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이분법이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정체 모를 소년의 손이라도 붙잡아야만 했다. 살기 위해선 이 소년의 발이라도 붙잡아야 했다. 나는, 영웅이라는 꿈을 꾸었을 뿐이다. 분명 그것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더라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존경을 받는 그런 영웅이 말이다. 소년은 키득거리며 날 바라봤다. 마치 즐거운 장난감을 만났다는 표정이었다. 그래. 저런 눈이라도 괜찮다. 나는 소년에게 손을 뻗었다. 좋아. 내 소원을 이루어다오.
그녀는 지아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습니다. 아마 그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을 것입니다. 가장 크게는, 그녀에게는 딸이 없었고 결혼을 해본 적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한 소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던 그녀는 천천히 지아를 바라보고 이야기합니다.
" 저는 부모님에 대해서 잘 몰라요. 고아로 태어났고, 사랑을 받기보단 살기 급급했거든요. 운이 좋아 일찍 각성을 했고 운이 좋아서 남들보다 강했고, 운이 좋아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해요. "
운이 좋아서. 어쩐지 지아는 그 말에 가슴이 쿡쿡 찔려오진 않나 생각합니다.
" 살면서 누구나 최악의 날은 하루쯤 오기 마련이에요. 어린 마음에 놀러가고 싶었고, 그렇게 나가던 날에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고 해서 꼭 그게 지아양의 책임은 아니에요. 만약에.. 그게 지아양의 잘못이었다고 하더라도 부모님은 그걸 모르셨을까요? 난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지아 양을 사랑하기 때문에 부모님은 더더욱 지아양의 밝고, 선한 모습을 받아주려 했다고 전 생각한답니다. "
그녀는 무릎을 굽혀 지아와 시선을 맞춥니다. 진한 가부키 화장의 모습은, 감정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무표정한 모습으로 있으면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마음을 가졌는지 그 하얀 분에 날려 잊혀집니다.
" 그럼 한 번 솔직하게 털어놓아요. 다른 사람도 아니라 부모님이잖아요. 결국 피로 이어진 사이라는 것은,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끊어내지 않는 한 작은 선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에요. 이야기하자면.. 인연의 붉은 실이 서로의 새끼 손가락이 아니라 서로의 엄지 손가락에 묶인 사이. 라고 할까? "
살짝 엄지 손가락을 세우고 툭툭 움직이다가, 방긋 미소를 지어줍니다.
" 백 번의 고민보다 한 번의 말이 나은 때가 있고, 백 번의 말보다 한 번의 생각이 답을 찾는 경우도 있어요. "
이해했나요?
>>820 찬혁은 순순히 심문에 응합니다. 별다른 이야기는 없이 게이트에 대한 이야기와, 간단한 정보들을 들은 선도부원은 찬혁에게 가도 좋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 갑자기 잡아서 죄송합니다. 근래에 게이트에서 탈선 행위를 하는 생도가 많아지는 바람에.. 선도부원 대부분이 예민해진 경우가 있어서요. 보통 저희들은 이렇게 붕괴된 게이트의 수습을 맡기도 하기 때문에 급히 찾아뵈었었습니다. "
그렇습니다. 성학교가 아무리 사고를 치고 다니더라도 결국 수습되는 것에는.. 과로로 사망하는 학생이 나올 정도로 뛰어다니는 선도부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832 [ 안녕하세요! 꼬마 친구 여러부운~ 오늘은 토끼를 그려볼거에요! 자아 이렇게 쫑긋! 쫑긋한 귀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맞아요! 기이일다란 동그라미가 하나아 두울! 그리고 작은 동그라미가 하나 두울. 짠! 우리 토끼의 기일다란 귀가 짜잔!
.... 중략
자아 이렇게 몸통을 그릴 때는 동글동글~~ 동글동글~~ 원을 그려주세요~~
... 중략
이렇게 빠알간 눈을 그려주면.. 완성! 토끼가 나왔습니다! 깡총 뛰어서 사라질 것만 같죠?
가 아니야! 이런 게 아니라고~~~ 없애버리겠어! 토끼씨를 구현해서 없애버리겠어! ...잠깐, 역으로 생각해볼까... 나에겐 구현이라는 훌륭한 능력이 있잖아? 의념을 써서 내가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구현화시켜 분해해서 다양한 각도로 관찰하면 되는 거잖아? 내가 왜 이 생각을 못했지? 나의 에메랄드 그린 뇌세포가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