㄴ나갉거같애
가 아니라 4시에요 여러분 주무십쇼..

558 카사 - 지훈 (kSAo9jMpTQ)

2021-04-10 (파란날) 03:56:19

....수많은 생명을 끊어버린 나의 이빨. 나의 자랑스러운 이빨.
이 송곳니가 흘리게 한 소중한 이들의 피. 내 발톱이 만들어낸 낫지 않는 상처.

내 가족. 내 소중한 가족. 내 죽은 가족.
아브엘라.
하루.

그리고 이제는.

꿀꺽.

목울대가 움직인다. 언제나 그러듯, 익숙한 쇠향의 씁쓸한 맛.

한지훈.

너도. 이 상황에서. 웃고 있구나.

'사람'의 공통점일까. 그리고 그 변치않는 웃음을 향해 분노하고 몸부림치고 절망하는 것은. '괴물'의 역활일까.

펜릴은 괴물이었지.

글레이프니르에 묶여 발버둥을 치는 괴물이었지.

내 입속의 살덩이. 내 발 아래의 갈비뼈. 네가 아닌 자들의 생명을, 나는 같은 방식으로 끝을 내버렸어. 하루. 지훈. 나의 '티르'들. 나는...

펜릴이 되고 싶지 않았어.

길들여지지 않아, 얼굴의 근육이 인간과 같이 못한 늑대는, 웃음을 표현하는 법이 단 하나가 있다.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렇게 카사는 인간의 표정을 따라한다.

"그 뿐이야?"

입에 살과 근육과 뼈의 덩어리를 물고 있는 주제에, 발음은 지나치게 또렷하다. 카사가 늑대가 아님을 증명하는 것일까, 이번에야 말로 늑대도 될수 없음을 증명하는 것일까. 글레이프니르는 너의 손에서 흐르는 피만큼 얇은 실이었어.

어리석고 성실한 펜릴은, 거래의 대가로 티르의 손을 끊어버렸다. 거래를 완수기키기 위해. 그리고 그로 인해 티르가 자신을 떠나기 위해. 자유로워지기 위해. 티르의 선택을 이해하기에.

묶이지 않은 카사는 이 손을 끊어내지 않는다. 아직 티르를 이해하지 못했기에. 아드레날린. 아드레날린. 아드레날린.

"지훈아. 그렇다면 말이야. 너는 왜 나에게 선택권을 주는 거야?"

지훈에게 카사의 생각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 이번이 처음일까나. 늑대의 얼굴. 입을 막는 손. 이 모든 것이 판을 다시 공정하게 만든 것일까나. 어두운 지훈의 얼굴을 본다. 카사는 처음보는 얼굴이다. 그리고 지금 카사는. 배가 고프지 않았다.

"너야 말로. 왜 '도구'에게 결정권을 주는 건지 설명해줘."

559 지아 - 지훈 (CTGFRf0DAg)

2021-04-10 (파란날) 03:59:22

"...응, 나랑 정 반대였네. 그래서 그런가봐."

오히려 그의 목적을 듣고나니 조금 허탈해졌다. 내게 친구는 목적이며 살아가는 이유 그 자체였다. 내가가진 귄력, 사회적 지위 같은 것들은 결국에는 '친구'라는 존재를 유지시켜주기 위한 수단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알고나니 정 극단에 서있는 그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느끼지 못하는 감정, 아무리 발버둥쳐도 가까이 좁혀지지 않는 친구라는 존재, 결국 남는건 자기자신. 그런 과정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유지시켜주기 위한 네트워크로 친구라는 수단을 갈구한게 아닐까? 인간은 결국 그 한자대로 사람 사이에서 빛나는 존재니까.

"그런데 왜 그걸 먼저 말 안하고..."

진짜...바보같았다. 친구를 수단으로 삼는다는 고백이며, 말할 순서를 완전히 도치해버린 지금의 발언들까지. 대체 어떻게 그것들을 다 누른 채로 살아왔던거야? 그의 심장위로 새겨진 해묵은 흉터들이 고스란히 새겨져 내 심장이 아파오는 것 같았다.

"왜, 이렇게 바보같이, 털어놓는, 거야?"

올라오는 감정에 말 사이에 물기가 섞인다, 시야가 뿌옇게 흐려진다.

"그런건 좀 말할때 포장을 하라고 멍청아!!!!!!!!!!"

그건 아마도, 윤지아 인생 처음으로 가족에게 뱉는 분노였을것이다.

"좋게 말 할 수 있잖아? 내 존재를 증명해줄 사람을 찾는다고, 친구는 그런 존재라고!!!!!!!!!!!! 그런식으로 말하면 오려던 친구도 다 떨어져 나가겠다!!!!!!!!!!!!!!!!!!!!!! 대체 왜이렇게 사람이 그 감정없는건 잘 숨기다가 이런데서만 직설적이고 솔직한건데! 좀!!!!!!!!!! 적당히!!!!!!!!!! 숨길줄도 알아야 할거아냐!!!!!!!!!!!!!!!!!!!!!!!!!!!!!!!!!!!!!!"

한바탕 내뱉은 말에는, 분노와 걱정, 그리고 여전히 남은 가족애가 붙어있었다.

560 지아주 (CTGFRf0DAg)

2021-04-10 (파란날) 04:00:14

쨘, 지훈이가 잡은건 유열이 아니라 윤지아 뒷목이었습니다!

561 카사 - 에릭 (kSAo9jMpTQ)

2021-04-10 (파란날) 04:08:51

이해하려고. 살아남으려고. 적응하려고. 살려고.

아무리 힘들어도. 계속, 계속. 되지 않으면, 될때까지. 손발이 뛰기에 적합하지 않으면, 적합할때까지. 살이 부르터지고 물집이 자리잡고 결국엔 두꺼운 굳은 살이 만들어 질때까지.

뛰지 않으면 도태당한다. 도태당하면. 죽는다. 구걸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생명이라는 것을 한번 손에 쥐어버리면, 무엇을 해서라도 놓기 싫어진다. 그래서 카사는 달렸다.
뛰었다. 되지 않으면, 될때까지. 다른 선택지는 죽음 밖에 없기에. 아무리 좌절하고, 쓰러지고, 울음을 삼키고 피를 삼키고 고통에 경련해도 끝까지. 몇번이나 넘어져도. 몇변이나 굴러도.

카사는 다시 일어서 뛰었다.

그리고 지금. 에릭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금.

될때까지. 카사는.

"그러니까."

혈향.

이 소년은. 정말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맞을까.

모르면서도. 이렇게 하는 것일까.

"왜. 왜 나에게 진심이야."

본능이 비명을 지른다. 본능이 속삭인다. 나에게 모든 것을 맡겨. 그리고 카사는 따른다. 다른 선택지가 없기에. 일직선의 도로 밖에 없는 삶이었기에, 카사는 숨을 들이쉰다. 몸이 낮추어진다. 숨을 내쉰다. 용수철 마냥, 앞으로 튀어 올라가는 카사.

"내가..."

싸워! 쓰러트려! 목덜미를, 목숨을!

"너에게 뭐라고! 나에게 명령질이야!!"

에릭은 앞으로 돌진한다. 카사는 위로부터 떨어져, 에릭을 몸으로 깔아 뭉개려 한다.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 그로 인해 가장 익숙한 움직임.

562 카사주 (kSAo9jMpTQ)

2021-04-10 (파란날) 04:09:53

잘 한다 지아야!!!!!!!!최고야 지아야!!!!!!!!!!!!!!!!잘한다!!!!!!!!!!!!!!!!가랏 지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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