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웅이 되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박수와 환호 소리, 나에 대한 칭찬을 늘여놓는 매스컴, 모두가 영웅이라 추켜세우는 박수. 나를 사랑하는 사람까지. 분명 행복해야 마땅할 삶이었다. 그런데 웃기게도 나는 영웅으로의 삶보다 과거의 그 삶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소시민다운 생각이었다. 소년은 나를 보며 말헀다. 이제 행복하지 않아? 모든 것을 다 가졌잖아. 나는 답했다. 모든 것을 가지긴 했지. 나 스스로를 빼고 말야. 소년은 그때서야 꺄르르 웃으며 날 바라봤다. 바-보. 그걸 이제 아셨어?
" ..... 저, 정말 .... 딱히 대들려는 건 아니었거든요...! 그냥 제 생각을 말하고 싶었던 건데... 그, 부장도 그렇고, 모두한테 도움 많이 받고 있는 건 알고 있고, 매번 감사하며 기도를 올리고 있어요. 저희도 환자분들도 부디 그 앞에는 빛의 길만 뻗어나가길 바라면서요. "
부장을 한차례 보고, 부원들을 바라본 하루가 이렇게 서프라이즈를 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듯 바라보다가도, 이내 힘빠진 미소를 지으며 조곤조곤 말을 이어나간다. 이런저런 말은 많았지만 결국 하고 싶은 말은 하나였다.
" 제가 이 글 피드백 할 때까지, 부장을 비롯한 부원 여러분들의 노하우를 쪽쪽 빨아먹어서 성장할테니 ...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하루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모두를 바라보았다. 한점 부끄럼 없는 성학교의 메딕이 되어보이겠다는 것처럼.
솔직히 이해하긴 어렵다. 그렇기에, 이 움직임을 기억해야 한다. 긋고, 찌르고, 만든다. 무언가가 어떤 상태였는지 그것을 완성하는 것. 관찰하고 성질을 파악하고 이해하여 마침내 그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인가? 어쨌든, 이것은 그 방금 배웠던 관찰의 상위 영역이라는 것은 알겠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을 넘어, 재해석하여 완성. 그리고 그것을 부여한다. 종이라는 평면에서 한 차원 위로. 보고, 만지고, 맛보고, 맡고, 듣고 할 수 있는 형상을 부여하는 것. 만약, 이 기술을 갈고 닦는다면... 내가 상위 관찰을 늘 할 수 있다면, 내가 바라는 것 또한 할 수 있겠지. 절대 잊지 말자.
"고마워요, 선배. 찬후 선배께서 그렇게 말씀하셔도, 하고 안 하고는 손유 선배께서 결정하신 일이니까... 저에게 가르침을 선사해주신 것에 대해 고마워요."
꺄악 부끄러웟! 미술부를 빠져나가는 손유 선배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들어준다. 그리고 나도 빨리 가야해!!! 의로ㅓㅣㄱ ㅏ야ㅐ해!!!
#헐레벌떡 모임 장소로 갑니다 [비 속에 걸린 소문]의 파티원은 강찬혁, 연바다, 이화현 이 3명!!!1
▶ 나를 쓰세요 킷 ◀ * 5 [ 정체 모를 피를 콸콸 흘리는 남자가 웃으며 엄지를 척 들어올리고 있다. 설명문에는 부상, 출혈, 외상, 내상에까지 효과가 있습니다! 는 문장이 적혀 있다. ] ▶ 소비 아이템 ▶ 일단 쓰세요! - 부상을 입은 캐릭터를 회복한다. 효과가 좋다.
>>945 - 성녀님이 가르치길 부탁하신 과목은 추적과 수색이었습니다!
카사는 기억을 뒤져보지만.. 그런 과목은 없습니다!
- 그런데 그.. 개가 학생을 가르치는 것도 이상하니까요. 그래서 그냥 경비견을 하겠다고 했죠!
차분하게 눈을 감고 명상한다. 의식의 심연까지 깊고 깊게 생각에 잠겨본다. 나, 그, 에릭 하르트만을 구성하고 있는 것을 하나 하나 따져본다. 얕게는 하나미치야 이카나, 강만석, 칸나, 청월고등학교부터 깊게는 철혈, 붉은 피의 바다의 여왕, 검성 이것 들 하나 하나가 합쳐져 에릭 하르트만이라는 검사를 구성하였다. 무엇 하나가 갑자기 빠질수도, 갑자기 추가될 수도 없다. 이 모든 것들은 꾸준한 시간이 쌓아올린 자신의 구성물이다.
에릭은 서서히 눈을 뜨며, 깊게 잠긴 푸른색 눈동자를 보였다. 자신이 의도하지도 않았지만 어느새 그의 검 프룬을 검집에서 꺼내져 그의 손에 들려있었다. 기나긴 명상의 끝에 도달한 자신 구성물중 가장 깊은 곳에 자리잡은 것.
검
자신이 동경하는 영웅이 쥐고. 자신이 애착을 가지고. 누구보다 재능을 탐했지만, 신이 그 재능을 허락하지 않은 것. 애증, 갈망, 탐욕, 검을 뽑을 때 마다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이 느껴지지만, 곧 이어 검을 적을 향해 휘두르는 순간, 그런 잡념들은 한순간에 깨트려지고 오직 검을 휘두르고 있는 현실만이 머릿속에 남는다.
어쩌면, 그것이야 말로 검성에게 인정받은 자신의 재능....
에릭은 프룬의 검날을 세워, 자신의 손바닥을 살짝 베었다. 검날을 따라 붉은색의 핏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리자, 그는 곧 강하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 피는 곧 강철 처럼 딱딱하게 변했다. 의념 때문이었다.
철혈, 그 개념을 사전에서 조사한적이 있다. 한 지도자가 강철의 마음을 품고 외친 연설에서 최초로 언급된 것. 피는 희생, 철은 무기. 그런 각오가 없다면 결코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다는 의미였다.
굳어버린 피를 보며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나,에릭 하르트만은 스스로 피를 흘리더라도 영웅이 될 각오가 되어있는가?
전진하기 위해선, 각오가 필요하다.
강철을 품은 피가 관통하는 강철의 심장에 각오를 새기며, 더 한 발 자국 나아갈 필요가 있다. 물론 자신에게는 넘어야할 것이 너무나 많다. 붉은 피의 바다의 여왕은 어김없이 자신을 기만하고, 비웃고, 내려다 볼 것 이고. 친했던 친구는 그 인연의 사슬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언젠간 마주해야할 상대이다. 그럼에도, 이전 처럼 재능이 없다고 단념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기에.
오늘 나는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게이트에 들어간다.
그들이 강하다고 묻는다면, 냉정하게 말해서. 아니오 라는 대답을 들려줄 수 밖에 없다. 그들 역시 뼈저리게 알 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나아갈 수 없는 자신의 현실에서 투지를 품고 일어난 이와 자신이 정말로 아군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지 의문을 품었음에도 의뢰의 동행에 승락한 이의 행동을 비웃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오늘 어쩌면 이 게이트를 클로징 하는데 실패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절망했던 자들을 믿고 최선의 준비를 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