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되어라. 그 말이 얼마나 잔혹한 단어인지 아직 여기 대부분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선 우리는 수많은 고통과, 위협과, 희생을 감수하고 일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그 일어나는 것을 할 수 없어 쓰러진 채, 눈을 감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카사가 아주 조금이라도. 단 1의 영성 포인트가 높았어도. 아마 이런 생각을 할수 있을 것이다.
대체 골목길 한 중앙에서 무슨 미친 지거리를 하는 것이라고. 제발 침착하게 생각이란거 한번 쯤은 해보라고.
아아, 허나 크나큰 비극이오다. 뇌세포가 부족안 카사는 노빠꾸 돌진이라는 단어 밖에 몰랐으니. 그것에 참 도움도 안되게 부추기는 신체. 신속 S에 대비되는 상대의 신속 B! 눈으로 겨우 좆을 속도롤 급격하게 돌진 해오는 카사! 저승사자의 가증스럽게 침착한 얼굴이 가까워진다. 카사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긴다! 이길 수 있다!
우후후후후...우후후후후!
"보아라!!! 이것이 너와 나의- 엑."
미끌.
나이젤의 앞. 그러니까, 방금 까지 있던 카사의 자리. 거기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그래, 피웅덩이. 카사가 방금까지 철철 흘리던 피웅덩이가 있었다.
자. 여기서 옛날 옛적의 현자, 뉴턴의 말을 상기하겠다. 필살기! 「뉴턴의 제2법칙」! 물체에 가해지는 힘은 그 가속도에 비례한다!
신속 S의 스피드로 돌진했던 피웅덩이에 카사는 신속 S의 스피드로 미끄러졌고, 그것은 신속 S의 스피드로 그녀의 모가지가 나이젤의 반사신경에 의해, 안 그래도 위로 향하는 채찍 손잡이로 날라가게 했다.
뻑!!! 하는 듣기만 해도 아픈 소리가 울려퍼졌다. 카사의 몸이 기우뚱, 앞으로 넘어간다. 허우적거리며 앞의 무엇이든 붙잡으려는 손에 불구하고도 말이다.
숙적이 자신을 부른다. 그러나 후안 자신도 숙적을 부르고 있다. 검을 어떻게 휘둘러야 할지 서로에게 알려주고 싶음에 미쳐있다.
이의도 반대도 없이 서로에게 달려든다. 마치 자석과 철처럼 검과 검집처럼. 서로에게 다가가며 서로의 살과 뼈를 잘라낼 계획을 한다. 생각만해도 심장이 가득 뛰며 맥박이 터질것만 같은 놀라운 검술과 상대의 대응법을 예상한다.
서로의 검이 부딪힌다. 서로의 검이 붙은채 떨어지지 않는다. 떨어지려 틈을 튼 상대가 단숨에 죽는다. 그것을 서로 알기 때문에 서로 떨어지지 못 한다. 아니 않는다. 그런 시시한 죽음따위 서로 바라지 않는다. 심장이 터지고 뇌가 타버릴때까지 모든 혈관과 신경을 이 검싸움에 쏟아버리고 싶다.
힘의 조절로 검이 흘려지려 하고 내리치려하고 막아내려 한다. 마치 첼로와 활이 서로와 비벼대며 나는 음악처럼 쏟아진다. 검의 소리들이, 검명들이 서로의 귓가로 천천히 속삭인다. 검끝에서 타고 내려오는 상대의 검로의 예측들.
'힘을 빼려 한다. 빠지려 한다. 밀려고 한다. 가드를 이용해 밀어낸다.'
그 예측대로 검을 움직이면 또 다시 이어지는 예측의 예측.
그렇게 안 끝날것 만 같이 서로를 갉아대던 검들에 변주가 일어난다. 변칙적인 정석이 아닌 한걸음. 스텝.
누가 시작한 변칙인지 알 수 없다. 의미 없다.
중요한건 서로를 향해 변주를 시작할것이란것이다.
서로가 각자 발걸음을 내딛으며 스텝을 만든다. 검의 마찰로 전해지는 것을 뛰어넘는 몇천가지의 더 많은 검의 경로를 만드는 변주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에게 낼 변주를 서로 예상해 버린다. 서로가 서로의 검을 너무나도 안다. 상대의 예측을 막아내려 같이 밟는 스텝. 페이크였다. 막아내려는 예측에 카운터로 나온 회피 스텝. 그것을 만회하는 다른 공격적인 스텝. 그것을 막아내는 방어적인 스텝.
탱고에 비할 수 없고 왈츠에 비할 수 없다
그것보다 잔인하고 날카롭고 살의 넘치지만 더 빠르고 강력하고 심장이 터지지만 최고로 효율적이고 부드럽고
천천히.
스텝이 비트가 되고 검명이 연주가 되며 검격으로 상대의 경로를 하나하나 벗겨낸다. 제대로 된 무대 제대로 된 몸 달구기. 이제 시작해야 한다. 천천히 그렇지만 최대까지 검격을 가속해 나간다.
더 빠르게 천천히 했던 만큼 더 더 빠르게 바람에 스쳐가는 머리카락이 춤출것만큼 빠르게 더 빠른 리듬으로 너의 검격으로 내 검격을 파고 들어줘 가장 강한 부분도 가장 약한 부분도 전부 보여줘 호흡 곤란으로 비명도 지르지 못 할 정도로 끝까지 서로 죽이려 해줘
나이젤이 묘한 손맛을 느꼈... 아니 손맛을 느끼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목숨(남의것)이 걸렸잖아! 뭔가 눈높이 드립을 치는 것처럼 말하려던 카사가 한순간에 시체로☆발견(아님)된 상황을 보고 나이젤은... 정말... 당황했다. 목숨이 걸린 의뢰를 받았을 때나 느꼈던 당황을 느끼며 대체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영성 A로 추론해 보려고 한다.
나이젤이 볼 수 있었던 건 카사의 형체뿐이었다. 이제 다시 살펴보니 모세라도 지나간 것처럼 갈라져 사방으로 튀어 있는 피웅덩이가 보였다. 그 속도로 여기에 쭉 미끄러져서... 그대로 나이젤의 공격에 풀 스트라이크 해 버린 건가? 방금 나이젤의 손에 스쳐지나간 건 저 사람의 생명에 치명타를 가하고 마지막으로 고통을 주며 뼈를 박살내는 충격이었단 말인가? 무심코 나이젤은 채찍을 떨어트리고 SAN치 체크... 가 아니라 카사의 상태를 확인했다.
"괜찮아?"
앞으로 넘어간 카사 더 와일드. 그녀의 상태는 과연 괜찮은 것인가? 일으켜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머리를 맞았는데 의식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얼마나 세게 맞았는진 모르겠지만... 이젠 이판사판이다.
"...안 괜찮겠지. 들어서 옮길 거니까 움직이지 말아주면 안 될까. 나는 네 적이 아닌걸. 나중에 또 만날 사이일지도 모르잖아?"
의뢰를 구하다가 우연히 카사를 만날 수도 있는 일이다. 학원섬은 좁은 사회니까. 그게 아니더라도 학교 행사, 아니면 길거리에서라도 마주칠 수 있겠지. 그때 달려들면 곤란하니까. 더 이상 눈을 덮어줄 손수건은 없기에, 교복 위에 입고 있던 후드집업을 벗어 카사 위쪽에 덮는다. 불안해하는 어린 동물은 맨몸에 뭔가 감싸인 느낌만 들어도 어느 정도 안심하더랬지. 물론 눈앞의 카사가 동물은 아니지만 적어도 진정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카사가 반항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들어올려 골목길을 빠져나가려 했을까?
//뭔가 뒤쪽은 그로기 상태라고 생각하고 맘대로 썼는데 뒤쪽 스루하고 카사가 부활해서 투명성학교생이 울부지저따 크아아아 해도 상관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