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4314> [1:1] 이방인 :: 750

◆QuMdEQJ6Kc

2020-11-27 14:16:18 - 2021-11-16 20:00:54

0 ◆QuMdEQJ6Kc (/Kr4cbM/Pk)

2020-11-27 (불탄다..!) 14:16:18

내가 태어나던 순간을 떠올리려니 상당히 힘드오. 그 당시의 모든 사건들은 혼란스럽고 불분명하오. 기묘한 여러 감각들이 일시에 나를 사로잡았소. 그런 까닭에 나는 동시에 보고 느끼고 듣고 냄새맡았소. 사실, 나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다양한 감각 작용을 구분할 줄 알게 되었소. 조금씩 더 강렬해지는 빛이 신경을 압박해서 눈을 감아야 했던 기억이 떠오르오. 그렇게 눈을 감자 어둠이 몰려왔고, 나는 불안감에 사로잡혔소. 지금 생각해보니, 다시 눈을 떴고, 그때 내게 빛이 쏟아졌던 거였소.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中


>>1 벨리타 릭먼 Belita Rickman
>>2 클리프 Cliff

665 벨리타주 ◆QuMdEQJ6Kc (HrHrz5yyYQ)

2021-08-07 (파란날) 16:50:49

벨리타 도망치듯이 안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막레로 받을게요! 감사해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괄호 속 말들이 너무 웃기네요 ㅋㅋㅋㅋㅋㅋ 저는 클리프의 부탁에 무한 물음표를 생성하고 있습니다... 거짓인가 진실인가 도대체 진짜 이유는 뭔가... 그건 미래의 클리프주가 정해주시겠죠! 🙄
벌써 8월에, 입추에, 주말이에요. 즐겁고 편안한 날 되세요~!

666 클리프주 ◆oSnT.Ehang (MVFfb20hfQ)

2021-08-09 (모두 수고..) 23:56:57

세상에나 벌써 시간이 그럭케..... 이번 일상도 고생했어 벨리타주 얍얍 👊👊🧂🥁🥁🥁
이방인도 얼마 남지 않았구만! 처음에 편지를 주고받던 때가 벌써 그렇게 오래 됏다니... 점점 스레도 완결각이 나구 있나? 나랑 클리프는....... 모르겠워😭😭😭😭😭

667 벨리타주 ◆QuMdEQJ6Kc (o0pLMg5z3Y)

2021-08-10 (FIRE!) 20:44:39

시간 진짜 오래됐죠 ㅋㅋㅋㅋㅋ 이방인 시작한 게 작년 겨울이더라구요... 클리프주도 고생하셨어요! 🥰
완결각이 서고 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벨리타는 몇 번의 분기점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 일상할 때마다 엔딩이 바뀌려고 해서 저도 잘 모르겠네요 🥲 하지만 기한 정해두면 그 안에는 잘 낼 수 있겠죠...! 마감일 정해두면 어떻게든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668 클리프주 ◆oSnT.Ehang (GYI5FDn6/U)

2021-08-12 (거의 끝나감) 14:59:18

우리 9월달 안으로 끝내기로 했던 거 맞지!? 음 이제 어떡해야 되려낙... 🤔🤔🤔🤔🤔🤔 촉박하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또 많이 남은 것도 같고...? 일단 일상이나 새롭게 돌릴까? 클리프가 그런 부탁을 했으니까 일상 주제가 있긴 할 것 같어.. 😹 아니면 독백이 나으려나.. 아님 호란이랑 한나 한 번 정리하고 가야 하나..? 그리구 내가 이 얘기 했던 것 같기는 한데 저번에 벨리타 독백에서 저택이 파이어🔥될때 쫌 시원했어!!! ㅋㅋㅋㅋㅋㅋㅋ

669 벨리타주 ◆QuMdEQJ6Kc (QfQ4Hiiog2)

2021-08-12 (거의 끝나감) 15:28:59

넵 3분기 안 엔딩이 목표니까! 새 일상 돌려도 좋을 것 같아요 😉 벨리타가 클리프 따로 불렀을 것 같거든요... 개인면담 시간...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클리프 담임이 너 오래~!
ㅋㅋㅋㅋ 알죠알죠 저번에 얘기해주셔서 혼자서 아주 뿌듯해했습니다 😎...!! 사실 벨리타 독백은 엔딩 후보 중에 하나였고, 모티브는 제인 에어의 버사 메이슨이에요. 제가 미치광이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좋아해서(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썼네요. 언젠가 얘기하고 싶었는데 돗자리 깔아주셔서 냉큼 말해봅니다 ㅋㅋㅋㅋㅋㅋ 혹시 클리프주도 숨겨진 얘기 있으면... 때가 되면... 꼭 풀어주시기...!

670 클리프주 ◆oSnT.Ehang (n31Jb5QkCM)

2021-08-13 (불탄다..!) 23:20:3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인 면담 시간이라니 클리프 쫄아서 가야겟다..! ^_^.. 벨리타가 클리프 부르묜 벨리타주가 선레 쓰는 게 더 편하려남? 🤔
내가 두 번이나 얘기했구나 .....많이 시원했나바 ㅋㅋㅋㅋㅋㅋㅋ 나두 미치광이 조아해!! 그러니까 약간 클리프 같은 (벨리타랑은 다른 느낌의 미침이지만) 애 만들고지금이악물고잇는거겟지.. 할 거면 벨리타주처럼 꼼꼼하게 디자인해야겠어 휴.. 😔 !! 새로운 정보 냠냠 😋 오케잉 나도 꼭 끝나기 전까지는 다양한 얘기 많이 해보께!! 추석을 지나 9월달까지~!!!! 파이팅해보자구

671 벨리타주 ◆QuMdEQJ6Kc (K/hHyKfJ.g)

2021-08-16 (모두 수고..) 14:17:19

선레 제가 써올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번이나 말씀해주셔서 두 번 좋았답니다... 칭찬은 벨리타주를 춤추게 한다 💃🕺✨ ㅋㅋㅋㅋㅋ 아니 이 악물고 계신다는 말 때문에 웃겨서 눈물 찔끔... 사실 저도 꼼꼼하게 짠 건 아니라 같이 이 악물고 있습니다 🥲 그리고 클리프 매력덩어리예요! 계속계속 궁금해지는 캐릭터라구 할까요... 클리프주가 풀어주실 보따리 기다리고 있을게요~! 둘 다 파이팅 이방인 파이팅 ✊✊✊

672 벨리타 - 클리프 (LaY4inVgvA)

2021-08-16 (모두 수고..) 18:30:39

벨리타는 불안하게 서재를 오갔다. 클리프의 괜찮다는 말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그 괜찮다는 말이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면 좋으련만. 그럴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벨리타가 느끼기에 클리프의 ‘괜찮다’는 ‘상관없다’는 말처럼 들렸다. 고통스러워도 상관없다. 깨어나지 못해도 상관없다.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몰라도, 그 상관없음은 벨리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일 테다. 벨리타의 상상 속에서 클리프는 몇 번이고 죽었다. 한쪽 눈이 없는 채로말이다. 벨리타가 웃었는지 울었는지는 그 자신도 모른다.
불현듯 방법을 떠올린 벨리타가 느리게 몸을 틀었다. 급할수록 천천히. 서두를수록 일을 그르치기 쉬운 법이다. 일 층으로 내려간 벨리타는 잠가두었던 문을 연다. 여전히 먼지 자욱한 방엔 약품냄새가 유령처럼 부유했다. 구석에 처박힌 나무상자를 끌어왔다. 은색으로 빛나는 날카로운 것을, 낡은 노트를, 책을 모조리 담았다. 상자는 절반쯤 찼다. 벨리타가 허리를 굽혀 상자를 잡고 질질 끌었다. 문을 열고 나오는 벨리타와 마주친 한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릭먼 씨, ···도와드릴까요?” 벨리타는 아무 대꾸도 않고 저택을 빠져나온다. 허락이 떨어지지 않았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한나는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벨리타의 기행을 지켜봤다. 뒤로 돌아간 벨리타는 상자를 바닥에 쏟아버린다. 물건들이 흙바닥에 어지럽게 흩어졌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저택으로 돌아가는 벨리타의 걸음엔 어딘가 경쾌한 구석까지 있다.

벨리타는 이제 클리프의 방 앞에 서 있다. 가볍게 노크한다. 대답은 기다리지 않고 문을 열었다.

“클리프, 할 얘기가 있어.”

역시나 대답을 기다리지 않는다.

“이제 나는 네 눈을 어쩌지 못해.”

벨리타가 웃었다. 홀가분해 보인다.

“나한테는 이제 아무것도 없거든.”

673 클리프 - 벨리타 (qE2Y7iWoD2)

2021-08-18 (水) 20:24:46

창가 언저리, 비스듬한 그림자에 몸을 놓아둔 클리프는 잠깐 졸았다. 아주 짧은 꿈이 클리프를 절벽으로 빠뜨렸다. ············끝을 알 수가 없는 칠흑이 누더기 몸을 계속해서 삼키고 있을 때, 클리프는 꿈에서 빠져나왔다. 추락하는 악몽은 클리프도 싫었던 걸까? 그게 아니라면 날카롭거나 투박한 물건들이 한데 뒤얽히는 소리에 깬 걸지도 모르겠다.
참 아쉽다. 쭉 떨어져 땅바닥에 처박혔다면 눈알이라도 튕겨 나갔을 텐데.

클리프가 기벽이 도져 목을 긁었다. 손톱의 끝이 새빨갰다. 시선이 거기에서 놀았다. 하지만 노크 후 열리는 문 뒤에 벨리타가 있어 그곳에 시선을 고정했다. 클리프는 그녀가 하는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귀에 담고서는 저도 모르게 실소했다.

“아무것도······?"

입에서 실소가 다 쏟아져 나온 뒤의 얼굴은 슬펐다가 화났다가 행복했다가를 반복하며 묘하게 구겨졌다. 구겨졌다는 표현보다는 섞갈리다, 꼬이다, 혼합되다, 등등이 나은 표현인 것도 같았다. 애초에 클리프를 설명할 때 낫고 올바른 표현을 찾으려 애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결국엔 삶의 종지부를 반드시 찍을 놈이니 살아있는···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주어야 한다.

여전히 얼굴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벨리타의 홀가분한 표정을 보다 이쪽을 보면 머리가 다 아파질 지경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게 뭐가 그리 좋다고." 클리프가 중얼거렸다.

"······손을 망가뜨린 게 아니라면, 눈은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674 벨리타 - 클리프 (XKIFZNUfbg)

2021-08-21 (파란날) 17:48:59

제 할 말 다 뱉은 후에야 클리프의 상처가 눈에 들어온다. 벨리타의 인상이 희미하게 구겨진다. 클리프의 얼굴 위로 다른 사람의 얼굴이 덧씌워졌다. 그립지만 클리프와는 닮지 않은 얼굴. “하지 마.”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 시선이 붉은 손끝을 향했다. 그의 목덜미에 이 이상의 흠집이 나는 건 원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낮게 읊조린다. 클리프의 실소 사이로 벨리타의 미소가 섞여들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그의 표정과는 달리 벨리타의 얼굴은 조각상처럼 애매한 웃음을 머금고서 굳어있다. 평화로운 한때를 떼어다 굳혀놓은 표정이다. 얼핏 꿈속을 지나는 것도 같다. 어느 시절을 걷고 있는지. “그러게.” 중얼거리는 소리에 대꾸한다.

“이렇게 가벼울 줄 알았다면 진작 전부 버렸을 텐데.”

이제 벨리타는 거의 황홀경을 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채로 번들거리는 눈. 눈동자 위로 치솟는 불길이 어른거리는 것 같다.

“내 손이 망가지지 않으면, 기어이 눈을 어떻게 하겠다고?”

한순간 싸늘해지는 온도. 눈을 치켜뜬 벨리타의 시선이 클리프에게 꽂힌다.

675 클리프주 ◆oSnT.Ehang (iqGXAJ8gJw)

2021-08-24 (FIRE!) 10:55:24

잠깐들룟다 갈겡 주말까지 파이팅하작 👍

676 클리프 - 벨리타 (0N1m56Hmss)

2021-08-26 (거의 끝나감) 00:01:37

만약 벨리카가 거대한 황홀경을 보고 있는 게 맞는다면 클리프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 일단 황홀경은 아닐 것이다. 황홀경과 반대되는 것이라면 몰라도.
클리프는 벨리타를 바라볼수록 밑으로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목이 긁고 싶었지만 하지 말라고 했으니 긁을 수도 없었다. 수지가 짧게 경련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쑥 빠질 것 같다는 불안함이 클리프의 목을 슬며시 쥐었다. 새까만 눈이 탁해졌다. 설마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면 빨리 깨어나야 할 텐데.

“당연하죠.”

숨을 확 들이마신 클리프가 방긋 웃었다. 다행히도, 아득한 꿈에 갇히거나 무서운 구멍에 빠지진 않은 듯싶었다. 오늘따라 휘영청한 입꼬리에서 힘이 느껴졌다.

벨리타가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자 클리프는 고개를 좀 더 올린 뒤 모로 두었다.

“왜, 싫으세요?”

클리프의 웃음이 팡 터진다.

677 벨리타 - 클리프 (/CBgSkQQJA)

2021-08-26 (거의 끝나감) 17:20:26

클리프의 대답에 벨리타의 눈이 느리게 감긴다. 둥글게 호선을 그리는 입가, 태어나 처음 뱉는 것 같은 부드러운 숨결. 곧 어깨가 들썩이기 시작한다. 벨리타가 고개를 숙였다. 정리된 머리카락이 앞으로 쏟아진다. 벨리타는 아주 우스운 소릴 들은 사람처럼 웃었다.
한순간에 멈춘 웃음과 함께 벨리타가 시선을 들어 올린다.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눈이 흉지고 굳은살 박인 제 손을 훑는다.

“···손을 망가뜨리는 편이 나을까.”

“그편이 공평하겠지.” 낮게 읊조리는 소리. 이제는 클리프인 몸에 칼을 댄 적 있으니 제게도 그렇게 하겠다는 단순한 사고. 이렇게 간단한 방법으로 속죄가 가능하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 고통은 잠시뿐, 마음의 평화는 영원이니.

“클리프.” 벨리타가 낮게 그의 이름을 부른다.

“더 이상 널 만든 걸 후회하게 하지 마.”

난 지금도 충분히 진창에 있으니까.

678 벨리타주 ◆QuMdEQJ6Kc (/CBgSkQQJA)

2021-08-26 (거의 끝나감) 17:23:24

9월이 가까워오고 있어서 생각해봤는데 만약에 다른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배경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 배경은 그대로 가지고 가고 캐릭터만 새로 만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
벨리타 약혼자 사망 소식이나 클리프로 인해 일어난 사건들이 실린 기사가 다른 일상에서 언급되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해서 ㅋㅋㅋㅋㅋ 같은 세계관 다른 사람들...!

679 클리프주 ◆oSnT.Ehang (0N1m56Hmss)

2021-08-26 (거의 끝나감) 21:35:59

앗 안 그래두 클리프 때뭄에 일어나는 사건 잘 못 써먹어서 아쉬엇는데 😢.. 세계관을 고대로 하면 되겠구나......! 조은 벨리타주 의견 듣고나니 깨달음 얻어버렸당.. 👍

680 클리프주 ◆oSnT.Ehang (0N1m56Hmss)

2021-08-26 (거의 끝나감) 21:39:47

++답레는 확인햇사! 그리고 나 아주 소소한 걱정이 하나 있는데...
이방인 스레가 슬슬 700을 찍잖아..? 그러면 엔딩까지 내용이랑 다음 캐릭터들 얘기하는 걸 300 안으로 해야 깔꼼한데... 갠찮으려나 ㅜㅜ

681 벨리타주 ◆QuMdEQJ6Kc (DSXq71pcC.)

2021-08-27 (불탄다..!) 16:36:03

클리프로 인해서 일어난 사건 되게 궁금했는데 다음 상황에서도 쓸 수 있을 것 같아 좋네요 🥰...! 헉 그러게요 곧 700인데... 어떻게 맞춰보려면 맞출 수도 있지 않을까요 🥲 너무 속 편한 생각일까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아니면 진행이랑 엔딩 얘기하면서 슬슬 다음 얘기 주제랑 캐릭터 같이 짜보는 것도 적은 레스로 많은 내용 상의할 수 있을 것 같구요!

682 클리프 - 벨리타 (1HSKEJ.Mc2)

2021-08-29 (내일 월요일) 01:02:43

클리프가 아무런 말 없이 벨리타의 손을 살짝 잡았다가 놓았다. 당최 의미를 알 수 없는 행동이었다.

“……”

저런 말을 들었을 때 피조물은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가. 클리프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사실 저 말에 반드시 어떤 생각을 품어야 하는지도 의문이었다. 그도 그럴 게 피조물은 정말 만들어지기만 했을 뿐이라 모두의 생각과 다르게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것은 클리프에게도 어느 정도 적용할 수 있다. 클리프는 생각보다 엄청나지 않다. 클리프가 무슨 말을 하든 희로애락을 어떻게 드러내든······. 그냥 다 만들어진 것이다. 모든 것은 사람의 손에 의해 빚어졌다.

클리프가 벨리타의 옆을 가볍게 지나가면서 갈색 머리칼을 매만지다 놓아주었다. 그리고 저택 안 어딘가에 있을 한나를 크게 불렀다. 한나! 벨리타가 안 좋아 보이는데 방까지 부축 좀 부탁드려요, 라고 말하며.

“네. 그래도 일단 후회는 쉬고 나서 생각해요.”

당신이 진창을 뒹군다면 난 아마도············

683 클리프주 ◆oSnT.Ehang (1HSKEJ.Mc2)

2021-08-29 (내일 월요일) 01:06:51

그러게 걍 마음 편하게 있고... 알뜰하게 레스 잘 쓰다보면 뭐! 갠찮을 것 같네!! 👍👍 이방인 엔딩은 음.. 벨리타 꿈대로 저택 파이어하고 둘이서 어디로 떠나도 될 것 같고.. 지금 살짝 여러 방면의 엔딩이 마구마구 생각나섴ㅋㅋㅋㅋㅋ 와 이건 진짜 아닌데?? 싶은 엔딩을 찾는 게 더 빠를 것 같긴 해 ㅋㅋㅋㅋㅋㅋㅋ

684 벨리타 - 클리프, 호란 (u.Rvv34ARU)

2021-08-29 (내일 월요일) 17:55:21

클리프의 모든 행동에서 어떠한 의중도 읽을 수 없다. 애초에 그런 게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 그럼 여태 저는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하고, 무엇에 휘둘렸는가.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물은 적 없으므로. 클리프의 말에 가벼운 발소리가 가까워진다. 한나의 것이다. 벨리타는 실소한다.

“지금은 괜찮아요, 한나.”

벨리타의 말에 한나가 혼란스러운 티를 내며 눈동자를 굴린다. 말하는 사람 둘이 전혀 다른 소리를 하고 있으니 어느 쪽을 따라야 할지 알 수가 없다. 한나가 무어라 입을 뗄까 고민하는 사이 벨리타가 몸을 돌려 한나와 클리프를 지나쳐갔다. 계단을 내려가 문을 열고 정원에 발을 디딘다.

“호란!”

넓은 보폭으로 걸어가며 크게 호란을 부른다. 웃음이 터지려는 걸 간신히 막은 얼굴은 도리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꺾을 게 있어서요. 뽑거나··· 부수는 건가. 아무튼, 좀 치워야 할 게 생겼어요.”

횡설수설 말을 늘어놓은 벨리타가 덩달아 정신없이 움직이던 시선을 호란에게 고정한다.

“단단하고 날카로운 게 있으면 좋겠는데.”

삽시간에 단정하게 정리된 표정.

685 벨리타주 ◆QuMdEQJ6Kc (u.Rvv34ARU)

2021-08-29 (내일 월요일) 18:00:23

엔딩은 진짜 둘이 어디 떠나는 걸로 끝나고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럼 다음 얘기에도 깜짝 등장 가능해지고 🤔... 대신에 불 지르기 전에 한나랑 호란 해고하기... 최근 답레에서 클리프가 한나 부르는 거 보고 둘 관계가 역전되는 것도 재밌겠다 싶었구요! 만약에 그러면 관리자? 보호자? 역할이 바뀌게 되겠네요 ㅋㅋㅋㅋㅋㅋ
다음 얘기는 가볍게 치정(로맨스)o, x랑 가벼운 분위기, 무거운 분위기처럼 대략적인 스케치부터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해요 ☺️

686 클리프주 ◆oSnT.Ehang (1HSKEJ.Mc2)

2021-08-29 (내일 월요일) 20:36:23

🔥❤️🔥 오케잉 오케잉! 호란은 해고당하면 쪼꼼 슬프겟지만😢.. 한나는 그래도 마음이 조금은 나아지겟다 ㅋㅋㅋ ㅠㅠ..
난 저번에 말한 커플링대로 로맨스 있었으면 조켓다!! 분위기는 이방인 덕분에 가벼운 분위기가 고파졌디만😢.. 솔직히 둘다 조와!! 그리구 분위기는 캐릭터 프필 다 하고 역극 돌리다보면 자연스럽게 정해지기도 할 것 같구..
저번에 벨리타주는 초월자랑인간느낌 좋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일단 여기까지만 말하구 가께 내일 월요일인데 파이팅해 🎺

687 벨리타주 ◆QuMdEQJ6Kc (fqqknBA/lc)

2021-08-30 (모두 수고..) 20:27:50

앗 호란 슬퍼하나요 🥲... 그럼 한나를 잠깐 심부름 보내서 빈 집에 불 내면 되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저번에 그렇게 얘기하긴 했는데 이방인 결말에 가까워오니 사람이랑 사람이 꾸려가는 얘기도 재밌겠다는 생각 드네요 ^^... ㅋㅋㅋㅋㅋㅋ 일단 가볍게 굴리기는 정략결혼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구요, 나머지도 더 생각해볼게요! 월요일 고생하셨습니다 ☺️ 푹 쉬세요~! 저도 쓰러지러 가볼게요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

688 클리프주 ◆oSnT.Ehang (DV.w2plNww)

2021-09-01 (水) 00:21:4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이렇게 웃긴데슬프디.. 이방인은 정말 우리에게 많은것을주엇다...... 움움 정략결혼! 📝 나도 틈틈날때마다 생각해보께! 푹 쉬어 👍 답레는 오늘중으로 올려둘게 🥁🥁🥁🥁

689 방, 정원 (grSmcnidyc)

2021-09-02 (거의 끝나감) 08:40:28

벨리타를 보내버린 클리프는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그저 한나가 제 시야에 들어오자 입술만 바짝 끌어당길 뿐이었다. 그러다가 돌연 클리프는 자리를 벗어나고 싶어졌다. 벨리타처럼.

*

호란은 어딘가 뜬 구석이 있는 벨리타를 마주했다. 깨질 것 같은 푸른 눈은 호란을 이상한 기분에 빠지게 했다. 그녀의 이런 모습이 생소한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지금은 좀··· 호란이 흙 묻은 장갑을 벗고 맨손을 드러냈다. 뻘쭘한 손이 등 뒤에 놓였다.

가만히 얘기를 듣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바뀐 벨리타의 모습에 호란의 눈이 동그래졌다.

"치울 게 있으면··· 저한테 말씀하세요."

역시 이 정원은 치울 것이 많다.

690 한나 - 클리프, 벨리타 - 호란 (UrVBtKaUYc)

2021-09-06 (모두 수고..) 00:02:45

한나는 도망가고 싶다. 며칠 조용한가 싶더니 또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분위기. 차마 제정신으로 있을 수가 없다. ‘지긋지긋한 집구석!’ 언젠가 들었던 말이 제 입에서 터져 나올 것만 같다. 그러나 한나가 하는 일은 그저 얌전히 웃으며 상냥한 질문을 던지는 것.

“더 도와드릴 게 있을까요?”

*

벨리타는 고심하는 사람의 형상을 하고 서 있었다. 무언가에 대한 처분을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실상은 그런 척이다. 나고 자라며 교육받은 것이 묻어난 것이다. 거절할 때는 약간의 시간을 두되 단호하게 할 것. 상대방이 불쾌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도 의사 표현은 확실히.

“아니요,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서요.”

벨리타가 입가를 조금 더 끌어올렸다. 의도한 건 분명 웃음이었을 텐데. 차라리 누가 억지로 잡아당겼다고 하는 편이 자연스럽겠다. 그 어색한 표정을 유지하며 벨리타가 입을 연다. “아, 바쁜가요?”

“그럼 어디에 있는지만 알려줘요. 내가 찾아갈게요.”

692 방, 정원 (wX6lsqHlg2)

2021-09-08 (水) 02:04:09

"괜찮아요."

상대와 비스름하게 웃은 클리프가 나긋나긋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림자와 대등할 정도로 어두운 시선이 정박한 곳에는

"여기······ 많이 역겹죠?" 한나의 눈이 있었다. 클리프는 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것처럼 말했다. "나였으면 진작에 도망갔다." 음성은 점점 고요해지고 작아졌다. 마치 한나의 겉가죽 어딘가에 났을지도 모를 구멍으로 파고들려는 것처럼.

벨리타는 지금쯤 ······ 했을까?

*

마지못한 호란이 창고를 슬그머니 가리켰다. 아직도 영 내키지 않는 눈빛이었지만 벨리타가 이렇게까지 말했으니 하는 수 없었다.

“무리는, 안 하셔도······.”벨리타의 표정보다는 자연스러운 저속의 말이었다. 호란은 이것을 마지막으로 걱정을 끝마칠 예정이다. 팔자 좋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쓸모없는 걱정을 내비출 여유는 확실히 없기에.

693 벨리타주 ◆QuMdEQJ6Kc (Ws5vHibr5A)

2021-09-11 (파란날) 20:43:30

벨리타 손을 어째야 해야 할지 고민하느라 답레가 좀 늦고 있어요 🤔... 웬만하면 오늘 안에, 늦어도 내일은 답레 올려둘게요! 좋은 주말 보내시고 푹 쉬세요~ 🥰

694 클리프주 ◆oSnT.Ehang (urqNLkxpcA)

2021-09-11 (파란날) 23:44:31

안 그래두 그럴 것 같았어.. 😭😭 9월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까 편하게 해!! 🍪🍪

695 방, 정원, ??? 그리고 문 앞 (UH42Gnx.YM)

2021-09-12 (내일 월요일) 23:19:30

한나는 클리프의 말에 어색하게 웃는다.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역겨울 정도인가? 이어지는 말엔 저도 모르게 울적한 기색을 내비쳤다. 방금의 말로 한나는 제 위치를 다시금 상기했다. 제게는 도망갈 데가 없다.

“도망은요.”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온 한나가 말한다. 도망도 믿을 만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나 갈 수 있다. 어차피 여기가 아니라도 비슷비슷한 곳을 전전하게 될 텐데 굳이 기운 빼고 싶지 않았다. 지금보다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편이 좋다.

*

호란의 말에 벨리타가 입가에 웃음을 띄웠다. 도통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이다. 호란이 가리킨 창고를 향해 간 벨리타는 문을 열고 물건을 꺼낸 뒤, 정원을 가로질러 걸었다. 목적지가 확실하거나 애초에 그런 것 따위 없는 사람처럼.

*

저택에서 완전히 자취를 지운 벨리타가 다시 나타난 건 해가 넘어갈 때쯤이었다. 두 손 모두 비어있다. ···손? 잘게 떠는 오른쪽 손끝에서 핏방울이 떨어져 궤적을 남긴다. 눈물로 젖었다 마른 듯한 얼굴과 낮게 가라앉은 눈. 도무지 말 붙이고 싶지 않은 꼴이다. 비척이는 걸음으로 문 앞에 선 벨리타가 온전한 손을 올린다. 문을 두드린다. 정확히 세 번이었다.

696 (2inuum.Ff.)

2021-09-15 (水) 00:26:45

질려버린 것도 아닌데 대답이 물렸다.
클리프는 수수방관한 표정으로 그대로 한나를 지나쳐 저택 어딘가에 틀어박혀 있다가, 벨리타의 숨소리를 듣고 문앞에 섰다. 문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들려오는 핏방울의 소리에 숨을 죽였다. 어느 쪽 손이지? 둘 다? 오랜만에 조바심을 느낀 클리프는 노크가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투박한 손으로 문손잡이를 괴롭혔다. 문은 조금 산만하게 열렸다. 두 번째나 세 번째의 노크는 볼품없이 뭉개졌을지도.

보고야 만 클리프의 표정은 이상했다.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

*

향기로운 꽃이 아쉽다는 듯 호란의 손에 제 이파리를 부딪치다가 말았다. 호란은 천천히 일어나서 저쪽에 보이는 창고의 문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지금쯤이면 벨리타는 필요한 것을 찾아 돌아갔을 것이다.


#당연한소리일지도 모르겟지만 혹시 벨리타 머 창고에 엄청난 변화를 주거나 그러진 않았징?? 벨리타주가 알려주는 거 토대로 호란이 쪼금만 쓰려구 👍

697 벨리타 - 클리프 (fm3GT94K7.)

2021-09-19 (내일 월요일) 01:25:31

세 번째 노크는 형편없이 뭉그러진다. 중심을 잃은 몸이 작게 앞으로 휘청였다. 피 범벅인 손도 덩달아 흔들렸다. 상처가 깊은 건지, 어디가 으스러진 건지. 끔찍한 몰골이라 오래 살피기도 힘들었다. 다친 건 손뿐인데 통증은 전신을 괴롭힌다. 눈을 감았다 뜨는 지극히 일상적인 행위마저도 힘들고 어렵기만 하다. 다시 저택으로 돌아온 건 기적일지도 모른다. 고작 이따위 게 기적이라니. 새삼스레 불행한 삶이다.
초점 안 맞는 눈으로, 아주 느릿느릿 눈꺼풀을 움직인 벨리타가 눈동자만 들어 올린다. 클리프의 표정은 어떤 의미를 띠고 있는가. 하지만 이제 와서 그게 중요한가. 눅눅한 속눈썹과 대조적으로 바싹 마른 입술이 열린다.

“···만족해?”

건조한 입술이 가로로 긴 호선을 그린다. 말라있던 얇은 입술이 결 따라 찢어지며 피가 비쳤다. 벨리타의 눈동자는 미동도 없이 클리프를 본다.

# 네~ 필요한 거 하나만 쏙 집어서 갔을 거예요 ☺️ 클리프주 좋은 주말,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698 썩은 동아줄? (alvuq1bock)

2021-09-22 (水) 00:24:34

호란은 창고 문을 열어 대충 둘러보았다. 달라진 건 크게 없는 것 같으니 벨리타가 한 일은 정말 별거 아니었나 보다. 호란이 숨을 푹 뱉고 문을 조심스레 닫았다. 덜컹!

*

클리프는 피칠갑을 한 벨리타의 얼굴을 보았다. 너무나도 예상외의 모습에 눈을 다섯 번은 더 깜빡였는데, 다행히 평범한…… 벨리타가 보였다. 헛것을 본 모양이었다. 하지만 손은 진짜였다.

“……만족?”

속에서 불씨가 튀는 것 같은 느낌이 만족이 맞다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하지만 클리프는 이런 느낌이 만족이 아니라는 걸 잘 안다. “혹시, 제가 만족하는 것처럼 보여요?” 누군가 남의 얼굴을 막 휘저어서 장난을 쳐둔다면 이런 표정이 나오는 걸까.
먼저 시선을 피한 클리프가 최대한 피가 묻지 않도록 벨리타의 손목, 그 어디쯤을 잡았다. 아까 쉽게 잡았던 손을 이제는 잡지 못한다니. 참 슬픈 희극이었다.

“피라도 닦아요.”

클리프는 정신을 놓치지 않으려고 벨리타를 동아줄처럼 잡았다.

#벨리타주도 행복한 추석 보냉!! 🎺

699 벨리타 - 클리프 (ZQfH03Ha86)

2021-09-25 (파란날) 23:57:30

되묻는 말엔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혓바닥이 마른 입술을 한차례 쓸고 지나갔다. 아주 느리게 눈을 감았다가 더 느리게 눈을 뜬 벨리타는 그 어느 때보다 피로한 사람처럼 보였다.

“아니.”

숨을 내뱉은 벨리타가 고개를 젓는다. 만족한 사람이 저런 표정을 하고 있을 리 없지. 웃음의 파편조차 찾아볼 수 없는 얼굴. 벨리타는 처음 보는 것이다. 그러나 그 생경한 광경에 놀라지도, 즐거워하지도 못한 채 잡힌 쪽 손끝을 잘게 떨었다.

“사람이라고 해도 믿겠어.”

입가가 애매하게 일그러진다. 웃음인지 통증에서 기인한 찌푸림인지 분간이 어렵다. 벨리타가 고개를 숙인 채 숨을 고른다. 머리에 심장이 있는 것처럼 지끈거린다.

“···아파.”

잘라내서 편해질 수 있다면 당장 그렇게 하고 싶을 정도였다. 눈을 없애고 싶다던 클리프의 말을 이제야 이해한다.

“아직도 눈이 아파?”

벨리타가 클리프를 보며 묻는다. 아프다고 해도 이젠 정말 어쩌지 못하는데. 묻는 이유는 스스로도 알 수 없다.

# 이제 9월이 일주일도 안 남았네요... 슬슬 엔딩각을 잡아봐야 하는 걸까요 🤔...!

700 클리프 - 벨리타 (XZLmVI0xYo)

2021-09-28 (FIRE!) 00:21:47

···사람이······도······믿겠···어······

괴물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아요. 잡념의 살촉은 자신이 아닌 벨리타를 향했다.

아프다는 소리에 잡았던 동아줄을 놓았다. 그리고 벨리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면서, 할 말을 고르고 골랐다. 만족한 표정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니 됐지. 이제 놈은 벨리타가 찾지 못한 파편을 깜냥깜냥 긁어모아서 얼굴 위로 웃음을 두었다.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지진 않았어요.”

불그죽죽해진 손바닥에도 개의치 않아 보였다. 대신에 놈은 눈을 잠깐 빛내더니, 이상한, 보통의 분위기로 입을 열었다.

벨리타는 여기가 좋아요? 죽을 때까지 여기 있을 거예요? 그냥 이제 나가요 여기로 돌아오지 말고 여기서 좀 멀리 가면 사람 없는 마을이 있어요 제가 예전에 봤거든요······ 저택에 남아서 좋을 게 없는 것 같아요 아니 없어요 같이 가요! 클리프, 같이 가자, 라고만 하면 되는데

추잡한 투였다. 말하는 놈은 부정확하고 엉성한 존재였지만 그 입에서 나온 말의 의미만큼은 확실했다. 나가자!

“혹시 몰라요. 제 광증도 떠나면 나아질지.” 그렇다고 해서 긴 여행 동안 정상으로 살지는 않았다만.

“솔직히 벨리타도 미쳤잖아요. 손까지 이렇게 하고.”

나갈 거지? 오랜만에 빛무리가 드는 듯한 시선.

701 클리프주 ◆oSnT.Ehang (XZLmVI0xYo)

2021-09-28 (FIRE!) 00:22:40

음.. 일단 엔딩각 하긴 했는데 🤔.......
..
뒤는 맡길게! 👍 ㅋㅋ..ㅋㅋㅋ

702 벨리타주 ◆QuMdEQJ6Kc (aL2xy39dSg)

2021-10-02 (파란날) 23:23:20

예상하셨을지도 모르겠는데 저도 엔딩각 재보려고 고민하느라 늦어지고 있습니다 🥲...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늦어도 월요일에는 올라갈 거예요 ㅋㅋㅋ큐ㅠㅠㅠㅠ 왜 벌써 10월이지..

703 클리프주 ◆oSnT.Ehang (yUDPzivBdM)

2021-10-03 (내일 월요일) 01:07:53

엔딩각 이거 은근 어려워! ㅋ ㅋ ㅋ ㅠㅠㅠㅠ 파이팅벨리타주.. 🎺🎺💖

704 벨리타주 ◆QuMdEQJ6Kc (XcxVZ4Da2.)

2021-10-05 (FIRE!) 20:00:22

제가 오늘까지 너무 바빠서 계속 답레를 못 쓰고 있어요 🥲... 내일은 그래도 쉬는 날이라 개인적인 일 보고나서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길 바라구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

705 클리프주 ◆oSnT.Ehang (bY0a8kZyMA)

2021-10-05 (FIRE!) 20:43:00

나두 시험기간 막바지라 불사르고 있어 🔥🔥🔥 편하게 써조📝 좋은하루!!! 🎵🎵🎵

706 벨리타 - 클리프 (S74dlJ6v7U)

2021-10-07 (거의 끝나감) 00:52:10

나아지지 않았다니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차마 제 손을 잘라낼 수는 없어 ———하는 것에 그쳤대도, 이제 더는 섬세한 작업 같은 건 할 수 없을 텐데. 더군다나 눈이라니. 벨리타가 픽 웃는다. 한쪽 손이 엉망이 된 사람과 한쪽 눈이 엉망이 된 ■■. 상상만 해도 우스운 꼴이다. 벨리타는 천천히 침잠했다. 제 앞의 눈동자가 빛을 내는 것도 모르고. 시선을 들어 올린 건, 순전히 길어지는 클리프의 말 때문이었다.

벨리타는 침묵을 지킨다. 그리고 처음으로 생각한다. 자신은 이 저택을 사랑하는가? 평생 이곳에서 살다 죽고 싶을 만큼? 답은 빨리 나왔다. 벨리타는 이곳이 끔찍했다. 이곳에 있는 동안 있던 좋은 일이라곤 타인의 손길이 닿은 공간이 정돈되는 것을 보았던 순간뿐이었다. 그것말곤 죄 끔찍한 일이었다. 벨리타는 이곳에서 앨런을 완전히 없앴고, 반쯤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클리프를 지켜보고, 그가 떠난 사이 그의 흔적을 찾고···. 그가 돌아온 이후에는 불안에 떨다가, 모든 걸 들키고, ···아주 잠깐 돌아갈 곳이 있다고도 생각했으나. 아마 생각한 곳으로는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그래, 어쩌면 나도 미쳤는지도 모르지.”

사실은 아주 오래 전부터 그랬는지도 모른다. 단지 늦게 깨달았을 뿐. 벨리타는 클리프 등 너머의 저택을 한 번 둘러본다. 아쉬움이 묻어난 눈길은 아니다. 그냥 존재하는 것을 훑어보는 것에 가까운 눈.

“가자, 클리프. 꼭 거기가 아니라도, 여기만 아니면 돼.”

벨리타가 핏물이 굳어가기 시작하는 손을 내밀었다. 고통으로 찌푸린 사이로 보이는 미소는 얼핏 울음을 참는 듯 보였다.

707 클리프주 ◆oSnT.Ehang (/Vnf8p61CY)

2021-10-08 (불탄다..!) 22:36:01

와 드뎌~!~!~! 끝!!! 🎺🎺🎺🎺🎺🎺
고생햇어 벨리타주 ㅠㅠㅠㅠㅠㅠ... 🔥🔥🔥🔥🔥
여기서 끗해도 조을 것 같고 뒷얘기나 뒷정리는 우리끼리 얘기해도 조을 것 같아!!

708 벨리타주 ◆QuMdEQJ6Kc (O6oWnoHTss)

2021-10-09 (파란날) 00:32:26

와 고생하셨습니다! 1년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꾸준히 함께 달려주셔서 감사해요... 감동 🥲🤍🤍🤍
뒷얘기 가볍게 해볼까요? 어차피 다음 캐릭터들 얘기에서도 종종 언급될 것 같기도 해서 ㅋㅋㅋㅋㅋㅋ 일단 둘은... 역시 떠났겠죠 🤔

709 클리프주 ◆oSnT.Ehang (lh1JOFkKI2)

2021-10-09 (파란날) 17:58:07

🥂🍾🥂
클리프가 말한 마을이든 어디든 확실히 떠나겟지 ㅠㅠ.. 근데 먼가 개인적으로는 둘이서 좀 오래 떠돌다녓음 좋겠다 ㅋㅋㅋ 분위기가 있어..! 새벽 어스름에 쫄래쫄래 이동하다가 막 동이 틀 때까지 걸어다녀서 인파 속으로 슬쩍 사라지는.. 👤👤👤👤👤👥👤👤👤
한나와 호란이는.... 😭 벨리타가 말하고 갔을가?

710 벨리타주 ◆QuMdEQJ6Kc (U4RVH1htzc)

2021-10-11 (모두 수고..) 00:24:37

어쩌면 영원히 안 돌아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 벨리타는 그냥 어느날 갑자기 휙 떠나자고 했을 것 같아서 한나랑 호란도 모르고, 가족들도 모를 것 같습니다...🤔
헉 그런 분위기 좋아요 🥲...! 눈 마주치면 왜 지금까지 몰랐지? 할 정도로 이질적인 둘인데, 왠지 인파 속으로 사라지면 영영 못 찾을 것 같죠... 본인들이 스스로 나타나길 원하기 전까지는 남들이 존재감을 잘 못 느낄 것 같아요!

711 클리프주 ◆oSnT.Ehang (JA1/P6goZE)

2021-10-13 (水) 20:45:30

헉.. 😭😭 그래두 호란이랑 한나는 똑똑이들이니까 자기 앞가림잘해나가겠지..!
맞아맞아ㅠㅠㅠㅠㅠㅠㅠ........ 갑자기 떠오른 생각인데 혹시 클리프랑 벨리타랑 같이 찍은 사진 있었나? 그냥 지나가던 사람이 길거리 모습을 딱 찍었는데 거기에 조그맣게 벨리타랑 클리프가 찍히는 거지.. 근데 둘이서 같이 나온 사진이 그거뿐이라면... ... 😭 진짜 스레 제목대로 결말이 나와버렷군..
암튼 이렇게 얘기하다 캐릭터도 슬슬 짜면 되겠지 🤔 난 대충 다음 캐릭터 핵심은 잡혔는데 벨리타주는 어땡?

712 벨리타주 ◆QuMdEQJ6Kc (Gy2UM4K.86)

2021-10-14 (거의 끝나감) 00:12:06

앨런이랑 찍은 건 있는데 클리프랑 찍은 건 없었을 것 같아요 🤔...! 헉 그런 거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사진 신문 구석에 작게 실렸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네요... 하지만 벨리타와 클리프를 아는 사람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을... 제목 따라간다는 말 진짜인가봐요 😇 ㅋㅋㅋㅋㅋ
벨리타가 클리프를 정착하게 해주지 못하고 결국 함께 이방인으로서 살아가게 된 엔딩으로 보면 될까요... 벨리타 자체가 정착할 곳을 잃은 사람이니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기에 좋은 사람은 아니었죠 🥲... 그래도 이제 둘이니까 좀 덜 외로웠으면 하는 ㅠㅠㅋㅋㅋㅋ
저 새 캐릭터는 대략적인 배경구상이 된 다음에 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대략적으로 그려둔 건 있는데 아주 대략적이라 완전 뒤바뀔 수도 있습니다 ㅎㅎ... 클리프주는 어떤 배경/이야기/컨셉으로 돌리고 싶은지 결정하셨나요?

713 클리프주 ◆oSnT.Ehang (5HUhj3p0wA)

2021-10-14 (거의 끝나감) 13:46:52

ㅠㅠㅠㅠ 그러니까.. 얘들아, 이제는 싸우지말고 잘 지내야한다~ 😇 약간 동물농장 톤으로 말하구싶네 ㅋ ㅋ ㅋ ㅋ ㅋ

음 내 캐가 전에 말햇던 거대양🐑🐏 같은 그런 사이비에 이용당하거나 잡혔거나 해서 벨리타주 캐릭터가 이 일에 뛰어드는..? 아직 이야기 흐름은 요정도밖에 생각이 없네.. 좀 분위기 기엽게 될 수도 있으려나 ㅋ ㅋ ㅋ 암튼 난 지금 엄청엄청 평 범 하 고 멍충한 캐릭터가 굴리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

714 벨리타주 ◆QuMdEQJ6Kc (xJ4ABJPN4E)

2021-10-15 (불탄다..!) 17:29:57

싸우기는 하지만 어떻게 잘 지낼 거라고 믿어봅니다.... 얘들아....... 🙄

헉 재밌겠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거대양 사이비면 좋겠는데요! 이방인 얘기랑도 겹치니까 다 못 풀었던 설정도 풀 수 있구... 동화 눈의 여왕이 생각나기도 해요! 이런 스토리면 제 캐릭터는 좀 밝고 씩씩한 아이가 될 것 같아요 🤔...!

715 클리프주 ◆oSnT.Ehang (87SL/v7SKM)

2021-10-17 (내일 월요일) 23:36:59

오 눈의 여왕...! 예전에 동화로 봤던 기억이 있다 ㅠㅠ
ㅋㅋㅋㅋ밝고 씩씩한 캐라니 귀하다........! ㅋ큐ㅠㅠㅠ

거대 양이라는 걸 좀 기여운 느낌으로 갈지 말지 고민이다... 나머지 얘기는 내일 들려서 올리고 가께! 조은밤 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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