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4314> [1:1] 이방인 :: 750

◆QuMdEQJ6Kc

2020-11-27 14:16:18 - 2021-11-16 20:00:54

0 ◆QuMdEQJ6Kc (/Kr4cbM/Pk)

2020-11-27 (불탄다..!) 14:16:18

내가 태어나던 순간을 떠올리려니 상당히 힘드오. 그 당시의 모든 사건들은 혼란스럽고 불분명하오. 기묘한 여러 감각들이 일시에 나를 사로잡았소. 그런 까닭에 나는 동시에 보고 느끼고 듣고 냄새맡았소. 사실, 나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다양한 감각 작용을 구분할 줄 알게 되었소. 조금씩 더 강렬해지는 빛이 신경을 압박해서 눈을 감아야 했던 기억이 떠오르오. 그렇게 눈을 감자 어둠이 몰려왔고, 나는 불안감에 사로잡혔소. 지금 생각해보니, 다시 눈을 떴고, 그때 내게 빛이 쏟아졌던 거였소.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中


>>1 벨리타 릭먼 Belita Rickman
>>2 클리프 Cliff

88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12-08 (FIRE!) 09:09:46

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 클리프가 하고 싶다는데 머.. 🤷🏻
어멈나 벨리타 예전 모습!! 역시 이뿌긴 이쁘다.. 👅👅 내 머리에서 흐릿했던 이미지가 확고해지네 짱 매력잇어ㅜ.... 벨리타주도 좋은 화욜~

89 벨리타주 ◆QuMdEQJ6Kc (00Aewi.tDQ)

2020-12-08 (FIRE!) 13:48:22

클리프주도 좋은 화요일 보내시고 시간 나실 때 천천히 담 일상 얘기해봐요! 🥸✨

90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12-08 (FIRE!) 18:16:56

클리프주 등장 🕺✨🕺 벨리타주 저녁 먹었니?

91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12-08 (FIRE!) 19:09:49

저도 등장합니다 💃✨💃 넵 저녁 먹었어요! 클리프주도 저녁 잘 챙기셨는지요 🥺

92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12-08 (FIRE!) 19:14:48

ㅋㅋㅋㅋㅋㅋㅋ 아놔 이 임티도 넘 웃기네 🕺💃 나두 당근 먹었지!! 라면 좀 적당히 먹으려고 일주일 동안 안 먹고 있었는데 결국 먹어버렸어,, ,, ,,

93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12-08 (FIRE!) 19:34:22

ㅋㅋㅋㅋㅋㅋㅋ 임티 세트로 맞춰왔습니다... 땐쓰땐쓰 💃🕺✨ 그래두 일주일 참았으니까 괜찮다 괜찮다! 클리프주는 충분히 노력하셨어요 ㅠ 솔직히 끼니 챙기기 넘 귀찮구 라면 넘 쉽고 간편하구... ㅋㅋㅋㅋ

94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12-08 (FIRE!) 20:20:55

😭😭😭ㅋㅋㅋ 고마우.. 벨리타주는 맛있는거먹었어!? !

95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12-08 (FIRE!) 20:31:28

전 그냥 집에 있는 거 모아서 먹었는데 맛은 그냥... 건강한 맛이었습니다 🥲... ㅋㅋㅋㅋㅋㅋ
저희 이제 담 일상으로 넘어가나요? 조사 없는 조사스레 같은가 싶기도 한데 ㅋㅋㅋㅋ 주제 정하고 넘어가기 전에 각자 얻은 정보 정리하고 넘어가는 건 어떤가 싶기도 하구요 🤔
같이 살다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거니까 전에 비해서 바뀐 점이나...참! 글구 제가 여쭤봐놓고 까먹은 걸 수도 있는데 혹시 클리프 떠나있던 기간이 얼마나 되나요?

96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12-08 (FIRE!) 21:03:31

건강한 맛!! 좋아 좋아,, 🔥 앗 ㅋㅋㅋㅋㅋ 확실히 정보 정리하는 게 필요하겠네! 음 엄 음 맞다 클리프 떠나있던 기간 얘기해 줄라 했는데 까먹었네... 일단 난 반년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 🐮 전에 비해서 바뀐 점..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주 사소하고 작은 거로는 여행 뒤로 말하는 게 (쪼꼼) 매끄러워졌다랑 이렇게 헤헿 ☺️😆 웃는 모습 보다 🙂🙂 요런 웃음 느낌이 강해졌고.. 응 엄청 사소한 거야.. 쓰읍 그리고 벨리타에 대해서도 뭔가 바뀐 생각이 있을 것 같은데.. 🤔🤔🤔 고놈 속 참 어렵구만.. 말로 정리될 것 같으면 써보도록 할게..! ㅠㅠ 벨리타도 사소한 것도 좋으니까 막 말해줘!!

97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12-08 (FIRE!) 21:04:46

오와 곧 100!! 💥

98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12-08 (FIRE!) 21:15:32

헉 클리프 전에는 ☺️😆처럼 웃기도 했나요? 벨리타 그런 얼굴 보면 순간순간 멈칫 했을 것 같아요. 지금 웃는 모습은 어른이 된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성장의 증거!
벨리타는 혼자 있다보니 사회성이 떨어졌어요... 말투가 오락가락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래도 생각하다 말이나 행동을 멈추곤 했는데, 최근에는 생각의 밀도가 더 촘촘해졌어요. 결과에 집착하는 모습도 좀 강해졌고요.
아무래도 다른 사람과 큰 교류가 없었다보니 클리프를 대하는 태도나 생각에서 나타난 변화가 제일 많을 것 같아요 🤔... 예전에는 아예 아이 다루듯이 하거나 명령조의 느낌이 강했다면, 이제는 그게 안 먹힐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또 예전에는 정말 사람과 먼 존재로 여겼다면 벌써? 싶긴 한데, 지금은 약간 애매하다 생각하고 있어요. 본인이 생각하는 인간적인 면을 오히려 클리프에게서 보고, 자기는 맹목적으로 결과를 위해 머리만 굴릴 때 느끼는 미묘한 감정이 있을 것 같네요. 아직 완전히 깨달은 상태는 아니지만요! 🥸✨

99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12-08 (FIRE!) 21:21:36

헉 그러네요 99 냠 😋

100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12-08 (FIRE!) 21:30:12

서로 대화하면서 서로가 달라진 점을 느낄 수 있겠구나..
⁺◟( ᵒ̴̶̷̥́ ·̫ ᵒ̴̶̷̣̥̀ ) 나중에 짬이 나면 클리프가 여행 가기 전이라는 걸 배경으로 일상 돌려도.. 좋을 것 같다!! ㅠㅠ... ㅠㅠ... 눙ㅇ무ㅜㄹ이 앞을 가리지만 ⁺◟( ᵒ̴̶̷̥́ ·̫ ᵒ̴̶̷̣̥̀ ) ⁺◟( ᵒ̴̶̷̥́ ·̫ ᵒ̴̶̷̣̥̀ ) 행복해라 얘들아! 🥲 음음 애매한.. 앞으로 일상 돌리다 보면 애들도 성장하구 입체적인 모습을 그려낼 수 있겠지!.! 크으 역시 너무 멋있어..

101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12-08 (FIRE!) 21:30:27

오 100~!~!

102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12-08 (FIRE!) 21:36:24

여행가기 전 일상... 좋으면서 눈물나요 🥲... 레스 쓸 때마다 벨리타아아악하고 외치는 미래의 제가 보이는 것도 같구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 행복해라 얘들아! 22222...
이제 다음 일상주제 정할 때일까요! 정원사 얘기를 했으니까 사람 구한 상황도 있고, 구인기간 동안 하나 정도 더 다른 상황을 돌릴 수도 있을 것 같네요 🤔

103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12-08 (FIRE!) 21:37:29

(정리가 안대서 아무말이나 주저리하는 것 같지만 벨리타가 예전에 클리프에게 했던 아이처럼 다루기나 명령조 그런거를 지금 현재에 다시 하면 은근.. 먹힐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당 예를 들어서 벨리타가 여기 청소해! 하면 클리프가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론은 어영부영 한다는 그런.. 솔직히 지금 벨리타한테 하는 말대꾸나 반항?? 그런것도 간신히 한다는 느낌이 좀 있어서 아니 나도 내가 무슨 말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래서 편지도 몇 번 고쳤다 썼다 했을 것 같구 아무튼 그렇다.. 아이쒸 정리가 더 필요해.. 이 무슨 사춘기 소년 ㅠ . , ㅋ ㅋ ㅋ ㅠ .. 🥲)

104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12-08 (FIRE!) 21:37:54

구인기간 동안 다른 일상 돌리는 거 갠찮다!!

105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12-08 (FIRE!) 21:47:48

헉 아직 먹힌다니 벨리타도 저도 몰랐던 사실이에요! 🤭 ㅋㅋㅋㅋㅋㅋㅋㅋ 벨리타는 클리프가 여행하면서 자아찾기...? 아직 마음으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 비슷한 흉내내는 중이라 생각하거든요. (벨리타아아악 😱) 그리고 오래 걸리지 않아서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하고... 클리프가 생각보다 더 똑똑한 것 같아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예상 밖이라 🥲... 이번에 말씀해주신 건 다른 의미의 예상 밖이지만요.

106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12-08 (FIRE!) 21:49:13

그럼 다른 일상을 하나 더 굴리는 걸로 해요! 무슨 일상이 좋을지는 클리프주께 먼저 원하시는 게 있는지 여쭤보겠습니다...... 저는 생각보따리에 빵꾸났네요 어디에 다 흘리고 온겨 🥲

107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12-08 (FIRE!) 22:24:48

ㅋㅋㅋㅋㅋㅋㅋㅋ.. 음음 일단 정리해 보니까 클리프가 여행을 떠났던 이유는 •바깥이 궁금해서 •내 존재? 정체? 자아? 에 대하여 궁금한 것이 많아서 등등 이런 것들이 있고, 여행하면서 많은 걸 배웠고 그중에 인간적인 것과 비인간적인 것이 중요한 키워드가 되겠지.. 인간인 척 하면 내 존재는 인간이 되는 걸까? 싶어서 벨리타주 말대로 비슷구리한.. 어설픈.. 어딘가 모자란 그런 인간 흉내를 냈을 거고 내고있는 거겠지.. 흉내 내면서 자기 딴에는 꽤 만족스럽고.. 재미.?를 느꼈으려나.. (오 이거 쫌 재밌넹? 이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벨리타와 같은 찐인간 되겟지~) 그렇게 한참 온갖 일 겪어보면서 희로애락 다 즐기다가.. 종종 자기 상식 밖의 일이나 모르는 일에 부딪쳤을 거고.. 답답하고 그러니까 재밌던 모든 일에 흥미를 잃고.. (이쯤부터 벨리타를 생각하는 빈도수도 증가) 딱 그 타이밍에 벨리타의 편지가 온 거겠지! 편지를 잡자마자 든 생각은.. ‘이제 슬슬 집으로 갈까?’ 암튼 편지 내용을 보고 답장 쓰면서 이름도 달라 그러고~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이것저것 쓰다보니 중간에 그런 생각이 든 거지. ‘난 아무런 말도 없이 오랫동안 바깥에 나와있었고 이런저런 짓을 저질렀으니까 벌이 필요하지 않나? 왜 길가에서 아이들이 부모한테 혼나고 그러던데.’ 그래서 벨리타가 직접 지어준 이름이 -> 내가 나에게 직접 주는 벌(이름 지어달라고 먼저 말했기 때문)이 됨과 동시에 자신을 만든 부모 같은 그런 존재와 가까운 벨리타에게 그 인간 아이와 똑같이 사람처럼 혼날 수 있는 게 아닌가... ,, (이름 지어준 사람 곁은 평생 못 떠날 것 같다고 생각했나봄) 그래서 낭떠러지라는 뜻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겠지.. 그리구 집으로 왔다 짠짠

108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12-08 (FIRE!) 22:29:39

나도 이게 뭔 소린가 싶다.. 걍 흘려들어~!..~! 암튼 아이처럼 대하기나 명령조가 지금 클프에게 절반 정도 먹히는 이유는 떨어진 기간이 길었다고 하면 길었으니까.. 클리프 마음 절반은 과거 시절 느낌이 좀 남아잇지 않나.. 그래서 겉으로 보이는 것만 좀 바뀐 것 같고.. (말투나 웃는거..) ㅋㅋ 이것도 흘려들어.. 2

109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12-08 (FIRE!) 22:32:14

그.. 정원 일상이 밤 맞았나? 무튼 밝을 때 벨리타가 정원사 구한다고 말햇으니까 곧 올거야~ 같은 말로 시작해서 새벽으로 전환한 다음에 그.. 청승.. 아니 맘 아프잖아.. 그렇게 해서 약혼자 관련으로 돌리는 것두 갠찮나..?

110 벨리타주 ◆QuMdEQJ6Kc (12vulVDO0k)

2020-12-09 (水) 19:24:36

어제 너무 졸려서 잠든지도 모르고 잠들었네요 🥲 게다가 그 사이에 절대 흘려들을 수 없는 정보들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런 정보들 진짜 좋아해요...
방금 끝난 거 밤 맞구 제시해주신 상황 넘 좋네요! 선레는 제가 쓸까요? 오늘 늦게나 내일쯤 올리게 될 것 같아요! 💃✨

111 클리프주 ◆oSnT.Ehang (T6aeTXzfrE)

2020-12-09 (水) 21:11:24

ㅋㅋㅋㅋㅋ ㅠㅠ ㅋㅋㅋㅋㅋ 앗 그래준다면 고마워~!~!~! 🕺💥

112 벨리타 ◆QuMdEQJ6Kc (RrsSLvK1ag)

2020-12-10 (거의 끝나감) 00:54:53

“정원사는 내일부터 찾아볼게. 그래도 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거야.”

요구하는 조건이 많은 만큼 알맞은 사람을 구하기까진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애초에 존재하기나 할지 의문이다. 그래도 비슷한 사람 정도는 구할 수 있겠지. 그것도 기다림은 피할 수 없겠지만. 클리프의 시선을 따라 저택의 문을 본 벨리타가 먼저 몸을 돌렸다.

/ / /

클리프가 사라진 동안 벨리타는 매일 밤마다 초조함과 죄책감에 시달려야했다.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아 뜬 눈으로 밤을 지새는 날이 많았다. 결국 잠들기를 포기하고 신문을 뒤적이는 때도 있었다. 작은 단서라도 놓치지 않으려 같은 기사를 읽고 또 읽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가 돌아왔다고 해서 모든 일이 평탄히 굴러갈 리 없고, 오히려 새롭게 신경써야 하는 일들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일단 눈길이 닿는 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어느 정도는 안심이 되었다. 기분 좋은 정도의 몽롱함이 벨리타를 감쌌다. 눈을 감으니 잠들기까지는 순식간이었다.

깨는 데까지도 얼마 걸리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을까. 벨리타는 눈을 떴다가 감기를 반복했다. 오랜만에 누리는 평화를 조금 더 길게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정신은 점점 맑아져갔고, 더 누워있는 게 의미가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결국 벨리타가 몸을 일으켰다. 커튼 새로 어슴푸레한 하늘은 아직 해가 뜨려면 몇 시간은 있어야 할 것처럼 보였다. 잠시 앉아 허공을 응시하다 초에 불을 붙였다. 서재 정리를 할 생각이었다.

서재는 전반적으로 너저분했다. 중간중간 책이 빠진 책장에는 꽂힌 책이 쓰러진 자리가 있었고, 원래도 책이 쌓여 있어 있던 책상에는 신문과 편지까지 합세해 면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엉망인 광경을 보니 사용인을 모조리 내보낸 데에 다시금 후회가 일었다. 짧게 한숨을 쉰 벨리타는 편지를 봉투에 넣는 일부터 시작했다.
받은 편지를 한데 모은 벨리타가 서랍장을 열었다. 여러 곳이 잡동사니로 꽉 차 있어 빈 곳을 찾다 무심코 열어본 자리에는 작은 상자가 하나 있었다. 부드러운 천을 덧씌워 만들어진 작은 상자. 벨리타가 천천히 몸을 낮췄다. 편지를 내려놓고 상자를 손에 쥐었다. 얼굴에 일순간 깃든 슬픔이 오래도록 떠나지 않고 머물렀다. 상자를 열어 안에 든 반지를 꺼낸 순간 슬픔이 짙어졌다.

“…앨런.”

반지에 입을 맞춘 벨리타가 작게 중얼거렸다.

113 클리프주 ◆oSnT.Ehang (kw98UGPlJg)

2020-12-11 (불탄다..!) 01:05:11

좋은밤 보내라 벨리타주~! 💥

114 벨리타주 ◆QuMdEQJ6Kc (LE3iS10BOk)

2020-12-11 (불탄다..!) 09:05:51

좋은 하루 보내세요! ☺️

115 클리프—벨리타 (kw98UGPlJg)

2020-12-11 (불탄다..!) 16:46:54

대부분이 눈을 붙이고 있을 야심한 시각. 대부분에 속하지 않은 클리프는 지금까지도 뜬눈이었다. 삐거덕삐거덕. 몸을 뒤척일 때마다 삐걱대는 소리가 빈번히 들려왔다. 처음엔 그리 거슬리지 않았지만 시간이 한 겹 한 겹 흐를수록 이 침대도, 자꾸만 몸을 움직이는 자신도 짜증이 났다. 분명 불면증이랄 것도 없는 건강한 몸이었건만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이렇게 답답하고 끓는 속에는 역시 냉수가 제격. 목적을 찾은 클리프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방문을 열어젖혔다.

복도를 걷다 보니 몽롱했다. 그 침대에는 졸린 기운을 다 흡수하는 성질이 있는 것 같았다. 아니,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침대를 떠난 몇 발자국에 이리 피곤해질 수는 없는 노릇! 이른 시일 내에 벨리타에게 침대도 부탁해 봐야겠다. 혹 애꿎은 침대의 문제가 아니라면 원인은 본인에게 있겠지만...... 클리프는 자신이 몽유병자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아주 만약 제가 사실 몽유병자가 맞고 모든 게 꿈이라면, 현실과 꿈의 경계가 너무나도 모호해 영영 잠에만 빠져있을 수도 있겠구나. 현실을 보고 꿈이라 할 수도 있겠구나.

그녀의 방을 지나가는 건 순간이었지만 틈새로 보인 인영은 클리프의 발을 붙들기에 충분했다. 방의 주인은 자고 있지 않은 모양이었다. 벨리타가 어떤 행동을 취하고는 있는 것 같았지만 정확히 어떤 몸가짐인지 확인하기 어려웠고, 무어라 중얼거린 것도 같지만 뜻을 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가까이 가고 싶었던 클리프는 차디찬 숨을 내뱉어 인기척을 냈다.

116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eNrNib2vZg)

2020-12-12 (파란날) 00:58:46

벨리타는 앨런이 그리웠다. 그러나 그를 생각할 때마다 느끼는 모든 감정을 그리움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사랑과 슬픔, 죄책감과 원망 같은 양가적인 감정이 떠올렸다. 그럴 때마다 어딘가 죄는 것처럼 아팠고, 언제부턴가 벨리타는 그 끝에 따라오는 미묘한 쾌감이 있음을 알아차렸으나 모른 척했다. 죄책감이 깊어졌다. 모두가 앨런이 죽었다고 말했지만, 벨리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묻어두고 추모해야 할 것을 벨리타가 파헤쳐 끄집어냈기 때문이다. 그는 완전히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상태로 존재했다. 단지 외형의 일부로, 이전의 기억이나 감정은 완전히 거세된 채로. …그래, 저렇게.
클리프를 발견한 벨리타가 수그린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무릎 위에 올라가 있던 편지 봉투 몇 개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피곤할 텐데 더 자지 않고.”

벨리타는 잠시 클리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손으로 하나씩 더듬어보듯 섬세한 눈길이었다. 앨런과 닮았다. 닮지 않았다. 매일매일 어느 쪽으로 저울이 기우는지 지켜보는 마음은 바짝바짝 말라가는 것 같았다. 시선을 거둔 벨리타가 빈손으로 바로 옆의 책상을 쓸었다.

“…서재를 기억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웬만한 책은 다 여기 있어. 너도 이 안에 있는 책 중 몇 권은 읽었을 거야.”

서재는 벨리타가 클리프를 숨겨두는 장소로 가장 자주 선택한 곳이기도 했다. 굳이 말로 하지는 않았다. 모두에게 유쾌한 기억은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게 벨리타의 예상 안에 있다는 전제하에서의 이야기이다. 책상에서 손을 뗀 벨리타가 클리프에게 손짓했다. 창밖을 한 번, 그를 한 번 바라보곤 망설이다 입을 뗐다.

“…부탁이 있어.”

손바닥을 펼쳐 제 손에 있던 반지를 보여준 벨리타가 계속해서 말했다.

“내 손에 이 반지를 끼워줘.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벨리타의 입술이 굳게 다물렸다. 단지 말이 끝났기 때문만은 아닌 듯했다. 이젠 죄책감에 짓눌리는 것 같았다. 벨리타는 앨런이 그리웠다. 정확히는 자신이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느껴지던 시절이. 되돌리고 싶었던 건 ‘그’가 아니라……. 괴로운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뜬 벨리타가 클리프를 응시했다. 그는 앨런과 닮지 않았다.

117 클리프—벨리타 (VPst.kmX9Y)

2020-12-12 (파란날) 15:44:10

바닥에 무심히 떨어지는 편지를 보다 벨리타의 말 한마디에 맥없는 웃음소리를 냈다. 상대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피곤하지는 않았다. 어깨를 뭉근하게 짓누르는 잠기운이 —좋은 침대가 아닌 나쁜 침대는 숙면 대신 어설픈 잠기운만을 남겼다— 혼몽을 자아냄과 동시에 미약한 어지러움을 동반했지만, 그녀가 깨어있는 걸 확인한 순간에 굳이 잠들고 싶지는 않았다. 설령 지금이 꿈일지라도 둘이서 뜨는 태양을 본다면 웃길 것 같기도 했고, 이런 시간대에는 사람이 약해지는 법이니 응어리 속 절절한 얘기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싶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잊으라고 해도 못 잊을 장소가 서재였다. 어둠과 먼지에 질식하듯 있다가도 무료함을 달래려 책 몇 권을 뽑아 들어서 똑같은 장만 반복해서 읽던 나날들. 종이를 팔랑대다 그만 엄지가 베여 추도에 찔린 것처럼 흐르는 피를 봤던 날들. 흰 바탕에 검은 종이가 구역질이 날 때쯤에야 영영 열리지 않을 것 같던 문이 너무나도 쉽게 끼익 열리고 열리고는 했다. 빛과 함께 틈으로 보였던 그녀의 얼굴에 다양한 느낌이 들었지만 정작 중요한 표정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저도 모르게 잊힌 것인지 잊으려고 안간힘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손짓에 몸을 가까이 한 클리프는 그녀의 요구를 잠자코 듣다가 반지를 집어 들었다. 왼손의 약지라. 기억하고 있는 것이 맞는다면 분명 왼손의 약지는 사랑을 뜻했다. 왜 이런 부탁을 하는 건지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부탁을 들어주고 나서도 새벽은 충분할 것 같아 벨리타의 왼손을 조심스레 쥐었다. 그리고 말한 것처럼 지정된 손가락에 반지를 끼웠다. 그리고 나서야 클리프는 상대를 보며 이쁘다고 말했다.

118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sRMCEZMhoQ)

2020-12-13 (내일 월요일) 01:51:42

벨리타는 무언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 소망은 여러 가지 것으로 점철되어 있어 어떤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가장 사랑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일말의 희망 정도는 존재했으리라. 벨리타가 그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는 클리프가 끼워준 반지를 스스로 빼낸 데에서 알아낼 수 있었다. 자그마한 흔적이라도 찾아보려 애쓰는 일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이젠 받아들일 때가 온 것이다. 때로는 여전히 그리워 가슴이 저미듯 아프더라도 그에 매달려서는 안 됐다. 다시 제 손바닥 위로 올라온 반지를 바라보던 벨리타가 입을 뗐다. "…예쁘지."

"예전에 약혼자에게 받았던 반지야. 그의 아버지가 청혼했던 반지래. 그 사람 어머니의 눈동자가 녹색이었거든. 그의 눈도 어머니를 닮아서 이렇게 예쁜 녹색이었어."

벨리타가 반지에 박힌 보석을 매만지다 고갤 들어 클리프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검었다. 이따금 검정과 전혀 다른 색채를 띠기도 했으나 벨리타가 찾는 녹색은 없었다. 닮은 구석을 찾으면서도 계속해서 체념하는 일을 반복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을 그대로 두는 게 나을까, 아무 의미 없더라도 눈에 보이는 곳에 두는 게 나을까."

생각해본 적 있니? 덧붙인 벨리타가 쓰게 웃었다. 다시 반지를 바라본 벨리타는 그걸 그대로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언젠가 네게도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거든 저 반지를 써도 좋아. 내 곁에 평생 머물라 했지만, 그런 일이 생긴다면 널 보내주겠다고 약속할게. …편지에 썼던 것처럼 반려가 필요하다면 만들어주겠다는 약속도 아직 유효해."

그때쯤 되면 결국 벨리타도 클리프에게 '인간적인 면'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지 모른다. 한편으로는 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내려 애쓰던 머리는 우스울 정도로 한순간에 멈춰버렸다. 어쩌면 조금은 지쳤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새벽이고, 해가 뜨려면 아직 멀었다. 충동적인 생각이 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시간이다.

119 클리프—벨리타 (KiU1bL2FWk)

2020-12-13 (내일 월요일) 22:02:16

기껏 끼운 반지를 금방 빼내다니. 이럴 거면 제게 왜 이런 부탁을 한 건지 의문이었다. 뭐 사람 속은 복잡하다고들 하고, 새벽이기도 하니, 파고들어 따질 생각은 들지 않았다.

반지에 얽힌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녹색의 눈, 청혼, 약혼자. 녹색의 눈은 몰라도 청혼이나 약혼 같은 것들은 접했던 기억이 드물어 낯설었다. 아까 반지를 그 손가락에 끼운다는 것만 해도...... 너무 낯선 행동이라 손이 떨리지는 않았는지, 어딘가 어설프지는 않았는지 신경 쓰였다. 뼛속까지 사람이라면 이런 것쯤은 척척 해낼 테니 말이다. 때문에 클리프는 벨리타의 눈에서 보이는 심기가 뒤틀리거나 갈라지지 않았는지 유심히 살폈다. 시선이 맞닿았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흠칫했다.

“당연히 눈에 보이는 쪽이 낫죠.”

다신 볼 수 없는 사람이라는 말은 클리프에게 잘 와닿지 않았다. 특정 인물이 보고 싶거나 필요한 일이 있으면 사용하라고 세상에 있는 게 이름 아닌가? 물론 이름을 불러도 그 사람이 무시하거나 죽었다거나 했을 때는 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겠지만. 어찌 됐든, 벨리타의 질문에 대한 클리프의 대답은 눈에 보이는 곳에 두는 게 낫다였다.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을 보이는 곳에 둠으로써 ‘다시는 볼 수 없다.’라는 부분은 어떻게든 해결이 나버리니. 클리프는 책상 위에 반지를 올려두는 그녀를 바라보며 이 질문을 좀 더 생각했다. 하지만 뒤로 따라오는 말들이 가관이었기에 허, 하는 탄식을 뱉으며 대답을 시작했다.

“전 솔직히 평생이라는 단어가 겁나요. 평생의 시간을 다 할애한다 해도 당신을 전부 알 수 있을까 말까 하는데 평생을 함께하고픈 반려라니, 당치도 않아요. 지난날의 약속 같은 건 다 버리고 앞으로도 하지 마세요. 제 앞에서 약속하지 말라는 소리예요. 그냥 좀...... 저를 여기에 묶었으면 줄이나 꽉 잡고 계세요. 그리고......”

클리프가 제 눈앞에서 흔들리는 검은 머리칼을 뒤로 정리하며 말을 이었다. 대각선으로 시선을 두었다.

“절대 반지는 안 쓸 거예요.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데 저건...... 너무 작잖아.”

가장 솔직한 감상이었다. 그리고 다시금 질문을 던졌다.

“보고 싶은 사람이라도 있으세요?”

책상에 반지를 올려두던 쓴웃음이 꽤 마음에 켕겼는지 아까보다는 작아진 목소리의 물음이었다. 시선은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향하지는 않았다.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대충 알고 있기 때문일까?

120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ZYQTj.ZxuY)

2020-12-15 (FIRE!) 01:30:14

쏟아지는 대답에 벨리타는 잠시 숨을 삼켰다. 어떤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벨리타는 늘 클리프를 숨기기에만 급급했다. 그가 돌아온 뒤에도 들키지 않을 방법을 생각하는 일에만 골몰했으니,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 리 전무했다. 그중에서도 ‘평생’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말은 기묘하게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심지어 꽤 섬세한 사람의 사고 같았다.

“그치만 내가 약속 말고 달리 네게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벨리타가 하는 말은 스스로 하는 질문이기도 했다. 벨리타는 정말로 클리프에게 무얼 해줄 수 있는지 몰랐다. 그를 숨기고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 잡아두어야 함은 분명한데, 아무런 조건 없이 요구하기에는 불안이 너무 컸던 것이다.

“나는 네가 묶여있는지 확신하지 못하겠어. 설령 묶여있대도 그 줄을 잡는 법을 몰라. 네가 알려준 적 없으니까. …평생에 걸쳐도 나를 모를 것 같다고 했지. 나도 그래. 널 전혀 모르겠어.”

…처음부터 몰랐던 것 같아, 나지막이 덧붙인 벨리타의 표정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완벽히 돌려내지는 못했대도 한때 가장 가깝게 생각한 사람의 일부였다. 그게 낯설다 못해 완전히 다른 존재로 느껴지는 건 상상 이상으로 괴로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 존재를 제 손으로 만들어냈다는 사실에 벨리타는 더욱더 절망스러웠다. 어떤 방식으로 속죄해도 영원히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다. 벨리타는 클리프를 만들어 낸 이후의 어느 날, 삶에서의 구원을 완전히 포기했다. 생이 끝난 뒤의 구원에 대한 체념은 그보다도 빨랐다.

“사람들은 평생을 약속할 때 보통 반지를 선물해. …넌 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이것 봐. 또 모르잖아. 난 모르는 것 투성이야.”

인간적, 비인간적인 잣대를 들이밀며 클리프를 압박한 주제에 제대로 알고 있는 건 하나도 없다니. 그러면서도 그를 만들어냈다는 이유로 통제하고 멋대로 판단하며, 모든 언행 하나하나를 제한하려 들었다. 이래서는 그녀가 경멸하는 신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여전히 일그러진 표정으로 눈을 감은 벨리타가 자조적인 웃음을 뱉었다.

“…있지, 내게 반지를 줬던 사람. 앞으로도 계속 그리울 거야. 잊을 수 있는 법을 내 손으로 없애버렸거든.”

감았던 눈을 뜬 벨리타는 꿈결 속을 헤매이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늘 따라다니던 엷은 우울이 눈동자 위에 덧씌워진 듯했다.

121 벨리타주 ◆QuMdEQJ6Kc (ZYQTj.ZxuY)

2020-12-15 (FIRE!) 01:36:48

>>120 왜 수정할 건 올리고 나서 보이는지 🥲... 대사에서 약간의 어감 차이가 있는 것 같아서 수정하겠습니다.

[수정사항]
'…평생에 걸쳐도 나를 모를 것 같다고 했지.' ➡️ '…평생에 걸쳐도 나를 다 알 수 있을지 모르겠다 했지.'

122 벨리타주 ◆QuMdEQJ6Kc (ZYQTj.ZxuY)

2020-12-15 (FIRE!) 01:37:18

참, 오랜만에 인사할게요. 좋은 꿈 꾸세요! ☺️

123 클리프주 ◆oSnT.Ehang (8dYhl11epw)

2020-12-15 (FIRE!) 08:51:41

원래 수정할 거는 올린 뒤에 더 잘 보이지 ㅋㅋ ㅠㅠ.. 화요일 잘 보내구 벨리타주 밥 잘 챙겨 먹어! 🖤

124 클리프—벨리타 (8dYhl11epw)

2020-12-15 (FIRE!) 20:00:25

그녀가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것. 클리프는 그 질문에 대하여 생각하고 생각했지만, 본인도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는 사실이 적잖이 충격이었다. 충격의 반동으로 인해 눈동자가 흔들렸다. 줏대를 잃어버린 눈동자는 푸른빛으로 향했다. 분명 늦은 시간대이니 생각을 떠올리기가 어려운 것이겠지. 침착하게 되뇌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셀 수도 없을 만큼 많다고 꿋꿋이 생각하기도 했는데, 이 생각은 절박함이 주를 이루었다. 절박함은 완성품을 더 망쳤다면 망쳤지 무언가를 구성할 때 좋은 재료가 되지 못한다. 예로 절박함에 사로잡혀 마구잡이로 의견을 내놓는 어린애에게 세 가지만 대보라 하면 으레 결심이 무너지듯 클리프의 절박한 생각 또한 그러하다. 푹 찌르면 녹아내릴 만큼 연하다.

줄을 잡는 방법이든 세게 당기는 방법이든 다시 묶는 방법이든...... 감정의 굴곡이 쉽게 바뀔 수 있는 지금 시간대를 죽인 뒤에 아침이 부활하면, 그때 천천히 가르쳐줘도 늦지 않는다. 자신이 잘 가르쳐줄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게 맞는지는 세상 그 누구도 모르지만, 허울 좋은 확신이 들어버리고 말았다. 몰랐다고 하는 벨리타를 버적거리는 확신으로 가려보지만 무너지는 표정은 가리지 못했다.

단순히 반지의 크기가 제 눈에 차지 않은 것. 그게 다였다. 알고 모르고 할 것 없이 그게 다였는데. 클리프는 벨리타의 말을 듣자 하순을 씹었다. 혹여 이름도 모른다고 말할까 조금은 무서워졌다.

“그냥 그리워하며 살아가면 안 되는 거예요?”

지금 모든 것이 한낱 꿈이라면 좋을 텐데. 차라리 전부 꿈이었던 것으로 클리프는 묻어가고 싶었지만, 벨리타에게서 너무나도 잘 보이는 우울함이 자신을 호통하고 힐난하는 것 같았다.

125 벨리타주 ◆QuMdEQJ6Kc (WGa1YwdH2k)

2020-12-16 (水) 13:37:39

클리프주도 잘 챙겨 입고 잘 챙겨 드시고 예쁜 하루 보내세요💙

126 클리프주 ◆oSnT.Ehang (7BvOwP8EDQ)

2020-12-16 (水) 18:18:51

수요일도 벌써 끝나간다!! 👊💙🖤
그리구 사소한 궁금증인데 벨리타는 클리프한테 주로 무슨 얘기해?🤔

127 벨리타주 ◆QuMdEQJ6Kc (A4cwZuEaGU)

2020-12-16 (水) 22:56:07

곧 주말이네요! 🥺🖤💙
음 클리프가 물어보는 것들에 대답하는 게 제일 많지 않았을까요? 그 다음으로는 잠깐 여기 있으라는 말이나 나오지 말라는 말...🥲(양심통) 그전에 뭔가 말보다는 지켜보는 일이 더 많을 것 같아요. 벨리타가 먼저 말 꺼내는 건 정원에서 풀, 나무, 꽃 얘기할 때였겠네요.
요즘은 여행에 대해서 물어보거나 이전 저택 생활에 대해서 기억하는지 물어봤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래도 역시 가장 비중이 높은 건 지켜보는 눈빛......

128 클리프주 ◆oSnT.Ehang (7BvOwP8EDQ)

2020-12-16 (水) 23:09:53

ㅋㅋ ㅠㅠㅠ.. 앗.. ,, 🥲🥲🥲💙 눈빛으로 말해요~! 🖤
그리구 그 여기 배경에도 서양 근현대니까 크리스마스.. 있지!? 나중 일이지만 타이밍이 적절하다면 클리프가 벨리타 좋아하는 거 선물🎁로 주면서 시작하려 했거둥!

129 벨리타주 ◆QuMdEQJ6Kc (pXqlbVOSxw)

2020-12-16 (水) 23:15:03

저희 클리프🖤 벨리타💙 이렇게 임티 고정된 건가요 ㅋㅋㅋㅋㅋㅋ
크리스마스 당근 있지 않을까요! 선물이라니 클리프 이렇게나 착한데 🥲... 이렇게 된 김에 소박하게나마 트리꾸미기 같은 것도 해놓으면 좋겠네요. 사이버 세상에서나마 느끼는 크리스마스 분위기 🥺,,,

130 클리프주 ◆oSnT.Ehang (7BvOwP8EDQ)

2020-12-16 (水) 23:33:38

ㅋㅋㅋㅋㅋㅋㅋ 고정된 임티가 생겨버렸다..! 아주 좋아 좋아 💙💥🖤
클스마스에도 집에만 붙어있을 것 같네ㅜㅜ.. 사이버 세상에서 클스마스 분위기나 즐겨야지,, ㅋㅋ.. ㅋ.. ㅎ.. ㅠ 그래서 벨리타가 좋아하는 거 뭔지 물어보고 싶었어!! 둘이서 얘기하다 쉽게 나올 수 있는 주제 같았거덩.. 클리프가 여행 가기 전에 좋아하던 걸 말해줘서 그걸 선물해 준다는 것도 갠찮구 이번에 새롭게 좋아하게 된 것도~ 아주 좋와

131 클리프주 ◆oSnT.Ehang (7BvOwP8EDQ)

2020-12-16 (水) 23:34:19

트리 꾸미기도 그때 하면 되겠당 분위기 짱! 👍👍🎄

132 클리프주 ◆oSnT.Ehang (7BvOwP8EDQ)

2020-12-16 (水) 23:40:49

>>130 그러니까 이 말이 클프여행 전에 벨리타가 클리프에게 좋아하는 걸 말해줘서 클스마스에 그걸 선물하는 거랑 클프여행 끝나고 벨리타가 클리프에게 좋아하는 걸 말해줘서 그걸 선물해 준다는 거랑.. 그런 말이엇어 🍗🔥

133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pXqlbVOSxw)

2020-12-16 (水) 23:51:57

두려움을 감추지 않던 눈동자들은 꽤 오래전의 기억이다. 그 눈빛들에, 위로하는 척 밀어내는 목소리에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딱히 크게 아프지도 않았던 것 같다. 이미 치명상을 입고 쓰러진 사람에게 크고 작은 상처 한두 개쯤 더 생긴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그러나 어떤 의미로든 꽤 인상적었던 건 맞는 모양이다. 이 순간 뜬금없이 생각나는 걸 보면.
제 말에 대꾸가 없는 클리프를 보며, 벨리타는 작은 웃음소리를 냈다. 내 불행은 정말 옮는 것일 수도 있겠다. 내가 아닌 다른 자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너는 그럭저럭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었을지도.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그’로 기억되다 천당이든 어디든 가게 되었겠지. 이미 일이 벌어진 상황에서 하는 이런 생각은 무의미한 잡념에 불과하지만.

클리프의 입에서 나온 말에 벨리타는 다시 웃었다. 잔뜩 찌푸린 눈가는 상대를 안타까워하는 건지, 치미는 울음을 삼키기 위함인지 구분이 어려웠다. 그저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아주 나직하고 다정하다는 것만 확실했다. 아이를 어르듯, 자장가를 부르듯.

“너무 좋은 기억들은 사람을 슬프게 해. 떠올리는 순간에는 행복해도 결국 다신 돌아올 수 없는 시절이란 걸 아니까.”

이런 건 배우지 않는 편이 나아, 벨리타가 읊조렸다. 다정의 온도가 순식간에 내려가 차가워진다. 제 처지에 대한 자조였다. 사방을 꽉 막고 있는 벽과 마주하고 있는 꼴이 우습다. 끔찍한 불행을 두고 본 신을 원망하고, 멍청한 소릴 지껄이는 타인들을 비웃었으나 결국 제게 가장 나쁜 일을 행한 건 자신이었다. 벨리타가 제 손으로 만든 가장 나쁜 것을 바라보았다. …아, 조금 애틋한 마음이 드는 것도 같다. 그에게도 가장 나쁜 존재는 자신일 테기에.

벨리타가 천천히 몸을 수그렸다. 흩어진 편지를 모아 서랍장 가장 아래 칸에 넣고, 빈 상자를 주워 반지를 넣었다. 반지가 담긴 상자는 두 번째 칸에 넣었다.

“…곧 해가 뜰 것 같아.”

원래대로 일어난 밸리타가 희뿌옇게 밝아지기 시작한 창밖을 보며 말했다. 새로운 날이 밝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끔찍하게도.

134 벨리타주 ◆QuMdEQJ6Kc (aHr4oI2s0k)

2020-12-17 (거의 끝나감) 00:00:12

이 레스를 막레로 받아주셔도 되고, 클리프주가 마무리하실 게 있다면 더 이어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벨리타 캐디를 제가 너무 모호하게 한 건지, 얘가 약혼자 사건 이후로 모든 욕구가 좀 죽은 건지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갖고 싶어하는 게 딱 떠오르진 않네요 🤔... 흐으음
책이나 신문 같은 서류 많이 볼 때 가끔 안경낀다는 tmi가 있어서 안경처럼 실용적인 물건 받아도 좋아할 것 같구, 옛날옛적에는 머리핀이나 목걸이 등등 장식품에도 관심 많았어서 이런 거 받아도 옛날 생각하게 될 것 같네요. 장갑도 예전에는 잘 꼈는데 요즘엔 그런 거 안 챙기니까 손 잘 얼고 터서 그쪽도 좋을 듯하구요.
사실 어느 물건이든 벨리타한테는 의미있는 선물이 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일단 클리프가 자기한테 무언가 선물해줄 거라고 예상 못했을 것 같아요.
선물이랑 트리꾸미기까지 완벽한 크리스마스네요...! 🎄🎄 그럼 저두... 클리프가 관심 가졌거나 갖고 싶다 말한 물건이 있었을까요? 벨리타 성격 상 굴리면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 혹시 일상에서 못 쓰게 되어도 저라도 알고 싶어서요,,,

135 클리프주 ◆oSnT.Ehang (AeKFPCnByU)

2020-12-17 (거의 끝나감) 00:16:20

다시 돌아올 수는 없는 시절,, 🎶.. 🥲 앗 오케이 요걸 막레로 받을게~~ 사실 나도 그렇게 활기차게 뭐가 막 떠오르지는 않아 ㅎㅎ.. 솔직히 저번에 생선 싫어한다는 것도 즉흥적으로 떠오른 거고 ㅋㅋ.. 욕구가 죽다니 우째ㅠㅠ... 📝📝 음음 실용적인 물건이랑 안경 등등! 꼭 기억하겠어!!@!@! 우리 벨리타 손ㅜ. ㅜ. 핫팩으로. 지져ㅜ줘야 하는.데.. ,,,,,,, ,, 후하 암튼 클리프가 좋은 선물을 고를 거야!.! 아 근데 생각해 보니까 여행 하다가 주워온 게 아니면 외출할 텐데 그때 벨리타 반응이 궁금하다🤔 앗 클리프가 좋아하거나 관심있는 거.. 음.. 약간 광고지에 '새로 나왔어요!' '신상품!' 이런 거 있으면 ㅋㅋㅋ 관심을 보일 것 같구.. 연극이나 공연 좋아할 것 같어..

136 벨리타주 ◆QuMdEQJ6Kc (aHr4oI2s0k)

2020-12-17 (거의 끝나감) 00:31:19

이번 일상도 고생하셨습니다! 🙂💙
시트를 느슨하게 짜면 아무래도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게 설정으로 중간중간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 그래도 그것대로 재미있으니까요! 클리프의 외출은 벨리타가 짱 불안해할 것 같네요... 선물 사러 가는 목적은 비밀로 하고 나가나요? 만약에 대놓고 나가려 들면 입씨름을 좀 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가지 말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차라리 같이 나가자고 하겠네요.
신상품에 관심 갖는 거 넘 귀여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새로운 게 궁금한 클리프,, 한창 그럴 때죠(?) 연극이랑 공연에도 관심 많다니 접수해두겠습니다.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네요 🥲...
다음 일상은 자연스럽게 성탄절 준비가 될까요? 아니면 트리 꾸미고 선물 사는 건 지금처럼 저희끼리 가볍게 얘기하고 성탄절로 넘어가도 될 것 같구요 🤔

137 클리프주 ◆oSnT.Ehang (AeKFPCnByU)

2020-12-17 (거의 끝나감) 00:51:19

소소한 게 재밌긴 재밌지 ㅋㅋㅋㅎ👍 외출할 때는 아마 목적 당당!!하게 밝히고 나갈 것 같아! 아무 말도 안 하고 수상쩍게 나가기엔 쪼꼼 그렇고 클맆 본인도 벨리타가 막을 것 같다구 예상할 것 같아서.. 벨리타가 받을 선물 사러 갈 거예용 이런 느낌!~ 만약 이래두 같이 가겠다고 하면 본인선물사는데진짜따라나올거냐는표정,,으로 ㅋㅋ.. ㅋㅎㅎㅋ 장난치다가 같이 가든 혼자 가든 하겠지! 🎁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신상을 좋아하는 클맆.. 한창 그럴때 ㅋ ㅋ ㅋ ㅋ ㅋㅋㅋ 그렇지 역지 그런 거야!!@&! 클스마스 일상은 되도록 날짜를 비슷하게 해서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면 이 사이 기간 동안 뭘 해야 할지도 고민이네.. 요 사이 기간 동안 저번에 말했던 과거 일상을 돌려볼까도 했지만 더 숙성해 두고 싶은.? ? 이상한 마음이 든다 벨리타주가 말한 것처럼 일단 성탄절 준비는 힘 빼고 가볍게 얘기하구 싶어!! 🔥🔥 이래저래 생각이 많넹 난 이만 들어갈 테니까 벨리타주 좋은 밤 보내🎄✨ 의견 남겨주면 아침에 확인할게!! (그러고 보니까 정원사도 불렀었어!! ㅋㅋ ㅋ ㅋ ㅋㅋ ㅋㅋ 살짝 은은하게 잊고 있었어..)

138 벨리타주 ◆QuMdEQJ6Kc (aHr4oI2s0k)

2020-12-17 (거의 끝나감) 01:01:30

저도 막 잠이 오던 참이라 의견은 내일 남겨 놓을게요! 크리스마스 일상 얘기하면서도 아직 일주일 넘게 남아서 사실 저도 좀 아깝긴 했거든요 🥲... 고민 잘 해보다 의견 남길게요. 클리프주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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