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때는..무엇을 해야할까. 타다는 휴식을 취할때도 그저 가만히 있는게 항상 무언가를 하고있어야, 시간을 낭비하지않는다고 생각한다. 그저 무의미하게 보내는걸 원하지않으나까. 우선...부원들과 이야기를 건네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신입 부원이 인사도 하지않고 멀뚱히 활동만 하는 것도 좋게 보이진 않을거라 생각하니까, 말하지만 타다는 단지 친구를 사귀는데 익숙하지않을 뿐이지, 사람과의 대화를 기피하는 것은 아니다. 동아리 부원과 대화를 하는 것, '필요하다'고 생각되니까다.
두 사람이 걷는 소리가 난다. 중간중간 다른 사람들과는 스쳐 지나가며 안내를 계속한다. 중간까지라곤 했지만, 그냥 입구까지 데려가 주는 게 맞겠지 하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계속해서 옮겼다. ..사실, 대화를 이어나가는 건 심심해서도 있지만 말이 이어지면 서로를 잊어버릴 일이 없기도 하니까. 눈을 떼었다가 사라지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다. ..길치 중에서는 특-히.
>>800 상황제시를 캡틴에게 부탁해도 캡틴은 어디까지나 상황에 어울리는 경우에만 제시를 해줄 수 잇다! 하지만 이번만은 도와주지!
타다의 수련이 끝나자 한 부원이 타다를 향해 다가옵니다. 가늘게 보이는 실눈이 인상적인 남학생입니다.
" 안녕. 수련 열심히구나. "
>>801 " 앗.. 네네! 저도 이번에 새로 들어왔어요. 그런데.. 길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
그녀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잠깐 걷고 나니 기숙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 저.. 저기. "
장셴은 소우를 바라보며 손을 내밉니다.
" 가디언 칩. 등록하지 않으실래요? "
>>803 에반은 천천히 에릭을 바라봅니다. 두 눈동자가 잠시동안 에릭의 눈을 꿰뚫리는 느낌은 결코 좋지 않습니다. 에릭 하르트만이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 살피는 것 같습니다. 잠시의 판단이 끝나고 에반은 천천히 눈을 감습니다. 그 눈에는 어떤 것을 회상하는 것만 같습니다.
" 과거 브라질이 멸망할 뻔 했었던 게이트가 있었습니다. 게이트 혼란기에 나타났던 초대형 게이트로 전쟁형의 게이트였지요. 당시 저를 포함해 제 제자들 수 명이 나서 겨우 게이트를 닫을 수 있었지만 그것은 게이트를 닫은 것일 뿐. 게이트의 주인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
에반은 고개를 숙입니다.
" 먼저 사과드리겠습니다. 후보생은 붉은 피의 바다의 여왕에게 현혹된 것이 아니란 사실은 확실히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제가 알려드릴 수 있는 것은 그 존재가 어떤 녀석인지.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정도가 되겠군요. "
그는 천천히 눈을 뜨며 손을 뻗습니다. 에반의 손으로부터 무언가 흐릿한 안개가 흘러나와 에릭의 전신으로 스며듭니다. .. 그리고 에릭은 볼 수 있었습니다.
키기기기기기긱. 세상이 베어지고 있습니다. 말 뿐이 아니라, 실제로 세상에는 수없는 상처가 생겨났습니다. 보고 있는 것은 에릭이지만, 휘두르는 것은 에반입니다. 에릭이 감탄하기도 전에. 무너진 세상 속으로 수없는 피의 손들이 솟아나 에릭에게 달려듭니다.
" 스승님! "
에반을 부르는 사람들은 스승을 걱정하지만, 에반은 가만히 서서 아론다이트에 의념을 집중합니다.
내가 베고자 한다면 그것은 무엇이라도 베어낼 수 있으니.
의념기
나는 지금, 나에게 오는 모든 공격을 베어내고자 하노라.
단로斷路
수천, 수만이라 표현해도 모자람 없을 손들은 에반이 검을 가볍게 휘두르는 것으로 사라집니다. 그것을 검사가 아닌 에릭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에반의 몸이기 때문인지 에릭은 지금 혼란 그 자체나 다름 없습니다. 의념을 운용하는 방법, 의념을 사용하는 방식, 의념을 대하는 방법. 그 모든 것들이 에릭이 사용하는 방식과는 천지차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아닙니다. 슬프게도 에릭에게는 이것을 이해할 재능은 없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도중에도 세상은 급변합니다. 거대한 피의 거인이 쓰러지고, 붉은 바다 위로 연분홍빛 양산을 든 사람의 형상이 내려옵니다. 그 나근한 행동에도 게이트 전체가 요동치고, 에반 역시 의념을 끌어올려 아론다이트의 검강이 더욱 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어머나. 많은 자기들이 찾아왔네요? "
붉은, 요염한 입술이 열리고,
" 그런데 어쩌지. 난 지금 누군갈 사랑할 마음은 없는데? "
세상은 붉은 피로 뒤엎이기 시작합니다.
" 그러니까 '자기들'. 부디 일찍 죽어서 날 실망시키지 말아주세요? "
그 붉은 입술이 자연스럽게 죽음을 고한 뒤에. 몇 개의 장면이 지나가고 에릭은 정신을 차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