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되어라. 그 말이 얼마나 잔혹한 단어인지 아직 여기 대부분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선 우리는 수많은 고통과, 위협과, 희생을 감수하고 일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그 일어나는 것을 할 수 없어 쓰러진 채, 눈을 감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거 아세요? 제가 처음 봤던 세상은 지나칠 정도로 비가 오는 하늘이었어요. 끝을 모르고 늘어진 먹구름과,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저는 그 사이에서 가만히 비를 맞고 있었어요. 사실 비를 싫어하진 않았어요.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었어요. 비를 맞으면 꼬질꼬질해진 얼굴을 닦을 수 있었고, 사람들도 많이 줄었거든요. 그냥 비를 맞으면서, 골목길에 숨어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으면 작은 입김에 따뜻해진 온기가 저를 데워주었으니까요. 몸이 더 빨리 식었지만, 그래도 따뜻할 수 있잖아요? 그거면 됐어요. 나는, 몸을 데울 무언가도 없는 가난한 여우니까요. 제 이름은 하나미치야 이카나에요. 어디서 주워들은 단어와, 어디서 주워들은 문장으로 이뤄진 제 이름은 예뻤지만, 어디에도 제 이름이 그렇다는 증거는 없었으니까요. 골목 어귀를 비가 한참 두드리네요. 오늘은 또 너무 긴 밤이 올 것 같아요. 세상은 너무나도 어둡고, 왜 나는 또 여기에 혼자 남아있는 걸까요? 외로워요. 외로웠어요. 나도 누군가와 함께 있는다면, 이 지독한 추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몸을 기울이고 작은 노래를 불러요. 언젠가 누군가에게 전해들은 이 노래는, 가끔 부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곤 했어요. 반짝반짝 작은 별, 하고 시작하는 이 노래를 수 번씩 반복해 부르면서 저는, 하늘을 바라봤어요. 비 님. 구름님. 하나미치야는요. 언제쯤 하늘을 좋아할 수 있을까요? 비님과 구름님이 싫지는 않지만요. 저는 역시 파란 하늘이 좋아요. 파란 하늘하고, 하얀 구름이 몽실몽실 떠다니는 하늘님이 보고 싶어요. 그러니까. 조금만 잘래요. 잘 자요.
>>501 의도적으로 듣는 노래라기보단 유튜브에서 이 노래들만 추천해주고 있지만. 정키 나이트 타운 오케스트라 - 신나는 노래라서 좋아. 전에 애들 흑화썰 나왔을때 꺼낸 노래였는데, 좀 수위가 있으니까 주의. https://youtu.be/27fPhhXyM3s (초학생 버전) https://youtu.be/w4EpWyk6TOw (아마츠키x센라 버전) 텔레캐스터 비보이 - 역시 신나는 노래. 대왕생이라던가, 임종이라는 부분이 좋으려나... 캐릭과 연관은 그닥? https://youtu.be/i-DZukWFR64 (스리이 님의 노래) 비터 초코 데코레이션 - 요즘 빠진 노래. 나이젤이랑 비슷한데 좀 더 어두운 느낌의 가사라고 생각한다. https://youtu.be/JUsgGIxJlj0 (초학생 버전) 붉은 백합(야오부야오마이차이) - 누키님이 부른 버전. 그냥 잔잔해서 좋다. https://youtu.be/c5UMcMN4Bm0 에리카 - 아메노무라쿠모P님의 노래. 그냥 좋다. https://youtu.be/pLuRkl36PEs 남의 일 소리가 나 - 시게사다님이 무른 아메노무라쿠모P님의 노래. 잔잔해서 좋다. 나이젤한테 어울리는 가사일까? 생각했지만 조금 다를지도. https://youtu.be/PhTSPWvFsBk 나, 허수아비. - 모미노키님이 부른 아메노무라쿠모P님의 노래. 잔잔해서 좋아. 나이젤의 테마곡이 있다면 어떤 노래려나... 하다가 찾은 노래였어. 그냥 좋으니까 들어보는 것도 좋아. https://youtu.be/5avosr3vP68
자기소개를 해주시는 아가씨를 향해 저는 조용히 되물었습니다. 대충 제가 학교를 밝혔으니 아가씨도 어느 학교이신지 말씀해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하지만 한눈에 봐도 아프란시아 같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넌지시 이 아가씨는 청월이나 제노시아에 다니는 아가씨가 아니실까 짐작해보았습니다. 정리만 하던 중이셨단 말씀에 "그렇다면 다행이어요~ 혹시 제가 폐를 끼친건 아닌가 걱정했사와요... " 라고 적당히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밀크티를 입에 가져갔습니다. 부드럽고도 쌉싸름한 맛이 곧 입안 가득 맴돌았습니다. 으음, 그래요, 이맛이어요!
"처음이시구나~! 행사라면 역시 그럴법 하네요~ 뭔가 오늘만 하는? 그런 게 있을 것 같았사와요? 그런 일이 아니고서야 여기 카페, 이렇게 붐빌 일 자주 없으니까요~ "
처음 오셨다는 아가씨의 말씀을 듣고 저는 그렇냐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뭔가 한정은 디저트 였을거 같았사와요? 여기 디저트, 정말 부드럽고 맛있거든요~! " 라 덧붙였습니다.그럼 그렇지요, 한정이벤트가 있는 게 아니고서야 이 가게가 그렇게 크게 붐빌 곳이 아닙니다. 적당히 케이크를 조금 스푼으로 떠 입에 넣으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케이크 같은 디저트 행사가 아니고서야, 이곳이 꽉 차는 일이 있을리가 없지요....
"그렇죠, 조금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긴 했지요, 오늘같은 날 말이어요. 앉을 수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
스푼을 내려놓으며 조심스레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일단 얘기를 싫어하시는 것 같아보이지 않으니, 잠시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도 괜찮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