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찬혁 일상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1. 청월고 매점 이용하자고 담 타넘다가 호노키(現 호마레)랑 마주쳐서 엄청난 오해를 함 2. 탈주하다가 부러진 다리를 청월고 현수막을 이용해 고정(즉 현수막 파손) 3. 에릭의 힐건이 아닌 실탄 권총에 맞을 뻔함 4. 오크랑 싸우고 나서 온몸이 붕대에 칭칭 감긴 상태로 매점으로 걸어감 5. 제노시아 매점에 다친 몸 이끌고 가서 빵 산거까지는 좋았는데 운명의 장난으로 병원 들어가기 직전에 최악화 디버프 걸리고 떨어지는 간판에 깔림 6. 오크랑 갓 싸워서 박살난 몸으로 나이젤과 만남
이 가게가 많이 알려지지 않고 나만 알고 싶을 만큼 연어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세상에 어떻게 섬이어서 그렇다지만 이렇게 부드러운 연어가 덮밥으로도 회로도 나올수가 있는지! 덮밥을 다시 한 입 담으며 세상 황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맛에 웨이팅 없이 연어를 맛볼 수 있다니 정말이지 최고의 일식집이다! 물론 가격은 일반 학생들은 접하기 좀 어렵긴 하지만 아무튼 환상적이다! 일단 내가 낼 수 있는 가격이면 된거다!
“정말이지… 공감하지 않을수가 없사와요! 세상에 이렇게 부드러운 연어는 처음이와요!! “
왜 이 가게 주인장은 마도일본에 가게를 내지 않은 것일까!!! 만약에 냈다면 진작에 가서 그 집의 단골이 됐을 것이다!! 17년 살면서 생전 먹어보지 못한 맛에 나는 속으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얼마나 감동적이냐면 돈이 충분했다면 당장에라도 이 가게를 사고싶을 정도이니 말은 다 한 셈이다. 대단하지 않냐는 말에 고민않고 고개를 두번 끄덕였다. 망설일 것도 없다!
“원래 말이죠~ 저는 마카롱으로 글을 올릴 생각이었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연어로 바꾸길 정말 잘 했단 생각이 들어요~! 바다양께서 좋아하시는 듯 싶어 마음이 놓이와요, 에미리의 선택은 틀리지 않은 모양이와요🎵”
만족했다는 듯 웃음을 흘리며 다시 덮밥을 한 술 떠 입에 담았다. 이 적당한 와사비! 적당한 숙주! 거기에 적절한 펩○ 캔에 환상적인 연어까지! 이 가게 셰프님은 뭘 좀 아시는 분이시군요! 에미리는 감동했사와요…! 이 집의 단골이 될것이와요!!
"후후🎵 다음에 온다면 꼭 다른 메뉴도 하나씩 먹어보고 싶어지네요. 나중에 시간 되면 저는 꼭 또 여기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
강찬혁은 넓디넓은 전투강평시설에 들어왔다. 수십개의 홀로그램들이 켜져 있었는데, 가디언과 게이트 너머의 존재들이 싸우고 있었다. 수많은 학생들이 그것을 구경하면서 '저기는 저러면 안 되는데' '야, 그거 좋았다'하면서 평가하고 있었다. 여기서는 가디언 학생들이 게이트 너머의 존재와 싸운 기억과 기록에 기반해 홀로그램을 만들어서, 자신의 전투를 분석할 기회를 주는 시설이었다. 실전 경험은 단순히 많이 싸운다고 얻는 것이 아니라, 지난 전투에서는 어떤 것이 잘못되었는지, 어떤 것을 고쳐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얻을 수 있다는 결론에 따라 만들어진 시설이었다.
"....."
강찬혁은 어떤 홀로그램을 보았다. 피의 의념을 사용하는 졸업 예정자가 팔다리가 멀쩡한 오크를 손짓 몇번만으로 피를 쭉 빨아들여서 죽여버리거나, 마녀 고깔모자를 쓴 학생이 괴물들을 본 것만으로도 영혼을 흡수해 깨버리는 것을 보면 소름이 돋았다. 나도 나중에 저렇게 강해져야지, 강찬혁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를 이용하면서 자기 말고 다른 사람 한명이 강평을 해줘야 한다는데, 누가 좋으려나...
"윽!"
강찬혁은 고민하다가, 앞에서 오던 누군가와 부딪쳤다. 강찬혁은 자기가 누구랑 부딪쳤는지 확인하자마자 바로 사과했다.
게이트가 열리고 혼란스러웠던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강해져야만 했습니다. 강해진다는 개념에는 물론 의념을 각성한다는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게이트의 존재들에게 익숙해져야만 했습니다. 안해찬은 게이트 사건 당시 이제 갓 사회에 나서기 시작한 부검의였습니다. 갓 꿈을 가지고 출근하였던 날, 게이트의 문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그 뒤는 살아남기 위한 연속이었습니다. 부상자들을 의료 지식으로 치료하면서도 때때로 죽은 몬스터들의 시체를 연구하기도 하던 그는 대형 게이트의 보스의 시체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의념을 각성하였습니다. '해체'. 의념을 통해 갖가지 몬스터들의 약점을 알아내어 그는 전세계에 자신의 지식들을 풀어내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적에게도 위험을 감수하며 전투를 해야만 했던 의념 각성자들은 강적을 상대하는 것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의념 각성자의 생존률을 증가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면을 보면 그는 서포터 포지션을 맡고 있을 것만 같지만, 놀랍게도 현역 시절 그의 포지션은 랜스였습니다. 한 자루 메스를 들고 적의 약점을 후벼파며 아군의 창이 되었던 그를 아는 가디언들은 '헤체자'라는 이름 대신 '약점 포식자'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물론 지금은 학생들에게 너그러운 선생님이자 가디언시절 가장 친절할 것 같은 선배의 이름을 꼽으라면 세 손가락 안에 들긴 하지만, 전시 시절의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런 학생들의 모습에 껄껄 웃음을 짓곤 합니다.
비록 비전투원은 올 필요가 없는 곳이지만 아직 난 이 학교의 구조를 100% 외우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곳에 이런 데도 있구나 하고 알아보기 위해 어느 건물로 들어섰다. 전투강평시설이랬던가? 듣기로는 홀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전투 패턴과 장단점을 분석할 수 있는 곳이더랬다. 들어가자마자 보기만 해도 섬뜩한 홀로그램들이 여기저기에 켜져 있는게 눈에 띄었다. 나와는 상관 없는 모습들이지만 그래도 꽤나 흥미로운 시설이었다. 소위 말하는 모의 전투를 할 수 있는 곳이 아닌가? 비전투원이 아닌 워리어나 랜스 쪽 분들이 정말 자주 오실 곳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며 잠시 넋을 놓고 홀로그램을 보며 걷던 도중, 바로 앞을 보지 못하고 그만 이쪽으로 걸어오시는 분과 부딪히고 말았다.
“아이쿠! “
아이구 어때야 아이구 어깨야! 부딪히며 받은 충격만으로 알수 있었다. 이 사람 분명 워리어다…! 절대로 워리어다! 절대로 불화를 만들어선 안된다 하는 생각에 사과를 드리려던 차, 예상외로 먼저 숙여오는 모습에 고개를 갸웃이게 되었다. 어? 이게……무슨? 일인지?
“으응~? 그, 저, 이름모를 도련님?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저는 괜찮사와요~? “
오른손을 들어 턱을 살짝 괴며 일단 괜찮다고 말해드렸다. 하지만 말해드리면서도 조금 찝찝하긴 하다…저 정도로 험상궂은 인상이신 분이 먼저 사과해 주시다니 혹시 내가 너무 날티가 많이 나보인 게 아닐까? 아아~ 에미리는 정말로 슬프답니다~! 분해요! 이 정도로 최대한 줄였는데 어째서~!! 이 학교 와서는 피어싱도 정말 많이 줄인 편이라구요!!!
강찬혁은 그렇게 말하다가 이대로 가다가는 밑도 끝도 없을 거 같아서 관두기로 했다. 상대방은... 말 그대로 "아가씨"였다. 백몇십년 전 일본에서 태어났다면 전쟁 전 일본제국의 우아한 아가씨였을 것이고, 몇백년 전 유럽에서 태어났더라면 귀한 아가씨였을 것이다. 말투부터 그랬다. ~사와요라... 이런 말투를 쓰는 사람은 현실에서 본 게 처음이었다. 그렇다ㅡ 강찬혁에게 있어 눈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구시대 귀족의 화신이었으니. 강찬혁은 변상에 관한 이야기까지 미리 끝내놓고, 연락처를 위해 팔을 내밀었다. 딱히 번호를 따려는 것은 아니고, 순수하게 세탁비 변상을 위해서였다.
"만약 입으신 옷이 제 비천한 몸뚱아리로 인해 더러워졌을 경우를 대비해 돈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만약 돈이 부족하다면 제 신장 한쪽을 떼서라도 드릴 테니 그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강찬혁은 알고 있었다. 예전에 삼봉캐피탈에서 일할 때, 사장은 이런 사람들한테 무조건 숙여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 사장과는 아주 나쁜 관계로 끝났지만, 이건 틀린 말이 아니었다. 강찬혁은 그렇게 관련 문제들을 정리하고 나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