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되어라. 그 말이 얼마나 잔혹한 단어인지 아직 여기 대부분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선 우리는 수많은 고통과, 위협과, 희생을 감수하고 일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그 일어나는 것을 할 수 없어 쓰러진 채, 눈을 감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죽겠다. 이 길고 긴 문장의 파도 속에서 그나마 뽑아낼 수 있는 정보가 이것 하나 뿐이라니. 무언가에 의념을 깃들게 한다는 것은 의지와 결정화된 의념이 필요하다... 라... 의념을 결정화시키는 방법이 나와있는 책은 더더욱 못 읽을 것 같은데... 결국 나이젤은 이 책을 포기했다. 그게 상책이다. 앞으로 거울보고 가위바위보 많이 하자...
얼마 전에 본 고전 영화가 생각이 났었다. 악몽 속에서 희생자를 쫓고, 그 꿈 속에서 죽으면 영영 깨어나지 못하는... 아니, 그보다 옆에서 노아가 같은 침대에서 자고 있을거라는 생각에 잠들지 못할거라 생각했는데.
마치 마취라도 맞은 것 마냥 스르르, 순식간에 잠이 들어버려 꿈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잠들어버린 육체 한가운데에서 뇌만이 깨어 의식의 심해를 유영하다, 단 한점. 심해 저 밑바닥에서 보이는 하나의 빛이 과연 조명일지, 초롱아귀의 불빛일지. 그런 고뇌따위는 이 물결을 타고 넘겨버리고서 향한 그곳에서는, 익숙한. 그러나 동시에 생소한 '존재'가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초면에 상당히 외람된 말씀이지만, 혹시 매번 제 머리 속에서 놀리는 것을 취미생활 삼으시던...?"
상상도 못한 인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괴물을 생각했다. 처음 만나는 순간 공포에 사로잡혀 그대로 쇼크로 사망해버릴 정도의 압도적인 공포. 혹은 그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위압감을 주는 거대한 괴수의 형상을 상상했었다. 그 존재는 내게 있어 그런 느낌이었으니까.
그러나, 몇백년의 세월을 가볍게 이야기하는 이 인외의 존재는 친숙하게 인사를 건네었다.
"...이거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솔직히, 너무 혼란스럽다. 그리고 앞에 서 있는 이 존재가 눈이 부셔서 제대로 쳐다보기가 약간 힘들다.
생각해보니, 고작 헌터 한놈 잡자고 2000GP도 과한데, 거기다가 무려 코스트까지 주는 의뢰가 쉬울 리가 없다. 분명히 날로 먹으려고 기어들어갔다가는 되려 강찬혁이 날로 먹힐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워리어 - 워리어 - 워리어라는 놀라운 조합이 흔한가. 강찬혁은 이대로 가다가는 다 죽거나, 살더라도 최소 한명은 가디언은커녕 헌터조차 못 될 정도의 심각한 불구자가 되어서 나올 것이라는 계산 하에 의뢰를 바꾸기로 했다.
메리는 때때로 피로 시간을 끌고, 가끔은 공격적으로 창을 내지르며, 아군에게 돌아갈 공격을 안정적으로 흡수해줍니다. 에릭은 그런 메리의 모습을 보며 워리어 포지션에 대한 지식을 습득합니다. 지금까지 서포터로 활동하던 에릭에겐, 워리어 포지션이란 그만큼 미지의 것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에릭이 소리를 지르자 그 것의 눈동자가 천천히 에릭을 바라봅니다. 히죽, 히죽, 웃음을 짓더니. 땅을 박차고 크게 뛰어올라 그 것은 에릭에게 팔을 휘두릅니다.
캉,
분명 팔과 검이 부딪혔을 것이 분명한데도, 그 알 수 없는 소리에 에릭이 당황하기도 전에 카사가 입을 벌린 채 괴물의 어그로를 끌어줍니다. 괴물은 순식간에 다가온 카사를 경계하기보다 한 팔로는 에릭에게, 한 팔로는 카사의 거리를 막고 있습니다. 오히려 본능적인 전투 센스는 카사보다, 저쪽이 더 높은 것 같습니다.
콰직.
메리의 화살이 괴물의 어깨에 박히고,
콰과광!
폭발하여 살덩이를 살짝 뗴어냅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상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다시금 살이 돋아나기 시작합니다. 다림은 그 상황에서 주사위를 만지작거립니다. 운입니다. 결국 운에 있어선, 자신이 승리하는 그림이 대부분입니다. 주사위를 던집니다. 육면체로 이루어진 주사위에는 각각의 힘들이 구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바닥을 몇 번 굴러, 마침내 멈춰선 주사위는
2.
많이 애매한 숫자를 보여줍니다. 에릭은 팔에 가해지던 힘이 살짝 약해졌음을 느낍니다. 그렇다고 하여 반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메리는 그런 에릭을 발견하고 피로 이루어진 갈고리로 에릭의 옷깃을 붙잡곤 한순간 잡아 당깁니다.
콰과광!
피로 이루어진 거대한 폭발이 괴물의 몸을 감싸고, 그 틈을 노리고 카사는 괴물의 팔을 거칠게 물어버립니다. ..? 어째서인지 이빨이 박히지 않습니다.
쾅.
카사는 팔을 휘두른 괴물에 의해 바닥에 처박히고
쾅!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고 맙니다. 그러고 보니 카사. 1+1은 몇이었죠?
하나 먹고 하나 더 먹으니까 대충 한시간은 배불러!
카사는 혼란에 빠집니다!
화현은 영성을 강화합니다. 깊은 생각의 늪에 천천히 빠져들기 시작하고, 스케치북에 괴물의 형상이 그러집니다. 그리고 화현은.. 알아차리는데 실패합니다! 아뿔사! 화현에겐 약점 간파 계통의 기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여전히 생생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피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메리의 공격 범위가 하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