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놀자. 난 너무나 슬퍼...” “난 너하고 놀 수가 없어. 난 길들여지지 않았단 말야.” “아. 미안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넌 여기 아이가 아니구나. 넌 무엇을 찾고 있니?” “난 사람들을 찾고 있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인데?” “그건 너무나 잊혀져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맺는다' 는 의미야.”
☞ 이 어장은 두 레스더의 상호교류 및 합의하에 세워진 1:1 스레입니다.
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수면시간이 1시간 더 늘어난 거면 잘된 일이네 uu 도아주는 항상 수면이 부족해보인다는 느낌이었는데 조금은 다행이야. 피로도는 다른게 없는거같다는 말은 조금 슬프지만....... 응, 가늘더라도 길게 가자. 천천히 느긋하게 써도 돼. 나는 도아주가 여기에 항상 편한 마음으로 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 (도닥도닥)
내가 못 듣기를 바라고 조그맣게 중얼거렸을지도 몰라. 하지만 들어버렸는걸. 모른 척하기에는, 네가 아파하고 있다는 말이라서. 그래서 네가 웃는 것을 보고는 물어본 거야. 네가 좋아, 네 웃음이 좋아. 네 슬픔마저도 안아줄 자신이 있지만, 되도록 네가 슬플 일 없길 바라니까. 나는 이제 안 아프니까, 너도 안 아팠으면 해. 네가 나를 생각했다던 예쁜 밤하늘이, 네가 직접 내게 꾸며준 밤하늘이 내 고개가 기울 때 같이 흔들리니까, 아플 수가 없잖아.
"응?"
도시락이라니, 생각도 안 하고 있었어. 오늘 바쁠 테니까, 너와 같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으니까, 그냥, 늘 먹던 간식으로 대충 때우려고 했어. 쪽잠을 잘 수 있다면, 응, 그것도 좋다고. 그야 나, 네가 대뜸 우리 반 부스에서 나타나지 않았다면, 난 오늘 축제 동안 너와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없을 거로 생각했단 말이야. 오후에 축제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도 축제 전날이었던 어제서야 들었고, 그래서 네 무대 시간을 위해서 리허설도 다시 했었는데. 아마도 어제 너와 만나지 못했다면 난 조금 쉬다가 다시 돌아가서 축제 준비를 도왔을 거야. 오늘도 마지막 리허설 때문에 일찍 가야 하니까. 그러니까 같이 먹기 싫다거나, 편식하는 음식이 있을까 걱정하는 그런 게 아니야. 다만 고민하는 게 있다면, 네가 싸 왔는데, 내 것도 같이 싸 왔는데 남기고 싶지 않아.
"당연히 좋아!"
"도시락, 교실에 있는 거야?" 그럼 교실 가는 길에, 너도 무대에 오르려면 옷을 갈아입어야 할 테고, 나는 옷이랑 머리띠도 가져다줘야 하고 하니까 옷 갈아입어도 괜찮겠다. 하고 무심코 생각을 해버려. 네가 사복입은 것도 보고 싶단 말이야. 물론 지금이라도 핸드폰에다가 론이라고 검색한다면, 사복을 입은 네 사진이 엄청 많겠지만, 영상도 있겠지만. 론이 아니라 네가 보고 싶은걸.
이현이가 좋아하는 건 버섯 들어간 요리려나. 버섯이 주가 되는 것 말고 버섯이 곁들여진 것들? 팽이나 버섯이 들어간 된장국이라던가 양송이버섯이 들어간 볶음밥이라거나. 그리고 두부도 순두부 그냥두부 가리지 않고 좋아하고, 예전에 풀었듯이 집밥 느낌 나는 밥을 좋아해. 남매가 나란히 그런 집요리에는 서툴거든. 그리고 별도로 덧붙이자면 과일을 되게 좋아해.
가리는 것은 크게 없고, 고수 같은 호불호 갈리는 것들도 곧잘 먹어. 다만 요리에 감자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식감이 퍼석퍼석하다고 좀 싫어하는 편.. 감자가 탄수화물 대왕인 것도 있고.
도아주가 버섯을 편식해서.....버섯맛을 모르지만 도아는 편식 안 하는 편이니까 버섯 먹겠지 u.u! 이현이랑 도아랑 과일 먹는 거 보고 싶다. 사실 먹는 거 보다는 귤 까는게 보고 싶어..... 귤 껍질로 장난치는 거, 귀엽잖아.
백반! 하면 생각나는 메뉴들 잔뜩 해주고 싶다..... 도아가 해주겠지(?) 계란말이랑, 생선구이랑, 된장국이랑, 멸치볶음도 있고 콩나물 무친거랑.... 집에서 못 먹게 하니까 몰래 먹을 소세지까지 u.u 와중에 도아주가 두부도 편식해서 두부 요리가 뭐가 있는지..... 두부조림이랑 국류/찌개류에 들어가는 것 말고는 모르겠다 3.3
매운걸 싫어한다기보다는 못 먹어서 가리게 됐어. 먹으라면야 먹겠지만, 안 그래도 입 짧은게 배가 되는 걸 볼 수 있어. u.u
입맛이 정반대 정도가 아닐거야...... 부끄럽지만 편식이 심해서 u.u........... 그래도 두부는 찌개나 국에서 푹 익은 건 먹습니다 3.3 순두부찌개도 먹어 3.3.......... 버섯은 전혀 안 먹어서 어떻게 하면 될까 싶기는 했어. 지인들한테 버섯 맛을 물어봐야 하나 하고.......
그럼 다행이지만........... 도아는 아직 이현이 트레이닝은 생각치도 못하고 있으니까 베이컨 보면 마냥 좋아하겠다...... (소세지와 같은 이유)
그걸 메모하면 부끄러워 8.8
맞다, 오늘 그런 생각했어. 도아, 이현이가 론이라는 걸 모를 정도였으니 거의 연예계 문외한이었겠지. 근데 이현이를 만나서, YW 소속사 아티스트들 찾아보다가, 다른 연예인도 찾아보게 되고..... 그러다 유독 특정 아티스트를 더 자주 찾아보고, 막 이현이한테 만나본 적 있느냐고 물어보기까지 하면 이현이 반응이 어떨까 궁금해져서...... (더 찾아본 이유는 그 누군지 모를 분이 이현이 노래를 자주 듣는다고 해서였다고 u.u)
하고, 이현은 당신을 안은 채로 당신의 머리를 조심스레 쓸어보았다. ...부드럽다, 고 그는 무심코 생각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문득 자신이 무심코 이렇게 접촉해올 때마다 당신이 흠칫 움츠러들던 이유를 조금 알 것도 같았다. 겁먹었던 게 아니라, 아팠던 거였구나.
"그냥, 그동안 네가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니까.. 조금 속상해서."
그는 당신을 끌어안은 어깨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네가 내게 있어서 어떤 의미인지 네가 받아들여 준다면, 너는 내가 이렇게 닿아와도 움츠러들지 않게 될까.
"응, 도시락."
이현은 고개를 끄덕했다. 그리곤 "안 그러면 도아 너 또 사탕 같은 걸로 때울 거잖아." 하고, 품에 당신을 안은 채로 = ↀ ↀ = 하고 내려다본다. 그가 학교에 매일 나오는 건 아니었지만, 학교에 나올 때마다 당신이 거푸 뭔가 자잘한 군것질거리를 입에 물고 있다가 정작 식사는 부실하게 때워버리는 걸 많이 보았기에, 도시락을 쌀 때 당신의 몫까지 싸기로 결정한 것에는 그런 계산도 물론 있었으리라.
"교실에 있는 내 가방에 있어. 나도 이제 내 옷으로 갈아입어야 하고.. 그렇네, 옷 갈아입어야지."
그는 그제서야 자기 옷차림을 다시 한 번 돌아다보았다. 여전히 정장 바지에, 와이셔츠에, 조끼를 차려입고 가짜 모노클까지 조끼 포켓에 앙증맞게 쿡 꽂아놓은 채다. 머리띠만 겨우 벗어서 아직도 가짜 고양이꼬리가 달려 있고. 소년의 사복- 그는 오늘 어떤 옷을 입고 학교에 왔던 걸까?
아마 그 누군지 모를 분이 어떤 캐릭터인가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지 않을까 +.+ 나이 지긋하신 분이거나 여자분이거나 하면 "(^ᗜ^*) 응- (그 사람과 몇 번 만난 적 있다는 이야기 혹은 오래 이야기나눠본 적은 없다는 이야기) 왜? 사인 받아다줄까?" 정도의 이야기가 되는데, 훤칠한 훈남이면 "(^ᗜ^ ) 응- 왜? 사인 받아다줄까?" 정도의 이야기가 돼. 뉘 앙 스 차 이
이현이라고 해서 독점욕이라는 게 없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이렇게 자각없던 애가 자각해버리면....
어쩜 저렇게 귀여울까..........? u.u........? 답레로 심정지, 썰에 답해준 것울 보고는 다시 격하게 뛰는 심장........ AED가 필요없네 0v0.......... 도아는 얼른 축제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어 u.u
(^ᗜ^*) (^ᗜ^ ) 이모티콘도 달라 8.8 어쩜 8.8 도아는 정말 순수하게, 연예인 싸인을 받아다줄 수 있는 이현이가 새삼 대단하고 신기해서 "진짜 받아다줄 수 있어?" 하고 되물어볼 거 같은데....... 첫번째 경우라면 몰라, 두번째 경우라면 u.u....... 이현이한테 독점욕 없다고는 생각해 본 적 없어..... 머리띠 때 확실히 느꼈어. u.u 비교적으로 도아가 독점욕이 없구나 싶었고...... 도아는 이현이가 마음을 주면, 그 마음을 꼭 믿고서 '그래봤자 현이 옆에는 내가 있을거야!' 라는 질투랑, 삐져있는 정도일 거 같거든 u.u........
이모티콘의 뉘앙스 차이는 실제 중점해서 표현한 부분인데 역시나 눈치채주는구나 ^.^ 두번째 경우면 받아다는 주는데.. 사인 건네주고 나서부터 갑자기 된통 삐지거나, 난데없는 애교가 늘거나 한다.. ^.^ 그런 상황이 돼봐야 알겠는걸^.^!! 답레는 천천히, 천천히 줘8u8!
네가 아프지 않길 바라서 하는 하얀 거짓말 같은 게 아니야. 네가 곱게 꾸며준 머리가 아니었더라면 헝클어져도 좋으니까, 쓰다듬어달라고 졸랐을지도 몰라. 네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게 정말 좋아. 이제는 마음껏 좋아해도 된다고 생각하니까, 더 그래. 네가 닿는 걸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서 기뻐. 네 손길이 쓸어 지나갈 때, 네가 톡 건드려서 웃음꽃이 피어.
내 어깨를 끌어안고 있는 힘이 조금 더해지면, 너를 잠깐 가만히 바라보았어. 눈이 깜빡일 때, 눈이 감기면서 네가 사라졌다가, 다시 뜨면 네가 나타나. "응, 많이 아팠어." 이미 네 앞에서 울어버린 적도 있으니까, 안 아팠다거나 그래도 괜찮았다거나 하는 말은 할 수 없어. 그렇지만 내가 아팠어도 계속 네 옆에 있었던 이유가 있어, 현아. 너도 알고 있을 거야. 나는 너한테 사랑받고 싶어. 날 좋아하게 만들겠다고 선전포고했을 정도로, 너한테 많이 사랑받고 싶으니까.
"그러니까 그만큼 많이 사랑해주면 돼!"
내 마음을, 욕심을 그 어떤 포장지도 없이 네게 꺼내 보였어. 투명하고 깨끗한 유리구슬에 비춰준 거야. 구슬이 온전히 말간 붉은 빛으로 물들었을 것만 같아. 나도 꼭 그런 색으로 뺨을 붉히고 말았는지, 조금 뺨이 따뜻하니까.
"... 과자 같은 거도 있는데."
"바쁘고 졸려거 그런 건데." 목소리가 점점 줄어든 건, 네가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기 때문에, 네 눈빛에 졌기 때문에.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었단 말이야, 하고 조그맣게 볼멘소리를 내는 거야. 네가 꼭 안고 있으니까, 이번에도 네게서 도망갈 수 있는 곳은 한 곳뿐이야. 억울해, 네 품에 꼭 숨어버려.
"아, 그럼 나 옷만 챙길게!"
네 품에 숨어있다가 톡 튀어나온 이유는 조금 전에 동전을 찾으려 뒤적거렸던 옷가지 때문에. 옷가지를 챙기고, 너와 날 꾸미다가 꺼낸 물건들도 가방 속에 정리하다가 눈에 밟히는 것 하나. 언제나 늘 챙기고 다니는 간식들이었어. 너랑 점심을 먹고 난 후에, 오후에 리허설할 때나 축제 진행 중일 때 하나 정도는 먹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사탕에 시선이 사로잡혀서는, 몰래 챙길까 말까 고민해버리고 말아.
재주는 토끼가 넘고 보상은 다른 이가 받아챙기는 불합리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그에게 조금씩 심어준 것은 그냥 사랑하는 법이 아니라 당신을 사랑하는 법이었으니까. 그만큼 많이 사랑해주면 돼, 하고 당신이 당신의 마음을 꺼내어보였을 때, 그는 당신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에 서서히, 조금씩, 수선화처럼, 옅고도 그윽한 웃음꽃이 핀다.
"이제야."
분명 노란색인 소년의 눈동자이건만, 눈웃음을 짓느라 가늘어진 눈매 사이로 보이는 그의 눈동자에 마치 유리구슬처럼 당신이 말갛게 비친다.
"나를 받아주는구나."
하고, 이현은 고개를 숙여서는 약속의 엄지 도장을 찍듯이 당신의 이마에 가볍게 쪽, 하고 키스를 얹어놓았다. 저 하늘 위에 떠 있는 별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너는 저 위를 올려다보고만 있었는데, 마침내는 그 별 아래에 내려와있는 나를 봐주는구나. 어린 왕자만큼 서투르고 장미꽃만큼 어설프지만, 사막여우만큼 네 옆에 있고 싶어하는 나를.
"도아도 잠이 모자란 걸까..." 그의 손이 당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도닥이듯이 쓸고 지나간다. 수박 겉핥기같은 손길이라서 감질날지도 모르지만, 축제가 끝나고 나면 아쉬웠던 만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당신의 애인이니까, 당신에게 그 정도는 충분히 누릴 자격이 있다. 당신이 방금 자신을 더 사랑해주면 된다고 말했듯이. 그것과는 별개로, 그는 잠이 모자란 당신을 위해서 무언가를 생각해보고 있는 모양이다.
당신이 품에서 톡 튀어나올 때는 그는 당신을 쉬이 놓아주었다. 아직 여름이고, 시간은 많기에. "응, 그러면 챙길 거 챙기고 교실로 돌아가자..." 바깥에 한가득 나와 있었던 헤어 용품들은 어느샌가 어딘가로 가버리고 없다. 당신의 가방 속으로 돌아가버린 걸까? 그는 당신의 하는 양을 보다가, 짐짓 시계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시간을 셈해보는 마냥 한눈을 팔았다.
이제야, 라니. 지금보다 전에서부터 날 좋아하고 있었다고, 꼭 그렇게 말하는 거 같잖아. 그래서 눈이 동그랗게 떠지면, 곧 네가 입 맞추어서 눈이 꾹 감기고 말아. 나 아무렇지 않은 척 할 수 있을까,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을 1초, 아니 그보다 짧을지도 몰라. 내가 어떻게 네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할 수 있겠어. 나도 알고 있단 말이야. 네가 아무리 조심스레, 살짝 닿아와도 난 걸핏하면 빨개지고 마는 거. 어떡하지,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가, 네가 나한테 마음을 주고 있었는데 안 받아줬던 거잖아. 내가 너한테 사랑을 알려줬다면, 짝사랑을 알려주고 말았나 봐. 그러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늦었나 봐.
"미안. 오래 기다렸지."
"많이 힘들었어?" 망설임 끝에 나온 물음이야. 내가 물어봐도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목소리를 내기 직전까지 그림자처럼 쫓아다녀서. 그게 얼마나 아플지는 잘 아니까, 널 아프게 한 게 다른 누구도 아니고 나였으니까. 그래서 그랬구나. '네가 나랑 같이 있어서 안 아프면, 나도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거야.'하고 말한 이유를 이제 이해한 거야.
"조금 그래, 조금." 네가 걱정을 할까 봐서, 네게 어리광부린 것 같아서, 말꼬리를 붙이듯이 조금 다급히 답했어. 많이 그랬으면 사탕을 먹고 있어도 꾸벅꾸벅 졸다가 잠들어버렸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사탕은 정말 하나만 챙길게. 하지만 몰래 챙기지는 않을래.
"현아, 이거."
가방에서 꺼내진 사탕은 두 개야. 하나만 먹을 거니까, 남은 하나는 네 거. 옷가지를 챙겨서 네 옆에 가자마자 사탕을 내밀었어. 딸기 크림 맛이야. 맛을 보고서 네게 골라준 건 아냐. 지금 먹으라는 의미도 아니고, 먹어도 상관없겠지만. 그저 사탕 포장지 색이 분홍색이라서 그래. 그래서 나는 오늘 레몬 맛 먹을 거야. 그럼, "이제 가자!" 이따 먹을 사탕도 챙겼으니까, 먼저 방송부실을 나가서는 네가 나오길 기다려.
어제 올리고 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봐 x.x....... 점심시간(어쩌다보니 늦어져서 이제야 점심을 먹었거든 3.3)에 잠깐 들렸다가 없어서 놀랐다..... 기다렸으면 미안해 8.8 그리고 오늘내일은 와서 이현주의 답레를 받아도 답레를 못 줄 것 같아. 일요일에 오지 않을까 싶어. 강행군 일정이 잡혀서 일요일에도 갱신만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8.8
그렇구나.. 8.8 기다리는 건 항상 하는 일이니까, 그렇게 미안해할 필요 없어. 그보다 강행군 어떡해.. 별탈없이 무난히 빨리 끝나길 빌게. 도아주가 적게 일하고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적게 일하게 해달라는 건 전혀 안 이뤄졌네 8.8 천천히 느긋하게 답레 써두고 있을 테니, 천천히 마치고 여유로울 때 와줘.
소년은 눈을 감고, 나직이 중얼거렸다. 많이 힘들었어? 하는 질문에, 이현은 눈을 감은 채로 조용히... 마치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처럼 당신에게 대답했다.
"힘들었어... 넌 나를 무서워하고 있는 것 같았거든. 아니... 나에 대한 모든 것을, 버거워하고 있는 것만 같았어. 버겁다 못해 괴로워하고 있는 것만 같았어. 나는 너에게 고양이나, 조그만 꽃 같은 것이고 싶었는데, 너에게 나는 너를 짓누르려는 소행성 B612인 것만 같아서. 의자를 조금만 당기면 언제든지 노을을 볼 수 있는 작은 별이지만, 그래도 그건 충분히 무겁고 크잖아. 그래서 내가 너한테 느끼는 이 마음을 말해버리면, 네가 그게 무서워서 도망가버릴 줄 알았어. 괴롭고 무섭고 버겁다면, 이건 사랑이 아닌 거니까. 그래서, 그럴 거라고 생각해서... 그래도 마침내, 그 조그만 별 위에 피어있는 꽃 한 송이를 봐주는구나. 너를 생각하면서 피웠어."
네가 이름붙여줘. 하고, 가락을 붙여서 흥얼거리듯이. 당신은 그 별에 깔리는 게 아니라 그 별 위에 올라설 수 있게 되었을까. 너무도 조그만 이상한 나라였다.
"그렇지만 도아도 항상 나만큼이나 바빠보이던걸."
하고 그는 조금 의기소침하게 입술을 삐죽였다. ( ´・3・`) 같은 모양이 됐다. 그가 그런 말을 꺼낼 만도 하다. 오늘처럼 그와 함께 원없이 보내는 날도 있었지만, 어떤 날은 모처럼 그가 학교에 왔는데 당신이 학업이나 방송부 일로 바빠 그와 별로 시간을 오래 보내지 못하는 날들도 많았으니까. 섭섭한 마음이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보다 당신이 충분한 여유를 갖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는지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컸다.
"아, 고마워..." 그러다 당신이 사탕을 내밀자, 소년은 눈을 깜박이며 사탕을 받았다. 그리고 포장지를 내려다보다가, 헤헤 하고 웃었다. "네 색깔이네." 하고, 그는 그것을 조심스레 쥐어서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당신을 따라 복도로 나왔다. 그리고 손을 내밀며 다시 웃는다.
다 알고서 네가 건넨 계약에 고개를 끄덕여버린 건 나야. 내가 조금만 더 서툴고, 조금만 더 용감하고, 조금만 더 대담했더라면 네가 날 기다릴 일도, 힘든 일도 없었을까.
"...내 마음이 너한테 닿고 있는지 몰랐거든."
그래서 무섭고, 버겁고, 괴로웠어. 너처럼 반짝반짝한 아이한테 너무 꿈같은 이야기를 해버린 건 아닐까. 네게 마음을 주면, 그건 네게 볼품없는 것이 아닐까. 겁도 없이 다가갔다가 눈이 멀어버리면 그때는 어떡해야 할까. 그렇지만 하나, 네가 잘못 짐작한 게 있어. 나 아무리 아파도, 내가 망가져도 너에게 날 놓지 말아 달라고 했는걸. 네가 그 마음을 말해준다고 내가 도망갈 일은 없었을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여버렸던 그때부터 줄곧, 계속 네 그 마음을 기다리고 있었는걸. "그래도 이제는 알아."
"사랑이라고 부를래."
네가 날 생각하면서 피운 그 꽃을, 그 감정을 나는 감히 사랑이라고 부를래.
"난 학교에서만 바쁘니까, 조금이지...!"
넌 정말 바빠서, 학교에 못 오는 날도 있으면서. 네가 입술을 삐죽이는 것을 보고는 따라 했어. 나도 똑같은데. 네가 학교에 오지 않는 날이면, 내일은 올까, 모레는 올까. 바쁘고 힘들 텐데 연락해도 되는 걸까, 잘못해서 안 그래도 피곤할 텐데 쉬라고는 못 하고, 보고 싶다고 칭얼대버리기만 하면 어떡해. 네가 오더라도 내가 바쁘면 얼마나 억울한데. 겨우 만났는데, 만난 것 같지도 않게 되고. 우리 사이에는 견우와 직녀 사이에 다리를 놓아줬던 까마귀도 까치도 없잖아.
"나는 네 색이야." 챙겨두었던 레몬 맛 사탕을 살짝 보여주고는, 방송부실을 잠그고. 그리고는 네가 내민 손을 꼭 잡아. 교실을 향해서 발을 내밀면, 시간이 느리게 갔으면, 교실이 멀어졌으면 하고 바라보는 거야.
늦어서 미안해 8.8 월요일에는 올리겠다고 생각했는데, 화요일이 되어버렸네 8.8... 일요일에 갱신하러 오지도 못 했고 8.8...... 강행군 덕분에 연차 2일이 생길 것 같긴한데, 강행군 안 하고 그냥 쉬고 싶었어...... 3.3 이현주는 잘 지냈는지 모르겠다. 별일없이 무탈했으면 좋겠어.
일단 당장 저녁에 답레를 주겠다고 해놓고 날을 넘겨서 미안해. 수요일 저녁에는 답레를 줄 수 있도록 할게. 그리고... 그리고... 이 레스를 볼 때 시간이 난다면 이거 하나만 물어볼게......... 저기, 이 시점에서 "그게" 나와버려도 괜찮을까? 아니면, 조금 미룰까?
사랑에는 제각각 적기가 있다. 커플의 궁합마다 다르지만, 똑똑하고 능숙한 겁쟁이가 되어 조심조심하고 주저주저하다 그것을 사랑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당신과 그의 사이에 그만한 시간이 들어가야만 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똑똑한 겁쟁이인 당신이 어떤 경계선 언저리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것을 본 이 소년-용감한 바보가, 결국에는 참지 못하고 당신에게 먼저 자신의 가슴을 열어보였을 뿐이지만.
이번 고백게임의 승자는, 당신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닿고 있었어. ...내가 그게 무엇인지 몰랐을 뿐이야."
이현은 당신의 손을 조심스레 쥐어서는, 자신의 가슴팍에 올려두어 보려 했다. 대흉근과 늑골이 가로막고 있음에도, 희미하지만 선명하게- 당신의 손끝에 와닿는, 파닥거리는 파동이 있을 것이다. 그가 당신의 손을 쥐어 자신에게 올려놓을 때면 늘 그랬듯이. 소년은 눈을 가만히 감았다. 이걸 사랑이라고 하는 거구나, 하고 그는 중얼거렸다.
이게, 내 마음속에 간질간질하게 한아름 피어오른 이게, 사랑이었어.
그러다 눈을 뜨고는, 자신이 꺼낸 불평에 당신이 타박을 하며 자신의 표정을 따라하자 이현은 입을 삐죽대다 말고 킥킥거리며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곤 손을 뻗어서, 당신의 머리를 묶은 머리끈을 한번 손으로 매만져본다. 금빛의, 얄밉게 웃는 고양이 얼굴 모양의 금속 장식이 달려 있는 머리끈이다.
방송실 밖에 나온 소년은, 당신의 손을 꼭 마주쥐며 당신에게 질문을 건넸다.
"도아야, 그러면 오늘 축제 끝나고 나면 시간 있어?"
시간이 더디 갔으면 하는 당신의 마음이 야속하게도,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주변의 풍경은 점점 밝고 평범한 것이 되어가고 하나둘씩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당신의 손을 잡고 있는 소년과, 소년의 손을 잡고 있는 당신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시간이 전혀 흐르지 않고 있는 것처럼. 시간의 흐름에서 당신과 그만이 떨어져나오기라도 한 것처럼.
짤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답레는 도아주가 줄 수 있을 때/주고 싶을 때 느긋하게 주면 돼. 난 기다리는 데에는 익숙하거든.. 이쪽도 저쪽도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 같아 이번 답레가 조금 불만인 부분도 있었는데, 도아주가 그렇게 앓아주면 조금은 안심하게 되네. 음 그러면 축제 끝나고 나서 그 부탁부터 들어봐야겠다 v.v (만일 이현이랑 겹친 거라면... 이현이가 또 목줄을 끊을지도 모릅니다) 다음은.. 청혼인가?(?(?))
도아주가 원래 짤방 같은 걸 저장하는 사람이 아닌데....... 찾아다니고 저장하는 사람이 되었어 0v0....... 도아야 아직 연차가 얼마나 귀중한건지 와닿지 않겠지만, 도아주한테는 뼈저리게 와닿기 때문에 이현이가 너무 귀여운 거 있지 8.8 도아 시간은 이현이 거지, 응. 도아 부탁이 이현이랑 겹쳤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아마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어 u.u 다음은 청혼이구나! (?)
축제날이라서 연차 쓴 거냐고 물어보면 더 귀여운 대답이 나옵니다 음, 그럼 부탁부터 천천히 들어볼까 u.u...!
한편,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이 진행됐으면 공연할 때 관중석의 여자애들에 포커스가 맞춰진 서술을 할 예정이었지만.. 이현주도 예상 못하게 방송부실에서 플라토닉적 진도(?)를 쫙 빼버렸(?)으므로 서술의 포커스가 이현이에게 맞춰질 것 같아. 관중석에서 응원하는 여자애들 보고 조금 새콤해졌다가 진행자 쪽으로 애교윙크를 날리는 이현이를 보고 곤란할 정도로 달콤해져버려라(흉계)
네게 내 마음이 닿고 있었다는 걸, 닿고 있다는 걸. 현아, 그거 알아? 이렇게 맞닿아있으면, 서로 심장 박동이 닮아간대. 더 빠른 쪽은 천천히 느려지고, 더 느린 쪽은 점점 빨라져서, 그 중간에서 같이 나란히 뛰게 된대. 근거가 있는 말인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말인지 아닌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그 말이 진짜라고 생각하려고 해. 너랑 나랑 증명한 거 같아.
웃음이 옮는다는 건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알아. 내가 네 표정을 따라 했을 때, 네가 웃어버리면 나도 웃어버리고 말았으니까. 난 분명 계속 삐진 척, 서운한 척하면서 입술을 삐죽이려고 했는데, 네가 웃는 걸 보면 그게 어려워져서. 그리고 네가 손을 뻗어오면, 난 머리를 쓰다듬으려는 줄로만 알고 있었어. 근데 그 뒤에 있는, 아마도 넌 네가 묶어준 머리카락에 있는 머리끈 장식을 만지작거린 건가 봐. 있지, 어제였다면, 아니, 오늘 오전이었더라면 이런 말은 할 생각도 못 했을 거야. "나, 머리 쓰다듬어도 괜찮아." 조금 수줍게 말했다가, 다시 한번 말을 고쳐. 네가 나와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해도, 내 욕심을 드러내는 게 아직은 부끄러워서 뺨이 달아오르는 것 같아. "—–쓰다듬어주면 좋겠어!"
"축제 끝나고 나서면..."
축제를 준비할 때도 학생회와 방송부는 빠지지 않았지만, 축제가 끝나고 마무리할 때도 그래. 하지만 나는 준비할 때도 열심히 했으니까, 이따 축제 때 진행도 내가 돕기로 했으니까 오늘은 그냥 집에 가도 괜찮다고, 내가 말하기도 전에 허락을 받았는걸. 일부러 바로 답을 하지 않고 말을 흐린 건, 괜히 조금 장난을 치고 싶어서 그랬나 봐. 나 원래 장난치는 거 좋아하는데, 네가 그런 걸 싫어할까 봐, 그래서 네가 나를 좋아하게 되는 게 아니라 반대로 미움받게 될까 봐 그러지 못했던 거란 말이야. 그러니까 이렇게 치는 작은 장난은 봐줬으면 좋겠어.
"시간 엄청 많고, 다 네 거야."
헤헤 웃는 너에게, 대답하며 장난기를 머금은 눈웃음을 지었어. 그리고 연차 썼다는 네 말에 고개를 조금 갸웃거려. 연차가, 회사에서 쓰는 휴가잖아. "오늘 축제 오려고 쓰고 온 거야?"
퇴근시간 가까워져서 후다닥 올리고 갈게 u.u! 이현이의 귀여운 대답이 궁금해서, 도아를 시켜서 물어볼 수 밖에 없었어 x.x
도아 쪽도 축제 진행하면서 옆에 계속 서있을 남학생에 대해서는 묘사가 나올 일이 없을 것 같아. 굳이 묘사가 나오면 철벽치는 도아한테 밀려나는 묘사 정도 아닐까 u.u 진행하고 학생들이 무대에서 공연하거나 하는 시간 동안 틈타서 도아 머리 보고 예쁘다고 한다거나... 무심코 머리에 장식 만져보려고 했다가 도아 손길에 차단당하는 그런 묘사 u.u
머리를 묶은 머리끈을 잠깐 만지작대던 이현은, 당신이 건넨 말에 눈을 깜빡였다. 그러다 뺨에 한가득 발갛고 따뜻한 꽃을 피우며 당신이 용감하게 건넨 말에, 소년의 표정이 변한다. 웃음이긴 한데, 그것은, 소년의 얼굴에 걸려 있던 킥킥대는 웃음이 아니라 명백히 다른 웃음이다. 그래, 조금 쑥쓰러워서, 티내기 싫어서 참아보려곤 하는데... 그게 안 되는. 아, 안돼. 히죽히죽 웃어버리게 되잖아. 지금 거울 보면 표정 이상할 것 같아. 평소라면 먼저 좋다고 쓰다듬었을 텐데, 뒤늦게야 이 좋아하는 마음의 방향성을 알아버린 탓일까.
입꼬리의 고삐를 잡아보려는 소년의 뺨에 당신의 것과 같은 꽃이 피는데, 그래도 그 손은 당신의 부탁을 외면하지 않고, 머리끈 장신에서 당신의 머리로 올라앉아서는 당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삭삭.. 머릿결 사이로 손가락 끝을 조심스레 집어넣고는 쓰다듬어준다.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는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아까 그랬던 것처럼 당신의 이마에 자기 이마를 톡 기대곤 부드럽게 비빈다. 퍽 따뜻하다. 조금, 마치, 한가득 친해져서는 다리에 자기 이마를 쿡 들이받고는 살갑게 부벼오는 고양이 같다. 다만 이 고양이는 당신과 키가 비슷하다 보니, 이마를 부벼오는 곳이 다리가 아니라 당신의 이마일 뿐이다.
당신이 가만히 뜸을 들이자, 이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가만히 바라본다. 얼핏 보면 흡사 문 여닫는 소리에 집사 돌아온 줄 알고 도도독 달려와서는 현관에 오도카니 서서 집사를 맞이해주는 고양이 같은데, 그런데 그 눈에는 조금 초조해하는 것 같은 기색이 숨겨져 있다. 마치 당신이 장난치는 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처럼. 정말로 순진하게 모르는 건지, 아니면 모르는 척인지. 그렇게 눈을 깜빡이다가, 당신이 눈웃음을 지으며 대답하자 얼굴에 활짝 미소를 짓는다. 미소지은 채로, 그는 당신이 덧붙인 질문에 대답했다.
"응, 축제날이니까... 축제날이면, 너는 방송부니까, 너를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랑 같이 있을 수 있겠다.. 하고 웃는 소년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따라 어느덧 고개를 들어보면, 익숙한 반 명패가 보인다. 당신과 소년의 반이다. 메이드 카페가 열렸던 흔적을 차곡차곡 치우느라 부산하다. 다들 자기 일에 너무 바빠서 그런가, 당신과 그가 손을 잡고 있다는 사실은커녕 당신과 그가 거기 있다는 사실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다.
"일주일 전에 갑자기 연차를 쓰겠다고 해서, 매니저 형이 당황하더라구. 그래도 어떻게든 됐어."
네가 눈을 깜빡이는 것만 보고는, 싫은 부탁을 해버린 걸까,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어. 네가 먼저 쓰다듬어주려고 했을 때는 움츠렸었는데, 지금은 먼저 해달라고 한 게 불편할 수도 있을까. 그래도 이런 생각은 길게 하지 않았어. 네가 웃는 것도 보았고, 네 뺨이 물드는 것도 보았으니까. 사랑에 빠진 사람은 사랑스럽다는 말, 나는 내가 사랑스럽다고 그런 뻔뻔한 생각은 못 하니까 몰랐어. 근데 너를 보니까 알 것 같아. 안 그래도 너는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는데, 그런 네가 더 사랑스러워졌어. 웃음을 참으려는 것도, 네 손길도 정말 많이 좋아.
네가 쓰다듬어주는 손길만으로도 마음이 간질거려서 입꼬리 위로 웃음이 새어 나오고 말았는데, 이마까지 톡 닿아오면 소리까지 내버리고 말아. 태엽을 오래 감은 오르골처럼, 오래 감으면 감을수록 길게 노래하는 그런 오르골처럼, 참으려던 만큼 웃어버린 것 같아. 꽃잎 위로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처럼 조그맣게 웃던 소리가 사그라지면, 네 코끝에 쪽 하고. 웃으면서 나던 그 소리보다 살짝 더 작은 소리가 남았어. 나도 모르게, 감정에 휩쓸려서 해버린 행동이라서, 나도 내가 입 맞췄으면서 놀라버렸어. 그래서 금방 새빨갛게 열이 오르고 말아. 나도 이렇게 놀라버렸는데, 너도 놀라버리지 않았을까.
"그, 현이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래서 아니, ... 그, 괜찮아?"
네가 사랑스럽다는 말이 거짓이라서 말을 바꾼 것이 아니야. 내가 해버렸으면서, 네 탓이라고 돌리는 것 같아서 그랬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르지 못해서 너와 눈을 맞추지 못하다가, 겨우겨우, 너와 눈을 맞추고 물어보는 거야.
"아."
나, 너무 행복해서 어떡하지. 기뻐서 나는 눈물이 뭔지 알 것 같아. 갑자기 비켜 들어온 햇살이 너무 눈 부셔서, 그래서 눈이 시려서 나는 거라고 둘러대야 할까? 그렇지만 나 아직 울기 이르니까, 울지 않을 거야. 무언가 찰랑거리던 것을, 한 방울 톡 떨어지면 넘쳐서 떨어질 뻔한 것을 애써 잠재웠어. 지금 하고 싶은 말은 조금만, 조금만 더 미뤄두자.
"응, 고마워. 엄청, 엄청 많이 기쁘다."
미룬 말을 빼고 나서는, 기쁘다는 말 말고, 좀 더, 좀 더 이 마음을 내게 온전히 알려줄 수 있는 말을 생각해봐도 모르겠어. 국어 공부를 열심히 안 한 것도 아닌데, 국어 성적만 유달리 나쁜 것도 아닌데. 감정이 너무 벅차 올라와서 생각할 수가 없게 됐나 봐. "정말 많이 기뻐." 똑같은 말만, 기쁘다는 말만 반복하게 되는 거야.
"매니저 오빠분한테 선물이라도 드려야겠다, 현이 연차 쓰게 해줘서 고맙다고."
어느새 도착해버린 교실 안을 슬쩍 보면, 카페였던 곳이 다시 천천히 교실로 돌아가고 있어. "바빠 보이는데 옷부터 갈아입고 올까?" 네가 오늘 오지 않았더라면, 부끄럽다고 생각했던 토끼 머리띠를 쓰는 일도 없었을 거고, 여태까지 이 옷을 입고 있지도 않았을 거야. 그리고 난 저 교실 안에서 뒷정리를 돕고 있었을지도 모르고, 벌써 강당으로 올라가서 리허설 준비를 돕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야. 작년이랑 엇비슷한 학교 축제로만 남았을 뻔했는데, 네가 와줘서, 내 축제도, 오늘 하루도 특별해진 거야.
도아는 이현이 매니저를, 매니저님 or 매니저 오빠 둘 중에 어느쪽으로 불러야할지 고민했어. 왠지 격식을 차려야할 것도 같은데, 이현이가 형이라고 친근하게 부르니까 자기도 거리를 너무 많이 두면 안 되나 싶었거든. 그래서 타협점인 매니저 오빠분이라는 호칭이 나왔어 u.u!
라는 티엠아이가 있었는데........ 티엠아이 풀 때가 아닌 것 같아 0v0....... 관 짜러 가야겠다 u.u
그러고보니 이현이랑 도아 작년 이맘때 만난 거 같아. 자유상황극 스레에서 주고 받은 일상 정리한 에버노트가 작년 6월 14일에 만들어졌더라구 u.u.... 근 1년동안 재밌게 놀아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는 말 하려고 했는데..... 조금 낯간지럽고 부끄럽다 3.3
그치. 에버노트에서 실수로 일상 정리한 노트를 삭제해서, 깜짝 놀라서 복구시키다 우연히 보게 됐는데 시간이 그렇게 됐더라 u.u! 응, 이현이랑 도아 이야기 앞으로도 열심히 이어보자.
답레, 느긋하게 주어도 괜찮아. 조바심 내지 말아, 오늘 잠들기 전까지 같이 있을게. 다만 요즘 잠이 늘어서...... 건강 좀 챙길까 하고 밀가루도 끊고, 액상과당이나 정크푸드도 줄이는 중인데 왠지 잠이 늘었어 3.3 그래서 답레 받게되면, 답레는 못 주더라도... 같이 이야기하다 갈게. 고양이...... 도아도 토끼 되버려라 0v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