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되어라. 그 말이 얼마나 잔혹한 단어인지 아직 여기 대부분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선 우리는 수많은 고통과, 위협과, 희생을 감수하고 일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그 일어나는 것을 할 수 없어 쓰러진 채, 눈을 감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어어.. 나 지금 나가면 돼? 허이고오.. 야. 젊은 애들 앞에서 나같은 늙은이가 서면 반응 안 좋아. 뭐? 마이크 켜졌다고? 이런.. 반가워요. 어.. 나 아는 사람들 있나? (많은 학생들이 유주영이란 이름을 부른다.) 이야. 나 유명하네. 그쵸? 이래서 역시 장사 중 최고는 땅장사랑 이름장사야. 봐. 늙은 퇴물 가디언도 이렇게 이름 외워주는 착한 학생들이 많잖아? 어? 음어.. 뭐 일단 이렇게 모은 이유는 다른 것도 있지만 슬슬 이번 년도도 이 시즌이 왔더라고. (짧은 진동과 함께 하늘에 거대한 쓰나미가 뒤엎는다. 이후 작은 돔 형태를 이룬 주위와 함께 몇몇 물고기들이 학생들의 옆을 지나다닌다. 청새치가 학생의 손에 제 머리를 비비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도 보인다.) 아마 다들 자신의 의념에 대해서 약간은 이해를 했으리라고 믿는데 못 했어도 손해보는 일은 아닐거야. 아마 나한테 관심 많은 학생들은 이게 뭔지 알거야. 내 의념 기술인 해신왕국이라는 기술인데 주위를 바다로 바꾸어 나만의 보호 공간으로 만드는 기술이야. 궁금해? 궁금해도 이건 못 가르쳐 줘. 의념의 차이도 있지만 이건 내 제자한테만 가르치기로 내 의념에 맹세를 했거든. 대신 나도 이걸 전수하면 이건 다시 못 써. 말이 길지? 이해해. 그래도 어디서 함부로 못 배우는 수업이니까. 우리때는 이걸 배우려고 당시 영웅들한테 머리 박던지 아님 직접 깨지면서 배우곤 했어. 나? 나야 내가 깨우쳤지. 나 이래도 등록 번호 3이야 3. (등록 번호 3이란 말에 학생들 사이에서 작은 감탄이 나온다.) 자. 그래서 눈치 빠른 애들은 알겠지만 오늘 가르칠 것은 의념기술이야. 전투 당 한번의 제한이 있는 의념기와는 달리 기술은 제한이 없다는 거 알지? 망념이 허가하는 한도에선 아무렇게나 사용도 가능하고 말야. 그런데 이런 기술은 자신의 의념 속성과는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지. 간단하게 청월고등학교의.. 이거 말해도 돼? 어 괜찮아? 그래. 청월고등학교 학생회의 분경정심에 대해 얘기해보자고.
분경정심紛經貞心(SS) - 청월고등학교의 학생회. 개중 신한국에 소속될 가디언에게만 배포되는 신 한국의 비전. 혼란에 면역이 되고 망념의 제약을 일부 무시하며 목소리에 강한 의념의 힘을 담아 지휘할 수 있다. 신 한국의 역사인 조선시대 양반의 자세를 기술의 형태로 하여 제작된 비기로 신 한국 소속의 가디언만이 배울 수 있다.
자. 이 분경정심의 경우는 어디에도 의념 속성을 이용하는 일이 없어. 하지만 그 효과는 의념을 사용하는 것과 비교되곤 하지. 가령 의념 속성이 부동인 사람은 의념을 이용하면 이와 유사하거나 더 강한 효과를 볼 수 있어. 하지만 그걸 타인에게도 가능하냐고 물으면 아니라는 거지. 그래서 의념 속성과 기술은 범용성과 전문성의 차이로 볼 수 있어. 그런데 이 의념 속성의 극한이 의념기라면 우리는 대부분은 의념 속성을 '보조'의 성질에 맞추지. 가령 폭발이라는 의념 속성을 가졌다면 공격, 방어에 폭발이라는 성질을 이용하지만 폭발적인 힘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와 같은 생각은 안하잖아? 우리들은 조금은 의념기 =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한다. 까지만 생각하는 셈이야. 그럼 여기서 우리가 의념기가 아니라 의념 속성을 좀 더 체계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범용적으로 사용하면서도 좀 더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맞아. 의념 속성을 이용한 기술을 만드는 거지. 내가 가르칠 오늘의 특강은 의념 기술의 작성법이야.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특별하지.
1. 의념 속성과 관련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응용을 고심한다. 2. 이런 응용에 조금의 제약을 추가한다(공간을 무시하고 벤다 - 거리를 일부 무시하고 검격이 닿는다.). 3. 만약 의념기가 조건부 기술이라면 그 조건을 하향한다.(체력이 일정 % 이하로 감소 시 - 신체를 단단하게 만들어 방어력을 증가시킨다. 꾸준히 망념이 증가한다)
이런 조건들을 생각해서 본인만의 의념 기술을 만들어 보도록 해봐. 사실 마도일본에 가려는 학생들이 많은데 타 아카데미에서도 학생들이 오는데, 우리 아카데미가 무시당하면 기분 나쁘잖아? 너희는 아카데미의 학생임과 동시에 이 학원도의 주민이야. 주민이 무시당한다는데 그걸 내가 좋아하겠어? 이왕 간 김에 확실하게 보여주고 오라고. 우리가 동북아시아의 미래다. 우리가 미래의 영웅들이다. 하는 모습. 마도 일본을 통해 전세계에 보여주고 와. - 동북아시아 가디언 아카데미 이사장 해신 유 주 영
여유롭게 돈가스를 썰어서 냠냠하던 찰나, 갑자기 예상치못한 얘기가 나오게 되어 잠시 포크를 내려놓았다. 웃으면서 갸우뚱거렸긴 하지만 솔직히 지금 표정관리하기 약간 힘들다. 이게...무슨 갑자기 내려온 리틀보이같은 소리란 말인가?? 분배문제? 가 왜 여기서 나와??
"하지만 선배님? 그...아이템이 나와도 말이어요~? 혹시 서포터가 쓸 수 없는 물건이 나올수도 있지 않사와요? 마음은 정말 감사하지만 분배는 결국 아이템이 뜨고 나서야 결정하게 되는 문제 아닐지요~? 지금 이 얘기는 너무 빨리 나온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답니다? "
보답해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분배 문제는 다르다. 뭐가 나올지 모르는 마당에 그걸 미리 정하는 건 솔직히 말해 너무 멀리 간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돌직구를 던지자면 만약에 워리어한테 유리한 아이템이 나오면 어쩌시려냐 이 말이다, 돈가스로 분배 얘기가 나올 만큼 이게 그렇게 고마운 일이었나 싶지만 이건 보답받는 입장에서도 많이 죄송해지기 때문에... 정중히 사양의 말씀을 드리며 말을 계속해나갔다.
"저어~ 선배님? 에미리는 너무 큰 보답이 아니어도 괜찮사와요~? 그냥 나중에 또 이렇게 밥 한번 먹는 걸로 충분한데... 괜찮을까요? "
살짝 양손에 깍지를 끼며 눈을 초롱초롱 밝히고 물었다. 아니..난 진짜...그냥 밥먹는 거면 괜찮은데...
우여곡절 많은 어장이 벌써 2월의 반을 지나 3월까지 달려왔습니다. 항상 여러분과 때로는 친구, 때로는 선생님같은 관계를 상상하며 달려온 영웅서가는 벌써 14개의 넘버링을 쌓으며 이제 어장 초창기에 있었던 여러분의 불안감을 조금은 덜어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실 어장을 알게 되고 첫 어장주여서 많이 부족합니다. 여러분께 무엇을 해드려야 좋을지 생각하고 느린 손에 진행이 뎌딤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진행을 기대하고 사랑해주시는 여러분과 좋은 눈으로 지켜봐 주시고 응원의 말씀을 전해주는 참치 어장의 관전자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벌써 3월입니다. 이 말을 어제가 아닌 오늘 올리는 이유는 3월 2일은 입학식으로 인해 어느 순간보다도 가장 시작에 어울리는 하루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말을 정리하고 무덤덤한척 하루를 보냈지만 사실 아직도 진행마다 떨리고 두근거리며 여러분의 모습을 보고 웃고 미소짓고 때론 무너지며 여러분과 함께 즐기는 이야기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어장의 초창기에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먼저 나부터 사랑하자. 고요. 여러분이 느끼신 감정은 다들 달랐겠지만 저 어장주의 마음에선 모든 캐릭터, 모든 참치 하나하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같이 즐겨주세요. 이 말은 진심을 담았으면 해서 반말보다는 존댓말로 꾹꾹 눌러담아 작성하였답니다. 사랑해요. 여러분은요?
"음. 그런가요? 뭐, 서포터가 못 쓰는 거더라도, 팔면 돈 되잖아요. 제가 팔아봐서 알거든요."
강찬혁은 옛날에 의뢰를 뛰었을 때를 생각했다. 그때 같이 가야 했던 워리어가 속앓이로 앓아누우면서 강찬혁을 쪽수 맞추기용으로 대충 넣었고, 어차피 아무 문제 없는 게이트니까 레벨5 따리가 들어와도 문제가 없을 거라며 들어갔다가 겨우 살아돌아왔던 적이 있었다. 대체 어떻게 살아돌아왔는지 강찬혁 그 자신도 알 수 없었지만 여튼 살아돌아온 것에 감사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분배 과정에서 참가할 수 없을 정도로 개박살이 났고, 누군가는 그 게이트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면 발작을 할 정도로 미쳐버렸기에, 강찬혁은 혼자서 보상용 아이템을 챙긴 뒤에 그걸 팔아서 한동안 신나게 놀고먹은 적이 있었다. 이 돈까스값은 어차피 게이트에서 얻을 코스트나 의뢰 보상으로 얻을 장비에 비하면 보잘것없을 것이다. 하지만 돈 때문에 따졌다면 그런 말을 할 이유도 없었으리라.
"돈 문제는 아니에요. 돈 문제였다면 뭐 제가 다음에 한번 사는 걸로 퉁쳤죠. 그냥... 네. 그런 정상적인 반응은 오랜만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