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되어라. 그 말이 얼마나 잔혹한 단어인지 아직 여기 대부분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선 우리는 수많은 고통과, 위협과, 희생을 감수하고 일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그 일어나는 것을 할 수 없어 쓰러진 채, 눈을 감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것을 다림은 보았지만, 이미 돌아선 사람을 부르기는 그렇지요? 라는 생각을 하며 고전 아케이드 게임 쪽으로 향하려 합니다. 보글보글이나 테트리스. 음. 다림주도 해본 적 있는 무언가로군요. 다림도 흥미는 있는지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해본 적 있었을지도 모르는 것을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아. 이건 동네 잡화점에 있던 것 같네요." 무척 삥끄삥끄한 어린이 대상의 미니게임이 있는 게임기를 가리키며 말합니다. 그 외에는 펭귄 나오는 게임이나. 격투게임 같은 거는 가끔 본 적 있다에 가까울 거에요.
"간단하게 해볼까요.." 간단하게 하는 것은 괜찮을 것 같았으므로, 다림은 게임에 가져온 코인을 넣고 앉았습니다. 으음.. 하는 방법을 유심히 보며 열심히 하려 할까요? 적당히 하는 느낌이려나? 그런 방식으론 스코어링은 무리겠지만요.
"예전에 한번쯤 해봤거나. 구경이나마 해본 것이니까.. 어쩐지 익숙한 것 같고.." 조금은 편한 기분이에요. 라고 말하며 기판을 톡톡 건드려봅니다. 잡화점이나 식당의 어린이 전용에 저런 게 있으면 항상 구경만 했던가.
"확실히 그렇죠." 번쩍번쩍한 것에 밀어넣거나 건슈팅을 하라고 하면서 사람들에게 눈에 띄면 조금.. 그런 걸요. 라는 말을 난처한 듯한 표정으로 하고는 느긋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긴박한 감이 있는 게임을 플레이하다니. 표정이 언밸런스해. 그것은 덮어쓴 것이기 때문이었을까?
"어찌저찌 해오기는 했는데.. 저는 순위권에도 못 들었네요.." 쩝. 이라는 혀차는 소리를 살짝 내며 마무리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구경정도만 했는데 이정도라면 생각보다 잘 하는 것일지도?(당연하지만, 적재적소에 나오는 아이템 등이 큰 도움이 되었다)
카사는 기분이 좋았다. 정말 좋았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산 속에 돌아가 있었다! 분명 마지막으로 가디언 아카데미에서 잠들었는데, 납치 당한거 치고는 너무나도 자연스런 느낌에 걍 신경 쓰지 않는다! 그것도 지금 카사의 늑대무리랑 놀고 있었기에! 새끼늑대들이랑 놀아주고, 다른 늑대랑 나무주위를 빙글빙글 도며 술래잡기도 하고! 지나가는 어리석은 닝겐에게 펀치도 먹이고! 뭔가 장면이 휙휙 지나가는 느낌인데 하여튼 그렇게 되었다! 그렇게 되고 있었던데...
"?"
뭔가 이상하다. 첫째. 주변이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수많은 생물들이 사는 보금자리인 숲속인 만큼 항시 시끄러운 곳이었는데, 왠지 지금은 새소리, 벌레소리 하나 안 들린다. 둘째. 세상이 어둑어둑하게 바뀌고 있다. 밤눈이 밝은지라 어느정도 어두워지는 것은 감당할수 있는 데, 해가 지는 속도정도가 아니게 빠르게 어두워지고 있었다. 동그란 눈이 슬슬 공포에 절여진다. 그리고 셋째.
왠지 소름돋는 느낌에 뒷걸음질을 하는데... 땅. 발꿈치가 뭔가 차가운 것에 부딫쳤다! 깜작 놀라 한 뼘 정도 튀어올랐는데, 뒤를 보니 그냥 철장에 부딫인 것 뿐이었다. 카사는 안도감에 몸이 풀어지며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응? 철장?
텅.텅.텅.
그의 뒷 쪽. 바로 반댓편. 조용한 공간에서 누군가가 철창을 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텅.텅.텅.
카사는. 카사는. 돌아보기 싫었다. 하지만 돌아봐야 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듯, 고개가 천천히 돌아간다.
흉흉히 빛나는 눈. 고고히 뻗어있는 뿔. 감히 나를 그렇게 잡아먹다니, 원한을 표하는 표정. 히끅, 카사는 딸꾹질을 한다. 그리고...
"흐헝허엏허엏어ㅓㅎ어ㅓㅎㅇ"
달린다! 카사는 달린다! 온 힘을 다해, 온 의념을 다해 달린다! 하지만 그녀의 자랑스런 속도가 전혀 나지 않았다! 아무리 달리고 달려도 조금밖에 앞으로 가지 못하는 동안 뒤의 사슴뱀혼령은 빠르게 다가왔다!
아무리 달려도, 달려도, 빠져나갈수 없다. 실체도 없어 공격할수 없다. 카사는 나약했다! 잡아 먹힌다! 사냥 당하는 공포, 유전자 깊이 각인되어버린 그 공포! 원초적인, 기본적인! 이제는 벗어났으리라 생각한 - 공포!
그 모든 것을 비웃듯이. 카사의 앞을 가로막는 철장. 뒤로 부터 드리워지는 그림자.
"누구..를....기다리는거야?"
수많이 생각없이 잡아먹은, 파충류 특유의 눈이 어둠 속에서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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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깽...깨깽....끄응....."
밖의 시점. 카사의 방. 이불이 수없이 놓아진 둥지, 아니면 굴에 더 가까운 침대위의 카사. 땀을 분수마냥 뻘뻘 쏟아대며 낑낑거리고 있다. 강아지가 무릇 꿈에서 달릴때처럼, 필살적으로 달리듯이 허우적거리는 팔다리. 미간은 좁힐대로 좁혀있고 눈가에선 눈물이 폭포수마냥 쏟아져간다. 이따금식 '잡아먹어서 미안해요...' '먹지 말아주세요..' '나 맛없어요..'하는 잠꼬대.
나이젤 그람: 273 식사량은 어느정도? 나이젤: 고생한 다음엔 많이 먹는 편이에요. 힘을 쓴 만큼 보충해야 하니까요. (평소의 식사량도 일반인에 비하면 충분히 많다)
263 운이 좋은 편 인가요? 나이젤: 글쎄요? 평균적으로 보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 같은데요. 가끔은 운이 좋고, 가끔은 나쁘니.
091 물건정리는 어떤 식으로 하는 편? 나이젤: 안 하는데요. 쓰는 물건만 놔두고 쓴 다음 제자리에 갖다놓으면 되잖아요? (깔끔하게 정리하거나 인테리어를 하기보단 실용성과 편리함 위주의 정리법. 자주 쓰는 물건은 손이 닿는 곳에 놓고, 나머지 물건은 불편하지 않는 곳에 놓는다. 물건이 많지 않으면 이 정도로 괜찮을 텐데 나이젤의 방엔 물건이 많아서 난잡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