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되어라. 그 말이 얼마나 잔혹한 단어인지 아직 여기 대부분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선 우리는 수많은 고통과, 위협과, 희생을 감수하고 일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그 일어나는 것을 할 수 없어 쓰러진 채, 눈을 감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아프다..라고 들릴 수도 있는 말이었습니다만. 뒤에 뭔가가 더 붙는 것 같아서 아프란시아 성학교인가요? 라는 물음이라던가. 옷이 아무리 봐도 청월이나 제노시아 쪽은 아니었기에 아프란시아 성학교 보건실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접수하고.. 깨어날 때까지 있어주기로 한 다림은 성학교 보건실을 잠깐 보다가.. 멍을 때리다가 살짝 졸았을 거에요. 그리고는 미약한 졸음이 붙은 눈을 뜨고 카사를 보고는
"괜찮으신가요?" 카사 양. 이라고 말하려 합니다. 본의 아니게 이름을 알게 된 것은 보건실에 접수하며 알게 된 것이었지요. 바로 저는 다림이라고 해요. 라는 자기소개를 하고는 저를 밀친 다음에 사고가 있었는데.. 기억하시나요? 라고 물어보네요. 인지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려나요?
"고마워요" 예쁜 머리카락인가요? 라며 삐져나온 잔머리를 잡아보며 난처한 웃음을 짓지만. 객관적으로도 눈에 띄는 머리카락이잖아요.
"밀쳐져서 살짝 까지긴 했지만 괜찮아요." 보건실 분들이 처치를 해주었거든요. 라고 말합니다. 사실 카사가 밀치지 않았으면 그 찰과상도 안 날 것이었지만. 그것까지 예견할 순 있어도 반드시는 아니지요? 찰과상의 피가 창백한 피부와 상당한 대비를 이루었겠지만 지금은 반창고같은 걸로 가려졌지요.
"접수할 때 카사 양이라는 걸 알았는걸요." 아프란시아 성학교 학생을 알아보는 것은 신기한 걸까. 아니면 카사 양이 요주의로 있는 걸까. 그건 알 수 없지만 알아내었으니 상관없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면서 느긋하게 등을 기대다가 구해줬다는 말에. 혹시 밀었다는 게 구해주려고 밀은 걸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묘한 표정을 잠깐 바라보지만.
"그것은... 그럼요. 고마운 일이에요." 하지만 그로 인해서 오토바이에 치였는걸요. 밀지 않았더라도 괜찮았다는 말은 하지 않으면서 카사를 바라보며 조심하라는 말을 해주려 합니다. 빚을 졌다는 듯한 카사의 태도에도 신경쓰진 않습니다.
중간까지 말하다가 잠시 멈칫, 하고 걱정스레 다림이를 바라본다. 자신이 알기에 따르면, 거의 모든 인간들은 카사만큼 튼튼하지 않았다! 막, 굴러도 피나고 막. 쯔쯔. 이게 다아 노오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틀림없다! ...혹시 차괄상으로, 막. 파상풍되고 막. 그러다가 요단강 건너는 건 아닐까?! 헉, 얘 죽으면 어떻게?! 순식간에 최악으로 치다르는 망상에 다림의 반창고를 바라보는 시선이 전전 심각해진다.
"진짜?! 그래도 나 양 아니니까. 카사니까."
그렇게 알라굿! 양은 맛있지만 그 느려터진 녀석들은 카사와 와안전 다르다. 저번에 자신을 그, 인간 흉내내는 생물에게 바칠려고 한 남자도 그렇고, 왜 자꾸 자신을 양을 부르려고 하는 지는 모르겠다! 이 소녀에게도 미리미리 알려줘야 겠으니, 단단히 알려준다.
"응! 마음껏 고마워하라고!"
엣헴, 하고 조심하라는 말은 완전이 흘러듣는다. 보아 오히려 구한(주관적) 것이 더 큰 피해를 입혔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표정이다. 몸도 다림보다 작은 편인데, 어깨 가슴을 피해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이 워낙 우습다.
해냈다....해냈다! 해냈어!! 어떻게든 선배님이 저 버섯을 내려놓도록 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목을 쓸어내렸다. 그래 아무리 배가 고프다고 해도 길가에 핀 버섯, 그것도 독버섯을 먹어선 안되는거다. 사람은 그런 천박한 걸 입에 댈게 아니라 좀더 음식다운걸 먹어야한다!!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말이다! 보는 사람이 안 괜찮다! 절대로!!! 요이치도 그런 건 안먹었어!!!
"잘 하셨사와요🎵 태생이 어떻건 수중에 돈이 어떻건! 길가에 버섯은 함부로 드시면 아니되어요~! "
17년 인생 살면서 제일 까먹지 않고 써먹는 리빙포인트! 돈가스 싫어하지 않는 남자애는 없다! 물론 완전 없는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돈가스 안좋아하는 애는 못 본거 같다. 파스타...는 지금 완전 배고파하시는 분께 전혀 안먹힐테고, 역시 돈가스가 낫겠다는 마음에서 권해보았다.
// 크리떠서 답레 다 써놓고 일하러 끌려갔다 온 레스주가 있다??? (대충 그것이 알고싶다 BGM)
버섯 안 먹은게 그렇게 칭찬할 일인가? 강찬혁은 알 수가 없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찬혁의 능력을 보고는 신기해하거나 부러워했지. 저런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생존 전문가는 강찬혁을 보고는 깜짝 놀라서 이것도 먹어보라, 저것도 먹어보라 하고는, 코끼리도 10초 내로 죽일 수 있는 독을 가진 독충을 튀겨서 씹어먹는 강찬혁을 보면서 인류 진화의 끝이라면서 눈물을 흘렸지. 그래서 강찬혁은 저 반응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뭐 그래도, 맛난 거 사주겠다는데 거절할 이유는 없다. 버섯을 먹는 강찬혁을 보며 미개하다고 여긴 것도 아니고, 강찬혁에게 도움을 주려고 했는데 말이지.
"돈까스 좋죠. 뭐든 간에, 사주는 건 잘 먹어요."
치킨, 돈까스, 회, 그 외 기타등등. 강찬혁은 뭐든 다 좋았다. 치즈돈까스도 있고, 뭐도 있고. 나쁠 수가 있으랴!
긴장이 순식간에 풀어져 깊은 한숨을 내쉬어 버리게 된다. 진짜 다행이다! 구한(주관적 이하생략) 사람이 막, 파상풍으로 죽어버리면 정말로 슬퍼 할 것이다!
"엑, 그거 호칭이었어?"
충격. 크나 큰 충격. 그러면 설마... 사실 카사양이라 부르는 게 '넌 다음 희생양이다', 라고 하는게 아니었다던가? 에이, 설마. 그나저나, 그 말은 계속 불러주겠다는 듯? 어어, 혹시 새로운 친구가 생긴 것일까?! 희망적인 생각에 기분이 저절로 둥실, 떠오른 다. 꼬리가 있다면 살랑살랑, 가속감이 더해진 느낌일테다.
"흠, 흠... 호칭이라면 음, 참아주겠지만! 그래도 양이 아니니까 기억하라고!"
나는 훨씬 더 쎄니까! 그 말에 힘이라도 더하려는 지 주먹으로 위로 향해 팡팡 처보인다. 정말 쎄다고! 오토바이 정도야 치어도 문제없다고! 방금 자다가 (기절했다가) 일어난 주제에 별로 설득감은 없지만, 그 만큼 자신감은 있어보이는 표정이다. 거기에 더해진 다림의 말에 기분이 더더욱 좋아졌는지, 고개가 빨리 끄덕여진다.
거 봐라 내가 뭐라고 했어, 돈가스 싫어하지 않는 애는 없다구 했지! 뭐가 됐던간에 일단 선배님께서 괜찮다고 하셨으니 그걸로 된거다. 신한국 사람 입맛은 잘 모르는데 경양식 가게 같은 데로 찾아가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솔직히 마도일본식 가게로 안내해드리곤 싶은데 마도일본식은 소스가 지나치게 달거나 짜기도 해서 호불호가 갈리니까 어쩔수가 없다.
이 소녀가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거 겠지! 다림의 증언(?)에 확실히 마음을 놓은 듯, 왠지 모든 근심과 굴레를 벗어던진 사람의 표정을 짓는다.
"응, 응! ...응?"
기민한 감 덕분일까? 말을 주고 받는 것은 여타 대화와 똑같은 데, 뭔가 느껴지는 기묘한 거리감의 느낌에 고개를 절로 갸웃거리게 된다. 이상하다? 그 이상한 감각을 느낀 것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눈치챈 감각을 찌뿌려진 미간으로 보여 준다. 다만, 느껴진 것이랑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라, 어째서 이런 감각을 느끼는 지는 알아내지 못한 거 같다. 카사 본인 자체가 마음의 벽이라 거리감을 둔 적이 없고, 둘 필요가 없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내고자 머리를 싸매게 되는 것이다.
"서포터구나! 힘들겠다. 그러고보니 선생님이 난 좋은 서포터가 필요하다면서 잔소리를 했는데."
흐음, 하고 소곤거리는 말을 눈 감으면서 열심히 듣는 카사. 왠지 방금 마음의 벽도 모자라 제 4의 벽을 넘은 사람의 말을 들은 거 같지만, 흠, 착각이겠지!
"그치, 그치! 음? 의외는 왜?"
정말로 이해를 못했다는 듯이 아리송하는 표정으로 다림을 바라본다. 내가 말야, 어? 이렇게 든든하게 생겼는데!
강찬혁은 에미리를 보면서 엄청난 부조화를 느꼈다. 저 고풍스러운 말소리에 엄청난 피어싱, 그 뭐라 해야지. 전학에 전학을 거쳐 마지막으로 오게 된 학교에서 본 금수저 친구를 생각나게 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입이 험하고 불의를 참지 않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천하의 깡패멋쟁이였다. 하지만 졸업식날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경호원, 그리고 호위 의뢰로 용돈벌이를 하러 나온 가디언들이 둘러싼 그의 아버지를 보면서 엄청난 위화감을 느꼈지. 그때 그 느낌이었다. 대체 이 사람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강찬혁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끌리는 대로 이끌려갔다. 그러다보니 B구역이었다. 맛있는 음식 냄새들이 솔솔 났다. 음, 버섯보다는 훨씬 낫겠군. 아무래도. 그렇게 강찬혁은 에미리가 이끄는 대로, 한 돈까스 집에 와서 앉게 되었다. 강찬혁은 돈까스, 제일 큰 사이즈로 시키고 나서, 감사를 표했다.
"고맙네요. 이 꼴을 보고... 네. 그렇게 이성적으로 반응해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거든요."
무언가 눈치챈 것 같은 카사의 모습을 잠깐 바라보다가 조금 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려 합니다. 어색함마저도 전부 녹여내어 마치 비눗방울같은 것처럼.. 나름대로 노력한 결과물이라고요? 서포터가 필요하다는 것에 그런가요? 조금 날뛰는 타입인가 봐요? 라는 가벼운 감상을 한 다음에 의외라는 말에 입가를 살짝 가리고는
"그렇지만 전 워리어 하면 갑옷을 껴입은 중갑옷 전사를 상상했는걸요." 1학년이라서 갓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그정도 착각은 봐주겠죠? 카사..? 라고 말하는 표정이 짖궂습니다. 그정도 말을 하면서 이야기를하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의뢰할 때 같이 가볼래요?" 별 생각 없이 툭 내뱉습니다. 워리어에. 서포터니까. 랜스 한 명만 영입해서 의뢰를 가는 거에요. 라는 건 분명 농담일 거에요.
이상한 위화감에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도 이렇다, 할 답이 갑자기 솟아 오를 일은 없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카사였지만, 결국에 벽에 부딫쳤는지 나름의 포기 선언을 속으로 한다. 뭐, 앞의 소녀가 저렇게 부드럽게 웃어주니까, 괜찮은게 아닐까? 약간 인조적인 느낌의 웃음이라도 의문 같은 건 씻어내리는 느낌의 미소이다. 답이야 나중에라도 알아내겠지 뭐, 하는 속 편한 생각과 함께 다림에게 마주 웃어준다.
"앗! 확실히!"
다림의 말에 깨달음을 얻은 듯 자기 자신을 흩어 본다. 편한 재질의 점프슈트와 군데군데 보이는 붕대, 별로 다림이 떠올리게 한 이미지는 아니라 저절로 울상을 짓게 된다.
"...괜찮아! 난 살가죽이 두껍거든!"
애써 합리화 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1학년이니까! 짖궂은 표정은 또 어떻게 알아챘는지, 다림을 향해 작게 혀를 삐쭉 내밀고 난다.
"!! 응!! 할래 할래!! 나 잊으면 안돼!!"
농담도 못 알아먹는 카사의 눈이 순식간에 부담스럽게 빛난다. 가볍게 내뱉은 말과 다르게 진심으로 받아드린 게 확연히 드러난다. 여기 여기, 라고 외치며 손목을 다림에게 들이미는 데, 아마 가디언 칩으로 연락처를 교환하자는 의미가 아닐까. 미래의 파티원이라는 생각에 잔뜩 들뜬 얼굴이다.
이상한 벽같은 것은 좀 더 주의해야겠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융화되는 듯한 미소란. 미소녀였다면 더 효과 좋았겠지만. 다림은 이쁘장하긴 해도 미소녀는 아니죠. 그래도 부드러운 미소는 좋은 수단입니다. 그러나. 너는 목적이 결여되어 있겠지. 그래선 오래 갈 수 없다.
"두껍다니 다행이네요." 나중에 성장하면 더 튼튼해지려나. 라고 생각하며 카사를 잠깐 바라보다가. 농담으로 한 말에 진지하게 반응하는 카사를 보며 동심같은 걸 지켜줘야 하는가. 라는 묘한 감정이 듭니다.
"아. 그러죠." 하지만, 연락처를 교환하자는 말에 순순히 이끌려 장갑을 낀 손을 내밉니다. 연락처 교환은 꽤 순순히 끝났을 겁니다. 미래의 파티원 중 하나를 구했다. 같은 거려나요? 여러 사람들과 아는 것이 좋겠죠? 그럼 깨어났고, 멀쩡하니.. 돌아갈까? 라고 생각합니다.
"지켜준다니 든든하네요." 그럼 저도 카사를 잘 보조해야겠네요. 의념을 너무 쓴다거나 그런 것이나. 전략전술이나. 그런 것들을 잘 보아야겠다고 생각하네요. 열정으로 활활 불타는 걸 눈치채긴 했지만. 나아가는 방향만 잘 잡으면 좋은 게 아니겠나요? 5레벨이라는 것으로 평범한 파티에 들어가기는 무리일지도. 하면 5레벨끼리 파티를 짜면..이라는 뒷사람의 사견은 넘어갑시다. 그리고 싱글벙글한 한편으로 침대에서 내려오는 카사를 조금 걱정스러운 눈으로 봅니다.
"타...탈출인가요?" 전혀 모르겠다는 그런 순진한 얼굴이라니! 하긴. 아프란시아 학생이 아니니만큼 모르겠지만 그러니 카사에 어울려 탈출하겠다고 하는 건.. 확실히 있을 법해.
"그러면.. 탈출하죠...!" 열심히 도울게요. 하지만 언젠가 마주친다면 또 잔소리를 듣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