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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톡방 컨셉의 상 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엥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상황극판 룰에 걸리는거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그 외 알아두면 좋은 사실: + 욕설은 자동으로 필터링 돼서 모자이크된다. + 죽은 후에도 접속 가능하다. + '톡방에 있는 이에게 악의'를 가지면 이 톡방에 있을 수 없다.
히잉. 히잉. 나 우는데 안 달래줄 거에요? (눈물을 닦아주자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달새를 빤히 올려다본다. 마치 자신을 빨리 달래달라는 눈치였을까? 눈치 이전에 이미 표현하고 있었기는 하지만 말이다.) 제가 말 해야 아시나요! 너무해! (장난스레 토라진 척을 하다가 이내 베싯 웃으며 달새의 품으로 달려든다. 품에 안겨서 햄스터처럼 마구 부빗거렸을지도.) ...어쩌다 이런 나쁜 사람에게 반해가지고. 하아... (한숨과 함께 볼에서 바람을 뺀 에디는 달새의 볼에 홍조가 끼자 눈꼬리를 휘며 웃었을까.) 왜요오? 부끄러우세요? 혹시 부끄러우신 거에요? (주도권을 잡았다고 생각했는지 마구 달새에게 치대며) 무슨 생각을 하셨길래 그래요? 전 수영복이라고만 말했는데. (키득키득 웃으며 달새를 한껏 놀리려고 했을까.)
(아, 이거 치명적이다. 눈물 그렁한 눈으로 올려다보기라니, 연하남이 이렇게 위험합니다(?) 따위의 생각을 빠르게 흩어버린 달새는 손으로 에디의 눈물을 닦아내 주려 한다) 으응, 우리 에드, 토닥토닥 해 줄테니까. (살짝 웃음기를 머금은 채로 품으로 달려들어 부빗거리는 에디를 뽀담뽀담하며 달래주던 달새는 에디의 말에 후후후 웃는다) 왜요, 나쁜 누나는 싫어? 누나는 에드가 나쁘건 안 나쁘건 좋은데 (말하며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추더니) 부..부끄러운거 아니....(입을 꾹 다물더니 고개를 절레 젓는다) 아무 생각 안했어. 아무 생각 안 했어. (단호하게 반복해서 말하곤 고양이 인형을 들곤 고개를 파묻으려 한다)
(일부러 연하남임을 이용해서 달새의 누나적인 마음을 자극하려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제쳐두고, 달새의 말에 방긋 웃는다.) 에히히. 토닥토닥 좋아요. 누나가 달래주시는 거라면 뭐든 좋지만. (뽀담뽀담 하자 고롱거리는 소리를 내며 느릿하게 달새의 품에 안긴다. 으응.. 하고 약하게 소리를 내기도 하였을까.) ..좋..아요. 사실 더 나쁘게 대해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조금은 있을지도요... (부끄러운지 살짝 고개를 숙이며 볼에 입을 맞추자 그대로 얼굴을 붉혀버린다.) 아무 생각도 안 한거 맞아요~? (빤히 달새를 바라보다다) 그러엄. 저랑 같이 나중에 수영장 가는 거에요? 수영복 입어주시는 거에요??
뭐든? 뭐든 좋아?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었는지, 고롱거리는 에디와 눈을 마주치며 웃던 달새는 에디의 턱을 살짝 잡아 고개를 들게 하려 한다.) 이런 건 어떨려나~ (씩 웃으며 말하곤 예고 없이, 그러나 조금 깊게 에디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떼려고 했을까) .. 에드 볼 붉어진거 같은데? (놀리듯이 말하며 볼을 살짝 조물거리더니) 정말로 아무 생각 안했어. 진짜야. (인형에 좀 더 얼굴을 파묻으려했지. 볼이 좀 더 붉어진 것 같은데, 기분 탓일까) .... 사람 없는 곳으로 가면. (남들 보여주긴 싫었으니까)
뭐든 좋... 으읏... (잠시 볼을 붉히며 입을 매만지다가, 달새를 올려다보려고 했지.) 치사해요. (달새에게 달려들듯이 껴안더니 달새의 목에 팔을 두르고, 아까보다 훨씬 더 진하고 길게 입을 맞추려고 시도한다. 아마 달새가 입을 떼기 전까지는 떼려고 하지 않았겠지.) 기분탓이에요!!! (성질내듯 빼액 소리지르고는 흥흥거리며 볼을 조물리다가) 흥흥. 부끄러운 생각 하신 것 같은데... (놀리듯 달새를 바라본다.) 야호! 그러면 저희 둘만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으로 가서~ 수영복 저만 구경할래요!
(자신을 올려다보는 에디와 시선을 맞추곤 빙긋 웃더니) 난 원래 치사해. (하고 속삭이며 에디 쪽으로 상체를 기울이며 깊게 입을 맞춘다. 아까 자신이 했던 것처럼 적당히 하고 입술을 떼기에는 조금, 조금 많이 아쉬웠다고 생각했을까. 천천히 호흡을 조절해가며 한쪽의 숨이 가빠질 때까지 계속 입을 맞추고 있었겠지) ...후우.. (입술을 떼고 난 뒤에는 호흡이 살짝 거칠어져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기분 탓이라기엔 볼이 분홍빛인데에, 응? (조물거리던 볼을 아프지 않을 정도로만 늘렸다가 놓고선 네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아니이, 전혀 그런 생각 안 했어. (단호하게 내뱉더니) 나 수영복 처음 입어보는데...(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원래 나쁘고 원래 치사하고... 이런 여자친구를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고민이네요. (살짝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며 달새를 향해 장난스럽게 웃어보인다. 손을 뻗어서 달새의 입술을 톡 건들기도 했을까? 더 하고싶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걸지도.) 제가 기분탓이라면 기분 탓인 거에요. (볼이 늘려졌다 놓아지는 타이밍에 맞춰 흥! 하고 고개를 홱 돌린다.) 흐으으응~ 하셨던 것 같은데~ (능글맞게 미소지으며 달새를 빤히 바라본다.) 수영복 처음 입어보시면 이번에 입으면 되겠네요! (방긋 웃다가) 누나는 내가 입어줬으면 하는 옷 있어요? 없어도 상관 없지만요. (그래도 너무 자신만 원한 것 같아 달새에게도 물어본다.)
(으음... 스스르 잠이 몰려온다. 이번에는 뭐가 찾아올까 두려운 마음으로 감긴 눈을 떠보니 따듯한 바람이 느껴진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감각, 넓게 펼쳐진 지평선이 빈틈없이 초록과 보라로 메워져 있는 이곳. 어린 추억이 떠오르는 장소다) 앗... (처음 보는 여자다. 기억 깊은 곳에 있던 사람인지. 눈을 마주치자 그녀는 웃는 듯하다) 너는 누구야?
응! (고개를 끄덕였다.) 난 이렇게 생겼어. (부러 눈을 맞춘 뒤에 웃었다. 칼라일 눈도 봤다, 그치이. 덧붙였다.) 보고 싶어서 놀러왔어! (다시금 바람이 불자, 라벤더 향이 났다. 숨을 살짝 들이켰다.) ..그런데, 응, 이 라벤더 밭 바깥은 안 만들어서. 이 차원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응. (눈을 살짝 깜박였다.) ..그래서, 여기 바깥은 칼라일이 만들어줘야 돼.
(눈을 마주치자 기운없던 눈에 약간의 생기가 돋아나고 이내 아주 미세하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젠 눈도 그릴 수 있겠네.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 (마찬가지로 눈을 깜박이곤) 내가 만들라고? .... (잠시 고민하다 이내 마음을 굳힌 듯 끄덕인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참에 보여주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하며, 허공에 손을 움직여 유리창을 닦듯 휘젓자 지평선 너머의 공간들이 선명히 보이기 시작한다) 지금으로서 난 이 정도밖에 못해. 꿈은 내 생각이 깃든 곳이니까. (불안한 눈으로 먼 저편을 바라보자 미약한 빛조차 조금씩 꺼져 버리고 회색 건물들, 화내는 모습 그대로 돌처럼 굳은 사람들, 잎이 떨어진 채 시든 나무와 같은 것들만 남아있다)
다음 그림에서는 눈도 그려줄게.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약속! 바늘 천 개 먹기!) (그리고 이어지는 광경에 숨을 들이켰다. 신이 죽은 세상은 대체 무언가. 작은 별은 옛날에 봤던 흑백 사진을 기억했다. 사진 속의 두 남녀는 분명 행복에 겨워 있었더랬다. 하지만 이 사진은.. 작은 별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저 멀리서 타는 냄새가 나요, 그리고 피 냄새가... ... 고개를 흔들어 '자신의' 꿈을 밀어냈다. 여긴 그곳이 아니야. 여긴 제 친구의 악몽이다. 그리고.. 현실이다.) ...내려가볼까, 응. (애써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먼저 발을 내딛었다.)
더 나쁜 짓이라... 뭐가 있을까요... 흐으음... (의외로 진지하게 고민중인지 살짝 턱을 매만지다가, 달새가 자신의 손을 끌자 저항없이 끌려가고는 달새의 볼을 손으로 조물조물하기 시작한다.) 삐진 거 아닌데... 그래도 이렇게 해주시니 다 풀렸지만요. 가볍게 뽀뽀하자 헤실헤실 웃으며 달새를 바라보고는) 흐으으응. 기분 탓...으로 넘어가도록 할까요. 어쩔 수 없지만. (눈꼬리를 휘어접으며 달새를 향해 키득키득 웃다가) ...으윽. 그런 말 해주시년 부끄러운데... (눈을 아래로 푹 깔아버린다.) 아까 말한 나쁜 짓이나 조금 해볼까요... (달새의 목에 팔을 두르더니 열기어린 눈빛으로 달새를 바라본다.) 같이 밤새 있어줘요 누나.
(이번에는 확실히 손가락을 걸고 약속한다) ...내려가자. (기운 없이 웃으며 손을 잡고 많은 것들이 시든 장소로 이동한다. 좋지 않은 광경은 (대부분이 그러했지만) 눈을 가리려 손을 내밀어본다) 이곳 사람들은 멈춰있네. 하긴, 이건 꿈이니까. (걸음을 내딛자 바닥에 깔린 타일 틈 사이로 자란 풀들이 말라비틀어져 푸석푸석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 미안해. 이런 걸 보고 싶어서 온 게 아닐 텐데. (아무 건물 벽에 손을 뻗어 색을 밝혀본다. 잠시 벽을 따라 빛이 번져나가는 것 같다가도 이내 전구가 픽 꺼지듯 사라져버린다) 하아...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건물에 커다랗게 천을 덮어 가려버린다) 그래도 이런 건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냥, 다 덮어버릴까? (웃고 있지만, 전혀 즐거워 보이지 않는 표정으로 눈을 마주치며 말한다) 아니면 태워버릴까. 태우면 좀 예뻐질 거야. 장작처럼 잘 말랐으니까. 분명 장관이겠지.
(눈을 가리려는 손짓을 살짝 피했다. 외면해서 좋을 것이 또 무언가. 하지만 조금은.. 눈을 감아버렸을지도 모른다.) 아니야, 칼라일 말처럼 여긴 꿈이니까.. 뭐든 볼 수 있겠지. (이곳이 당신의 바위산, 텅 빈 횃불이다. 프로메테우스, 엉겁의 시간 속에 얽매여 장기를 뜯어먹히는 영웅, 동포의 배신자.) 덮고 싶으면 덮고, 태우고 싶으면 태우자. 여기는 네 것이니까. 하지만 태우고 덮은 뒤에는 재만 남을텐데. 그래도 좋아? (무언가가 탈 때 나는 냄새를 안다. 기묘하게 달짝지근해서 신경을 건드리는 그 냄새를 안다. ...지나치게 잘 안다. 맞잡지 않은 손을 칼라일에게 내밀었다. 아주 작은 민들레가 들려있었다.) 재만 남을텐데. (무언가를 확인하듯 다시 말했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단조로운 주택들로 이루어진 도시다. 눈이 소복히 쌓여 온통 하얀 옷을 입고 있는 주택들은 아직도 멸망 전의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단지 활기를 잃었을 뿐. 당신이 차에서 내리면, 꽁지머리 소년과 단발머리 소녀가 앙상한 가로수 밑에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소년은 당신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난 뒤, 소녀의 손을 잡고 일으켜세워주었다.) 바냐? (소년이 적잖이 놀란 표정으로 당신을 불러보았다.)
응. 윈터.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희미하게 웃어보이고는 천천히 소년 앞으로 다가간다. 무표정하고 거의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였지만, 확실하게 웃고 있었던가.) 처음 만나네. 살아있어서 다행이야. (고개를 끄덕이고는 옆에 있는 소녀를 바라보더니 살짝 흠칫거렸다.) ...이 사람은 누구?
바냐 맞구나. (당신이 미소짓자 소년도 기쁨에 겨운 표정을 드러내었다.) 응,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 만나게 되서 기쁘다. (이 넓은 세상에서 혼자가 아니었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다시 한 번 웃음지었다.) 얘는 셀리, 내 동생이야. (소년은 아직까지도 제 동생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줄곧 무표정하던 셀리는 흐릿하게 미소지었다. 어쩐지 부서질 것만 같았다.) "안녕. 오빠가 그 대화방에서 만난 사람, 맞지?" (셀리가 당신에게 말을 건넸다. 그녀가 바라보는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
...우호적인 사람을 만난 건 오랜만이라, 뭐랄까.. 기분이 신기해. (한참동안이나 윈터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던 바냐는 살풋 웃어보인다. 토순이와 같은 톡방 사람들을 제외하면, 그에게 친절한 사람은 극히 드물었으니까.) 셀리구나. (그녀를 향한 바냐의 시선이 살짝 커졌다가 돌아온다. 정상적인 상태는... 아닌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맞아. 너도 그 대화방에 있어? (고개를 갸웃하고는) 그리고 윈터, 혹시 너희 어디로 가는 길이야? 데려다 줄게. (윈터를 바라본다.)
쓰레기와 쭉정이는 한데 모아 태워버려야 해. (잡지 않은 손의 손바닥을 위로 향하자 불꽃이 작게 타오르다 주먹을 쥐니 사라진다) 재만 남으면 차라리 편하겠지만 내 불은 사실 아무것도 태우지 못해. 뜨겁지도 않아. 만져볼래? (성냥개비만한 크기의 불을 살짝 만들어서 건네본다. 차갑고 안전하다) 도저히 아무것도 태울 수 없어. 아무것도! (민들레를 보자 살짝 놀란 눈으로 쳐다보더니 곧 표정이 슬퍼진다) 그건 라벤더 밭에 옮겨 심어두자. 친구가 있으면 덜 외롭겠지.
나도 마찬가지야. 따뜻하고 안정되는 느낌이야. (소년은 눈을 휘어접었다. 몽글몽글한 기분. 남매는 겨울뿐인 세계에서 사람의 온기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아니, 오빠한테 이야기만 들었어. 나한테도 그런 기적이 찾아오면 좋겠지만!" (셀리가 짐짓 발랄하게 말을 늘어놓았다.) ...딱히 어디로 가고 있진 않아. 그냥 발 닿는대로 갈 뿐이야. (소년은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그리고는 생각났다는 듯 말을 덧붙인다.) 바냐는 괜찮아? 여기까지 오느라 피곤할 거 같은데.
(불을 꾹 잡았다. 차가워, 속으로 중얼거렸다. ...왜? 약간의 의아함이 고개를 쳐들었다. 불씨가 픽하고 꺼졌다.) 어쩌면 태우기 싫은 거 아닐까, 응. (여긴 꿈이니까, 응, 작게 속삭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니, 그 방에서 뭘 하는지 말해줄 수 있을까. (모두, 당신의 약간의 솔직함을 담아서. 쭉정이와 단 둘이 수백년을 보내고, 그것이 일상이 되어버렸을 것들을.) 그러면 라벤더 밭은 계속 둬야겠네, 그치. (민들레를 건네려 했다. 바람 섞어 웃었다.)
오랜만에 사람이랑 대화해서... 좋네. 온기가 느껴지는 대화니까. (굉장히 묘한, 어쩌면 두려울 정도로 그리웠던 느낌이었을까. 톡방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홀로 여행했으니 그럴만도 했다.) 나중에 꼭 같이 톡방에서 이야기 했으면 좋겠네. (발랄한 말에 저도 모르게 미소짓고는) 그래? 그럼 잠시동안은 같이 다닐래? 차에 먹을 것도 있고, 같이 잘 공간도 있어. 같이 다니자. 윈터가 동생이랑 지낼 장소를 찾을 때 까지만이라도. 응? (윈터를 간절한 눈으로 빤히 바라본다.) 아... 괜찮아. 응. 상처는 나았고, 차 고장난 것도 다 고쳤으니까. (고개를 살짝 끄덕였을까.)
맞아. 태우기 싫은 걸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이건. (아마도 차갑게 식은 불처럼 쓸모없는 나 자신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민들레는 네가 심어주면 좋겠어. (내가 받으면 쥐어뜯어 버리고 싶어질지도 모르니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이미 알려줬잖아? 머릿속으로 마법이나 검술, 궁술과 같은 것들 연습을 하고 (가볍게 손짓하자 땅에 빛나는 마법진이 생기고 그 위에 무엇인지 확정 짓지 않은 빛의 형체가 일렁인다) 내가 일으킨 일들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흰빛이 수중에서 먹이 퍼지듯 검어지더니 절망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변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검게 물든 형체는 그림자로 빚은 덩굴처럼 변해 남자의 전신으로 촉수를 뻗어 휘감으려 했다) 날 괴롭게 하도록 내버려 두지. (라벤더밭도 네가 떠나면 곧 시들겠지. 그날처럼)
이건? (민들레를 다시금 제 손 안에 쥐었다. 풀 냄새가 났다. 손 끝이 파랗게 물들었을지도 모르겠다.) 하나 물어도 될까, 칼라일. (촉수 끝을 톡 건드리려다.. 손을 거뒀다. 대신 작은 별들을 만들었다. 당신이 죽였던 것들. 별 끝에서부터 작은 실이 흘러내렸다. 결국은 인형극이다.) 네가 무엇을 후회하고 반성하는지 궁금해. (그 상황에서 인간의 입장에서 무엇을 할 수 있던가, 신들을 죽인 것은... 비극이었으나, 결국 해방이기도 하다. 인형극의 실을 끊으면 인형들이 무너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결국은 해방인 것이다.) ..나는, 신을 죽인 게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해. 최선은 아니었더라도, 방관보다는 나았을 거라고. (결국 입 밖으로 내버렸다. 기나긴 저울질 끝에 결정해버린 것이다. 또 누군가를 편애해버렸어.)
아냐, 신경 쓰지 마. (민들레를 꼭 쥔 손을 봤다. 이후 별, 실, 인형들을 멍하니 보다 바닥을 바라본다) 그렇게 생각해? (맞잡은 손을 놓고 내려앉아 자신의 머리를 감싼다) 어째서 그게 방관보다 나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난 그렇지 않아. (검은 형체들을 날려 없앴다) 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으로 섣불리 움직였다가 이 지옥을 만든 거야. 네가 본 것보다 훨씬 절망적인. (길게 한숨을 내쉬고) 내가 가만히 있었다면 수많은 사람은 행복하게 살 수 있었겠지. 어린아이들이 굶어 죽지도, 서로 약탈하지도 않았겠지. 시체 위로 눈과 재들이 덮이지도 않았겠지. (마지막으로 본 그곳은 시체를 뜯어먹을 독수리조차 없게 되어버렸으니) 사랑하는 사람, 증오하던 사람들도 죽어버리고 남은 자들이 내게 가진 감정이라곤 증오와 원망뿐이었어. 그리고 난 그 사람들을 다시 죽여버렸고. 내게 원망하며 책임을 외치는 사람에게 칼을 겨눴지. 난 이런 사람이야. 네 호의와 관심에 제대로 보답하지 못해서 미안해. 하지만 난 그럴 가치가 없어. (한숨 쉬며 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더니 잠시 뒤 킥킥대며 웃는다) 꼴사납네, 정말.
바냐도 그동안 외로웠겠다. (작게 중얼거린다. 그래도 지금은 이렇게 만났으니, 그나마 다행일 것이다.) "그랬으면 좋겠다." (멍한 표정의 셀리가 살며시 웃었다.) 그래도 될까? (민폐를 끼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은 간절한 표정의 당신을 보고 쏙 들어가버렸다. 곁에 누군가가 있어주길 바라는 걸까.) 그래, 그러면 같이 다니자. (소년은 당신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그러면 다행이네, 응.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외로웠어. 하지만 이젠 괜찮아졌으니까. (사람들을 만나서 이제 그 추위는 해소되었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했을까.) 우리가 그 톡방에 초대해줄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한껏 아쉬움을 표하던 바냐는 윈터의 말에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응응. 뒷자리에 타면 돼. 옆자리도 상관 없고. (차량의 문을 열자 맨 뒷줄은 여러가지 짐으로 가득 차있었고, 문을 열자 보이는 줄은 매트리스가 깔려있었다.) 매트리스 위에 앉으면 될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은 운전석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하지만, 그 때 그럴 거라는 사실을 몰랐는걸. (가만히 들었다. 신을 죽이지 않았더라면 먼 미래에 더 많은 사람이 죽었을지도 모르는걸. 작게 덧붙이며 칼라일을 토닥여주려다가, 손이 멈췄다. 갈 길 잃은 손 끝이 시렸다.) 사람을 죽였어? (당연한 건데, 응, 몸이 얼어버렸다.) ...왜? (목소리가 작았다. 왜 죽였어? 그러면 나는 널 미워해야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기 싫단 말이야. 삼킨 말들이 있었다.) 왜 죽였어? (눈이 빨개졌다. 그 아래로 눈물이 한 두 방울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고마워, 같이 다니자고 해줘서. (소년이 머뭇거리다 웃으며 말했다. 차의 뒷문이 열리자, 소년은 제 동생의 손을 잡고 자리에 먼저 앉혔다. 곧 자신도 좌석에 올라탄다.) 바냐는 이 차를 타고 세상을 돌아다닌 거구나. (차량 내부를 둘러보며 말했다.) 참, 이제는 그냥 이름으로 불러줘. 시그리드야. 시그도 좋고, 리디도 좋아. (샐쭉 웃었다.)
(얼어버린 토순을 보고 잠시 멈칫했다가 눈이 흔들린다) 왜 죽였냐고? (시선을 마주치고 어색하게 웃어보려 한다. 입꼬리가 파시시 떨렸다. 뭐라고 말해야 하지? 검에 묻은 질척한 피 사이로 보였던 내 눈빛은 나조차도 끔찍했는데) 일단... 일단 울지 말고. (도저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 눈물을 닦아보려 손가락을 뻗어봤지만, 눈에 들어온 자신의 거친 손에 피가 서렸던 순간이 떠올라 불에 덴 듯 손을 거뒀다. 안겼을 때는 따듯했는데 지금은 뜨겁구나. 꿈속이라 통증도 느껴지나 보다) 응? 미안해. 내가 미안하니까 제발 울지 말아줘.
(하지만 그 미안함은 나를 향해서는 안 되는걸, 또다시 말을 삼켰다. 칼라일은 이미 충분히 후회하고 있다. 구태여 그런 말을 더 끼얹을 필요는 없다. 손등으로 제 눈물을 훔쳤다.) ...미안. (평소같았으면 마주 웃었을테다. 하지만 도저히 웃음이 나오질 않았다.) 안 울게, 미안해... (빠르게 거둬지는 손을 보았다. 조심스러운 걸까, 아니면, 눈을 깜박였다.) 안 울게, 그러니까 말해줘. (자꾸 전부 무시하고 그냥 좋아하고 싶어져. 그냥 다시 사이좋게 지내자고 누가 자꾸 속삭이는데, 그러면 안 되잖아. 정말로 그러면 안 되잖아.)
나야 고맙지. 혼자 다니면 쓸쓸한 걸. (뒷자석을 보고는 헤헤 웃었다. 다 탄 것을 확인하고는, 시동을 걸고 차를 천천히 몰기 시작한다.) 그렇지... 이 차 덕분에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물자를 얻기 편했어. 나중에 여유가 생긴다면 다른 곳도 가보고 싶지만. (다른 사람과 같이 있어 기쁜지 들뜬 목소리다.) 내 이름은 이반. 리디라고 부를게. 나는... 이반도 좋고, 바냐도 상관 없어. 바냐가 애칭이니까. (느릿하게 말하고는) 이제 어디로 가볼까?
(왜 죽였냐고 물어봐도 솔직하게 말할 수가 없다. 그때는 신도 마수도 인간도, 그리고 나 자신도 너무 미워서 도저히 정상적인 생각을 할 수 없었다고. 나에게 괴물이라 손가락질하며 칼을 빼 드는 사람들을 보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고. 날 두둔한 사람들마저 죽여버리거나 내 가족을 쫓아낸 사람들을 난 용서할 수 없었다고. 나도 용서받지 못하는 주제에 타인을 또 심판하겠다는 오만한 생각에 빠져선 잔혹하게 처절히 들려오는 비명을 무시한 채 내가 괴물이 아니라고 부정하기 위해 정말 괴물이 되어버렸다고 말한다면. 너는 날 보고 대체 무슨 표정을 지을까) ...싫었어. 아무것도 듣기 싫고, 보고 싶지 않고. 날 비방하는 사람들도 나를 찾지 못하자 내 주변인에게 손을 댄 사람들도 용서할 수 없어서. 웃기지. 용서받지 못할 행동을 한 주제에. 그땐 정말로 미쳐있어서, 한창 증오와 분노로 차 있어서. 이런 말을 들으려고 온 게 아닐 텐데. 정말로 미안... (꿈에서 만난다면 이번엔 내가 안아주고 싶었는데. 이제 내 역겨운 부분들을 알아버렸네. 안아주긴 글렀는걸)
다른 곳이라... 다른 사람들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셀리는 어느새 구석에 쪼그려앉아 졸고 있었다.) 응, 바냐. 친구 생긴 것 같아서 좋다. (소년은 나른하게 미소지어보였다.) 음, 동쪽으로 가보자. (잠시 고민하다 답을 내놓는다.)
(애써 외면하던 것들을 봐버렸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울지 않겠단 약속을 어겨버렸을지도 모른다. 다시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른다. 다만 이번에는 시선을 피하지 않으려다가, 아래로 고개를 툭 떨궜다.) 불쌍해... (바람에 흩어지듯 말을 떨어트렸다. 누군가를 특정하지 않은 말이다. 죽음을 당한 사람들도, 당신도, 당신과 관련되지 않았으나 재앙을 맞은 사람들도, 그런 사람 모두를 사랑하나 그 중 당신을 제일 먼저 만나버려서, 당신을 편애하는 나도 모두 불쌍하다. 그저 연민이었다. 어깨를 떨며 울었다. 손등으로 눈물을 훔쳤다.) 울어서 미안해, (양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내가 아무것도 못 해준다는 게 너무 싫어... (그게 너무 싫어서, 무력감이 너무 지쳐서. 나 자신까지 미워지려 한다. 별이라고,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면서 정작 친구는 못 도와주네.)
(울렸다. 이런 날 불쌍해할 정도로 정신적인 강인함이 남아있는 사람, 아니 별이구나 너는. 아무것도 못 해주는 자신을 싫어할 바에야 차라리 날 싫어해 줘. 가슴 한쪽이 푹 꺼지는 것 같다) ...사실, 꿈속에서 만나면 내가 먼저 안아주고 싶었어. (지금의 너는 너무 뜨겁지만) 이런 나라도 괜찮다면. (슬며시 앞으로 와 후끈거리는 열기를 견디고 안아보려 팔을 벌린다. 괜찮아. 아픈 건 익숙하니까 참을 수 있어)
...정말? (고개를 들어 칼라일을 바라봤다. 팔을 뻗어 꾹 안았다. 몸을 옹송그린 탓에 어깨에 이마를 댄 모양새다. 작게 몸이 떨렸을지도 모른다.) 고마워, (작게 속삭였다. 정말 고마워. 양 손으로 꾹 쥐었다. 고마워. 또다시 되뇌었다. 몸이 약간 찼다. 와닿는 피부가... 마치 작은 가시가 돋친 것 같아서, 다시 울음이 터지려는 것을 참았다. 다시는 안 울기로 했는데. 너무 불쌍해, 그냥 누군지도 모르고 그저 불쌍해서,) 나한테 너는 너무 착한 사람인데. (탄식처럼 속삭였다.)
(윽, 속으로 신음했다. 각오했지만 조금 뜨겁네. 최대한 내색을 안 하려고 했지만 미묘하게 떨렸을지도 모르겠다. 토순의 작은 떨림이 느껴졌다. 살짝 등을 쓰다듬고자 한다) 미안해. (넌 이런 와중에도 고맙다는 말을 내게 하는구나. 이런 사람이라, 미안해) 결국 이런 사람인 거야 나는. (날 위한다는 사람조차 결국 울리게 되는. 나는 라벤더 같은 사람이 아니야. 너같이 따듯함을 지니지도 못해. 그러니까 내가 해 줄 수 있는 거라곤 이렇게 따듯함이라곤 없는 몸뚱아리로 안아주는 것뿐) 그러니, 이건 모두 내 잘못이니 널 미워할 바엔 날 미워해 줘. 그렇게 못 한다면 널 미워하지 말고. (어두운 눈을 맞추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