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 "에릭, 너는... 아브엘라의 말 하나에. 왜 이렇게 매달렸을까. 내가 너보다 나은 것은 단 하나뿐인 걸. 내가 안다는 거야. 아브엘라는 틀렸다고. 아브엘라는 틀렸어. 그 증명이야. 그녀를 내가, 내 손으로 죽였어. 에릭, 너는 빛나고 있어. 네 가능성이 내게 너무나도 환히 빛나고 있어. 과거의 어리석은 자에게 휘둘리지 마. 네 소중한 사람을 세상에게서 지켜줘. 네 소중한 재능을 발휘해줘. 나랑 가자, 에릭."
>>189 "난 네 상냥함을 원망했었어. 네가 어리석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어리석은 것은 나였어. 난 이제 알아. 모두를 향하는 네 상냥함은, 이 잔혹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너의 무기였다는 것을. 나는 그 무기가 필요해. 저주하던 그 무기가, 너무나 소중해져버렸어... 하루, 수많은 생명을 앗은 나는 이제 강해. 난 이제 말할수 있어. '사랑해, 하루. 나의 반려가 되어줘.' 너를 지키게 해줘. 나를 지켜줘. 나와 함께, 이 잔혹한 세상을 벌해줘. 내 손을 잡아줘."
>>192 "너는 아마, 아직도... 그 '운'이, 네 탓이라 생각하고 있지? 아무리 발버둥 처도 네가 원하는 것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는 삶.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괴로웠을까. 얼마나 너 자신을 저주했을까... 하지만, 다림아, 너는 틀렸어. 잘못한 것은, 그런 '운'의 굴레를 만들어버린 이 세상이야. 나는 이제부터, 네가 사랑하고 증오하는 그런 세상을 벌하려 해. 다림아, 나랑 함께 해줘. 네가 원하는 것은, 모든 줄께. 네가 이 세상을 벌하고 싶다면, 같이 그리 해줄께. 네가 네 생명의 죄를 벌하고 싶하면, 가장 아름답고, 가장 잔혹한 죽음을 선사해줄께. 나랑 가줘, 다림아. 그 무엇도 네 힘에서 벗어난 네 삶에서, 소중한 것을 잃기만 한 삶에서, 지금 네가 정할수 있는 단 한가지야."
아, 역시 동북아 외 출신인가요, 그렇다면 청천이란 이름은 발음하기 어색하겠지요. 청천은 호칭이 클라우디인 것에 수긍하며, 내밀었던 손을 움직여 악수를 합니다. 흐흐, 사칭들을 관광태우고 나란히 개념글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통쾌한 상상에 표정이 절로 싱글벙글이 됩니다.
"다음에 또 뵈었으면 좋겠군요. 어 그리고...혹시 신속 S에 근접전 되는 서포터 필요할 때에도 연락 주세요."
(노을이 지는 세상. 따분한 얼굴로 시체의 산위에 앉아 있는 카사. 당신의 발걸음에 고개를 돌리고, 환색을 띈다. 안녕, 인사를 건네고, 당신의 이름을 부른다. 그리고 대화를 하는 너희 둘.) ^^^이걸 붙이기 까먹었다
>>193 "지아야, 나의 친구. ...아직도 괴로워? 아직도 아파? 너는 착하니까.. 아마도 네 자신을 탓하지는 않았을까... 나랑 함께 해줘, 지아야. 이제 그런 일은 없을꺼야. 나랑 함께라면, 힘없이 사랑하는 자들이, 손끝에 미치지 못하는 일은 없을꺼야. 위협하는 것은, 위협하려는 그 무엇이든, 함께 손을 잡아 다 같이 부셔버리는 거야. 우리의 소중한 것을, 이제야 지키는거야, 지아야. 게이트든 인간이든 이 빌어먹을 세상이든... 더 이상 잃어버리지 않아. 나랑 함께 가줘, 지아야. 소중한 것을, 이제야 말로 지켜야지."
>>214 "괴도 클라우디... ..너는, 아직도 원망하고 있을까? 게이트란 것에 의해, 다른 생명이란 것에 의해, 우리는 왜 항상 잃기만 해야 할까? 아무리 노력해도 말이야, 네가 혼자인 이상, 네가 '선'의 편에 서는 이상, 아마 너는 잃는 것을 멈추지 않을꺼야. 저번에는 재물. 소소한 행복. 다음은 무엇일까? 두렵지 않아? 차라리, 뺏기기 전에 먼저 우리 쪽에서 치는 거야. 나랑 함께 가자, 괴도 클라우디. 네 소중한 것들을 지키는 거야. 네 소중한 가족을 지키는 거야. 이제 뺏는 것은 네 쪽이야. 내 손을 잡아줘."
"넌 아직 내게 다가오고 있어?" 라고 의문스럽게 물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자신이 직접 알아봤을 것이다. 하지만, 다림은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물었다. 가장 확실하고도, 미련스러운 선택이었고, 방법이었다.
" 네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겠지. 너도 무의식적으로 네 탓을 하고 있는 거 아니야? "
지훈 역시 감정이 끓어올랐다. 자신은 다림과 같은 길을 걷기 싫었다. 하지만 지금의 다림의 상황이 자신과 너무나 비슷하게 보이면서, 달라서, 동질감과 동시에 이질감이 몰려와서, 지훈은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짜증과 분노를 느꼈다. 그것들을 겨우 무표정이라는 가면 속에 욱여넣는 것에 신경을 쓰다보니, 다림이 자신을 끌어안았어도 미처 반응하지 못 했던가.
" ...쟁취한다는게, 이거인가. "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뜨끈한 감각과 함께 불타는 듯한 고통이 어깨에서 느껴졌다. 지금 이 감정은, 이 고통스러움은, 육체의 고통에서 비롯된 것인가, 혹은 정신의 분노에서 비롯된 것인가. 그로써는 알 길이 없었다. 이 두 감정은 지금 전염되고, 뒤섞여서, 한데 뭉쳐 지훈의 트라우마 속의 트리거를 당겼다. 공허의 너머가 단적으로 보였다. 자신과 같은 공허가. 저 공허함은 무엇도 담기지 못 할 것이다. 동시에 무엇이든 담을 수 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이 시키는대로 하고, 남이 원하는대로 감정을 바꾸고, 제 것도 아닌 책임을 지고, 그 책임을 무고한 사람들에게 떠넘기고, 아 젠장. 죄다 엿이나 먹으라지.
" 내기 하나만 할까. "
지훈은 다림의 손을 잡았다. 이미 화살촉은 박혀있었다. 화살촉을 빼내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지훈은 살짝 일그러진 표정으로 공허를 엿보았다.
" 난 죽이지도, 그렇다고 죽지도 않는다에 걸게. "
이런 내기야말로 네가 잘 하는 것이겠지? 지훈은 그렇게 말하듯 다림을 빤히 바라보고는, 그대로 다림의 손을 붙잡고 힘을 주어 화살촉을 빼내더니, 자신의 목 쪽으로 화살촉의 끝을 향하려고 시도했다.
>>241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당신은 역시 대단하시다고 생각해요..." "데려가 주신다면 기꺼이, 거둔다면 아래로. 필요로 하는 결과를 내겠나이다. ...라는 말은 싫으실까요?" "그래, 같이 갈게. 내 친구, 카사. ...라면 괜찮을까요?" "원하시는 답변을 들으신 셈 쳐 주세요." 거절하진 않습니다.
나이젤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았다. 평범한 눈, 하지만 그 너머에는 공허함이 엿보였다. 공허가 공허를 엿보았다. 들여다보고, 들어섰다. 허나 장벽이라도 되는 양 튕겨져나오자 지훈은 눈을 살짝 깜빡인다. 자신을 비웃는 듯한 장벽에, 지훈은 살짝 공허하게 중얼거렸다. 자신과 동류일지도 모른다. 수단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가. 수단이라고 해서 나이젤이 친구가 아닌 것은 아니었고, 그런 친구가 자신과 동류라는 것은 끔찍한 일이었다. 자신은 친구가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았길 빌었기에.
" 잡아달라는 뜻이었는데. "
뭐, 어쩔 수 없지. 라며 손을 집어넣고는 팸플릿을 엿보더니 나이젤을 따라 공포 체험 시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면 따라 버렸을 거고, 그런 식으로 성실하게 나이젤의 뒤를 쫓았겠지.
" 흐음. 원본 내용을 모르는게 더 재미있을 것 같지 않으려나. "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나이젤이 원하는대로 하자고 생각하고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희미하게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