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이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치열한 전장에는 아무리 화력을 쏟아부어도 부족함이 있기 마련이다. 서포터는 바로 그 부족한 부분을 케어한다. 기본적으로 캐스터와 비슷한 마법적 성질을 띄지만 부수적인 면에서 그 궤를 달리한다. 이들이 부리는 마법에는 단순한 원소아츠를 제외하고도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어 적들의 발을 묶거나, 조금이나마 메딕의 자리를 대신해주는 등의 신통한 역할을 해준다. 경험있는 지휘관일수록 압도적인 전력보다는 서포터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묘한 양상을 띄는데에는 분명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파편이 사방팔방으로 튄다. 아이다야 염력으로 치워버렸다지만 저정도 거리에서 폭탄처럼 터진 파편을 전부 피하기란 쉽지 않다. 근접대원들은 전부 파편이 몸을 스치고, 때론 때리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진다. 대미지는 그리 크지 않다. 다만 칼리, 그녀만은 파편을 상쇄하려 들며 달려든다. 그리고 이내 접근해서 휘둘러진 창.
"그딴건 안 통해!"
허나 너무 직선적인 공격이다. 어느새 손에 쥔 무기로 리유니온?은 그 창을 빗겨낸다. 아니, 잘라낸다! 헌데 그 손에 있는 무기, 날붙이 같은게 아니다. 그것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500ml짜리 생수병. 그것이 하나의 날붙이라도 되는 듯이 창 끝과 마주쳐 그것을 잘라내고 있었다. 다만 아주 약간이라 아직 제기능은 할 수 있다. 필라인 여자는 그것을 무기로 마저 리타의 공격을 읽은 듯이 낫을 날렵하게 피하고 서로의 발 밑에 물을 뿌린다. 금새 얼어붙어 판도라의 움직임을 봉하려 하고, 밑에서부터 솟구치는 알트의 그림자를 막아낸다. 그리고 마지막, 엑스칼리버의 접근을 막아내면. 필라인 여자는 생수통을 엑스칼리버에게 흩뿌린다. 그리고 그것은 곧 엑스칼리버의 그것마냥 칼날이 되어 엑스칼리버에게 빠르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크읏...!"
하지만 거의 동시에 일어난 일. 칼에서 뿜어져나온 섬광과 폭음을 대처하지 못하고 받아 팔로 눈 앞을 가리며 비틀거린다. 방금의 거한마냥 보호장구가 없었기 때문에 필라인은 그대로 노출되어 버린 것이다.
"이렇게 된거 전부 얼려주겠어..."
그래. 그녀는 리타의 독에 점점 힘이 빠지고 있었다. 시간이 없었다. 이판사판인걸까. 눈도 보이지 않는 필라인 여성은 갑자기 자세를 낮추고 땅바닥에 손을 짚는다. 그러자 흔들리는 지면.
쿠구구구...
대원들은 어느샌가 발 밑에 찰박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듣는다. 침수였다. 배수구에서 물이 역류하며 흘러나와 창고를 점점 채우고 있는것이다. 그리고 이윽고-
"얼어버려!"
물에서 얼음 기둥이 솟구쳐오르며 창고 안에 있는 대원 전원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한다. 그 뿐 아니라, 발 밑에서 냉기가 느껴진다. 방금의 거한처럼 얼어가고 있는 듯 싶었다. 기둥은 아이다가 서있던 난간을 무너트린다. 더이상의 서포트는 무리인듯 싶었다.
이대로 있으면 발부터 얼어서 기둥을 피하는것은 불가능. 하지만 이렇게 광범위 공격을 할때는 어쩔 수 없이 안전한 장소가 확정적으로 한 곳. 생기기 마련이다. 나는 그림자를 기둥처럼 솟게해 최대한 위로 올라간뒤 거기서 다시 점프하고, 몸에 남아있던 미세한 그림자를 늘려 그대로 천장에 착지했다. 이곳이 창고였기에 아무리 높아도 이 정도면 닿을터. 그리고 착지와 동시에 그림자로 발을 고정해 천장에 매달린다.
이런다한들 솟구치는 거대한 기둥을 피하는건 어렵겠지. 보통은 말이야. 내가 점프한것은 리유니온으로 추측되는 여성의 바로 위다. 녀석은 삶을 포기한게 아니다. 그렇다면 이 공격에서 확정적으로 안전한곳은 바로 그녀의 자신의 영역.
"...."
이 거리에서 그림자는 쓸 수 없으므로 나는 천장에서 단검을 두자루 꺼내 숨통을 끊을 생각으로 날렸다. 설령 막혀도 상관없다. 이미 독이 돌고있는데 지금의 대기술까지, 이미 체력은 한계일테고 이걸로 죽지않는다면 여기서 시간을 끌어주지.
엑스칼리버의 대응이 한 수 빨랐다. 얼음 칼이 엑스칼리버에게 꽂히는 것보다 필라인이 시력을 잠깐 잃는 것이 먼저였고, 엑스칼리버는 있는 힘껏 몸을 날려 자신에게 날아드는 얼음 칼날들을 피하려 시도했다.
자신에게 얼음 칼날을 날리려다 섬광에 잠깐 시력을 잃은 여자가 땅을 짚으려 허리를 숙이는 동안, 엑스칼리버의 머릿속은 빠르게 팽팽 돌아갔다. 어느샌가 발 밑애서 역류하는 물에서 얼음기둥들이 솟구쳐나올 때, 이미 액스칼리버는 자신이 다쳤건 아니건 자신이 몸을 던져 도착한 자리에서 발사되기라도 하는 것처럼 폭발적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온 몸의 근육을 사용한 전력질주로 여자의 왼쪽으로 휘어들어가는 곡선궤도를 그리며 엑스칼리버는 필라인에게로 전력질주했다. 그리고 엑스칼리버가 충분한 거리까지 다가간다면- 그녀는 오리지늄으로 된 무거운 왼손을 들어서, 필라인을 기절시키기에 충분한 위력이 실린 레프트 훅을 필라인의 머리에 내지를 것이다.
솔트가 투입된건. 작전이 시작된지 불과 몇분도 채 되지않았을 때다. 대부분의 대원들이 거한과 승부를 벌이고 있을 때. 다른 적들이 그들에게 공격을 하지못하도록 바쁘게 움직이며 방패로 원거리에서 오는 공격들을 막아내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생체전기 조작을 십분 활용한 반응속도의 차이. 솔트에겐 화살을 막아내는 것이 가능했다. 아무리 그래도 무거운 둔기를 막아내는건 무리가 있기에, 그땐 상대방을 방패치기로 기절시키는 것으로 전법을 취했다. 이후 거한은 얼음이 되어 부서지고 필라인 여성이 공격을 가하고 있을 때도, 솔트는 주변을 돌아다니며 대원이 위험한 상황이 되지않도록 얼음 파편들을 양 손의 라운드 실드 형태의 방패로 막아낸다.
"후우....오히려 느리고 묵직한 공격보다 저런쪽이 막기가 쉬우니까 말이지."
숨을 고르며 다시 한번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다. 필라인 여성은 다시 한번 얼리는 것을 시도한다. 서둘러서 자세를 취하고 그 순간 아이다가 서있는 난간이 무너지는 것을 포착. 솔트는 빠른 계산을 시작했다. 곧 최선의 구출방법을 찾아내고, 솔트는 달려나간다.
"전광석화"
스파크가 튀기는 소리와 함께. 솔트의 모습이 잔상을 남기며 움직인다. 정확히는, 음속의 5분의 1의 속도로 움직이는 것에 가깝다. 그 속도는 아이다를 구하는데엔 충분했을까? 아니, 해보지않으면 모르는 거지.
원거리에서 지원하던 자신의 다리 밑에서 날아오는 얼음기둥을 보자 아이다는 높게 뛰어오르며 염동력으로 자신의 몸을 받았다. 천천히 낙하하려던 찰나 저 멀리서 솔트가 달려오는 것을 포착했다. 좋아, 그러면 포커스는 이쪽으로 오지 않아도 좋지. 마침 알트가 이동한 뒤였고, 조금의 서포트만 있으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아츠는 무너진 난간의 조각난 콘크리트와 철근을 집어들어 눈에 훤히 보이는 궤도로 팔루인에게 날아간다. 주의만 끌면 되는 녀석이니까.
긴급 임무나 호출은 언제 올지 모르는거고, 생사의 기로에서는 유서를 쓰고 있을 시간이 없다. 독에 중독된 후 고립되거나 과다출혈, 저체온증으로 죽어가는 느리고 고통스러운 죽음이 아니고서야. 그런 죽음을 겪고 있다고 한들 침착하게 유서를 쓰고 있을 정신머리가 있을까. 지금부터 철저하게 대비해 둔다면, 그 시간에 유서를 써 두는 편이 경제적이겠지.
"화장이 좋아 매장이 좋아 아니면 장기기증이 좋아?"
곽초의 말을 들은 순간 재산은 라이레이가 먹기로 결정되었다. 받아서 어디에 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 쓸 곳이 없으면 찰리의 가정교사를 고용하거나 공공시설에 기부하면 된다. 그마저도 안 되면 술값으로 탕진해야지.
창고안에서는 얼음이 빗발친다. 말 그대로의 냉동창고. 기둥이 이리튀고 저리튀고, 또 터지면서. 창고 안을 무차별적으로 해집고있었다. 그것은 굉장한 위력이었지만 딱히 누군가를 노리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아마 발악일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눈치빠르게 캐치한 알트가 안전지역으로 곧장 돌입한다. 그건 바로 그녀 본인의 자리.
"...!"
천장에서 예상치도 못한 단검이 날아온다. 하지만 눈치가 빠른건 그녀도 마찬가지. 필라인 여성은 즉시 자신 주변으로 얼음을 둘러 그것을 막아낸다. 그 탓인지 엑스칼리버의 공격도, 아이다의 공세도 갑자기 둘러진 얼음방벽에 막힌다. 그 무게와 위력에 방벽은 몇 번이고 거의 뚫릴뻔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안쪽에서부터 계속해서 얼음이 덧입혀지고 있었다. 다만 방어에 집중하는지 주변의 공격은 완전히 멎었다. 이것이야 말로 진짜 발악이다. 반면 그 각오를 다지듯 얼음 건너편에서 필라인의 그녀는 얼굴을 찡그린채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난...! 끝까지 살아서 나갈거야!" "다들 떨어져."
그러나 그 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가라앉은, 대원들에게는 익숙한 목소리. 말이 떨어지자마자 갑자기 얼음방벽을 중심으로 폭발이 일어나 버리는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들은, 폭발이라면 짚히는 구석이 단 한 가지 있다.
"나이스샷." "찰리~!"
저 진입로에서 주머니에 손을 꽂고 들어오는 사람.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철컥거리는 꼬마. 폭발의 연기 속에서 헬멧의 푸른 빛이 희미하게 보였다. 물이 흘러넘치는 창고 바닥에는 필라인 여성이 드러누워있다. 방벽탓인지 신체는 멀쩡했지만, 폭압은 견디지 못하고 기절한 듯했다.
"역시, 예상대로네. 이녀석들은 리유니온이 아니야."
소장은 그 필라인 앞으로 다가가 난장판이 된 창고의 내부, 그리고 얼어 붙어있는 거한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 정도면 전멸이다. 이 창고에서 한 명도 나가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싸움으로 인해 엎어진 마약들마저도.
"높으신 분은 한 명도 남기지 말라고 했지만..."
다만, 이 필라인은 아직 죽지 않았다. 소장은 언제라도 준비가 되어있듯 해맑게 웃고있는 찰리를 힐긋 보더니,
"뭐, 예외는 있는 법이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등을 돌린다.
"고양이는 주워간다. 정보를 캐야겠어. 아이다, 손 좀 써줘. 손 많잖아. 그리고 찰리는 알지?" "찰리찰리!"
찰리가 유탄발사기를 들어 그 총구를 내부창고로 향했다. 남은 마약들도 전부 폭파형인것이다.
솔트는 자신보다 16cm가 더 큰 라이레이를 안고 달리며 말했다. 동시에 각각의 대원들이 여성의 주의를 끌고, 그 틈을 놓치지않은 찰리가 공격에 상황종료. 그제서야 배시시 웃음을 지으며 선배를 조심히 내려놔준다.
"어떻게든 됬으려나?"
역시나 항상 긴장을 늦추지않고 주변을 경계한 것은 좋았다. 실제로 여러번 예상치못한 상황이 발생했으니까, 디펜더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대원들을 지키는 것이니, 솔트는 그 역할을 충실하게 임하려 노력했다. 부상자는 있지만, 사상자는 없었으니 베스트인 것이다. 아무튼간에, 오늘도 이야기할 소재가 생겨서 기쁜 솔트였다.
왠지 모르겠지만 꿈에 명방이랑 이 스레가 나왔습니다 처음은 제가 명방 리세마라를 돌리느라 데삭하고 튜토하고의 반복을 하고 있었어요 근데 아무리 해도 초보박사용 가챠에서 6성 3개(?)가 안 나와서 포기하고 어장을 켰죠,,, 보트에서는 에덴주랑 리아주가 일상을 돌리구 있었는데 둘이 사무실에서 몰래 뽀뽀하구 그랬어요 그리구 에덴이가 사무소의 전원에게 손편지를 써줬는데 캐러멜과 캐러멜주가 그거 보고 감동받아서 이녀석이 가족에게 초 장문의 편지를 써버리는 꿈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