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 바다는 의뢰 장소로 이동합니다! 의뢰 장소에는 약 70cm쯤 되어보이는 너구리 여러마리가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 앗. 사람이 왔구리. "
밀짚모자를 쓴 너구리 한 마리가 바다에게 다가옵니다.
" 반갑구리. 내가 데구리다구리. 의뢰를 도와주러 왔구리? "
>>190 똑, 똑 노크를 합니다.
우당탕탕탕탕타탕
엄청난 소리가 납니다.
" 드, 들어오세요! "
>>198 하루는 의뢰를 위해 이동합니다. 의뢰 장소에서 가디언 칩을 통해 의뢰를 증명하고 안내인의 이끎을 따라 움직이자, 침대에 누운 채 고통을 호소중인 사람을 발견합니다. 가벼운 지식으로 확인한 결과 복부 출혈, 호흡기관 쪽 호흡 문제, 초점이 고정되지 않음. 정도가 발견됩니다.
이곳은 수많은 가디언들의 무덤이 있는 곳입니다. 본국에 남길 거부했던 사람들.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사람들. 또는 게이트에서 죽어 시체조차 남지 못했던 사람들에 대한 무덤입니다. 거대한 하나의 묘비에는 수십, 수백, 수천개가 넘는 이름들이 적혀있습니다. 각 이름들은 에릭이 모르는 이름부터 시작하여 에릭이 아는 이름들도 몇몇개 보입니다. 이유는 모르지만 이 추모 공간에는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엄청 춥진 않습니다. 단지 천천히 내린 눈들이 아련하게 묘비 위에 쌓이고 있을 뿐입니다. 수많은, 감정들을 담은 채로요.
저 먼 곳에는 누군가가 먼저 도착한 채 꽃을 놓고 있습니다. 하얀 국화를 놓으며 잠시 고개를 숙여 추모를 마칩니다.
" 저, 저거.. "
하나미치야의 눈이 동그랗게 떠집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알아본 에릭의 눈도 덩달아 커지고 맙니다.
그의 모습은 정갈합니다. 쉽게 알아본다면 오히려 평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얼굴에는 지긋한 주름들로 인해 나이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풍기는 분위기는 지극히 평범했지만 그 주위로 아무런 안전 범위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이 이상하리만치 기괴합니다. 손부터 시작하여 살짝 드러난 목을 통해 온 전신에 느껴지는 흉터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무게를 증명합니다. 거기에 더해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은 현재 독일의 국보 중 하나로 정해져있는 바이올렛 코스트인 아론다이트입니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말을 꺼냅니다.
" 늦어서 미안합니다. 너무나도.. 늦어서 미안할 뿐입니다. "
그 위에는 천천히, 눈이 한송이, 한송이 떨어져 쌓여가고 있습니다. 꽃을 뒤덮고, 추모하는 남자의 어깨에 소복히 쌓이는 것은 마치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다고 하는 것만 같습니다. 그는 추모를 마치고 고개를 들어 에릭과 하나미치야를 바라봅니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묵례를 몰린 그는 천천히 다가옵니다.
에릭의 몸이 강력한 의념의 영향을 받습니다. 일시적으로 검과 관련된 기술을 수련하는 경우 높은 숙련도 보너스를 얻을 수 있습니다.
" 반갑습니다. 가디언 후보생 여러분. 이런 추모공간에는 어쩐 일로 오셨는지. 물어도 괜찮을지요? "
탁탁, 가벼운 발소리를 내며 소우가 움직였다. 그리고 따라오라는 듯 방긋 웃었다. 길을 외우고 있었으니 아마 잃을 일은 없을 거였다. 소우가 살던 뒷골목은 오래되고, 이것저것 덧칠된 더러운 그림같은 곳이라 길을 외우지 못하면 잃어버리기 십상이었다. 소우가 길을 퍽 잘 외우는 건 그 덕이었다.
조용히 사뿐거리며 내리는 눈송이가 어깨에 내려앉는다. 신기하게도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졌다. 비석에는 수 많은 이름이 적혀있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은 내가 아는 이름도, 모르는 이름도 있었다. 이 비석에 조차 이름이 적히지 않은 사람이 있겠지.
신기하게도, 평범한 학원의 생활을 보내던 와중에 이곳에 오니. 가슴 한켠에 묵직한 쇠가 내려앉은 것 처럼. 죽음의 무게가 새삼 느껴졌다. 이 비석에 적힌 이름의 수 만큼 많은 죽음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세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 ... 나도 이 비석에 적힐 수 있을까?
그 때, 나와 하나미치야 보다도 먼저 온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알고있다. 모를 수가 없다. 어렸을 때 질리도록 들었으니까, 수 없이 많이 들었지만, 들을 때 마다 새로웠었다. 자기전에 원장님에게 또 들려주라고 징징거렸던 적이 있었다. 그런 영웅담을 듣고 나는 가디언을 꿈꿨다. 검성 에반 보르도쵸프. . 전설이었다. 롤모델이었다. 지금와서 따지자면..자신은 그를 롤모델로 여겼다는게 부끄러울 정도로 한심하지만..그래도 그의 영웅담을 듣고 가디언을 꿈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