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되어라. 그 말이 얼마나 잔혹한 단어인지 아직 여기 대부분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선 우리는 수많은 고통과, 위협과, 희생을 감수하고 일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그 일어나는 것을 할 수 없어 쓰러진 채, 눈을 감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옛날에 무슨 취급을 받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냥 보기 싫으면 지나가면 될 것을, 굳이 한마디씩 얹다가 다들 끔찍한 꼴을 당했지. 그냥 좋게 말하면 되고, 좋게 말할 자신 없으면 그냥 넘기면 될 것을. 강찬혁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다. 좋게 말하고, 차마 그럴 수 없으면 무관심하면 되는 거였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고, 얼굴로 주먹 맛을 한대씩 보고 혀로 피맛을 봤지. 하지만 지금 그의 앞에 앉아있는 상대방은, 그래, 그가 만난 사람들, 그 중에서도, 에미리처럼 인생 경력과 온몸 양쪽에 금칠을 한 사람들 중에서, 여기까지 했던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그 말과 함께 돈가스가 나왔다. 잘 먹겠습니다! 강찬혁은 간단하게 인사하고 포크와 나이프를 들었다. 와, 이 돈가스 진짜 끝내주는데! 며칠간의 기아와 며칠간의 생존식량(독버섯)보다 더 훌륭한 조미료는 없으리라. 강찬혁의 불량배스러운 표정은 그새 풀리고, 강찬혁은 진심이 우러나오는 감사를 표했다.
>>321 카사의 첫 인상은 굳이 돕지 않아도 되는 일을 크게 키웠습니다. 정도였긴 하지만 사실 본인 상황이 아슬해보이는 그런 게 있으니 납득했고.. 현재 인상은 뭔가 기묘하다는 듯한 벽을 신경쓰지만 않게 된다면 챙겨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앞으로는.. 의뢰 혹시 같이 하게 된다면 천방지축이네요.. 같은 감상을 할지도?(*언제든 바뀔 수 있음)
강찬혁에게 일어날 일 1. 일단 멀쩡한 가게에 똥물을 뿌리고, 그 과정에서 관아의 명을 사칭했으니 죄가 클 것. 현대 대한민국에서도, 강찬혁이 한 짓은 심각한 영업방해에, 공무원 사칭 내지는 공문서위조 등 잡혀갈 여지가 많음. 공권력에 대한 불신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것조차 죄가 될 수 있는 전근대에서 강찬혁의 행위는 중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음 2. 일단 잡혀가는 건 확정이고, 강찬혁은 감옥에서 무관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응용해 의념을 통한 차력쑈로 무용을 증명해 사면 대가로 징집을 약속하거나, 어떻게든 괴이난신이 내려올 때까지 살아남아야 함. 사형은 피해야...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례하게 대한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되는걸까? 대체 게이트가 열리고 얼마나 상식과 도덕이 무너졌으면 이렇게 무례한 사람이 세상에 많아진건지. 열리기 전에도 변함은 없었을 것 같지만 뭔 일이 있었는지 대충 짐작은 갈 거 같아 크게 말은 얹지 않기로 했다. 원래 이런 일은 일부러 안 물어보는 게 그사람과 그사람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좋은거다.
"하여튼간에 상식이 없는 사람들이 세상에 너무 많아서 탈이어요~ 적당히 선을 지켜주면 얼마나 좋은지..."
한숨을 쉬는 사이에 음식이 나왔고, 나는 눈을 초롱초롱 밝히며 포크와 나이프를 세팅했다. 보통 내가 먹어본 치즈가스는 두껍고 작은 고기에 치즈가 틈틈이 들어가 있는데 이 돈가스는 반대로 고기가 컸다. 역시 나라마다 커틀릿을 만드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지 모양새가 전혀 달라서 처음에 보고 좀 놀라긴 했는데 잘라보니 치즈 늘어나는 건 똑같아 그냥 다 똑같은 돈가스려니 하고 먹기로 했다. 조금씩 먹을 분량만 나이프로 썰고 입에 가져갔는데 역시 돈가스는 돈가스였다. 미미美味!
"후후🎵 에미리가 좋은 가게로 안내해드린 것 같아 다행이와요~ 이 가게, 가격도 적당하고 정말 괜찮은 가게니까요? 나중에 어디로 가서 먹나 고민되실때 여길 찾아주셔도 되어요? "
학생들이 많이 찾는 식당인지 메뉴판에 가격도 꽤 적당한 값으로 나와있더랬지. 선배님도 꽤 괜찮아하시는 눈치이니 이정도면 가게를 잘 찾은 듯 싶었다, 정말 고마워하시는 선배님께 별거 아니라는 듯 웃으며 다시 돈가스를 썰었다. 경양식이 이런 맛있는 것이었군요, 요이치와도 이런 데 와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지...
// 모바일에서 쓰다가 레스 날려서 처음부터 다시 쓴 사람이 있다???? (대충 머리짚는 외국인 짤)
돈가스라! 강찬혁은 이 세상에 한번이라도 먹어본 모든 음식과 추억이 있었다. 지금에야 뭐 식당밥 맛없고 돈 좀 있으면 그냥 걸어가서 시켜먹는 그냥저냥한 음식이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다. 극소수 상류층들은 바닥 마감재를 황금으로, 벽 도배를 다이아몬드로 하고 바닥 위에 비쿠냐 울로 짠 카펫을 깔고, 남극의 빙산을 깎아서 가져온 얼음으로 한 잔에 1000만원이나 하는 샴페인을 물처럼 마신다. 믿을 수 없는 부를 누렸다. 하지만 강찬혁 같은 빈민층들 역시 믿을 수 없는 가난에 시달렸다. 어릴 적에 몰래 강남 3구의 부자동네로 들어가, 헌옷함을 털어서 옷을 가져와서 입고 팔았던 기억이 났다. 그때의 그는 기생충이요, 시체를 뜯어먹는 구더기였다. 헌옷함에 들어있던 명품을 팔아서 번 돈으로 처음 돈까스를 먹었을 때가 생각나서, 표정이 안 좋아지려다가, 억지로 다시 폈다. 지금 눈 앞에는, 나한테 돈까스를 사준 사람이 있다. 진정하자. 진정하자.
"고마워요. 나중에 보답하죠. 그 뭐냐... 만약에 의뢰를 같이 뛰게 되면, 뭐가 나오든, 분배 문제에서 전 빠질게요."
어어.. 나 지금 나가면 돼? 허이고오.. 야. 젊은 애들 앞에서 나같은 늙은이가 서면 반응 안 좋아. 뭐? 마이크 켜졌다고? 이런.. 반가워요. 어.. 나 아는 사람들 있나? (많은 학생들이 유주영이란 이름을 부른다.) 이야. 나 유명하네. 그쵸? 이래서 역시 장사 중 최고는 땅장사랑 이름장사야. 봐. 늙은 퇴물 가디언도 이렇게 이름 외워주는 착한 학생들이 많잖아? 어? 음어.. 뭐 일단 이렇게 모은 이유는 다른 것도 있지만 슬슬 이번 년도도 이 시즌이 왔더라고. (짧은 진동과 함께 하늘에 거대한 쓰나미가 뒤엎는다. 이후 작은 돔 형태를 이룬 주위와 함께 몇몇 물고기들이 학생들의 옆을 지나다닌다. 청새치가 학생의 손에 제 머리를 비비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도 보인다.) 아마 다들 자신의 의념에 대해서 약간은 이해를 했으리라고 믿는데 못 했어도 손해보는 일은 아닐거야. 아마 나한테 관심 많은 학생들은 이게 뭔지 알거야. 내 의념 기술인 해신왕국이라는 기술인데 주위를 바다로 바꾸어 나만의 보호 공간으로 만드는 기술이야. 궁금해? 궁금해도 이건 못 가르쳐 줘. 의념의 차이도 있지만 이건 내 제자한테만 가르치기로 내 의념에 맹세를 했거든. 대신 나도 이걸 전수하면 이건 다시 못 써. 말이 길지? 이해해. 그래도 어디서 함부로 못 배우는 수업이니까. 우리때는 이걸 배우려고 당시 영웅들한테 머리 박던지 아님 직접 깨지면서 배우곤 했어. 나? 나야 내가 깨우쳤지. 나 이래도 등록 번호 3이야 3. (등록 번호 3이란 말에 학생들 사이에서 작은 감탄이 나온다.) 자. 그래서 눈치 빠른 애들은 알겠지만 오늘 가르칠 것은 의념기술이야. 전투 당 한번의 제한이 있는 의념기와는 달리 기술은 제한이 없다는 거 알지? 망념이 허가하는 한도에선 아무렇게나 사용도 가능하고 말야. 그런데 이런 기술은 자신의 의념 속성과는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지. 간단하게 청월고등학교의.. 이거 말해도 돼? 어 괜찮아? 그래. 청월고등학교 학생회의 분경정심에 대해 얘기해보자고.
분경정심紛經貞心(SS) - 청월고등학교의 학생회. 개중 신한국에 소속될 가디언에게만 배포되는 신 한국의 비전. 혼란에 면역이 되고 망념의 제약을 일부 무시하며 목소리에 강한 의념의 힘을 담아 지휘할 수 있다. 신 한국의 역사인 조선시대 양반의 자세를 기술의 형태로 하여 제작된 비기로 신 한국 소속의 가디언만이 배울 수 있다.
자. 이 분경정심의 경우는 어디에도 의념 속성을 이용하는 일이 없어. 하지만 그 효과는 의념을 사용하는 것과 비교되곤 하지. 가령 의념 속성이 부동인 사람은 의념을 이용하면 이와 유사하거나 더 강한 효과를 볼 수 있어. 하지만 그걸 타인에게도 가능하냐고 물으면 아니라는 거지. 그래서 의념 속성과 기술은 범용성과 전문성의 차이로 볼 수 있어. 그런데 이 의념 속성의 극한이 의념기라면 우리는 대부분은 의념 속성을 '보조'의 성질에 맞추지. 가령 폭발이라는 의념 속성을 가졌다면 공격, 방어에 폭발이라는 성질을 이용하지만 폭발적인 힘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와 같은 생각은 안하잖아? 우리들은 조금은 의념기 =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한다. 까지만 생각하는 셈이야. 그럼 여기서 우리가 의념기가 아니라 의념 속성을 좀 더 체계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범용적으로 사용하면서도 좀 더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맞아. 의념 속성을 이용한 기술을 만드는 거지. 내가 가르칠 오늘의 특강은 의념 기술의 작성법이야.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특별하지.
1. 의념 속성과 관련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응용을 고심한다. 2. 이런 응용에 조금의 제약을 추가한다(공간을 무시하고 벤다 - 거리를 일부 무시하고 검격이 닿는다.). 3. 만약 의념기가 조건부 기술이라면 그 조건을 하향한다.(체력이 일정 % 이하로 감소 시 - 신체를 단단하게 만들어 방어력을 증가시킨다. 꾸준히 망념이 증가한다)
이런 조건들을 생각해서 본인만의 의념 기술을 만들어 보도록 해봐. 사실 마도일본에 가려는 학생들이 많은데 타 아카데미에서도 학생들이 오는데, 우리 아카데미가 무시당하면 기분 나쁘잖아? 너희는 아카데미의 학생임과 동시에 이 학원도의 주민이야. 주민이 무시당한다는데 그걸 내가 좋아하겠어? 이왕 간 김에 확실하게 보여주고 오라고. 우리가 동북아시아의 미래다. 우리가 미래의 영웅들이다. 하는 모습. 마도 일본을 통해 전세계에 보여주고 와. - 동북아시아 가디언 아카데미 이사장 해신 유 주 영
여유롭게 돈가스를 썰어서 냠냠하던 찰나, 갑자기 예상치못한 얘기가 나오게 되어 잠시 포크를 내려놓았다. 웃으면서 갸우뚱거렸긴 하지만 솔직히 지금 표정관리하기 약간 힘들다. 이게...무슨 갑자기 내려온 리틀보이같은 소리란 말인가?? 분배문제? 가 왜 여기서 나와??
"하지만 선배님? 그...아이템이 나와도 말이어요~? 혹시 서포터가 쓸 수 없는 물건이 나올수도 있지 않사와요? 마음은 정말 감사하지만 분배는 결국 아이템이 뜨고 나서야 결정하게 되는 문제 아닐지요~? 지금 이 얘기는 너무 빨리 나온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답니다? "
보답해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분배 문제는 다르다. 뭐가 나올지 모르는 마당에 그걸 미리 정하는 건 솔직히 말해 너무 멀리 간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돌직구를 던지자면 만약에 워리어한테 유리한 아이템이 나오면 어쩌시려냐 이 말이다, 돈가스로 분배 얘기가 나올 만큼 이게 그렇게 고마운 일이었나 싶지만 이건 보답받는 입장에서도 많이 죄송해지기 때문에... 정중히 사양의 말씀을 드리며 말을 계속해나갔다.
"저어~ 선배님? 에미리는 너무 큰 보답이 아니어도 괜찮사와요~? 그냥 나중에 또 이렇게 밥 한번 먹는 걸로 충분한데... 괜찮을까요? "
살짝 양손에 깍지를 끼며 눈을 초롱초롱 밝히고 물었다. 아니..난 진짜...그냥 밥먹는 거면 괜찮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