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되어라. 그 말이 얼마나 잔혹한 단어인지 아직 여기 대부분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선 우리는 수많은 고통과, 위협과, 희생을 감수하고 일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그 일어나는 것을 할 수 없어 쓰러진 채, 눈을 감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거 봐라 내가 뭐라고 했어, 돈가스 싫어하지 않는 애는 없다구 했지! 뭐가 됐던간에 일단 선배님께서 괜찮다고 하셨으니 그걸로 된거다. 신한국 사람 입맛은 잘 모르는데 경양식 가게 같은 데로 찾아가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솔직히 마도일본식 가게로 안내해드리곤 싶은데 마도일본식은 소스가 지나치게 달거나 짜기도 해서 호불호가 갈리니까 어쩔수가 없다.
이 소녀가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거 겠지! 다림의 증언(?)에 확실히 마음을 놓은 듯, 왠지 모든 근심과 굴레를 벗어던진 사람의 표정을 짓는다.
"응, 응! ...응?"
기민한 감 덕분일까? 말을 주고 받는 것은 여타 대화와 똑같은 데, 뭔가 느껴지는 기묘한 거리감의 느낌에 고개를 절로 갸웃거리게 된다. 이상하다? 그 이상한 감각을 느낀 것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눈치챈 감각을 찌뿌려진 미간으로 보여 준다. 다만, 느껴진 것이랑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라, 어째서 이런 감각을 느끼는 지는 알아내지 못한 거 같다. 카사 본인 자체가 마음의 벽이라 거리감을 둔 적이 없고, 둘 필요가 없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내고자 머리를 싸매게 되는 것이다.
"서포터구나! 힘들겠다. 그러고보니 선생님이 난 좋은 서포터가 필요하다면서 잔소리를 했는데."
흐음, 하고 소곤거리는 말을 눈 감으면서 열심히 듣는 카사. 왠지 방금 마음의 벽도 모자라 제 4의 벽을 넘은 사람의 말을 들은 거 같지만, 흠, 착각이겠지!
"그치, 그치! 음? 의외는 왜?"
정말로 이해를 못했다는 듯이 아리송하는 표정으로 다림을 바라본다. 내가 말야, 어? 이렇게 든든하게 생겼는데!
강찬혁은 에미리를 보면서 엄청난 부조화를 느꼈다. 저 고풍스러운 말소리에 엄청난 피어싱, 그 뭐라 해야지. 전학에 전학을 거쳐 마지막으로 오게 된 학교에서 본 금수저 친구를 생각나게 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입이 험하고 불의를 참지 않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천하의 깡패멋쟁이였다. 하지만 졸업식날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경호원, 그리고 호위 의뢰로 용돈벌이를 하러 나온 가디언들이 둘러싼 그의 아버지를 보면서 엄청난 위화감을 느꼈지. 그때 그 느낌이었다. 대체 이 사람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강찬혁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끌리는 대로 이끌려갔다. 그러다보니 B구역이었다. 맛있는 음식 냄새들이 솔솔 났다. 음, 버섯보다는 훨씬 낫겠군. 아무래도. 그렇게 강찬혁은 에미리가 이끄는 대로, 한 돈까스 집에 와서 앉게 되었다. 강찬혁은 돈까스, 제일 큰 사이즈로 시키고 나서, 감사를 표했다.
"고맙네요. 이 꼴을 보고... 네. 그렇게 이성적으로 반응해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거든요."
무언가 눈치챈 것 같은 카사의 모습을 잠깐 바라보다가 조금 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려 합니다. 어색함마저도 전부 녹여내어 마치 비눗방울같은 것처럼.. 나름대로 노력한 결과물이라고요? 서포터가 필요하다는 것에 그런가요? 조금 날뛰는 타입인가 봐요? 라는 가벼운 감상을 한 다음에 의외라는 말에 입가를 살짝 가리고는
"그렇지만 전 워리어 하면 갑옷을 껴입은 중갑옷 전사를 상상했는걸요." 1학년이라서 갓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그정도 착각은 봐주겠죠? 카사..? 라고 말하는 표정이 짖궂습니다. 그정도 말을 하면서 이야기를하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의뢰할 때 같이 가볼래요?" 별 생각 없이 툭 내뱉습니다. 워리어에. 서포터니까. 랜스 한 명만 영입해서 의뢰를 가는 거에요. 라는 건 분명 농담일 거에요.
이상한 위화감에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도 이렇다, 할 답이 갑자기 솟아 오를 일은 없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카사였지만, 결국에 벽에 부딫쳤는지 나름의 포기 선언을 속으로 한다. 뭐, 앞의 소녀가 저렇게 부드럽게 웃어주니까, 괜찮은게 아닐까? 약간 인조적인 느낌의 웃음이라도 의문 같은 건 씻어내리는 느낌의 미소이다. 답이야 나중에라도 알아내겠지 뭐, 하는 속 편한 생각과 함께 다림에게 마주 웃어준다.
"앗! 확실히!"
다림의 말에 깨달음을 얻은 듯 자기 자신을 흩어 본다. 편한 재질의 점프슈트와 군데군데 보이는 붕대, 별로 다림이 떠올리게 한 이미지는 아니라 저절로 울상을 짓게 된다.
"...괜찮아! 난 살가죽이 두껍거든!"
애써 합리화 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1학년이니까! 짖궂은 표정은 또 어떻게 알아챘는지, 다림을 향해 작게 혀를 삐쭉 내밀고 난다.
"!! 응!! 할래 할래!! 나 잊으면 안돼!!"
농담도 못 알아먹는 카사의 눈이 순식간에 부담스럽게 빛난다. 가볍게 내뱉은 말과 다르게 진심으로 받아드린 게 확연히 드러난다. 여기 여기, 라고 외치며 손목을 다림에게 들이미는 데, 아마 가디언 칩으로 연락처를 교환하자는 의미가 아닐까. 미래의 파티원이라는 생각에 잔뜩 들뜬 얼굴이다.
이상한 벽같은 것은 좀 더 주의해야겠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융화되는 듯한 미소란. 미소녀였다면 더 효과 좋았겠지만. 다림은 이쁘장하긴 해도 미소녀는 아니죠. 그래도 부드러운 미소는 좋은 수단입니다. 그러나. 너는 목적이 결여되어 있겠지. 그래선 오래 갈 수 없다.
"두껍다니 다행이네요." 나중에 성장하면 더 튼튼해지려나. 라고 생각하며 카사를 잠깐 바라보다가. 농담으로 한 말에 진지하게 반응하는 카사를 보며 동심같은 걸 지켜줘야 하는가. 라는 묘한 감정이 듭니다.
"아. 그러죠." 하지만, 연락처를 교환하자는 말에 순순히 이끌려 장갑을 낀 손을 내밉니다. 연락처 교환은 꽤 순순히 끝났을 겁니다. 미래의 파티원 중 하나를 구했다. 같은 거려나요? 여러 사람들과 아는 것이 좋겠죠? 그럼 깨어났고, 멀쩡하니.. 돌아갈까? 라고 생각합니다.
"지켜준다니 든든하네요." 그럼 저도 카사를 잘 보조해야겠네요. 의념을 너무 쓴다거나 그런 것이나. 전략전술이나. 그런 것들을 잘 보아야겠다고 생각하네요. 열정으로 활활 불타는 걸 눈치채긴 했지만. 나아가는 방향만 잘 잡으면 좋은 게 아니겠나요? 5레벨이라는 것으로 평범한 파티에 들어가기는 무리일지도. 하면 5레벨끼리 파티를 짜면..이라는 뒷사람의 사견은 넘어갑시다. 그리고 싱글벙글한 한편으로 침대에서 내려오는 카사를 조금 걱정스러운 눈으로 봅니다.
"타...탈출인가요?" 전혀 모르겠다는 그런 순진한 얼굴이라니! 하긴. 아프란시아 학생이 아니니만큼 모르겠지만 그러니 카사에 어울려 탈출하겠다고 하는 건.. 확실히 있을 법해.
"그러면.. 탈출하죠...!" 열심히 도울게요. 하지만 언젠가 마주친다면 또 잔소리를 듣겠지..
걸어걸어가서 도착한 B구역에선 각양각색의 화려한 간판들이 반겨주고 있었다. 다양한 국적이 모이는 동북아 아카데미 아니랄까봐 제각기 다른 언어로 적혀 있는 간판이 많아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물론 가디언칩 덕에 말하는 의사소통은 웬만해선 끄떡없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글자는 못 읽는 글자가 정말 많았다. 간신히 한글 간판을 찾아 돈까스가게로 들어가선 적당한 자리에 들어가 앉아 메뉴판을 폈다. 메뉴는 뭘로 주문하면 되려나? 애초에 이게 돈까스란 글자가 맞나???? 맞겠지? 한글은 역시 어려워서 읽기가 힘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물론 아카데미 학생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언어로 메뉴판에 적혀있긴 했지만 그래도 어려운 건 어려운 것 같다...
"저어~🎵 실례하겠어요? 여기 저는 치즈 돈가스 하나에 콜라 하나로 부탁드리와요~ "
간신히 메뉴를 찾아 종업원을 불러 주문하고는 제게 감사를 표해주시는 선배님께 오히려 의아하단 듯 고개를 갸웃거리었다.
"에~? 정말인가요? 누구든 독버섯 먹는 사람을 보면 말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
보통 사람들이라면 정말 누구든 말렸을 것이다란 게 내 생각이었다. 정말 나는 본인이 각성자가 되리란 생각을 안하고 살아온지라 비정상적으로 신체가 강하다거나 위장이 좋다거나 하는 사례를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독버섯 먹고도 멀쩡한 사람은 진짜 처음이었지만 멀쩡하건 아니건간에 아무튼 말리긴 말렸을거다. 뭐가됐건 아무리 배고파도 길가에 핀 버섯은 아니다...정말 아니다...
"길가에 핀 것들은 아무거나 먹어선 아니되잖아요? 저로써는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에 반응한 것이와요🎵 별거 아니랍니다~! "
살짝 턱을 괴고 눈꼬리를 휘어 웃으며 오른손으로 무릎 위에 놔둔 백을 옆에 의자로 내려놓았다. 이제 좀 편히 앉을만해졌다!
>>207 에 대한 에미리의 반응~~! 😉 커피 = 홍차만큼은 아니지만 권해주면 좋아함 총 = "아ㅎㅎ지금 살인을 하시겠단 생각이신지요?" 란 말부터 바로 나옴 도넛 = 그냥 도넛이나 바바리안필드 같은 슈크림 든 도넛 권해주면 좋아함 야옹이 = 조용히 웃으며 멀리서 바라보다가 캔만 따주고 감
잘 구워져서 양념이 살짝 태워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차슈가 올라간 하카타 돈코츠 라멘.. 진한 육수에 살짝 매콤한 기도 있고.. 마늘 하나 빻아 넣고 아지타마고 하나 베어물면 살짝 짠맛 뒤로 달콤함이 보여주고 면이랑 국물이랑 같이 먹으면...뜨끈한 목넘김.. 비오는 날엔 최고죠..
>>223 강아지파! 100번 쓰담쓰담하는 에미리 생각하면 절로 엄마미소가 지어진다... 앗 그럼 카사같은 애는 좋아하려나. >>226 아 이건 나도 못 골라... >>227 다림이 다운 선택이다아. >>228 장인 맞잖냐! 사스가 장인의 손(?)! 글고 잘 보았어! 시체를 묻지 않는 곳에서 자라서 그런지, 죽으면 그 걸로 끝이라 생각하는 편이고, 본인도 좋아하는 사람을 싫어하게 되는 것보다 싫어하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니까. 실제로 증오하게 되는 사람이 생기게 되면 모르지만, 증오같은 싶은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