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이분법이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정체 모를 소년의 손이라도 붙잡아야만 했다. 살기 위해선 이 소년의 발이라도 붙잡아야 했다. 나는, 영웅이라는 꿈을 꾸었을 뿐이다. 분명 그것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더라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존경을 받는 그런 영웅이 말이다. 소년은 키득거리며 날 바라봤다. 마치 즐거운 장난감을 만났다는 표정이었다. 그래. 저런 눈이라도 괜찮다. 나는 소년에게 손을 뻗었다. 좋아. 내 소원을 이루어다오.
>>699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시로의 말은 믿는 것 같은데.. 잠재력이 커봐야 얼마나 크겠어. 같은 느낌? 초면부터 찬혁을 보고 말하는 게 아니라 시로를 보고 거의 따지는 것처럼 말한 걸 보면 찬혁이가 더 강해지면 확실하게 태도를 바꿀 것 같습니다. 호의적으로 갈지 적대적으로 갈진 잘 모르겠지만, 이런 타입은 자기 자존심에 금이 가면 좀 정신 놓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라...
이용가치 보고 친구 사귀고 자기한테 돌아올 이익 고려해서 돕고(+도움이 안 될거 같으면 여차하면 엿먹이고) 그러는 유형 제가 현실에서 제일 혐오하는 유형인데(예: 친구가 프린트 있냐고 하면 친구 성적 오를까봐 경쟁자 제거하려고 없다고 뻥침) 아무리 인간관계가 기브앤테이크라지만 저런 유형은 솔직히 캡틴이 강찬혁의 서사에 필요한 아치에너미를 만들어주시려는 건가? 그런 생각도 드네요
...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이러합니다. 게이트가 열리고, 그 곳에서 나온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프레이는 이를 꽉 깨물고 마이크를 꾹 붙잡습니다. 이미 수많은 가디언들이 당한 상황에서, 검은 망토를 뒤집어 쓴 귀공자, 디스코드는 하늘 아래에서 프레이와 리듬, 멜로디를 바라봅니다. 입 부분이 뚫린 가면을 통해 미소를 지으며 디스코드는 말합니다. 어때. 내 작은 축복아. 네게 내가 선물하려 했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맘에 드니? 하고요. 프레이는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붙잡습니다. 그때, 멜로디는 프레이의 등을 팡 치고 말합니다. 멍청아! 무대 위에서 겁 먹는 아이돌이 어디 있어? 그런 멜로디의 말에 프레이가 당황한 표정을 짓기도 전에, 리듬은 한 걸음 앞장서 먼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그 목소리에는 무섭고, 두려움을 담고 있지만.. 먼저, 두려움을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리듬을 따라 멜로디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두 사람의 노래가 이어지는 장면에서 둘은 손을 뻗고, 프레이를 향해 이야기합니다. 같이 노래하자. 이제 네 차례야.
프레이는 떨리던 손을 진정한 채 마이크를 들어올립니다. 세 사람의 목소리가 울립니다. 리듬의 목소리가 천천히 퍼지고, 멜로디의 목소리가 사람들을 끌어안으면. 프레이의 목소리가 천천히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디스코드는 입술을 씹습니다. 결국, 프레이는 무너지지 않았으니까요. 검은 망토를 뒤집어쓰고 사라지는 디스코드의 모습을 보며 세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한 소녀가, 웃고 있습니다.
" 만약. 내가 저 목소리를 망가뜨린다면.. 사람들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
그 미소를 알기라도 하는지. 세 사람은 노래를 완성합니다. 게이트를 닫아내고 세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고 방긋 미소를 짓습니다. 그리고 손을 하늘 높이 뻗고 말합니다.
반갑고 싶지가 않지요, 반갑고 싶을까요? 이 남자를 내가 반가워해야 할 이유가 있나요? 그건 제 옆에 있는 카르마씨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비록 이렇게 싱그러이 웃고 있습니다만, 저는 전혀 이 자가 반갑지 않습니다… 이 집사라기보단 닌자같은 자가 반갑지 않습니다! 초등부부터 중등부까지 불가피한 일이 있을 때가 아닌 이상 꼬박꼬박 출석같은 건 빼먹지 않고 국제학교를 다녀왔었고, 술담배같은 학생으로썬 하지 말아야 할일은 철저히 안해오며 지내왔고, 나는 충분히 사오토메에 걸맞게 행동해왔는데, 아버지는 내가 어디까지 걸맞기를 원하시는 걸까요? 아아,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만 같네요!
“아하하하!!!!! 이거 참 재미있네요! 내가 어디까지 어울리게 해야 할지 기대가 커요 정말!!!!! “
짐작컨대, 그는 내 감시역입니다. 내가 필요 이상으로 방종하게 굴지 않도록 지켜봄과 동시에, 만약에 일이 생길 경우엔 곧바로 나서겠다는 의미지요. 헛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아, 아버지! 에미리는 이제 같잖은 연애놀이 따위는 그만둔지 오래인데 말이에요!!!!
“그래요, 좋아요…. 야마모토 씨? 부디 일주일간 이 에미리를 잘 부탁드리겠사와요?🎵 “
언제나처럼 낭랑하게, 그러나 조금 많이 감정을 억누른 어투로, 눈만은 웃지 않고 또렷이 바라보며 저는 야마모토 씨께 손을 뻗었습니다. 아마 악수를 청하는 의미이지요, 이게? 부디, 받아주시면 좋을 텐데요...🎵
>>697 시로 같은 케이스면 아무리 잠재력을 보고 이득이 될거라 계산했다 해도 강찬혁 같은 깡패비주얼이랑 친구를 맺는다는 건 그 사람 나름대로 평판에 도박이었을 테고, 저렇게 면전에서 "이용가치도 없는 놈 왜 데려왔냐"하는 케이스는 아니고, 게다가 맛있는 밥(무려 3만GP 손해)을 사준 친구니 그냥 처세가 정도로 생각을 하겠는데...
으흑... 으흑!!! 그 날, 가디언이 울었다... 감동적인 스토리... 가디언도 인간이기에 공포를 느낀다. 두려움을 느낀다. 허나, 부정하지 않는다. 공포와 두려움마저도 포옹하고 그것을 위로한다.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 그리고 그것을 모두에게 전한다. 목소리로, 노래로, 자신의 감정을 전한다. 그것이야 말로 순수. 혼란과 혼돈에 길 잃은 자들을 이끌어주는 수 많은 등불 중 하나...
"프레이.. 리듬... 멜로디... 너희는 '전설' 이야."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지금 당장 그림이라도 그리고 싶은 심정이다... 망념이 쌓였지만, 그냥 그림 정도는 괜찮겠지. 영화관 로비의 의자에 앉아서 스케치북을 펼쳐 그림을 가볍게 그린다. 상처 투성이로 노래하는 프레이, 리듬, 멜로디. 그들의 가사는 마음을 달래는 손길이 되고, 그들의 리듬은 길이 되겠지, 모든 걸 조화시키는 멜로디는 달래는 손길이 사람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도록 도와줄테고...
혜찬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다. 1) 희망적인 결과: 뭐 간단한 걸 좀 시킨다. 멋진 카사는 성공적으로 성공한다. 성공! 2) 절망적인 결과: 너 같이 약한 놈에게 시킬꺼 없다. 당장 이 학교에서 꺼져, 라는 소리를 듣고 울면서 돌아간다. ....정도를 상상했던 카사. 이 것은 예상못했다.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쭈뻣쭈뻣 자리에 앉는다. 어색한지, 에너지가 넘치는 지 붕붕, 닿지 않는 다리를 흔든는 카사.
"...상담? 난 상담할께 없는데, 요?"
# 상담이란게 뭔지 잘 모르는 카사. 자신이 딱히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해 혼란스러워한다. 상담을 받는 자들의 공통 대사다.
...긴장된다. 이런 높은 사람들의 교류를 받아보는건 정말 어릴적에 잠깐, 그리고 나서는 안정을 취한다는 이유로는 못해도 집앞 마당 이상으로 잘 나가려하지 않게했고 나도 바깥을 무서워했어서 잘 나가지 않았던 덕에 특히나 더더욱 그랬다. 생각, 생각을 다른데로 돌리자. 마도일본의 풍경을 눈에 담아본다던가.
>>637 " 부장이란 자리에 있을 정도가 되면 대부분은 정식 가디언이나, 정식 가디언보다 한 걸음 정도 앞서는 정도가 됩니다. 그렇기에 한 명의 가디언을 가르치는 '아카데미'의 대표로 보는 것이죠. "
부장은 천천히 후안에게 설명합니다.
" 의뢰나 개인 수련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이 학원섬에서 더 성장하긴 어려우므로, 학원섬 바깥의 일이 생기기까지 개인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 가까울까요? "
>>645 동의합니다.
" 일단 제 의념은 정직입니다. "
에바가 말합니다.
" ... 나는 귀종歸終이야. 일단 어지간한 물건은 내가 가지고 있어. "
어쩐지 음침한 듯한 서하도 그렇게 답을 하네요.
>>653 시로는 냉랭한 두 사람의 분위기 사이에서 말합니다.
" 이럴줄 알았어. "
두 사람은 천천히 시로에게 눈을 돌립니다.
" 윤아. '연기는 작작 하지?' "
시로의 목소리가 두 사람의 견제 사이에 끼어듭니다. 한참이나 방 안을 헤치고 다니던 두 사람의 분위기가 단 한 사람에 의해 무너집니다. 아카미야 시로는 강윤을 바라봅니다. 강윤의 몸이 움찔 하고 움직이고 나자 윤은 한참이나 한숨을 내쉬곤 고개를 숙입니다.
" 죄송합니다. 선배님. "
이 상황에 대해 찬혁이 의문을 가지려고 할 즈음, 시로가 먼저 찬혁의 어깨에 손을 올립니다.
" 저 녀석. 조기 각성자야. 네 살에 각성을 해서 입학 전까지 12년이나 의념 각성자로 살았지. 덕분에 의념의 사용이나 이런 부분에선 익숙해도 어린 시절부터 견제나 시기를 좀 많이 샀거든. 그래서 처음 만나면 꼭 저런 식으로 시비를 걸더라고? 나도 처음 만났을 때 한 소리 들었어. 뭐랬더라? '결국 돈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돈으로 고용한 폭력이라도 쓰려고 하십니까?' 였나. "
시로가 키득거리며 웃자 고개를 숙인 윤의 얼굴이 붉게 물듭니다.
" 저 녀석. 저래도 사람이 나쁜 녀석은 아냐. 너도 알잖아? 조기 각성자가 무슨 일을 겪는지는 말야. "
찬혁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대부분의 조기 각성자들은 의념이란 힘을 본능적으로 사용하곤 합니다. 성장에 가장 제한이 없는 유년기이기에 잠재력 이상으로 성장하는 경우 역시 흔하지만, 그만큼 위험에 노출되기 쉽고 의념이란 힘을 조정하는 법을 배우지 못 했기에 폭력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모르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린 각성자의 피는 의념 중화제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런 아이를 노리는 사람들이나, 같은 아이들 사이에서의 질투. 또는, 두려움을 느끼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이 망가지는 일 역시도 존재한다고요. 그건 이해하지만, 첫만남이 무례했음은 참을 수 없습니다.
" 대신 사과할 수는 없겠지. 그거야 이제 두 사람이 풀어갈 문제고.. 대신 난 사람을 소개했을 뿐이야. 같이 밥을 먹고, 얼굴을 틀 정도로 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