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본 어장: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3061/recent#top 독백 잡담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3008/recent#relay 웹박수: http://yaong.info/ask/nuts
[공지] 서로 다른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싸우지 맙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а́는 항상 보고는 있다. [공지] 설명이 필요한 상활일 때 이 캐릭을 쓰자! : 대지(설명충,설명이 필요한 상황에 모든 레스주들이 사용할 수 있다. 설명이 끝나면 조용해진다) [공지] 오프라인및 1:1은 이 어장에서 이루어집니다. 1:1은 나메에 보내는 캐이름-받는 캐이름 오프라인상황은 나메에 보내는 캐이름-받는 캐이름(오프라인)으로 작성하여 구분합니다. [공지]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 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 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엥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상황극판 룰에 걸리는거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그 외 알아두면 좋은 사실: + 욕설은 자동으로 필터링 돼서 모자이크된다. + 죽은 후에도 접속 가능하다. + '톡방에 있는 이에게 악의'를 가지면 이 톡방에 있을 수 없다.
665일광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고그래도 귀여운 우리 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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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0 (내일 월요일) 16:53:06
>>663 뭐??? (누가 딱 봐도 얼척 없다는 표정이다) 너 오자마자 말을 했는데 왜 나츠쨩이 그런 말을 들어야 하눈 건데?! 흥. 시러. 나 삐져써. (이거나 먹으라고 채셔가 내민 손에 탁자 위에 쌓여있던 귤 하나를 올려놓는다.) 나츠쨩 이쁜 고는 나츠쨩두 아니깐 당연한 말 하느라 입 아파하지 않아도 됑. 근데 이길 수 없는 사람하곤 안 싸워? 에이. 여기까지 왔는데 아깝지도 않아? (아랫입술을 댓발 내밀며,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효자손을 주우며 소파에서 일어난다.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효자손으로 자신의 어깨를 툭툭 두드린다. (소녀 입장으로선) 전투 포기 선언을 듣고 의욕이 사라져버린 모습이다.) 다른 차원에서 왔다길래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 기대했단 말야. (소녀는 당신쪽으로 주머니에 넣고 있던 손을 쑥 뻗는다. 당신이 그 손을 피하지 않는다면, 소녀의 손가락이 당신의 몸을 그대로 통과해버리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츠쨩은 원하는 것만 만지고 원하는 것만 피해갈 수 있어. 그- 아무것도 없어보이는 단검으로- 나를 찌를 수 있겠어? 채셔 블랙. (능력을 사용하는 덕에 은은하게 빛나는 눈동자가 눈웃음 속에 파묻힌다.)
...신뢰하는 이라. 유스타프 가의 가주께서 그렇게 말하실 정도라면 그분은 분명 대단히 믿음직스러우신 분이시겠군요. (카산드라 블랙. 대체 그녀는 정체가 뭘까. 의문이 들었지만 아무래도 좋았던가. 라그나는 방에 들어가 얌전히 앉고는) 그렇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며칠간은 더 여관에 신세를 져야겠군요. (시어도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삐지든가! (메롱 하며 귤 냠냠 한다. 귤 까는 모양새가 영 어색하지만... 귤 한 조각 냠 하고 나머지는 흰 줄 떼고 앉아 있다.) 나는 능력같은 거 없어. (눈 깜박였다.) 있긴 한데.. 너 혹시 신이야? 안 죽어? 그러야만 통하는 능력이야. 혹시 신이니? (흰 줄 다 뗀 귤 조각 하나 냠 했다. 손가락 통과하는 걸 눈 커져서 바라봤다. 저건 못 이긴다. 직감이었다.) 그러면 너랑은 안 싸울래. 신이라면 몰라두. (흰 줄 다 뗀 또 다른 귤 조각 일광이에게 내밀었다.)
(평소라면 화가 난 모습에 어쩔줄 몰라 미안하다고 했겠지만, 지금은 솔직히, 지쳤다. 막 기억의 수도꼭지를 잠그고 온 터였다. 당신의 반응에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손을 휘둘러 다가오는 당신 앞에 철조망을 세웠다.) 좋아, 보호해야할 대상이 아니라고 했지? (그러면 어디 해보던가. 짧은, 심드렁한 말이 떨어졌다. 그는 빛을 거두었다. 달리 말해, 그나마 이 깊은 곳에서 수압에 짓눌려죽지 않게 하던 것을 거두었다. 한쌍의 샛노란 눈동자를 제외하곤 보이는 것이 없다. 이곳은 당신의 세상이 아니다. 이곳은 당신의 영역이 아니다. 수압이 거세진다. 조잡한 잠수복에 가까웠던 것이 부서지려 한다. 힘을 쓰기가 힘들어지는 것같다. 어둠에 닿는 순간, 악의, 살의, 절망, 절규, 무기력, 비통, 온갖 '어둠'과 그것이 담긴 기억, 수천수백의 것이,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그건 단지, 잔상 뿐이었다. 아무것도 당신 안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당신은 어느새 다시 그의 곁에 있었다. 빛이 다시 감싸고 있었다. 비록 철조망같은 것이 둘러진 게 당신을 가둔 모양새였기는 하다마는.) 좋아, 그렇게 아이라는 말에 싫으면 이렇게 말할게, 미성년자. 적어도 내 기준에서 너는 만 19세 이하의 미성년자고 난 적어도, 그런 미성년자가 이런....위험에는 안 처해야 한다는 주의라서. 과거가 어쨌고 겪은 일이 어땠든 간에. (의례적인 말처럼 무언가 담겨있지 않았다. 공허한 눈이 당신을 향한다.) 두번째로, 난 그냥 누가 내 상처를 보는 게 싫을 뿐이야. 질문이라도?
#심하면...뤂주를 불러주세요....루나씨 목 잡아채고 시정해서 다시 올리겠습니다.....
>>667 (까까 먹지 말라고 준 건데 어색하긴 해도 잘 먹는 모습을 보니 짜증이 나는 모양이다. 도끼눈을 뜨고 바라본다.) 흥. 나츠쨩은 신이 아냠, 방금 네가 개과한테 못 이긴다고 했던 그 양이 나츠쨩의 신님이지. (못 이긴다는 말을 듣고 손을 무른다. 소녀는 싸우기 싫다는 사람을 공격할 악인은 아니었다.) 그래두 이걸로 알개찌?? 개보다는 양이 더 멋찌구 귀엽구 몽실몽실하기까지 하다는 걸! 우후후후후. 네 차원에 돌아가서 사람들에게 널리널리 퍼뜨려두 죠아. (당신이 내민 귤조각을 함냐 먹는다.) 그럼 이제 어쩔고야?? 현피 뜨는 거 무산됐으니깐 그냥 돌아갈고얌?? 그냥 가긴 아쉽지 않앙? 나츠쟝 지금 어어엄청나게 심심했었단 말야. 놀아조놀아조. 밥 먹었어? 카부키쵸 1번지 가볼래? 관광객들은 거기 가는 거 좋아하더라? 여기 어딘진 알아? 우리 차원에 대해 얼마나 알아? 라인방에 우리 차원 사람들 많다던데? 응? 이제 뭐할래? (당신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별 의미 없는 질문들을 쏟아낸다. 어지간히 심심했거나 관심을 상당히 끌고 싶거나 둘 중 하나인 듯 싶다.)
(수압이 몸을 짓눌렀지만 파크의 표정은 무덤했다. 아무런 변화조차 없었던가. 이런 어둠은 익숙했다. 지독할 정도로 익숙한 어둠과, 부정적인 감정들, 그리고 기억들이 상기되었다. 이미 익숙해진 어둠 속에서 별달리 반응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에 이미 지친지 오래였기에- 무언가 속에서 움찔거리는 것이 느껴졌던가.)
(어둠이 걷히고 빛이 다시 들어오자 파크의 표정 역시 드러난다. 그는 이전과 같은 표정으로 루나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둠이 그를 감싸기 전과 지금의 차이점이라면... 그의 눈빛에서 빛이 사라져 공허해졌다는 것이 유일했을까.) 나이는 이제 더이상 의미가 없지. 적어도 나에게는. 시간 또한 다루게 되어 나이는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게 되었는데, 누나는 정말 미성년이라는 이유로 나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공허하게 마주보았다. 무담한 말투에서 희미하게 걱정이 묻어나왔다.) 정말 상처를 보는게 싫다면 어째서 내가 여기 오는 것을 보고만 있었어? 누나는 클리파니, 내가 이곳에 오는 것을 막을 수도 있었을텐데.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고 한참이나 라그나를 바라보았다. 마치, 그녀가 우스우나 적절치 않은 농담을 하거나, 아니면 무언가를 알고 있지는 않은지 바라보는 양. 시간을 두고 다시 시선을 어딘가로 옮겼다.) 뭐, 그런 편입니다. (짧은 답이었다.) 그리고 내 질문에 답 아니 하셨군요. 늑대들과 연을 끊으셨습니까? (라그나 손 위에 작은 독수리 모양의 은 브로치를 올려놨다. 독수리의 눈은 탄자나이트였다. 어두운 푸름이 빛에 반사되었다.) 유스타프들과 거래하는 동안은 이것 꼭 지니고 계십시오. 분실하지 마십시오. 이것이 당신 북부에서의 안전과 신뢰 보증하니. (짧게 숨을 내쉬었다.) 금전 관련하여 이야기를 하지요. 현재 가져오신 물품 가격이 어찌 됩니까?
신이면 내가 이길 수 읻더. (귤 움냠하느라 발음 뭉개졌다. 귤 꿀떡 삼키고 다시 입 열었다.) 신이면 이길 수 있단 말이야. 그러니까 양보다 개가 더 멋지고 귀엽고 주둥이도 멋있게 생기고 이빨도 더 뾰족해. (귤 다 먹었다. 냠냠! 껍데기는.. 바닥에 버렸습니다. 이놈!) 카부키쵸 1번지? (눈을 깜박였다. 세상에나 나보다 말 많고 정신 사나운 인간이 존재했구나 정말 대단해.. 정도의 감상 하고 있다.) 너네 차원 사람들? 누구누구 있는데? 알려줘! (까까 더 없나 주위 둘러보고 있다. 대화 집중 못 하고 산만하게 굴면서도 일일히 다 추임새 넣고 있다.) 나 너네 차원 하나도 몰라. 뭐 하는 데야? 왜 신이 굴러다녀? 신이 왜 양이야? 넌 왜 신 섬기는데? 그거 알려주면 너랑 놀래.
나이를 바끌 수 있다고 해서 네 진짜 나이가 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리고 나는 여전히, 네가 미성년자이기에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나는 그렇게 보호받지 못했으니까. (담담한 목소리였다. 적어도 그것이 그의 신념이었고, 당신이 그에 대해 뭐라 이야기한들 어쩔 수 없었다.) 글쎄, 왜일까. (그는 희미하게 웃었다. 그건 저조차도 콕 찝어 말할 수는 없는 문제였다.) 네가 원했기 때문에?
(한참이나 자신을 바라보자 슬그머니 눈을 피하며 괜히 자신의 얼굴을 가린 두건을 고친다. 뭘 생각하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늑대들과의 연은 끊는 중입니다. 몇 명만 더 정리하면 그걸로 끝나겠죠. 다만... 최근에 조금 귀찮은 일이 생겨서요. (한숨을 내쉬었다. 은 브로치를 받자 오, 하는 감탄사와 함께 품에 그것을 넣었던가.)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짧게 감사인사 하고는) 한 점에 7 두카트, 총 210 두카트 어치 병구류입니다.
난 이미 보호받지 못 했어. (잠시 잠긴 목소리로 말하다가) 그러니 더이상 나를 보호해줄 필요 없어. 난 이미 나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알았으니까. (피로한 듯 중얼거렸다. 루나시의 말에는 어느정도 일리가 있었지만... 너무 늦었지. 보호를 받기에는 이미 아픔을 겪고 자신을 지킬 방법을 찾았으니까.) 내가 원했기 때문에. 정말 그 뿐이야? (루나시를 빤히 바라보았다.) 사실 이 상처에 대해 위로받고 싶은게 아니라? (걱정하는 감정이 묻어나왔을까.)
(당신이 온다면- 탁 트인 전망을 가진, 실내와 실외의 구분을 흐리게 한 듯 증축한 테라스에, 곡선형의 푹신한 소파 하나와 상석임을 나타내는 의자 하나가 있다. 그 앉을 것들 앞에는 나무 탁자가 높지도, 낮지도 않은, 협탁같은 높이로 존재하고 있었다. 탁자 위에는 체리가 얹어진 당근 케이크와, 토끼 그림이 그려진 흰 머그잔 안의 고구마 라떼, 그리고 아직 케이크가 채워지지 않은 접시와 포크 두 쌍. 협탁에서 시선을 떼어 전망을 보면 무수한 별이 은하수를 그리고 있었으나 당신이 보았을 때 느껴지는 것은 없을 것이었다. 그는 소파에 이제 막 탁자 위의 것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중인 듯 했다만.)
귀찮은 일이 무언지 물으면 실례가 되겠습니까? (브로치를 보이면 밑의 사람이 갚을 치를 것이라 덧붙였다.) 북부 내에서 당신 안위에 문제 생기면 우리 책임입니다. 허니.. 안심하셔도 좋겠지요. (일어나 방의 문을 열었다. 배웅하려는 몸짓을 하려다가 문득 멈췄다.) 우리, 만난 적이 있었던가요?
(당신이 놀라지 않도록 도라에몽의 그 분홍색 문을 미리 만들어두고, 똑똑, 하는 추임새를 냈다. 실제로 두드리기도 했을 것이다.) 어디로든 문이랍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허락 안 받았지만 고개 빼꼼 내밀고 실 웃었다. 작게 손을 흔들고 데이브가 만든 공간 안으로 쏙 들어갔다.) 예쁘다, 여기가 어디야? (은하수 바라보고 웃었다.) 그리고 선물! (등 뒤에서 아주 작은 나침반이 나왔다. 다만 빨간 침이 항상 데이브를 가리키는.) '맞는' 방향으로 가게 해주는 나침반이야.
(잠시 머뭇거렸다. 시어도어라면 자신의 곤란한 일을 도와줄지도 모르지. 하지만... 아직 말할 필요는 없어보였을까.) 괜찮습니다. 신경쓰실 일은 아니기에. (덧붙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건 다행이군요. 이곳에서는 안전할테니. (짧게 말하고는 나가려던 찰나, 시어도어의 말에 눈에 띄게 당황하다가) ...아뇨. 없습니다. 네. 그럼 이만. (후다닥 방에서 나가려고 하였던가.)
(아직 앉지 않은 채 제법 부산스럽게 탁자에 먹을 것들을 늘어놓다가, 별안간 생긴 분홍색 문과 노크 소리에 조금 움찔거린다. 침입자가 왔던 여파였는지 신경이 곤두서는 게 느껴졌다. 본인이 불러놓고 이런다는 게 이상하고 웃기고 한심하지 않아? 맥 없는 웃음과 함께 당신의 빼꼼 내민 얼굴을 마주한다. 아, 웃는다. 적의라는 게 없는 존재에게 무얼 하려고. 긴장된 것이 조금은 웅크려 든다.) 어서 오세요. 으음, 토순씨 자리는 여기. (상석인 쪽을 가리킨다.) 여기는, 음... 업무 공간이라고 할까. 차원 관리하는 사람으로써? (작게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당신이 은하수를 바라보며 웃자 조금 손짓해 흐르는 게 명확히 보이는 하늘이 되었다. 물론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그는 하늘에 시선을 줬어야 했고, 다시 당신의 말과 함께 당신을 보니 나침반이 눈 앞에 보이는 것이었다. '맞는' 방향이라. 목에 깃털이 걸린 듯 간지럽다.) 고마워요, 방문 선물도 다 주시고. (...날 가리키고 있잖아. 그는 당신에게 자리를 안내해주었으나 자신의 자리에 앉는 건 조금 나중으로 미뤄질 것 같았다. 제법 뒤늦게 앉을 것이었다.)
...그러면 이렇게 말하지. 나도 그런 상황에 있었고 그래서, 미성년자는 보호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 것뿐이야. 내가 아무리 나를 지키는 방법을 알았어도, 결국에는 보호받고 사랑받기를 원했었거든, 그때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올라간 입매는 누구를 비웃는 거였더라?) 난 폐를 끼치는 게 정말 끔찍하게 싫어, 파크. 내가 굳이 아무것도 없는 차원을 원한 이유도 그렇고. 그런데 이제와서 위로받고 싶은 건 아니냐고? 그것도 이미 흉터인 상처에? (하, 짧은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그거 웃긴 소리네.
데이브는 이런 데서 하는 구나, 응, 나도 이런 데 하나 만들까봐. (제 자리에 앉아 고구마라떼를 한 모금 머금었다. 단 맛이 혀 끝에 맴돌다 온 몸으로 퍼졌다. 작은 고구마 알갱이까지 모두 삼키곤 웃었다.) 맛있다! (하얀 머리칼이 살짝 흔들렸다.) 오자마자 해야 하는 질문을 까먹었었네. 잘 지냈어? 바쁜 건 좀 괜찮구? (서 있는 데이브에게 시선 두고 이야기했다.) 그리구 앉아. 나 혼자 앉아있기 머쓱해져버렸어. (쑥스럽다는 듯이 헛기침을 조금 했을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차원 안에서 관리하는 건 힘드니까요. (그보다 별이 차원을 관리하는 게 맞는걸까, 당신도 결국 차원에 예속된 존재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조금.) 토순씨는 가끔 한 번 확인한다는... 그런 거라면 굳이 싶지만, 만들고 싶다면 얼마든지 상관 없지 않을까요. (어떻게 보면 조금은 유리된 걸까, 하는 생각도 조금 하면서 말한다. 생애의 길이. 그래 그것.) 맛있으면 다행이구요. (그리고 빙긋 웃는다. 만지작거리는 나침반은 어디에 두어야 할까, 여전히 서 있는 그는 당신의 말에 아차 한다. 조금 그랬나? 머쓱하게 웃으면서 그는 소파에 겨우 앉는다. 손에서 여전히 굴러가는 나침반과 줄어들지 않는 머그잔 안의 고구마 라떼.) 응, 잘 지냈어요. 으음... (케이크를 가득 선물 받은 사람 치고는 조금 헬쓱한 것도 같았다.) 바쁜 것도 괜찮구요. 이제 해결도 됐... 기도 하고? 아마.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는... 조금 이따가 하려고. (이런 저런 고민을 털어놓기 위해 마련한 자리도 아니었고, 아직 당신에게 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었으며 그게 먼저였다. 하지만 사람간의 이야기에는 응당 예시로 들어야 할 만한 순서가 있었다.) 응, 토순씨는 어때요? 잘 지냈어?
그런가, 응. 그래도 이런 아이디어는 좋은 것 같아. 작은 아지트 같잖아. 가끔 혼자서 생각 정리하기에도 좋고. (컵 손잡이를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더다.) 잘 지냈는데 케이크 먹은 살은 다 어디루 간거야, (농담조로 말하곤 웃어버렸다.) 응응, 천천히 해도 좋아. (다시금 고구마라떼를 한 모금 삼켰다. 이 메뉴를 정한 건, 역시 당신이 큰 별을 가장 먼저 만났기 때문인걸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게 당근 주스 같은 것을 줬었다. 이 고구마라떼도 맛있지, 작게 속으로 속삭였다. 하지만 여전히 무언가의 그림자 아래 있다는 것.) 난 잘 지냈어. 이제 공부도 좀 하고... 검정고시 봐서 대학도 가려고, 응. (데이브는 사진 전공이랬었지, 기억을 더듬어 재잘댔다.) 그리고 이런 것도 만들고. (동화책 한 권을 꺼냈다. 아주 작은 별이 표지에 그려져 있다. 이 이야기는 결국 동화니까.)
(아지트 치고는 제법 광활했지만, 아니, 실내 공간은 제법 사람이 거주하는 듯 한 아늑한 분위기였던가? 적어도 당신과 그가 있는 이 테라스형의 공간은 그러했으니까.) 응, 생각 정리... 하기에는 좋을 것 같아요. (고개를 끄덕거린다. 무언가 복잡할 때에는 이런 개인적인 공간이 있는 것이 좋기도 할 테니까.) 응? (그러다가 별안간 케이크 살 이야기가 들려오자 옅은 웃음소리가 흩어진다.) 바빴다고 했으니까요, 살이 다 거기로 가 버렸네. (그러고서는 자기 볼을 조금 긁으면서 그렇게 티가 나나? 싶어한다. 평소에도 좀 마르긴 했다고 덧붙여서 일단 걱정시키진 않으려 하는 것도 같다. 글쎄 그게 잘 통할까?) 검정 고시...랑 대학이구나. (어떤 학과에 진학하고 싶을까, 당신은. 재잘대는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제 사진기를 탁자 위에 올려놓는다. 질문을 하려고 했다, 어디에 가고 싶어? 그러나 동화책을 보고 일단은 미루기로 했다. 별이 보였으니까.) 그 책은 그러니까. (들려 줄 이야기일까? 그의 표정에 웃음기가 조금은 가셨을지도 모르겠다. 차마 무엇이냐고 묻지 않고 말을 마무리지은 것 하며.)
으응, 그냥. 에드가 귀여워서?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니까. 애교스레 부비작거리는 에디를 향해 싱긋 웃어주곤 마치 달래기라도 하듯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지.) 그으래. 이번만. 응. 이번만. (반복해 말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번만이라고 말은 했지만, 다음에도 똑같이 이번만- 이라고 말 할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 에드 나 귀여워? (끌어안겨진 채로 고개를 들어 빤히 바라보다 '에드도 귀여워!' 하며 웃는다. 뽀뽀 세례가 오자 눈을 감은 채로 살짝 바동거렸지만) 으아아아- 에드한테 잡아먹힌다아~ (볼이 념념당하자 엄살을 부리던 그녀는 자신을 바라보며 겁에 질린 척 하는 에디를 향해 짓궂게 웃더니, 에디의 손가락을 살짝 물려 했었지. 뭐, 자신의 코가 물려지자 바로 입을 뗐지만 말이다) 나..나 그래도 제압하거나 할땐 움직이는데.. (이거 완전 팩트폭력이잖아... 당장 그게 운동이냐고 물어보면 할 말이 없어졌으니까. 찔린 표정을 짓다가, 에디의 말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말 안해도 난 항상 에드 곁에 있으니까. (눈을 지그시 쳐다보며 말하곤 품에 파고들며 에디의 몸 위에 엎드리듯 같이 누우려 했었을까. 슬슬 술기운이 몰려오기라도 하는지, 졸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하품하곤 '먼저 잘 게..' 중얼거리며 눈을 감는다) #수고하셨씁니다!
어느정도는 알 것 같아. 나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이젠 아냐. 더이상 난 기대하지 않아. 그렇기에 보호받지도 않을 거야. (이미 어른에게는 지칠대로 지쳤다. 그러니 보호받고 싶지도 않았던가.) 그럼 어째서 나를 이곳에 들어오도록 허락한 건데? (빛의 망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다가가려 사도한다.) 나 같은 위로 외에는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을 왜 이곳에 들어오도록 놔둔 건데.
(당신의 말에 어둠으로 만들었던 망을 거두었다.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했다.) 파크,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 (지금껏 목소리가 날이 서있었다고 했나.) 그래서 어린아이 취급이 싫은 거야? 아니면 다른 이유가 더 있니? (하지만 그리 이야기하는 목소리는 부드러웠다.)(당신은 다가올 수 있을 터였다. 망은 이미 거두어졌다.) 오, 말했잖니. 네가 들어오기를 원했으니까. (그뿐이야,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는 사실을 고하듯 담담하기만 했다.)
...뭔데. (저항 없이 얌전히 쓰다듬 받으려고 했다. 그것을 좋아하기도 했고, 피할 이유가 없었기도 하고.) 다른 이유가 더 있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말 하기 싫어. 그리고 어린아이 대하듯 말하지 말라니까... (한숨을 푹 내쉬었지만 아까처럼 싫어하는 기색은 아니었다. 부드러운 목소리였던 탓일까? 다가갈 수 있었기에 루나시에게 한 발자국 다가가고는) 정말 그것 뿐이야? 그럼 내가 위로해주고 싶어한다면, 들어줄 거야?
으응, 그랬구나. (당신을 달래듯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잘 모르고 대해서 미안. 이유가 있었다면 그렇게 대하지 않았을 거야. (머리를 조금 더 쓰다듬다가 한두번 토닥이고 나서 손을 떼었다.) 그것뿐이야. 위로는, (잠시 말문이 막힌듯 머뭇거렸다.) ...마음대로 해.
...화냈다가 갑자기 친절해졌다가... 쳇. 루나시니까 사과 받아주는 거야. (쓰다듬을 받자 표정이 꽤나 풀어진 듯한 모습이었던가. 심술이 났는지 괜히 조금 투덜거리다가도 희미하게 미소지었지.) 그럼 마음대로 할래. (루나시를 토닥여주기 시작하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은 모르지만... 고생했어 누나. (루나시를 마주보려고 하며) 그리고 힘든 일 있으면 꼭 나,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말해줬으면 좋겠다. 동생 어리광이니 들어줄 거지?
(허락된다면 당신이 존재하는 어둡고 외로운 공간에, 커다란 구멍이 대뜸 나타났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과 대화하던 이는 그 곳에서 당신의 차원을 향해 발을 디뎠겠지. 검은 머리카락이 곱슬거리고, 푸르스름한 옷자락이 어수룩하게 나풀거리고. 당신의 공간에 귀여운 선물들이 있는 걸 보고 작은 웃음을 지었으나 한 차원의 관리자는 이내 이 차원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서늘함을 표정에 드리운다.) 칼라일씨. (그리고 방문자는 당신의 이름을 불렀다.)
(어두운 방에 무릎 꿇고 앉아있는 남자는 양팔은 물론이고 전신의 다른 부위들도 무쇠로 결박되어 있다. 가죽 안대를 쓰고 있었기에 눈으로는 아무런 기척을 느끼지 못했지만, 피부에 느껴지는 미세한 떨림, 그리고 확실히 들리는 목소리에 누군가 왔다는 것을 확신했다) ...데이브. 안녕. 조금 어둡지. (손을 살짝 움직이자 방 안이 불을 켠 듯 환해진다. 어두운 방 안은 우물 안 또는 지하감옥과 같은 느낌을 준다)
(그는, 매번 누군가를 돌보고 보듬으며 정신을 차리곤 했다. 정신을 차릴 수밖에 없는 상뢍이기에.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의 사람에게 끔찍히도 물렀다.) 응, 사과 받아줘서 고마워. (그는 흐리게 미소지었다. 그러다 당신의 위로를 들으며, 점차 그 미소마저 사라졌다. 마주보려한다면 고개를 떨궈 그 시선을 피했겠다.) ...노력은, (해볼게. 자신이 없는듯 조그만 목소리였다.)
(전부 무쇠로 결박되어 있고, 가죽 안대로 시야가 차단된 당신을 본다. 이건 억압이다. 그렇지? 속 안에서 갉작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너는? 하는 물음이 금방이라도 다른 누군가에게서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저런, 이 곳은 그와 당신 뿐인 공간이다.) ...안녕하세요, 네. 어둡네요. (친절하게 대하고자 했는데 말이 미적지근하게 나가고 있다. 이러고자 온 건 아니었는데. 눈을 꾹 감았다가 뜬다- 그리고 당신에 의해 방 안은 환하게 불이 들어온다. 흡사 감옥이다. 누군가를 사회와 단절시키기 위한 공간.) ...안대는 왜 안 벗으시는 건가요? (이렇게 밝아진 공간을 정작 주인은 볼 수 없다는 걸까.)
(묘하게 미적지근한 어투. 무슨 생각을 했을까? 깊게 생각하지 않도록 한다. 이제 무엇을 해도 의미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으므로) 눈은... 앎의 상징이니까. 아무것도 못 보는 사람이라는 상징이지. (슬며시 웃으며) 어쩌다 이런 곳까지 찾아왔어? 두 번째 손님인데, 첫째랑 마찬가지로 대접해줄 도리가 없네.
(옅은 숨이 내뱉어진다. 한숨과도 같은 것이 공간의 고요 속에 흩어진다.) 그럼 아무것도 몰라야 하는 걸까. (가혹하다. 그리 중얼거렸다. 갉작거리는 것이 머릿속에 이명처럼 종종 들린다. 그러니까, 내가 뭘 위해 왔더라. 일단 그는 당신 곁에 가까이 갔을 것이다. 그리고 쭈그려 앉았겠지. 눈을 마주칠 수 없는 상태라 하더라도.) 내가 두번째구나. 응. (막 도착했을 때 본 아기자기한 것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벽에 그려진 낙서들.) 괜찮아요, 그냥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고 해야 하나. 톡방에서는 뭉뚱그려 이야기하셨으니까. 제가 타이밍을 놓친 것도 있겠지만... (말을 흐린다. 그가 몰랐던 점 중 하나는 설마 차원이 이 지경이 되었을 줄은 몰랐다는 점이다.) ...이 차원 관리자는 왜 복구 사업이라는 걸 하질 않는지.
글쎄. 더이상 무얼 알 자신도 없고. ...이야기를 들으러 왔구나. 못 해줄 말은 없지. (짧게 한숨쉬며) 어쩌면, 일찌감치 손을 뗐을지도 모르지. 이 공간에. 그걸 내가 망쳐버린거고. (축 늘어진다. 움직일 때 약간의 사슬이 덜컹,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아니면... 잘 모르겠네. 이제 뭘 안다고 새롭게 할 자신도 없으니까. (흉터투성이인 손이 짧게 주먹을 쥐었다 축 늘어진다)
표정이 왜 그래. 위로해주는 사람 섭하게시리. (장난스러운 말투로 그녀를 쓰다듬었다.) 노력으로 될 것 같습니까아아아 (루나시의 양 볼을 아프지 않을 정도로만 잡아당기려고 했다. 무거운 건 싫어. 어두운 건 싫어.)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하겠다고 해줘. (루나시를 빤히 내려다보았다.)
(억지로나마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웃음으로 무언가를 감추는 건 지독히도 익숙했다, 그렇지 않나?) ...난, (잠시 머뭇거렸다.) 그래, 그럴게. 힘들면 이야기도 하고 할게. (부드러운 미소, 로 자신을 덮었다. 난 내 사람에게 거짓을 고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반대는?)
(그는 당신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했다. 무언가를 더 알 자신, 혹여라도 더 알게 되었다가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것들. 당신은 자신이 본 어떤 사람보다도 불안정해 보였기에 그 어느 말도 쉽게 꺼낼 수 없었다. 다만 당신의 말을 듣고서, 축 늘어지는 것을 보고 잠깐 놀랐다가, 주먹이 쥐이는 것까지 침묵을 유지하고서는,) ...일단 괜찮은 선에서 대답해 주세요. 어쩌다가... 망친 거고, 지금 이 차원이 어지러운 게 전적으로 정말 칼라일씨 스스로의 여파인... 건지. 그리고 음, 음... (무언가 더 생각이 날 법도 했지만 이건 마저 듣고서. 대신 당신의 사슬을 꼬이지 않게 조금 정리를 하려 했을 지도 모르겠다.)
(난 텃밭이나 숲처럼 꾸며볼까봐, 눈 감고 잠깐 무언가를 그려내는 성도 싶었다. 다시 눈을 떴다.) 내가 도울 수 있는 바쁨이었음 좋겠는데. (장난처럼 데이브를 따라 저도 제 볼을 살짝 긁었다.) 암만 그래도. 케이크 먹은 살이 그렇게 확 빠지면 걱정되지, 응. (사진기에 시선을 두었다. 시간을 한 자리에 고정해놓는 일. 세피라가 붙드는 시간은 대체 뭐지? 그러니까, 박제된 시간들. 굳이 묻지 않는 질문들. 박제된 시간의 거죽 아래로 꾹꾹 써내려갈 무언가의 목소리들.) 응, 그러니까, 여기 그러려고 온 거니까. (함께 볼 수 있게 책을 옆으로 돌렸다. 표지를 넘겼다. 펜 드로잉 위에 수채화를 덧댄, 오래된 동화책 풍의 삽화들. 그 아래 작은 글씨. 나직히, 머쓱하게, 어색하게, 첫 마디를 읽었다.) 옛날에, 커다란 별이 있었어요. (귀 끝이 붉어져 있었다. 페이지를 넘겼다.) 그 큰 별은 사람을 너무너무 사랑해서, 그 누구도 울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항상 슬퍼했어요. 그래서.. 큰 별은 땅으로 내려왔답니다.
(루나시의 마지막 말에, 그는 방긋 웃었다.) 그럼 언질 받았다? 진짜로 이야기 해주기야? (루나시의 머리를 마지막으로 한번 쓰다듬으며 말했던가. 찝찝함이 남아있었기는 하지만, 그건...) 다들 루나시 걱정하니까 걱정시키지 좀 말라구. 특히 혼자서 끙끙 앓는다던가. (손을 떼며 걱정스레- 아니, 그 위에 웃음을 덮으며 덧붙였을까.)
말씀만으로 고마운걸요. (뭐, 이 말은 진심이었다. 그리고 그걸 깨달은 청년은 조금 놀라긴 했지만. 요즘 고민에 억눌려 살더니 도움이라는 단어 하나가 각별히 다가왔는지 이거야 원.) 다음에는 조금 살 붙기 전엔 안 만나야 겠네. (그리고 이건 순전 농이다. 걱정시키고 싶지는 않기도 하고. 사진기에 시선을 두는 것이 보이자 그는 사진기를 조금은 만지작거렸을지도 모르겠다. 일종의 저장 매체, 그림을 대신하는 물건이 된. 그러다가 당신이 책을 옆으로 돌리자 그는 내용을 제대로 보기 위해 상체를 당신 쪽으로 쭉 기울였다. 오래된 동화같은 그림이 있었다, 몽글몽글하고 아련한 것이 종이에 남아 있는 것도 같았다.) ...읽어주는 거야? (꺄르륵 소리가 작게 들렸다. 동화를, 누군가 읽어주는 건... 오랜만의 일이다. 아니, 처음이었나? ...어쩌면 처음일지도. 귀 끝이 붉어진 걸 모른체 한 채로 그는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이건 당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사람'의 이야기구나.)
으응. 어디부터 얘기해야 할까. ...우선 이곳에는 어두움이라는 자원이 있어. 자원이라기보단 힘일지도 모르지. 어두움은 내가 붙인 이름이야. (약간의 검고 기체 같기도, 액체 같기도 한 무언가를 작게 만들어 보인다) 내 마지막 기억까지는 통일된 이름은 없었거든. 신이나 마수들은 각자 부르는 이름이 있었겠지만. 이건 정말 강력한 거라, 신들은 이 별에 왔을 때 기존에 살아가던 존재인 마수 중 일부를 개량해 인간을 만들었어. (검은색의 어두움이 인간의 두 배 길이의 거인, 연기에 감싸진 듯한 인간의 형태를 만든다. 거인은 곧 인간을 빚는다) 그리고 인간에게 이름을 부여함으로써 인간을 다룰 수 있게 되었지. 인간은 자신들이 모르는 사이에 신들에게 어두움을 바치고 있었고. 그리고 신들은 자신들에게 거슬리는 마수를 없애기 위해 전쟁을 준비했어. 그걸 위해 태어난 게 나야. (촛불이 꺼지듯 어두움이 날아간다) 전 사정은 이렇고... 그래서 난 성공적으로 마수를 소탕했지. 그들이 우리의 조상인 줄도 모르고. 토벌과정에서 난 마수의 혈청이 섞여 이렇게 된 거야. 죽지도, 늙지도 못하는 존재. 일반적인 인간은 불가능했겠지만 유독 어두움의 그릇이 많았던 나였기에 가능했겠지. 난 그것들을 깨닫고 분노했어. 그렇지만 그때 그러지 않았다면... (어깨가 파르르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