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원래 쓰려고 한 독백 내용인데 이거면 어떻게 설명이 되겠냔 애옹...) 숨이 가빠져만 갑니다. 무너지는 소리, 누군가가 비명지르는 소리, 끊임없이 무언가가 떨어지고, 찌그러지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부서지고 있습니다. 모든 게 부서지고 있습니다. 나 역시 부서지고 있습니다. 나는 죽는 건가요? 이대로 죽는 것일까요? 죽는 건 두렵지 않습니다. 피를 보는 건 두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
이렇게, 요이치의 앞에서 피를 보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었는데...... 천천히 아직 멀쩡한 오른팔과 머리를 움직여 봅니다. 닿을래야 닿아지지가 않습니다, 멀지가 않은 거리인데도요. 하지만 이것만은 알 수 있었습니다...... 아아, 나의 요이치도, 한솔도 부서지고 있었습니다. 사그러들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같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두렵지 않다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정정합니다. 나는, 두렵습니다. 이 상황이 두렵습니다. 기다리기만 하는 지금이 두렵습니다. 이렇게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이...
(대충 그 다음 묘사 일부만 올리고 다림이 답레 쓰러간단 애옹) "싫…………어…………난……………우리………아직……………"
아직 이렇게 시간이 많은데, 아직 이렇게 하고 싶은 것도, 가보고 싶은 곳도, 백과사전 분량만큼 잔뜩 적어뒀는데, 아직...이렇게 갈 수가 없습니다. 아직 이렇게 갈 때가 아닙니다. 돌려주세요. 우리의 삶을, 우리의 시간을, 우리의 지금을 돌려주세요. 우리의 생명을 돌려주세요. 우리의, 우리의....
늑대라도 댕댕 특유의 해맑은 표정으로, 진심으로 지아의 안부(?)에 기뻐하는 듯하다. 꼬리가 세차게 흔들어 쫒다가 얻어맞은 고양이도 있는 데, 그 중 한명은 빡쳤는지, 뻑! 하고 꼬리를 한대 싸다구 때리고 뒤돌아 떠난다. 나머지 고양이들은 열심히 꼬리를 잡았다 놓았다 신나게 논다. 카사의 곁 중 몇몇마리는, 또 지아가 카사랑 친하게 지내는 거 같아 경계를 조금 놓았는 지, 다가가 콧등으로 툭툭 지아의 다리에 애교를 부린다. 밥 있으면 좀 나눠달라는 소리일까.
"나? 흐음... 아마?"
갸웃, 지아의 질문에 곰곰히 생각하다. 감이 안좋다. 분명 이 녀석은 형식적인 안부인사의 의미같은거 모르는게 아닐까. 그리고 결국 지아의 배려 무색하게, 자기자신에게 팩폭탄을 터트린다. 내 그럴 줄 알았다.
"나! 배신당해서 슬픈데! 지금 누가 밥도 주고 하고 있어서! 아마 괜찮을꺼야!"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는 아니네!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지금 세상도 밝고 하늘도 맑은 데 내 마음 속은 우르릉 꽝꽝이다! 음! 마음은 안 괜찮아! 라고 곧바로 보고하는 카사, 해맑게 혀를 내밀고 꼬리를 방방 흔드는 중이다.
여자아이를 오래 기다리게 하는 건 최악이니까요! 지나치게 오래 기다리게 했다면 더더욱 최악입니다. 그리고 그게 계속된다면 더더욱 최악입니다! 이 이유로 싸웠다 헤어졌던 경우도 있었으니 설명이 더 필요할까요? 다행히도 오래 기다리게 해드린 건 아닌 거 같아 안심이지만요, 자리에 앉아 가볍게 앞머리를 정리하며 저는 다림양의 말씀에 고개를 갸웃이며 답하려 하였습니다.
“어라🎵 에미리는 일정도 그렇고 전혀 괜찮았답니다? 로드샵 탐방은 같이 가야 재밌는걸요! “
로드샵이라면 중등부 시절때 에디스와 자주 갔었었지요! 하교 때마다 사이좋게 담 넘어서 기사님과 경호팀들을 따돌려 몰래몰래 도심가로 갔던 기억이 납니다. 이상하리만큼 따라붙는 사람이 없긴 했는데 그건 남자친구 만나러 갈때도 똑같았으니 제쳐두고 아무튼 평범한 여자애들처럼 놀러다닐 수 있어서 재밌었답니다. 갑자기 이 시절을 왜 떠올리냐면 로드샵은 여럿이 같이 가야 재밌기 때문입니다. 서로 무슨 립이 어울리는지 무슨 블러셔색이 어울리는지 말해줘야 더 알기 쉽고 그러기 마련이니까요🎵 적어도 저는 그랬던 기억이 났기에,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잘 풀린 옆머리를 매만지며 답변드렸지요.
“그렇지요~? 너무 길게 놔두고 싶진 않아서 매일 잘 말고 다녔는데, 오늘은 웬일로 머리가 오면서 풀려가지고 난감하답니다….. “
평상시엔 정말 칼같이 세팅해놓고 나오기 때문에 밖에서는 웬만해선 풀리는 일이 없는데, 오늘은 고데기만 하고 나왔기 때문에 아마 쉽게 풀리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다음에는 세팅할 때 조금 더 신경써야 겠단 생각이 드네요. 이런 예상치 못한 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말이에요!
"정말 오래 기다린 건 아니니까요." 다림은 거짓말은 안 합니다. 오히려 이런 푹신한 카페의자에서 쉬는 건 좋은 거 아닐까요? 오래 걸어다니거나 무거운 걸 들기 전 쉬어줘야 해요.
"괜찮았다면 다행이니까요.." 그제서야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미지근해진 귤차를 마시면서 조금 앉아 쉬다 갈래요? 아니면 숨만 고르고 갈래요? 라고 넌지시 묻습니다. 어떤 립이 어울리는지나. 어떤 블러셔가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고.. 그냥 선크림만 주구장창 발라댔던 다림은 잘 모를 게 분명합니다. 그래도 에미리랑 다니면서 이것저것 발라보며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매일 잘 말고 다닌다는 말에 노력의 결정체네요. 라고 말하다가 풀렸다는 말에
"푼 것도 나름의 매력인 것 같아요." 단백한 말이네요. 로드샵 쪽에 헤어핀 파는 곳도 있다는데. 오늘은 집게핀이나 고무줄로 묶어보는 것도 어때요? 라는 말을 하는 건.. 역시 용기 필요하군요. 물론 이건 기분이 이상한 감이 있어서 말로 나온 거지. 평소라면 나올 일이 없는 거에요. 방긋 웃으며 사실 저는 화장품에 대해서 잘 몰라서 에미리 양을 좀 귀찮게 할지도 모르는걸요. 라고 할까요?
...작전은 무슨, 카사 병장이 냅다 직진으로 먼저 이야기 해 버리는 바람에 물 건너갔다. 아무튼 오히려 좋다. 이러면 단계가 순식간에 줄어드니까. 하루양에게 듣지못한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기회기도 하니까.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허리를 낮추고, 카사와 시선을 같은 위치에 둔다. 고양이들은 집어서 다리사이에서 놀게끔 해둔다. 빨래할 때 털 엄청 날리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