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4 한 순간에, 엔마의 기색이 바뀐다. 학생을 바라보는 자상함이 아닌 몬스터를 상대하기위해서 준비하는 눈빛. 가디언이란 무엇인가, 재해인 게이트 너머에서 오는 존재가 인류에게 해를 끼치지못하도록 막고 최종적으로 게이트를 닫을 수 있는 존재다. 자신이 의념을 각성하기전부터 TV에서나 인터넷에서나 지나가면서도 지겹도록 듣는 것이 '가디언'이지만 실상은 어떤 직업보다 목숨이 위험하였다. ...하지만, 더 이상 고민할 시간은 없었다. 어떠한 종목에서도 잘할 수 있는 것은 없었고, 마지막으로 손에 닿는 것이 '가디언'이었을 뿐.
청월고교는 무엇보다 실전에 강한, 제대로 된 가디언이 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낸다. 그렇지 못한 존재는 가디언이 되지못한다. 그렇기에 나는 전처럼 떨어지지않기위해서 노력해야겠지. 노력? 노력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노력을 한 성과가 어느정도인지를 볼 뿐이지 과정은 아무도 신경쓰지않는다. 이번에야말로 해내야한다 이건 증명이다. 나라도 가디언이 될 수 있다는,
"가혹하네요."
가혹하다. 선별이라는 단어에서부터, 호노키는 익숙함을 느꼈다. 경쟁,순위,합격,선별,불합격. 자기에게는 누구보다 진저리가 날 정도로 보고 들었던 것이니까.
입부하러 왔냐는 물음에 반사적으로 대답이 튀어나왔습니다. 분위기에 압도된 탓에 눈앞이 흐려 말을 걸어온 사람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지만 여태 삼대 일만을 외쳐대던 무서운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만은 똑똑히 알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목소리마저 예뻤습니다. 괴물들 사이에서 이런 사람이 튀어나오다니, 너무 긴장해서 헛것이라도 보이는 걸까요. 순무는 어리둥절해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되물었습니다.
"여기가 육체 단련부 맞나요...?"
그리고 머뭇거리며 자기소개를 시작합니다. 이내 허리를 구십 도로 숙여서 공손하게 배꼽인사를 합니다.
강찬혁은 또 다시 어음...을 말하고 말았다. 아무래도 이곳에 있다가는 이론 때문에 뇌가 터질 것 같다. 그의 영성은 B로 어지간한 가디언보다 약간 못한 수준이지만, 학교는 불량학생들의 부족한 밤잠을 채워주는 국가가 제공하는 훌륭한 호텔이라는 신념에 따라 수학시간만 되면 맨 뒷자리에서 취침했기에 영 젬병이었다. 강찬혁은 헛기침을 하고 대답했다.
"예에. 계속 먹고 자고 싸고 하면서 잉여인처럼 사는 것도 아니다 싶어서요." # "3학년은 동아리에 받기 좀 그렇나요?"
" 괜찮습니다. 오늘 온 것은 후배들을 만나러 온 것도 있었거든요. 어떻게 기회가 닿아 하루 후배님을 만나게 되었으니. 기쁠 따름입니다. "
표정에서 보이는 분위기가 꽤 만족한 것 같은 분위기가 보이네요.
" 아님 후배님께서는 제게 궁금한 것이 있으십니까? 가령.. 기술이라던지요? 후배님도 저와 같은 서포터로 보여서 말입니다. "
>>785 지훈은 허리품에 찼던 오니쟌슈를 빼어들었습니다. 키이이이잉 - 귀신들이 스산스런 목소리로, 고통에 절여 울고. 끼아아아아아아 ----- 귀신들의 목소리가 지훈의 정신을 흔듭니다. 하지만 지훈은 지금 아무론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의념을 불어넣고, 베겠다는 의지를 불어넣습니다. 검은 불만족스러운 듯, 검명을 토해내지만 지훈의 의지에 따라 그 흐릿한 검신을 드러냅니다. 툭, 한 발을 내딛고. 의념으로 강화된 전신이 한 발, 그리고 미끄러진 뒤에. 신속의 보조를 받아 평범한 이라면 받아낼 수 없는 검격을 내칩니다.
그러나, 검격은 허공을 갈랐습니다. 너무나도 허무하리만치 손에 느껴졌던 작은 저항력은 단지 지훈의 검 한쪽을 툭 치고 넘어갔습니다. 그 짧은 힘에 의해 검의 경로가 바뀌고, 힘이 바뀌어. 결국 참격은 의미 없는 휘두름이 된 것입니다.
" .. 그대는 그대에게 어울리지 않는 검을 휘두르고 있군. "
부장은 '신입'이라는 명칭 대신 '그대'라는 말을 꺼냅니다. 그의 기수식은 허름해 보였고, 허술하여 한번에 방어를 깨낼 수 있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 그대의 검은 베겠다는 의지만 남아 있다네. 그러니 검로는 일정하고, 검념이 투로를 말하고, 검력은 베는 것에만 의지하고 있는데 그런 검은 하수나 당해줄까. 어느 경지에 오른 이들은 당해주지 않는 법이라네. "
부장은 자세를 풀어내고 다시 검을 허리춤에 찹니다.
" 그러니 그것이 패착인 법일세. 귀한 명검을 들고도, 허름한 철검에 당할 정도로 그대는 날 우습게 보았고, 날 살피지 않았고, 단지 온 힘만을 다했을 뿐이라네. 전력일지언정 전심은 없으니. 어찌 그런 검에 내가 베일 수 있겠는가. "
부장은 저벅저벅 지훈에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낡은 철검을 건네줍니다.
" 입부를 환영하겠네. 그리고 부장으로서 첫 임무를 주도록 하지. 채집 구역을 넘어가면 백검곡이라 부르는 게이트가 있다네. 그 곳에서 검귀를 물리치고 오도록 하게. 단 조건은 이 낡은 철검을 사용할 것. 하겠는가? "
>>786 " 그정도로 끝난걸 다행으로 여겨. 이사장실 같은 곳이야 방어 술식이 있으니 살기에 노출되지 않지만 너는 바깥에서 이사장님의 살기를 정통으로 맞은 셈이니 말야. "
보건 선생님은 푹 쉬다가 가라는 말로 자리에서 떠나갑니다. 준서는 새로운 지식을 얻습니다! - 자신보다 한참 압도적인 전력은 상대가 불가능하다. 망념이 11 상승합니다!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것, 그것은 결국 신의 은혜에 대한 화답의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기에 하루는 순수하게 자신의 선배의 말에 기쁨을 느끼며 고개를 가볍게 숙였다 들어보인다. 살랑이는 새하얀 머리카락 너머에선 부드러운 하루의 시선이 선배에게 향해 있었다.
" .. 기술, 제가 서포터로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선배에게 배울 수 있다면 그저 감사를 표할 뿐이지요. 분명 그것은 제가 선배처럼 게이트 너머로 나아가게 된다면 쓰이게 될테니까요. 그럼 실례를 무릅쓰고 선배께서 유용하게 사용하시는 것이 있다면 가르침을 주시겠나요? 후배로서 힘껏 익히도록 노력해보이겠습니다. "
그것이 신의 은혜에 답하고,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일테니. 하루는 그렇게 속삭이듯 말을 덧붙이며 공손히 두손을 모아 선배의 말을 들을 준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