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이분법이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정체 모를 소년의 손이라도 붙잡아야만 했다. 살기 위해선 이 소년의 발이라도 붙잡아야 했다. 나는, 영웅이라는 꿈을 꾸었을 뿐이다. 분명 그것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더라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존경을 받는 그런 영웅이 말이다. 소년은 키득거리며 날 바라봤다. 마치 즐거운 장난감을 만났다는 표정이었다. 그래. 저런 눈이라도 괜찮다. 나는 소년에게 손을 뻗었다. 좋아. 내 소원을 이루어다오.
생각해보면 많은 사건이 지나쳐 흘러갔다. 1학년들이던 우리는 언제나 함께 했고, 즐거움일도 슬픈일도 전부 함께 했다. 중간고사 기간에 같이 공부했던 것, 다치면 병문안을 갔던 일도, 게이트의 뻘밭에서 고생했던 것, 영웅절 동안 셋이서 함께 돌아다녔던 것 전부. 그러나, 2학년이 되면서 한계를 느낀 나는 포지션을 바꿨고, 두 사람보다 뒤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질투가 났다, 나보다 앞에 있는 친구들을 향한 무의미한 질투심이 나를 휘감았다. 자연스럽게 우리 세 사람은 흩어졌고.
만석이는 학생회에 들어가기 위해. 나는 붉은 피의 바다의 여왕을 통제하기 위해. 우리들은 각자의 길을 걸어가야만 했다.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하나미치야 뿐이었다.
하나미치야는 변하지 않았다. 변하고 밀어내고 주저한 것은 온전히 나의 잘 못 이었다.
" ..... "
에릭은 눈 앞의 여우소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녀에게 좋아한다고, 지금 증명하지 않으면 우리의 길은 더 멀어질 것 이다.
눈을 감았다. 같이 웃고, 같이 지내던 세 사람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이제는 볼 수 없는 광경이 스쳐지나갔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 시절로는 더이상 돌아 갈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끝매듭 만은 직접 해야했다.
소년은 소녀의 연분홍색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고갤 끄덕였다.
" ...알겠어, 이카나. "
이전과 다른, 확신과 의지를 품고 에릭은 증명하겠다 맹세했다. 설령 상대가 자신의 친구라 하여도.
이렇게 마주보고 앉아있자니, 저번에 잡아왔던 다람쥐가 생각난다. 리본까지 매달았는데, 혜찬선생님이 먹기는 했을까? 그때는 마음이 앞서 생각을 안했지만, 지금보니 피를 묻혀가며 먹는 혜찬쌤은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아마 혜찬쌤은 제대로 된 식당에서 제대로 사람손으로 조리된 것만을 먹을 것이다.
"나 존댓말도 잘하는데, 요..."
말을 하는 중간에 자신도 깨달았는지 목소리가 기어들어간다. 우물쭈물, 두 손을 꼼지락거린다. 생각을 정리하는지, 말을 꺼내는 것은 힌 참 뒤다.
"난 그냥... 모르는 게 너무 많아, 요. 사람에게는 당연한 것이 나에게는 다 처음으로 해보는 거... 에요."
고개가 숙여져 있어 얼굴을 확인하지 못한다. 이렇게 말하는 '상담'도 처음이라, 말이 뛰엄뛰엄 나온다.
"이렇게 오래 살 줄도 몰랐어, 요. 난 아무 것도 몰라서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했어요. 지금까지 해온 것도 다 충분하지 않아요."
존댓말도, 선물도, 싸움도, 다 그렇다. 카사는 세상에 거칠게 내던져진 것에 불과했다. 최선을 다해도 그런 갓이다.
# 선생님도 내가 화나게 했다면 미안해요, 라고 사과한다. 상담보다는 길다란 사과에 가까운 느낌이다.
분명 의념을 사용해서 접근한다음 멱살을 잡았다. 그러나 놈은 의념을 이용한 상태에서 나의 힘을 역이용하여 매쳤다.
" 글쎄? 공격 한번 성공했다고 의기양양한 코흘리개 어린 애의 실력이 거기서 거기 아니겠어? "
동생의 말은 틀렸다. 게임에서 패배한 직후 이미 철우는 동생이 자신보다 약하다는 전제를 버렸다. 어찌보면 무모했던 이번 공격은 상대와 자신의 역량 차를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공격으로 알게 되었다. 저 녀석의 힘과 기술은 나를 웃돌고 있다. 그렇다면 속도를 이용하여 싸워야한다.
부장은 부실 어딘가에서 카메라를 꺼내듭니다. 카메라의 형태로 보아.. 게이트 사건 이전에 만들어진 카메라로 보입니다.
" 이런 물건이 좀 더 추억 남기긴 좋잖아. 안 그래? "
카메라를 대에 고정하고, 타이머를 조정 한 뒤 시연과 다림, 부장 세 사람은 사진을 한 장 찍습니다. 찰칵, 하고 셔터음이 울리고 한 장의 사진이 기록됩니다. 띠링, 하고 다림의 칩으로 사진이 전송됩니다.
" 잘 간직해. " " 웅! 다림이 이쁘다!! "
시연은 다시금 다림에게 매달려 기댑니다.
>>266 ....!!!
무용(F)를 획득합니다!
무용(F) - 율동보단 낫지만 춤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기술창의 괴랄한 평가가 은후를 후려칩니다!
" 훨씬 낫네. "
부장으로 보이는 사람은 은후의 춤을 보며 고갤 끄덕입니다.
" 맞아. 의념 각성자의 무용은 그 각도에서 접근해야만 해. 평범한 테의 무용에서 벗어나서, 동의 무용으로 넘어가야 하는 것이 의념 각성자의 무용이야. "
>>272 에바는 천천히 숨을 고르고 대검을 붙잡습니다. 결국 가디언들의 전투에선 대부분 이런 침묵의 형태가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때, 지훈은 어떤 감각을 느낍니다. 살짝 옆으로 몸을 피하자 그 자리를 사슬 채찍이 강타합니다. 그 틈을 노리고 에바가 질주하며 검을 휘두릅니다.
캉. 차그르륵. 허망하게 막혀버린 무기에도, 에바는 당황하지 않습니다. 대신 두 팔에 힘을 꾹 쥔 채로
의념 발화
거세게 검을 잡아당깁니다. 강한 힘에 사슬 하나가 끌려오지만 고드는 손을 뻗어 사슬을 잡습니다. 힘 싸움으로 이어지기 직전에 에바는 검을 놓습니다. 그리고 뒤로 물러납니다. 검이 빠르게 고드 쪽으로 날아가자, 지훈은 감각적으로 한 걸음 다가가며 검을 휘두릅니다. 물론, 그 공격은 허무하게 사슬에 막혀버립니다. 뒤로 걸음을 빼면서 지훈은 자신의 손에 느껴진 욱신거림을 느낍니다. 힘 싸움에선 질 수밖에 없습니다. 에바는 하늘 높가 떠오른 검을 향해 손을 끌어냅니다.
의념사
휙 하고 돌아온 검이 다시금 에바의 손에 잡힙니다.
" .. 쉽진 않군요. "
상대는 공격과 방어. 두 가지 면에서 매우 안정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손에 든 채찍은 방어에 우선을 두지만, 공격적으로도 운영할 수 있고 허공에 뜬 다섯 채찍 역시 공격적이지만, 고드를 향해 날아오는 공격을 요격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