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단 강찬혁은 반피 이상 남겨서 나가기는 틀린 것 같다. 2. 두 가지 가능성이 있음 2.1. 광폭화가 일시적으로 지속되다가 끝나는 경우 이 경우는 그나마 희망적. 광폭화가 끝날 때까지 글레이브의 날에 베이지 않게 글레이브 장대의 사정거리 안에서 견디다가 광폭화 꺼지면 다시 딜 시작 2.2. 광폭화가 최종 페이즈라서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안 끝나는 경우 강찬혁 의념기 자동 발동될 준비를 해야 할듯. 즉 피가 20% 밑으로 떨어질 것 같다는 이야기. 광폭화로 스테이터스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모르겠지만 힘이나 신속 등의 스테이터스에 큰 보너스가 주어질 것이고, 정직하게 힘싸움 하려고 들다가는 한 손으로 찢겨나갈 것임. 강찬혁이 불리한 부분으로 싸우지 말고, 유리한 부분으로 싸워야 함. 3.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3.1. 실명 벽으로 돌진해서 강찬혁을 깔아뭉개는 방법을 제외하면, 오크가 반격할 방법이 전혀 없는 팔이 잘려나간 부분, 등 뒤 같은 부분에 달라붙어서, 어떻게든 눈을 공격해서 실명을 유도. 광폭화 때문에 이성이 날아간 상태+시야 완전차단이라는 디버프가 붙으면 자기 행동을 통제할 수 없을 것임 3.2. 등 뒤로 붙어서 머리를 방망이 자루 부분으로 마구 내리찍기 크게 휘두르는 것에 비해 타격력은 약하지만, 두개골을 빻는 정도의 타격은 가능할 것임. 결정적으로, 오크가 이거에 대응하려면 뒤로 누워버리거나 뒤로 달려서 강찬혁을 깔아뭉개는 방법밖에 없음. 남아있는 한쪽 팔로 강찬혁을 떼어내려 할 수도 있겠지만 뒤에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은 사람을 떼어내기는 힘들고, 때리려 해도 신체구조상 뒤에 붙은 누군가를 때리는게 쉬운게 아님. 오크가 강찬혁을 제압하려고 뒤로 넘어져도, 강찬혁의 상체만 바깥으로 빠져나와있다면 계속 내리찍을 수도 있고, 오히려 충격만 견뎌낼 수 있다면 오크가 강찬혁을 떼어내기 위해 자기 체중+강찬혁의 힘을 자기 팔 하나로 이겨야 하기 때문에 더 쉬울수도 있음. 3.3. 글레이브 끝부분에 달라붙기 아무리 오크가 힘이 강하다 해도 사용하는 무기가 강찬혁만큼 무겁지는 않을 것임. 무겁더라도, 강찬혁의 체중은 글레이브의 무게중심을 크게 바꿔버리기에는 충분할 것. 게다가, 강찬혁이 장대가 아니라 글레이브 날에 붙었다면? 같은 무게의 글레이브라도 훨씬 들기 힘들어질 것임.(초등학교 때 체중이 무거운 친구와 시소를 타보면서 자리를 바꿔보면 바로 알게 되는 문제.) 강찬혁이 팔에 달라붙었을 때는 얼마든지 휘두를 수 있었겠지만, 글레이브 끝에 달라붙으면 글레이브 사용을 거의 봉쇄할 수 있을 것이고, 이 경우 오크가 강찬혁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글레이브를 버려야 할 것임.(이성이 있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오크는 현재 광폭화 상태.) 강찬혁은 일시적으로 오크의 글레이브를 무장해제할 수 있고, 팔이 없는 쪽을 공격해 즉각적인 반격을 차단하거나, 눈이 없는 쪽으로 계속 돌아가서 공격하면서 시각 정보를 주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음. 오크가 다시 글레이브를 잡으면? 그럼 글레이브 끝에 또 붙어야지.
“그야~ 에미리가 아는 고등부 분들 중 이정도로 콜라를 아주 좋아하시는 분은 지훈군 뿐이와요~? “
초등부에서도 중등부에서도 탄산음료 챙겨다니는 사람은 여럿 봤지만 이정도로 탄산을 달고 사는 사람은 손에 꼽았다.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취향의 문제라고 봐야한다. 엄격한 환경에서도 탄산을 마실 사람은 챙겨 마신다. 한정할 필요도 없지만 굳이 이 섬으로 한정한다면 제가 아는 사람 중엔 지훈군이 유일할 거라고 에미리는 생각했다.
“그런 느낌이지요~? 마시면 노곤한 게 싹 풀리는 기분이고! 고민거리들이 저 아래로 떠내려가는 기분이라 설명하면 조금 이해가 되시련지요? “
키득거리며 고개를 옆으로 까딱이며 답하다, 에미리는 옆에 내려둔 백을 열어 파우치를 잠시 뒤지다가 조그만 회색 손거울을 꺼냈다. 손때가 전혀 타지 않아 완벽한 새것처럼 보인다. 진짜 딱 화장 고치고 오지 않아도 되나만 확인할 생각이었다. 살짝 테이블 위로 올려 손거울을 들여다 본 뒤, 에미리는 조용히 입꼬리를 올리며 도로 파우치에 집어넣었다. 좋아요🎵문제 없음! 블러셔도 립도 이정도면 수정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으응? 별말씀을요~? 에미리는 오늘의 할 일을 했을 뿐이랍니다~🎵저는 제 위치에 맞게 움직였을 뿐이와요~? 에미리는 분수를 잘 아는 아이니까요, 어떤 때에 바로 치료해 드려야 할지 정도는 잘 알고 있사와요 🎶 심각해지기 전에 바로 치료드린 거 같아 다행이와요~ “
백을 도로 닫고 내려놓고는 새삼 기쁘다는 듯 대답하며 옆머리를 빙빙 돌리며 말을 이었다. 크로와상이 크로와상을 빙빙 돌리고 있다!
“그래도 오늘 게이트는 좀 많이 힘들지 않으셨사와요~? 검귀씨, 좀 많이 진심으로 검을 쓰셔서… 솔직히 지훈군 아니셨으면 이번 게이트는 해결하기 힘들었을 거여요. 오늘 정말 고생하셨사와요 지훈군. “
빙긋 웃으며 감사를 표하곤 카페 안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에미리였다. 음료는 언제 오려나요~ 곧 오려나요~?
// 학교 부르는 명칭이 좀 다른 이유는 각성 전엔 에스컬레이터 학교 다녔어서 그래요 ( ´ ▽ ` ) 초중고통합…
에미리의 말에 약하게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이었을까. 자신이 많이 먹는다는 자각은 있었지만 그래도 이정도일 줄은. 객관적인 시선에서 보면 그렇구나 으음... 정말 잠깐이지만 콜라를 줄여야 하나- 까지 생각하던 지훈은, 그래도 그것만큼은 못 한다고 생각하며 혼자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네. 고민이나 걱정같은 걸 잠시 내려놓게 만들어주는 느낌.. 단지 좋아하는 걸 마실 뿐인데 이런 기분이 든다는 거, 가끔은 신기해. "
솔직하게 감상을 말하고는 에미리가 무엇을 하는지 조금 호기심이 드는지 그녀를 살짝살짝 쳐다본다. 거울을 보고있네... 왜 보는 건진 잘 모르겠지만...
" ...분수? "
잠시 고개를 갸웃거린다. '분수를 잘 아는 아이' 라는 표현이... 살짝 어색했을까. 보통 분수라는 표현을 자신에게 쓰진 않았으니까.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어색한 기분이 조금 들었지.
" 응.. 그래도 어떤 때 치료해야 할지를 잘 안다는 점만으로도 에미리는 좋은 힐러라고 생각하니까. 좋은 힐러를 데려갔어서 다행이야. "
기쁘다는 듯 대답하는 모습을 보자 자신도 따라서 기뻐졌는지 입꼬리가 약간이지만 올라간다. 동시에 에미리가 자신의 옆머리를 만지자 시선이 그녀의 옆머리 쪽으로 향하더니, 신기하다는 눈치를 보였던가. 조금은 만지고 싶어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기색은 굳이 내비치지 않고 억눌렀다.
" 따지고보면 내가 해야 할 의뢰였으니까. 나는 그냥 날 위해서 검을 휘둘렀던 것 뿐이야. 힘들긴 했지만 고생했다는 말은 에미리랑 나이젤에게 돌려주고 싶네. "
마침 음료와 함께 주문했던 음식들이 나오자, 지훈은 빠르게 콜라를 집어들고는 마시려고 한다. 마실 것처럼 하다가 잠시 멈칫하더니, 에미리에게 잔을 내밀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