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되어라. 그 말이 얼마나 잔혹한 단어인지 아직 여기 대부분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선 우리는 수많은 고통과, 위협과, 희생을 감수하고 일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그 일어나는 것을 할 수 없어 쓰러진 채, 눈을 감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우여곡절 많은 어장이 벌써 2월의 반을 지나 3월까지 달려왔습니다. 항상 여러분과 때로는 친구, 때로는 선생님같은 관계를 상상하며 달려온 영웅서가는 벌써 14개의 넘버링을 쌓으며 이제 어장 초창기에 있었던 여러분의 불안감을 조금은 덜어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실 어장을 알게 되고 첫 어장주여서 많이 부족합니다. 여러분께 무엇을 해드려야 좋을지 생각하고 느린 손에 진행이 뎌딤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진행을 기대하고 사랑해주시는 여러분과 좋은 눈으로 지켜봐 주시고 응원의 말씀을 전해주는 참치 어장의 관전자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벌써 3월입니다. 이 말을 어제가 아닌 오늘 올리는 이유는 3월 2일은 입학식으로 인해 어느 순간보다도 가장 시작에 어울리는 하루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말을 정리하고 무덤덤한척 하루를 보냈지만 사실 아직도 진행마다 떨리고 두근거리며 여러분의 모습을 보고 웃고 미소짓고 때론 무너지며 여러분과 함께 즐기는 이야기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어장의 초창기에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먼저 나부터 사랑하자. 고요. 여러분이 느끼신 감정은 다들 달랐겠지만 저 어장주의 마음에선 모든 캐릭터, 모든 참치 하나하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같이 즐겨주세요. 이 말은 진심을 담았으면 해서 반말보다는 존댓말로 꾹꾹 눌러담아 작성하였답니다. 사랑해요. 여러분은요?
"음. 그런가요? 뭐, 서포터가 못 쓰는 거더라도, 팔면 돈 되잖아요. 제가 팔아봐서 알거든요."
강찬혁은 옛날에 의뢰를 뛰었을 때를 생각했다. 그때 같이 가야 했던 워리어가 속앓이로 앓아누우면서 강찬혁을 쪽수 맞추기용으로 대충 넣었고, 어차피 아무 문제 없는 게이트니까 레벨5 따리가 들어와도 문제가 없을 거라며 들어갔다가 겨우 살아돌아왔던 적이 있었다. 대체 어떻게 살아돌아왔는지 강찬혁 그 자신도 알 수 없었지만 여튼 살아돌아온 것에 감사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분배 과정에서 참가할 수 없을 정도로 개박살이 났고, 누군가는 그 게이트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면 발작을 할 정도로 미쳐버렸기에, 강찬혁은 혼자서 보상용 아이템을 챙긴 뒤에 그걸 팔아서 한동안 신나게 놀고먹은 적이 있었다. 이 돈까스값은 어차피 게이트에서 얻을 코스트나 의뢰 보상으로 얻을 장비에 비하면 보잘것없을 것이다. 하지만 돈 때문에 따졌다면 그런 말을 할 이유도 없었으리라.
"돈 문제는 아니에요. 돈 문제였다면 뭐 제가 다음에 한번 사는 걸로 퉁쳤죠. 그냥... 네. 그런 정상적인 반응은 오랜만이라서요."
팔면 돈이...되긴 하겠지! 되긴 하겠는데! 이 문제를 생각할수록 조금 머리가 띵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대체 얼마나 정상적인 반응을 보여주신 분들이 없었으면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뭐어...그래. 상대방이 이렇게 의사를 강하게 표현하면 마지못해라도 받아주는 것이 도리이다. 여기서 단호하게 말해봤자 오히려 실례가 될 가능성이 높으니 이제는 어쩔 수가 없다.
"어쩔 수가 없네요~🎵 좋아요~ 그 보답 받겠사와요! "
잘 말린 옆머리를 빙빙 돌리면서 '하지만 이번뿐이어요~? 정말정말 이번뿐이어요??' 란 말을 덧붙인 뒤, 돈가스를 다시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고기가 커서 그런지 조금만 먹은 거 같은데 슬슬 배가 차는 기분이 들었다. 여기도 역시 다 먹긴 글른 듯 싶다.
"에미리는 말이어요, 꽤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을 많이 봐 왔거든요? 선배님은 좋은 분이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사와요. 정말이어요. "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으며 대뜸 이런 말을 꺼냈다. 솔직히 거의 초면인 사이인데 아이템 얘기까지 꺼내주시다니 이정도면 완전 천사 아니냐구 천사.
오늘같이 화창하고 맑은 날에는 무작정 걷고 싶어진다. 바깥을 나와서 상쾌한 공기와 싱그러운 햇빛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키키... ^^X^^ 존맛탱... 킥킥..."
독서를 해야지. 공원의 벤치에 앉아 새의 지저귐과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를 화이트 노이즈 삼아 독서를 하니 참 좋다. 물론 책의 내용은 일반적인 소설이 아니라 매니아들의 소설, 즉...! 2차 창작이지만. 내가 이걸 사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었는가... 사실 그다지 큰 고생은 안 했지만... 혹시라도 아는 사람을 만날까 책의 표지는 이미 정상적인 문학도서의 표지로 바꿔치기 해놨다. 잠시 책을 덮고 행복의 미소를 지으며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강찬혁은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속으로 거부감이 들었다. 강찬혁이 좋은 사람인가? 적어도 지금의 강찬혁이 하는 일을 보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옛날의 강찬혁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그 말을 함부로 꺼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강찬혁은 자기가 좋은 사람이라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그저 가치판단과 상관없이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무언가일 뿐. 세상에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 할 거 아니냐고 사람의 멱살을 잡고 돈을 뱉을 때까지 두들겨패고, 아무런 은원관계도 없는 사장의 사업장을 그저 누군가의 꼬붕이라는 이유로 뒤엎어버리고 도망치고, 누군가에게는 매우 소중하게 벌었을 큰 돈을 아무렇지도 않게 훔쳐먹는 놈을 보고,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으리라.
"뭐, 그쪽 말마따나 언젠가 있을지도 모를 일일 뿐이지만요. 하지만, 전 한 말은 지켜요. 확실히."
강찬혁은 그렇게 말하고 돈까스를 먹어치운다. 음, 여기 돈까스 맛 좋고. 저쪽도 슬슬 배가 부른 눈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