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이분법이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정체 모를 소년의 손이라도 붙잡아야만 했다. 살기 위해선 이 소년의 발이라도 붙잡아야 했다. 나는, 영웅이라는 꿈을 꾸었을 뿐이다. 분명 그것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더라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존경을 받는 그런 영웅이 말이다. 소년은 키득거리며 날 바라봤다. 마치 즐거운 장난감을 만났다는 표정이었다. 그래. 저런 눈이라도 괜찮다. 나는 소년에게 손을 뻗었다. 좋아. 내 소원을 이루어다오.
강찬혁은 그렇게 말하고, 약점 분석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물론 깡패멋쟁이 강찬혁답게, 설명은 상당히 천박했다.
"그 뭐냐, 보통 우리 인간들 약점이 어딥니까 하면은, 뚝배기! 심장! 가랑이! 이렇게 세곳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 인간들은 게이트에서 온 다른 인간형 몬스터들을 상대할 때 거기가 약점이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때린다 그 말이에요! 그런데! 우리가 뭔데 게이트 너머의 존재들도 뚝배기 깨지면 죽고 가슴 뚫리면 죽고 가랑이 차이면 운다고 막 그렇게 생각을 합니까 네?"
강찬혁은 그런 생각이 나쁜 거라면서 지적한다. 그리고 계속 말한다.
"만약 그 사람 심장이 가슴 말고 배에 달려있고, 뇌가 뚝배기 대신에 발가락에 달려있으면 어쩔 겁니까? 그리고 인간형도 아니면 어디가 뚝배기고 어디가 가랑인 줄 알고 때리게요. 네? 여기까지 이해하셨죠?"
"그냥으론 불가능해 보이는데..." 뭐 괜찮겠죠..? 라고 잠깐 바라보고는 나중에 뭔가 이상하면 빠르게 병원으로 보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깡패멋쟁이 강찬혁의 약점분석교실...의 뚝배기 심장 가랑이.. 그 외에 인간은 생각보다 연약해서 급소가 많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디언의 내구력이 나쁘지 않은 것이니 일단 듣도록 합시다.
"요컨대. 게이트 너머의 존재는 인간형이던 어디던 약점이 다른 곳일 수 있다. 그거군요." 막 머리가 다섯이라던가. 사실 라이프베슬같은 거 외엔 약점이 없다거나. 음. 이라고 이해한 것처럼 말을 하는군요.
"그렇기에 약점 분석은 그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에 속하는 약점이 어디인가. 를 분석하는 것인가 보네요"
강찬혁은 술을 잔뜩 마신 상태로 일어나서, 또 술로 병나발을 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노래가 부르고 싶어져,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던 가수를 밀쳐버리고 마이크를 잡았다. 가수가 항의했지만 세번 정도 밀치니 잠잠해졌다. 강찬혁은 손가락을 하늘 위로 뻗고, 밴드들에게 말했다.
"밴드. 반주하라."
그리고는 제멋대로 음치노래를 시작한다. 누군가 마이크를 진심으로 뺏고 싶어질 정도로
비~~~ 내 리이ㅣㅣㅣ는 삼천포에!!!! 부산배는, 떠어 나 간 드아아아아!!!! 어린 느아아아를, 남겨두고,,, 떠나간, 내 님이여어!!!!
느긋하게 학원도를 떠돌고 있던 나이젤은 사람들 사이에 섞여 어떤 이야기를 들었다. 특이한 게이트가 있다더라, 그거 헛소문 아니었냐, 아니다 진짜다. 그런 이야기. 위험한 게이트가 아니라 들어가면 재미있는 일이 있을 수도 있는 말 그대로 특이한 게이트. 지금은 시간이 많으니까, 가보기만 하는 건 손해도 아니고... 정말로 있으면, 들어가볼 가치는 있다.
"...어라, 머스킷 씨."
그리고 게이트 안에는 본 적 있는 얼굴 한 명, 술잔을 닦는 중년 남성이 한 명이 있었다. 나이젤은 제멋대로 지어버린 별명, 하지만 분명 에릭 하르트만을 가리키는 말로 그를 불렀다.
"그렇네요. 계속 때리면 나오겠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체력이나 망념이 힘들 것이다. 라면서 까스활명수를 말하는 찬혁을 보고는 너구리에게 부탁하려 하네요. 한 명의 부탁은 그래도 둘 다 부탁하면 어쩔 수 없을지도?
"비키니 아머같은 거 입으면 곤란하죠..." 비키니 아머는 부끄럽습니다! 방어력이 게임에서나 높지.. 그렇지요.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겠습니다. 누가 전혀 쓸모없는 부분에 방어력을 투자하겠습니까. 다 강화하고도 남아돌아서 투자한다면 모를까. 혹은 성대한 낚시를 시전하기 위해서라면 모를까.. 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게이트 너머의 존재라고 해서 지성이 없다는 건 절대 아니니만큼.
그러니까, 발단은 가디언넷의 어느 게시물이었습니다. 굉장히 특이하고 해서 꼭 가보라는 게이트였는데 정작 무슨 이유로 가보라는 게이트인지는 적혀있지 않았던 글이었지요? 코스트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적혀 있지도 않고, 그럼 대체 뭐가 특이한거냐 해서 가봤더니, 아니나다를까 이곳은 선도부가 딱 좋아할만한 게이트였습니다.
"이거 참..........................."
도대체 이게 무슨 풍경이란 말인가요??? 한쪽에선 도라에몽노래가 나오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술판이 벌어지고 있는 이 기이한 곳은 뭔가요?? 나가보려고 했지만 섣불리 움직였다간 선도부의 눈에 찍힐 것이고, 그럼 바로 부모님과 오라버니들께 연락이 가겠지요! 머리가 엄청 지끈거리는데 일단은 잠시 여기 있는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정말이지 이게 뭔 일이란 말인가요... 학생들을 위한 합법음주장소인가요?? 합법은 아니죠 불법이네요!!
>>722(에릭) "그런가요...?" 앞에 턱 놓인 잔에 살짝 놀라다가 잔을 들었다. 차가운 유리감촉과 샴페인 표면에 떠오르는 탄산거품. 단 술일 것 같은 냄새가 난다... 마셔도 괜찮을지. "그거야 그렇죠." 기왕 마실 거라면 달콤한 술보다는 쓴 것이, 남들 앞에서 취하기보단 취하지 못할 술이 더 좋겠지만. 받은 술은 거절하지 않는다. 단맛이 입안에 있는 건 싫지만 탄산이니까, 목이 따갑지 않게 조금씩 목구멍으로 넘겨가며 한 잔을 다 마셨다.
>>726(에미리) "도련님은 아닌걸요... 저는, 나쁘진 않았어요." 도련님이라 부를 만큼 좋은 집안은 아니었다. 이름도 알려줬는데, 이거... 무시당하는 걸까...
언제부터 있었는 진 모르겠지만, 적당히 언제부터 있었다. 대충 도라에몽 노래가 나오기 시작한 시점부터 배경과 비슷하게 생긴 장막을 구현해내 그 뒤에 숨어서. 안주를 몰래 빼먹고 있었다. 음~ 난 닭꼬치가 제일 맛있더라. 간장을 살짝 탄 오뎅 국물도 좋아. 냠냠... 몰래 뺏어온 안주가 동이 나자 장막 바깥으로 빼곰.. 고개를 내밀고 적당한 타이밍에 후닥 나와서 접시에 안주를 덜어간다.
>>731(화현) "아...... 화현 씨?" 안주를 덜어가는 신속 S의 손! 그 주인공은! 이 화 현! 빌린 책을 잃어버린 입장에선 소극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아는 척을 안 했으면 더 나았을텐데. 아무튼 접시에서 떨어지는 안주 한 조각을 툭툭 밀어 다시 올려주고 아는 척을 했다. 손 휘적휘적(헬로헬로라는 뜻).
>>736(에미리) "그렇게 불러주세요." 끄덕끄덕. 방금 자기소개를 했으니 성도 이제 알게 되었겠지. 그때는 이름만 알려줬었나...
>>737(에릭) "...그러는 그쪽은 안 마시시나요?" 입안이 달아서 안주를 집어먹었는데 달콤한 안주였다. 이것은 달달함 지옥. 거기에 술을 곁들인. 아무튼 자기만 마실 수 없기에 에릭 앞의 잔에도 슬쩍 술을 따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