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나던 순간을 떠올리려니 상당히 힘드오. 그 당시의 모든 사건들은 혼란스럽고 불분명하오. 기묘한 여러 감각들이 일시에 나를 사로잡았소. 그런 까닭에 나는 동시에 보고 느끼고 듣고 냄새맡았소. 사실, 나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다양한 감각 작용을 구분할 줄 알게 되었소. 조금씩 더 강렬해지는 빛이 신경을 압박해서 눈을 감아야 했던 기억이 떠오르오. 그렇게 눈을 감자 어둠이 몰려왔고, 나는 불안감에 사로잡혔소. 지금 생각해보니, 다시 눈을 떴고, 그때 내게 빛이 쏟아졌던 거였소.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中
자기 전에 왔다가 가요! 🙋🏻♀️🙋🏻♀️ 헉 시험기간이시군요... 시험기간은 원래 공부량과는 별개로 내내 맘이 초조하잖아요 🥲 여긴 잠깐 내려두리고 열심히 준비해서 원하는 결과 얻으시길 바랄게요! 미리 얘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클리프주 좋은 밤 되시고 좋은 4월 보내세요🖤💙
호란 웨이티/20/Male (신장은 170초 중반, 사실 키를 잰 지 오래돼서 본인도 정확히 모른다) •••그리고 조그만 낱말 사전.
저택에 발을 들인 뒤 나름 사람 셋과? 함께 잘 살아가고 있다. 시꺼먼 사람(클리프)을 처음 봤을 때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정원을 관리하느라 바빴던 것도 있고, 북부의 환경과 언어에 적응 등등. 여러 요소가 호란에게 숨 돌릴 틈을 주지 않아 시간은 금방 갔다. 너무나도 빠르게 흐른 시간의 틈 그 속에서 변화한 클리프의 이미지는 그냥 착하다 정도. 솔직히 벨리타와 한나도 다 착한 것 같다고 생각 중. 가장 큰 일이었던 정원 정리가 끝나고 난 뒤에는 한가로운 노인네처럼 식물에 물이나 주고 영양제나 꼽아주고…… 그렇게 산다. 가끔 고향의 섬에서 먹었던 과일을 그리워한다.
귀여운 건 언제나 옳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서 가장 티끌 없는 사람이 아닐까 싶은 ㅋㅋㅋㅋㅋ 정원정리 끝내고 하는 일도 무해하구 🥲💚 아 ㅋㅋㅋㅋㅋㅋ 호란이 정말 꼬인 데 없이 선한 친구네요 ㅋㅋㅋㅋ 사과했다구 바로 착한 사람으로 생각하다니...! 과연 이 집이 좀 이상하다는 걸 언제쯤 눈치챌까도 관전 포인트겠는걸요 🤔
호란이 뼛속까지 멋진 정원사... 노동의 가치를 알고 열심히 일하는 당신의 땀방울을 존경합니다 🥺👏👏👏 호란이 눈치채냐 안 채냐는 벨리타랑 클리프한테 달렸네요 ㅋㅋㅋㅋㅋㅋ 한나는... 어느 쪽으로 붙을지, 아님 누구의 편도 아닌 채로 남을지 진행하다보면 결정될 것 같아요! 지금은 그냥 많은 돈을 원하는 노동자입니다...
ㅋㅋㅋㅋㅋㅋ 고백할 게 있는데... 난 가끔씩..,,, 한나가 노조를 만드는 걸 상상해... ㅋㅋㅋㅋㅋㅋ ㅠㅠㅠ ㅋ ㅋㅋ ㅋㅋㅋㅋ 진짜 조금이라도 의를 저버리는 일이 있으면 바로 그냥.....! 실행. 한나한테 일확천금을 안겨주고 싶당 💰
생각을해봤는데 역극 스타트를 한나나 호란이 벨클의 비밀을 알게 되는 걸로 시작해도 갠찮을 것 같아!! (넘 빠른가...? 아직 못 한 과거도 많으니까 그거 먼저 해도 되고 아님 잠깐 평화롭게 넷을 굴리는 걸 먼저 해도 될 것 같당... 이방인에서는 희귀한 평화의 시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 의외로 가능성 높아서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정의보다는 자기 이익에 민감한 친구지만... 정의와 이익이 직결된다면 정의의 사도가 될 수도 있겠는걸요 🤔 앗 그것도 괜찮네요! 과거랑 평화는 잠깐씩 시점 옮겨서 해도 되니까 오랜만에 시작을 빵 터지는 사건으로 하는 것도 좋아보여요. 아앗,, 희귀한 평화 🥲 ㅋㅋㅋㅋ 평화가 AU처럼 되어버렸네요......
그래서 그런가 항상 한나 하면은 억울한 표정이 생각나네!! ㅋㅋㅋㅋㅋ 🥲 앗 괜찮다니 다행이야~!! 한나랑 호란이 중에 알아차리는 걸 한 명으로만 정하면 한나가 어떨까 싶은데.. 🤔 만약 한나가 호란이한테 말하거나 아니면 호란이도 어찌저찌 해서 둘다 알게된 방향으로 해도 갠찮을 것 같당
저도 둘 중에 한 명이면 한나가 알아채는 게 빠를 것 같아요! 문이 덜 잠겨서 클리프가 만들어진 방을 보게 됐다는 식이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구... 한나 입장에서는 청소 목적으로도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 한나가 알게 되면 아마 호란이한테는 말 안 할 것 같고... 벨리타나 클리프한테도 들키지 않는 이상은 아무 말 안 할 것 같네요. 이게 언제 자기한테 유리하게 작용할지 모르니까...! 때를 노리는 맹수처럼 🐯🦁🐻
아무나 한 명 잠깐 등장해서 한나랑 얘기해주면 좋을 것 같긴 해요! 아니면 지난 번에 클리프가 방 발견했을 때처럼 다른 두 명이서 대화하고 한나가 방 둘러봐도 되겠구요. 또 멀리서 누가 보고 있는 무시무시한 상황도 좋구요 ㅋㅋㅋㅋㅋㅋ 저 일단 이것저것 던져두고 자러 가볼게요...! 클리프주 다시 한 번 고생 많으셨구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
집단지성의 힘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 전 역시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는 같이 얘기나눌 때 이것저것 떠오르는 것 같아요. 늘 함께 이야기해주시는 클리프주께 감사를 전합니다 🥰 저는 다른 두 명이 대화하는 중에 한나가 방을 둘러보거나 누군가 지켜보는 상황이 좋은데, 만약에 누가 본다면 그게 벨리타는 아니었음 하고 있어요. 벨리타에게 들키면... 한나는...... 🥲
처음에는 쫓아낼 것 같았는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까 나갈지 있을지 정하라고 할 것 같네요 🤔... 어차피 네가 알고 있는 거 말해봤자 누가 믿겠냐고, 나가서 떠들면 미친 사람 취급이나 받을 거라고... 협박식으로... 선택권은 주는데 결국은 남게 만드는 식으로 둘 듯해요 😇 클리프가 보는 것도 좋아요! ㅋㅋㅋㅋㅋ 좀 이상한 사람이다 생각하긴 했는데 이쪽으론 상상도 못해서 놀라긴 하겠네요... 한나의 우당탕탕 근로일기...
한나가 스스로 저지른 실수 중 가장 큰 것을 고른다면 그날 그 방에 들어간 것을 고를지도 모른다.
*
한나는 바닥을 쓸다가 문득 늘 잠겨있던 문이 아주 조금 열려있는 것을 본다. 관심이 없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 틈은 꼭 운명처럼 한나의 시선에 걸렸다. 그래, 운명처럼. 한나는 조용한 걸음으로 문 앞까지 다가선다. 이 집은 이상하다. ‘손님’으로 칭해진 사람은 도무지 돌아갈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애초부터 손님인 적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아무도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꼭 금지된 이야기라도 되는 것처럼. 한나는 낡은 문의 어딘가가 고장 난 것 같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어쩌면 저 안에 정체 모를 이상함의 이유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벨리타가 2층에 올라간 지 얼마 안 되었다. 보통 한두 시간 정도는 있다가 내려오니, 한나에게는 여유가 있었다. 한나는 잠시 숨을 죽이고 가만히 선다. 위는 잠잠하다. 무언가를 바쁘게 찾는 소리도, 서두르는 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한나는 문을 향해 손을 뻗는다. 삐걱거리는 문이 열린다.
어둡고 침침한 방이었다. 빛이라곤 작은 창에서 들어오는 것이 전부. 모든 것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으나 위로 쌓인 먼지는 버려진 공간 같다는 인상을 주었다. 날카로운 것 위로, 원래는 은색으로 반짝였을 것 위로 쌓인 뿌연 먼지를 손으로 훑어본다. 회색 먼지가 묻어난 걸 털어내고서, 한나는 책장을 본다. 몇 권을 꺼내보던 한나는 열린 틈을 발견했을 때처럼, 아주 조금 더 나와 있는 노트를 한 권 발견한다. 어두운 붉은색의 표지는 군데군데 젖은 흔적이 있었다. 그걸 빼 든 한나는 자연스럽게 책장을 넘긴다.
호란은 자신의 위로 드리운 그림자에 아랑곳하지 않고 작게 솟아난 이파리를 만지작거렸다. 전에는 몇 분마다 손을 비비고 더운 숨을 불어 조금이라도 열을 끌어올리려고 애썼는데, 이제는 다 옛날 일처럼 느껴지는 걸 보니 적응이 됐다는 건 사실이 맞았다.
“잘됐네요.”
항상 웃는 얼굴. 호란의 시선은 이파리에 고정돼 있었지만 클리프의 표정은 쉽게 추측했다. 클리프는 자신에게 오는 시선이 없자 심술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찰나의 감정 탓에 나무껍질을 하나씩 긁어서 뗐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다섯 번은 들렸을까, 고개 하나가 돌아갔다. 추측대로 클리프는 웃는 낯이었다. 언제부터 웃고 있었던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호란은 전에 어디서 왔다 그랬죠?”
“아, 동쪽 섬이요.”
클리프가 자신의 손에 나무껍질을 더 모았다. 호란은 그 행위의 연유를 알 수가 없어 똥그란 눈을 껌뻑거리기만 했다. 벌레라도 있는 것인가?
“궁금한 거라도 있으세요?”
예의 바른 질문에 대답으로 나온 것은 끄덕이는 고개. 도대체 클리프는 호란이 나고 자란 섬이 왜, 뭐가 궁금하다고 저러는 걸까. 호란은 그가 질문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껍질이 야금야금 벗겨지고 있는 나무를 살폈다. 확실히 박피가 필요한 부분이 있기는 있었지만 클리프는 생뚱맞은 부분을 긁어내고 있었다. 곧 그의 손에 모였던 껍질이 떨어지고, 캄캄한 입이 열렸다. 제가 예전에 밖으로 많이 돌았거든요.
벨리타는 계단을 올라간다. 이따금 삐걱대는 소리를 내는 계단을. 한나는 아래에서 느리게 바닥을 쓸고 있었다. 한동안 청소가 이어질 것이다. 벨리타는 이런 오후를 평화롭다고 생각했다. 모두에게 정해진 역할이 있는 것처럼, 고요하게 제 할 일을 해나가는 시간. 2층에서 내려다보는 정원은 이제 말끔한 모습이었다. 홀로 차가운 나무만이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어색하다. 벨리타는 그 나무에서 파생된 생각 몇몇을 더듬는다. 그러다 돌연 모든 것을 지워버린다. 생각이 길어지기 전에 걸음을 옮긴다. 벨리타가 향한 곳은 서재였다. 더는 읽어야 하는 것도, 읽고 싶은 것도 없는데 벨리타는 자꾸만 서재로 갔다. 테이블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조용히 과거를 생각했다. 그 시절은 이상할 정도로 눈이 부시다. 삶에서 겪을 수 있는 행복의 총량을 그때 모조리 받았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어처구니없는 생각이다. 다음으로는 미래를 생각했다. 그것은 이상할 정도로 까맣다. 단순한 어두움보다는 공허에 가깝다. 예상할 수 없는 것이 나중의 일이라지만, 기이할 정도로 손에 걸리는 것이 없다. 불안한가. 벨리타는 스스로 묻는다. 불안하다. 그러나 그런 불안이 특별한 건 아니다. 앉은 자리에서 일어난 벨리타는 서재를 나선다. 고요한 복도를 지나 제 방문을 연다. 한 번 둘러보고선 걸었던 길을 되돌아간다. 다시 계단을 밟는다. 이따금 낡은 소리를 뱉는 계단을. 마지막 계단이 유독 삐걱거린다는 생각을 하며, 벨리타는 1층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작게 열린 문틈을 발견한다. 관심이 없다면 지나칠 정도였지만, 벨리타는 누구보다 그 공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언제부터? 왜? 문 앞에 선 벨리타가 손잡이를 당긴다. 벨리타는 천천히 다가오는 불안의 그림자를 예감한다.
껍데기가 바람에 밀려 휭 날아갔다. 본디의 운명이라면 나무에 찰싹 달라붙어 있을 것들이 웬 말썽꾼 탓에 피해를 보니, 안타까웠다. 호란은 날아가버린 억울한 피해자들에 대하여 왈가왈부하지 않았다. 방대하고 엄청난 피해를 준 것도 아닐뿐더러 누구나 습관적으로 할 수 있는 사소한 일이니 굳이 대화의 주제를 틀지 않았다. 그가 지금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제 이야기였다.
“제가 살았던 데를 아세요?”
밖으로 많이 돌았다는 건 오랫동안 여행이라도 했다는 것인가? 우리 섬에 방문했었나? 관광지로 유명한 곳은 아닌데. 호란의 말 못지않게 느릿느릿한 생각이 원을 그리며 돌았다. 클리프가 샐쭉거렸다. 둘의 대화는 의미 없는 문답처럼 보이지만 그에게는 적어도 잠깐의 흥취가 되었다. 그렇다고 최고의 대화는 아니다. 하지만 최악도 아니다. 그냥저냥 차악 정도. 이 기준은 매일매일 바뀐다. 괴물에게 보편적인 잣대가 중요하면 얼마나 중요하다고. 차악의 대화를 만끽하고 있는 클리프는 사실 호란의 고향에 관해 아는 게 없었다. 지금까지 들러본 섬의 정보들을 합해 보편적인 특징을 만들어서 정말 가본 것처럼 말할 수는 있겠지만, 너무 실없는 행동이다. 그리고 거짓말은 좋지 못한 것이다! 클리프가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한나는 노트에 적힌 내용을 보며 얼굴을 찌푸린다. 일단 글씨가 엉망인 데다 내용도 엉망이었다. 몇몇 글자는 완전히 번져 알아볼 수 없었다. 읽기에 서툰 한나에겐 꽤 골치 아픈 기록이었다. 하지만 한나는 쉽사리 노트를 덮을 수 없었다. 여기에 무언가 있다. 분명히, 무언가가. 노트를 몇 장 넘겨본다. 엉망인 건 마찬가지다. 사람의 이름, 손, 팔, 눈, 이어지는 실패…… 괴물.
…….
말도 안 돼.
“한나.”
한나는 목소리가 들린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동시에 손에 쥐고 있던 노트를 떨어뜨렸다. 이 상황이, 제 행동이 촌스러운 연극 같다고 생각했지만. 몸이 굳기라도 한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벨리타가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말했다.
“여기까지 치울 필요는 없다고 말했을 텐데.”
문이 고장이 난 것 같아서요. 죄송합니다, 깜빡했어요. 핑곗거리는 많았으나 어떤 걸 대도 소용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한나는 말을 잇지 못하다 입술을 꾹 깨물었다. 곧은 시선으로, 계속 한나를 바라보던 벨리타가 높낮이 없는 말투로 묻는다.
“그래서, 궁금한 건 알아냈어?”
한나는 벨리타와의 거리감이 순식간에 좁혀졌다고 느낀다. 줄곧 적당한 예의를 차린 말투를 쓰던 평소의 벨리타와 지금의 벨리타가 상당히 다르게 느껴졌던 탓이다. 그러나 거리가 줄었다는 게 언제나 긍정적인 것을 의미할까? 한나는 이 노트를 펴서는 안 됐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보다 애초에 이곳에 발을 들이지 말았다고 생각한다.
“아가씨, 아니, 릭먼 씨… 그게…”
한나는 애써 웃어보려 하지만 언제나 노력이 좋은 결과를 의미하진 않는다는 걸 대변하는지,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있다. 말을 잇지 못하는 한나를 보던 벨리타가 고개를 쳐들고 천장을 바라본다.
“나가고 싶니?”
벨리타가 툭 던지듯 말했다. 시선은 어느새 한나를 향하고 있다. 한나는 여전히, 아무 말도 꺼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