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놀자. 난 너무나 슬퍼...” “난 너하고 놀 수가 없어. 난 길들여지지 않았단 말야.” “아. 미안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넌 여기 아이가 아니구나. 넌 무엇을 찾고 있니?” “난 사람들을 찾고 있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인데?” “그건 너무나 잊혀져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맺는다' 는 의미야.”
☞ 이 어장은 두 레스더의 상호교류 및 합의하에 세워진 1:1 스레입니다.
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네 뺨이, 네 귀가 발갛게 물들었단 건 네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을 때 알아챘어. 얼굴에 묻겠다는 네 말에 그래도 상관없다고, 알고서 그런 거라는 말을 해주려고 했는데, 그랬는데. 네게 물든 그 색이 순식간에 내 머릿속을 칠해버렸어. 그래서 무슨 단어를 생각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게 되어서 아무 말도 못 한 거야. 나, 이런 기분 엄청나게 잘 알아. 네게 고백했을 때도 분명 이런 색이었어. 흐물흐물 녹아버린 아이스크림 같았던 내 머릿속이, 그 아이스크림의 색이 이런 색이었어. 딸기 맛, 체리 맛, 어느 붉은 열매의 맛일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달았을 거야. 지금도 엄청 달콤한 기분이니까, 분명 그랬을 거야. 이제는 뺨도 그런 색을 띠게 되고, 그 위에는 부드럽게 감싸 쥐여준 네 손이 머무르고 있어. 혹시 네가 손을 빼기라도 할까, 말로 소리 내지 못해버렸으니까 네 손을 조금 더 꼭 쥐었어.
"나도 너랑 똑같아."
밤하늘뿐만이 아니야. 보고 있으면, 듣고 있으면, 함께할 때 몽글한 기분이 피어나는 그 모든 것에서 너를 떠올려, 현아. 그게 내 사랑이고, 너를 생각하는 내 마음이야.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 지저귐 소리가 상큼해서 네게 들려주고 싶어지고, 날이 화창해서 맑은 하늘을 보고는 같은 빛깔의 푸르른 바다를 떠올려서 너와 함께 가고 싶어져. 그리고 그곳에서 제일 고운 색의 조개껍데기를 찾아서 네게 보여주고 싶어지고. 물론 굳이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괜찮아. 학교 도서관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를 너에게 내어주고서 그 옆자리에 앉고 싶고, 다들 하교해버린 늦은 방과 후의 노을빛이 예쁘니까 너와 같이 그 색으로 물들고 싶어.
'너도 그래?' 물어보지 못한 말이었어. 물어보기에는, 네가 내게로 가까워지고 있어서 이번에도 소리 내지 못한 거야. 네가 본 밤하늘은 분명, 네가 내 머리에 만들어준 밤하늘만큼, 혹은 그보다 더 반짝이겠지. 그런 밤하늘을 보고서 날 생각해줬다는 게 기뻐서, 나도 너와 같다고 답해버렸다는 걸 이제서야 뒤늦게 알아채는 거야. 나한테 그건 사랑인데, 네가 그렇다고 말해버리면 나는 어떡하면 좋아. 그런 말을 하고서 이렇게 가까워지면 어떻게 해야 해. 몇 초는 될까, 짧은 시간 동안 머릿속이 바빠져서 몸은 우뚝 굳어버렸어. 손가락을 까딱할 여유조차 없는 거야.
너랑 이렇게 가까워졌던 적이 언제였더라, 네가 이마를 기대왔을 때가 있었지. 그럼 이번에도 이마를 맞대고서 기대려고 하는 걸까. 아니면 소설, 드라마, 영화, 그 모든 곳에서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하던 그거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버리는 거야. 그걸 하는 장면은 꼭 사랑의 증표인 것처럼,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처럼 나오고는 했으니까 자연스럽게 떠올리고 말아버렸어. 전자라면, 가까운 거리가 부끄럽고 말겠지만, 후자라면 어쩔 줄을 모르겠어. 지금 얼굴은 빨갛게 칠해졌겠지. 물든다거나, 번진다는 것처럼 천천히, 차곡히 쌓이는 게 아냐. 생각만으로도 엄청 부끄러우니까, 새빨개지고 말았을 거야. 그러니까 후자는 안 돼, 뽀뽀도 안 할 거라고, 너랑 나랑 같아지고 나서 할 거라고 어제 말했는데!
'나도 너랑 똑같아.'
근데 어떡하지. 바로 방금 해버린 말이, 내 목소리가 귓가에 울린 것처럼 떠올라버렸어. 그럼 뽀뽀는 해도 되는 거야? 어지러워진 머릿속에서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는 거야. 가만 있으면 전자일 때는 괜찮을 거야. 후자일 때는 큰일 나겠지. 내가 먼저 네게 뽀뽀해 버리면, 후자일 때는 다행이지만, 전자일 때 네가 미워하지는 않을까.
그렇지만 네가 먼저 그렇게 말해놓고, 네가 먼저 왔는데 미움받아버리면 그건 억울하잖아. 미움받아버리면 네 탓이라고 해버릴래.
그래서 눈을 꾹 감고서, 고개를 기울여오는 네게 살짝 입 맞췄어. 네 볼이 아니라, 네 입술 위에.
>>508로 답레가 어느 정도 공개된게 되어버려서..... 조금 비틀었어. 원래는 이마 맞대기랑 뽀뽀로 오해했지만, 비튼 후에는 뽀뽀 대신 키스로 오해했습니다! 덕분에 묻고 더블로 갈 수 있었고 u.u 만약 키스하려는 거라면, 키스는 아직 못 하겠으니까 뽀뽀로 막아버린다! 라는 거지.
그보다 이제 도아, 정말로 학교 축제 특별 무대에서 이현이가 공연하는 걸 응원하는 애들을 보는 정도로는 별생각 안 들겠구나 3.3 느덜은 이현이 머리 못해줘봤제!! or 이현이가 머리 안꾸며주제!!! 하고 속으로 외기만 해도 느긋한 마음으로 중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드네. 도아주 오늘은 언제 자러 갈 것 같아?
첫술에 배부를 수야 없는 법이라지만, 한 숟가락에 공기의 밥을 죄다 떠먹어버리는 것도 안될 일이지.. (비유가 좀 이상한가) 이현이도 만족이라고 해야 되나 도아 쪽에서 먼저 입맞춰줘서 좀 놀랐으려나. 차근차근 도아의 어엿한 남친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3.3 일단 지금 꾸물꾸물 일어나긴 하는데, 다시 자러 갈지도 몰라. 자러 갈 때 말할게..!
그건 도아주가 좋을 대로 묘사해줘! 방송부원 두 사람이 진행한다고 생각하곤 있었는데 남학생 여학생으로 한 쌍을 이뤄서 할 줄은 몰랐네.. 상관은 없지만, 남학생 여학생 한쌍이 맡아서 진행한다고 할 경우 남학생의 액션에 따라서 남학생에게 좀 따뜻한 눈웃음이 날아올 수 있습니다(짤)
손을 빼기라도 할까 걱정을 했지만, 당신이 손을 꼭 쥐면 소년의 손도 당신의 손을 꼭 맞잡아온다. 뼈가 조금 도드라지고, 굳은살이 여기저기 박혀있는 기타리스트의 손.. 그러나 손바닥은 이상하게 말랑하고 푹신해서, 꼭 고양이 앞발 젤리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그런 손이었다. 이현은 당신의 손을 맞잡았다. 따뜻했다. 쥐고만 있어도 향기로운 것 같았다. 마치 햇살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나는 밤하늘 가운데서 너를 그려보고 있는 줄로만 알았는데, 어쩌면 나는 내가 알아채지 못했을 뿐 매 순간을 너를 그려보고 있었던 걸지도 몰라. 네가 머금은 이 선명한 색채를. 이 향기를. 너를. 너도 그랬니? 나를 보면서, 이런 생각들을 했던 거니? 도아야, 이게 사랑인 거야? 밀려날 때면 왜인지 모르게 쓰라리고, 다른 사람의 손이 닿는 것을 보면 눈이 멀 정도로 화가 나고, 네가 없을 때면 너를 그려보는... 너와 함께 있으면 이렇게 행복한...
"너도, 그렇구나."
하고, 그는 조심스레 입 안에서 한번 뇌어보았다. 왜인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너와 함께하고 나서 그냥 어두울 뿐이던 밤하늘이 왜 그리 시리고 차가웠는지 이제서야 알 것만 같았다. 명랑하게 재잘대는 것 같던 빗소리가 음울한 중얼거림처럼 들리게 되었는지도 알 것 같았다. 구름 낀 하늘이 왜 그리 침울하게 보이는지, 시원하던 비거스렁이가 왜 그리 싸늘한지도, 모두, 모두 알아버리게 될 것만 같았다. 어느새 내 마음속에 이렇게도 많이 피어나 있던 것들은 모두 너였구나. 아직 겨울은커녕 여름도 되지 않았는데, 어쩌면 좋아. 그는 그제서야 자신의 마음에 무엇이 잔뜩 피어나 있었는지 알아보고야 만 것이다.
쪽-이라기보다 톡, 에 가까운 그것은 어찌 보면 시시한 애들 장난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런 조그만 접촉이었다.
왜인지, 무언가 허락을 맡아버렸다... 는 느낌이 들었다. 전후 인과관계를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런 느낌이었다. 질서정연한 논리가 무너지고 그 위에 네가 한가득 흩날린다. 한가득 취한 것 같은 기분이- 그래, 난생 처음으로 실감해 보는 어떤 낯선 느낌에 한가득 취한 것 같은 기분이 되어 소년은 당신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기댔다. 짧고 조그만 입맞춤에도 그의 뺨은 어느새 당신의 것과 같은 색깔로 한가득 물들어 있었다.
그래, 그런 말을 했던 게 바로 어제인데, 같아지고 나서 할 거라고 분명히 못을 박아둔 것이 어제였는데... 이미 그때부터, 그것은 당신과 소년의 사이에 선을 그어둘 구실로 삼기에는 진작에 너무도 무색해져 있었던 것이다. 소년 스스로가 자각을 하지 못했을 뿐, 그의 텅 비어있던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여서 소년의 비어있는 부분이 되어주고 있었던 것은 다름아닌 당신이었으니까.
당신은 소년에게 말했었다. 자신을 사랑하게 해주겠노라고. 아직 채 겨울도 지나지 않았는데, 당신의 연애사업은 어느새 소정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
"도아야."
소년은 조심스레 네 이름을 불러보았다. 멜론 향기라고 생각했던 소년의 향기 사이에 문득 꽃향기 같기도 하고 비누향 같기도 한 무언가가 스며들고 있는 것 같았다.
"도아야."
그는 그 뒤에 차마 뭐라 덧붙이지 못하고, 열병을 앓는 것처럼 당신의 이름을 한번 더 애타게 불러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