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4076> [HL/1:1/하이틴] Was it a cat i saW? - 002 :: 1001

그 해 여름에는 고양이 하나를 주웠더랬다 ◆8xLG.fxwfg

2020-11-19 20:23:48 - 2021-07-08 21:28:18

0 그 해 여름에는 고양이 하나를 주웠더랬다 ◆8xLG.fxwfg (Evs4Sv5HTA)

2020-11-19 (거의 끝나감) 20:23:48

“나랑 놀자. 난 너무나 슬퍼...”
“난 너하고 놀 수가 없어. 난 길들여지지 않았단 말야.”
“아. 미안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넌 여기 아이가 아니구나. 넌 무엇을 찾고 있니?”
“난 사람들을 찾고 있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인데?”
“그건 너무나 잊혀져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맺는다' 는 의미야.”

☞ 이 어장은 두 레스더의 상호교류 및 합의하에 세워진 1:1 스레입니다.

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308 도아주 ◆d4gP2gXPj. (ZlTbvDF.4A)

2021-03-09 (FIRE!) 23:12:07


안 됐어............. 8.8 이번에는 되려나!

309 이현주 ◆VjiyPjkTkc (/C.gSb5xGE)

2021-03-09 (FIRE!) 23:14:11

(링크 실수는 이현주도 종종 하는 거니까 너무 마음에 두지 않아도 좋아.. 유튜브의 경우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주소창에서 긁어온 링크를 넣어야 작동하고, 공유하기에서 받아온 숏링크는 작동을 안 하더라.)

응응, 확정된 사항이 아니기도 하고 도아랑의 이야기에 상당히 큰 파급력을 가져올 수도 있는 떡밥이니까 이 부분은 좀더 생각하고 나서 신중하게 조금씩 풀어가도록 할게...!

310 도아주 ◆d4gP2gXPj. (ZlTbvDF.4A)

2021-03-09 (FIRE!) 23:20:55

저 노래에서 꾸준히 나오는 가사가 계속 이현이 좇는 도아 같아서 u.u...

목련 꽃을 닮은 새하얀 원피스 입고
진달래 빛 도는 설레이는 립스틱에 취해
개나리를 따라 걷다 걷다가 시곌 보니
봄봄봄봄 봄이 왔네

하양 분홍 노랑?! 이 되어서..... 과몰입 중증이야 x.x

응응, 도아주는 신이 나와도 괜찮으니까 3.3 도아는..... 도아가 힘낼 거라고 믿어! u.u!

311 이현주 ◆VjiyPjkTkc (/C.gSb5xGE)

2021-03-09 (FIRE!) 23:26:32

도아주는 괜찮다고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도아 쪽이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 나의 짐작은 어김없이 맞아떨어졌다..

하양 분홍 노랑... 과몰입 네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마음껏 풀파워 다이빙해주세요 나도 그러고 있거든

이현이도 도아를 쫓아가는데 그러면 두 사람은 아직도 서로 원을 그리면서 서로의 꼬리를 쫓아가듯이 빙글빙글 돌고 있는 걸까.

312 도아주 ◆d4gP2gXPj. (EhS1jl9.5g)

2021-03-09 (FIRE!) 23:32:08

평범한 고등학생 2학년은 세상을 평범하게 바라볼테니까 u.u... 좋아하는 사람이 사람이 아니라면 달각이지 않을까 x.x

도아주... 듣는 내내 하얀 원피스 입고서 이현이 만나러 가는 도아 생각나서 봄내음
풍기는 답레가 써질 수 밖에 없었어 3.3

그래도 그리고 있는 원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생각해 u.u 원을 그리지 못할 만큼 작아지면 부딪치고 말텐데, 그럼 마주보게 되지 않을까?

313 이현 - 도아 ◆VjiyPjkTkc (/C.gSb5xGE)

2021-03-09 (FIRE!) 23:35:07

축제라는 것이 무엇인지 머리로는 잘 알고 있다. 뮤지션으로서, 이현은 본격적인 축제라고 할 수 있는 뮤직 페스티벌 같은 곳에도 출연한 경험이 있다. 몰려드는 인파들,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스테이지, 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 물병이며 펜라이트며 핸드폰 조명 등을 키고 날뛰거나, 제각기 즐겁게 소리지르는 관객들의 제각각의 소리가 모여 만들어내는 하나의 환호성. 거대한 화음이면서, 불협화음이기도 한.

그러나 축제가 무엇인지 정말로는 알지 못했다. 자신을 바라보며 자신의 선율에 귀기울이며 합창하는 그 무수한 사람들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열기로 가득찬 그 콘서트장의 무대 위에서 소년의 기억속에 남은 것이라고는, 여전히 자신은 이 세상 속에 홀로인 것 같은, 마치 혼자인 방에 앉아 모니터 너머로 그 관객들을 내려보고 있는 것만 같은 공허하고 차가운 괴리감뿐이었다.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고, 마치 공기가 없어 온도가 전도되지 않는 텅 비어있는 우주처럼.

그것은 소년이 떨거나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차분히 노래할 수 있게 해주는 강점이 되기도 했지만, 가장 큰 고민이기도 했다. 자신이 가장 믿을 만하다고 생각되는 어른인 소속사의 프로듀서에게 상담해보기도 했지만, 그가 내어주는 답이라곤 '그 정도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거냐. 욕심이 많구나. 걱정 마라,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너를 바라보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너를 눈부신 별로 만들어줄 테니까.' 같은, 소년에게는 어떠한 의미도 갖지 못하는 공허한 약속에 불과했다.

이현은 자신이 언제까지고 제 4의 벽 너머로 유배되어서, 자신이 살아 존재하는 세상을 영영 실감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야 할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에게 너라는 기적이 일어났다.

나는 너를 통해서만 무언가를 실감할 수 있어, 도아야. 그러니까 애초부터 내 축제에는 너뿐이었던 것이나 다름없어. 너는 소년에게 많은 처음을 너로 선사해줄 수 있는 특별한 위치에 있었다. 그러니 이제 와서 소년의 가슴속에 축제의 풍경을 네 모습으로 새겨준들, 손등 위에 부드럽게 스치는 네 뺨의 감촉으로 남겨준들, 그것을 탓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소년의 가슴속에 피어난 너는 소년에게 스며들고 있었다. 이현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좀더 보통의 감정. 질투. 분노. 그것마저도 네가 새겨준 사랑에서부터 피어난 것이다.

"머리?"

하고 소년은 되물었지만, 말을 끝맺을 때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입을 다물려던 찰나, 네가 건네어온 말이, 네 얼굴에 한가득 피어난 봄이 소년의 가슴에 따뜻하게도 파고들어왔으니까. 자기가 먼저 그런 부끄러운 말을 해놓고, 소년의 벌어진 입에는 이내 쑥스러운 미소가 걸린다. 너를 따라 양 뺨에는 연연한 봄꽃이 한가득 피어난다. 소년이 얼굴을 붉히고 쑥스럽게 웃고 있다. 자기 입으로 꺼내는 것과 네게서 듣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법이다.

"응. 좋아. 그러자... 둘이서, 실컷."

오늘의 축제가 그랬듯, 네가 잡아끌면 소년은 쉽게 끌려올 것이다. 아니, 기쁘게 따라올 것이다. 서로 맞잡은 이 손이, 좋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

314 이현주 ◆VjiyPjkTkc (/C.gSb5xGE)

2021-03-09 (FIRE!) 23:37:36

도아는 자기가 이현이에게 어떤 의미인지 좀 알아야 돼..

응, 작아져야지... 이 두 사람의 짝사랑을 짝사랑으로 끝내고 싶지는 않으니까.

>>>평범한 고등학생 2학년은 세상을 평범하게 바라볼테니까 u.u... 좋아하는 사람이 사람이 아니라면 달각이지 않을까 x.x<<< 응, 그렇지 역시 응응.. 이 부분은 생각을 좀더 신중히 해봐야겠다, 응!

315 이현주 ◆VjiyPjkTkc (/C.gSb5xGE)

2021-03-09 (FIRE!) 23:38:20

(아 맞아, 그러고 보니 이번 축제에서 "널 사랑하는 법은 언제 가르쳐줄 거야?" 하고 직구 던지려고 했는데.)
(정신차려 보니 신나게 가르쳐주고 배우고 있다 이 두 사람)

316 이현주 ◆VjiyPjkTkc (/C.gSb5xGE)

2021-03-09 (FIRE!) 23:55:10

나는 답레를 쓸 때 나레이션의 형식을 빌어 도아주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이야기와, 이현이 행동으로서 도아랑 상호작용하는 부분을 나누어두고 있어. 답레를 쓸 때에는 도아에게 상호작용하는 부분만 읽고 그것에 대해서만 쓰는 것을 추천해!

아참, 그리고 오늘은 언제쯤 자러 갈 거야? 지금 누워 있으려나..

317 도아 - 이현 ◆d4gP2gXPj. (WnpPz9lcFE)

2021-03-17 (水) 23:56:35

네 손에 꼭 뺨을 기대고서 있다 보면, 있지, 사람들이 다 쳐다봐도 좋으니까 너를 안고 싶어져. 나는 네가 웃어주는 게 좋아. 네가 내가 한 말에 얼굴을 붉힌 게 너무 사랑스러워서, 안 그래도 머릿속에는 네가 가득한데, 더 그렇게 되는 거야. 그래서 나도 똑같이 홍삼 사탕을 먹어야 할 텐데도 넘치는 마음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저질 버릴까 하고 고민하고 말아. 그렇지만 역시, 그런 일을 저질러버리면 나보다는 네가 훨씬 더 곤란할 거라는 걸 아니까. 손톱에 꼭 물들인 봉숭아 물이 겨울까지 남으려면, 손톱에 올린 봉숭아가 조금이라도 오래 머물러 있도록 참아야 하잖아.

"응! 나 가방에 다 있으니까."

가방은 방송부실에 있고, 방송부실은 너랑 나의 둘만의 공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만큼은 그럴 거야. 그럼 들떠버려서, 뺨을 기대고 있던 네 손을 꼭 잡아끌고 방송부실로 너를 데려가. 너한테 이것저것 머리핀을 꽂아주고 싶어. 귀여운 머리핀을 많이 갖고 다녀서 다행이다. 네가 내 머리를 어떻게 해줄지도 엄청 많이 기대 돼. 네 솜씨는 좋을까, 나쁠까. 네 머리 모양을 보면, 아무래도 솜씨는 좋은 편 같아. 그렇지만 내 머리는 날개뼈를 다 덮어버릴 정도로 긴 데다가 곱슬머리인데, 머리는 내가 빗어도 되려나. 팔 아플 것 같으니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들떠서 조금 발걸음이 가벼웠을까, 평소보다 보폭이 커졌을까.

"오늘이 두 번째네."

너랑 나랑 둘이 방송부실에서 있는 거 말이야. 방송부실에 걸린 자물쇠를 익숙하게 풀고, 총총 먼저 방송부실로 들어가서는 너를 돌아보며 그렇게 말했어. 들떠버린 건 발걸음뿐만이지 않았을 테니까, 표정에서도 고스란히 티가 났을 거야.
불을 켜지 않아도 아직 밝은 시간, 방송부실은 어제와 똑같이 포근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굳이 어제와 다른 점은 가방뿐일까. 축젯날에는 수업을 안 해서 학교 가방을 메고 오지는 않았으니까, 그 가방 대신에 낙낙한 크기를 가진 아이보리 빛의 캔버스 메신저 백이 아기자기한 와펜 배지를 달고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옆에는 부스를 위해서 갈아입었던, 원래 등교할 때 입고 왔던 옷가지가 차곡히 개어져 있었고 그 외에 다른 누군가의 흔적은 없었다. 어제와 온전히 같았다.

"어서 와, 현아."

너랑 같이 있을 수 있어서 기뻐. 그런 말을 담아서 웃었어.

318 도아주 ◆d4gP2gXPj. (eyJU4HtoL.)

2021-03-18 (거의 끝나감) 00:00:11

늦어져서 미안해 8.8 요즘 일찍 올 수 있는 것 같다 싶기 무섭게 가만두질 않다니 8.8 불가피한 사정으로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정말 지옥같아 u.u........ 차라리 출근하고 싶게 만들었어 x.x

도아 옷 개어진 건, 축제날 사복이라면 연분홍색 오버핏 남방이랑 평범한 흰 반팔티, 롤업 되어있는 연청반바지라고 생각해 u.u 위에 남방 걸치면 바지는 안 보이고, 팔 올리거나 하면 보이는 정도의 길이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교복이라면 하복이 개어져있겠지만 u.u!

319 이현주 (JpMCihUFHY)

2021-03-19 (불탄다..!) 20:28:24

나 왜 이걸 오늘에사 봤지...888 정말 참치게시판 특정스레랑 핸드폰이랑 연동해서 푸시알람 보내주는 기능 안 나오려나..
아니, 늦어지는 건 개의치 않아. 도아주가 늦어지건 말건 도아주가 돌아오고 싶다면 난 기쁘게 기다릴 수 있는걸. 그보다 도아주가 아직도 일 지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슬프다. 도아야.... 도아주.......
답레는 천천히 써둘게. 축제날은 사복이었던 걸로 하자. 도아도 이현이도 사복 입고 왔다가 옷 갈아입었던 걸로.. 연분홍색 오버핏 남방... 음 이현이라면 소화할 수 있는 아이템이겠네 몬다이나이(?????)

320 이현 - 도아 ◆VjiyPjkTkc (lDSsOUW5gM)

2021-03-25 (거의 끝나감) 05:17:26

밤하늘을 바라보면 그렇게 외로웠는데, 이젠 밤하늘을 바라보며 너를 헤아린다. 소년의 밤하늘에 네가 핀다.

그렇게 소리도 온도도 어느 것 하나 와닿지 않는 우주를 떠돌고 있던 소년에게 네가 그렇게도 와닿아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한없이 작고도 한없이 커다랗게. 한없이 옅고도 한없이 선명하게... 그리고 한없이 따뜻하게. 네 애정이. 네가 끌어안고 있는 마음이. 그게 너무도 따뜻하게 빛나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버리고 만 거야.

처음 보는 것에 대한 단순하고 알량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던 이 기묘한 계약연애가 가져다준 것에 소년은 지나치게 취해버렸고, 그 사이는 조금씩조금씩 당연한 보통의 것으로- 그러나 그만큼 소중한 것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서로에게 한 순간씩 설레고 서로가 한 순간씩 설레게 하는. 소중한 것을 조금이라도 더 붙들기 위해 봉숭아를 잡아맨 손을 소중하게 꼭 거머쥐는 그 마음은 과연 효과가 있어, 봉숭아 물뿐만 아니라 갈 곳 없던 소년의 손까지도 꼬옥 거머쥐었던 것이다. 그러니 봉숭아물이 다 흐려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성싶다. 다시 물들여달라고 하면 될 것이다.

"가방- 네 가방에 다 있는 거지?"

그러면 내 가방은 안 가져와도 되겠네, 하며, 소년은 너와 함께 보폭을 맞춘다. 나란히, 너와 꼭 같은 보폭이다. 평소에 항상 너와 보폭을 맞춰주었던 것처럼 너에게 발맞추는 걸까, 아니면 너처럼 들떠버리고 만 걸까. 너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금색의 눈동자를 바라보자면, 황수정을 카보숑으로 잘라붙여 놓은 듯 예쁜- 그렇지만 조금 붕 떠서 왠지 차갑게 비어있는 것만 같았던 눈이, 이제는 네가 안겨준 기쁜 마음을 한가득 끌어안고 생생히 살아서 반짝이고 있다. 마치 네가 비쳐보이고 있는 것처럼. 네 들뜬 표정이 모두 비쳐보이고 있는 것처럼.

"오늘도 붙여둘까, 도아 데려간다고."

방송부실을 열며 네게 하는 말에 소년은 쿡쿡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포스트잇 이야기를 하는 모양이다. 그러다 네가 웃으며 어서 와, 하고 건네는 말에, 소년은 문득 너를 다시 한 번 꼭 끌어안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먹는 홍삼 캔디라면 몇 알이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문득 그의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 묻은 웃음이 걸린다.

"여기, 우리 둘뿐인 거지?"

하고, 소년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답을 알 수 있을 만한 질문을 네게 건네어왔다.

321 이현주 ◆VjiyPjkTkc (lDSsOUW5gM)

2021-03-25 (거의 끝나감) 05:18:30

......나야말로 늦어져서 미안해... (노릇노릇 구워져 있음) 아아.. 끔찍한 일주일이었어..... 이런 말 하면 도아주가 걱정할지도 모르지만, 도아주가 무슨 기분이었는지 조금 알 것 같아... 답레만 올려두고, 나 조금 쉬어볼게...

322 도아 - 이현 ◆d4gP2gXPj. (SUO0kM/5IY)

2021-03-29 (모두 수고..) 20:16:23

"응, 다!"

방송부실로 향하는 그 복도에서, 문득 너를 돌아보면 눈이 꼭 마주쳐. 내가 그 서툴렀던 엉터리 고백을 하기 전에는, 네 눈에 내가 담기는 일을 상상도 못 했었던 나야. 그래서 네 시선이 나한테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벅차오르도록 행복한지 알려주고 싶은데, 나조차도 그 행복한 물살에 쓸려 넘어질 것만 같아서 어쩔 줄을 몰라. 그래서 활짝 웃어 보일 뿐이야. 활짝 웃어버리면 눈이 깜빡 감겨버려서 네가 시야에서 잠깐 사라지고 말지만, 그만큼이나 기쁘다고 말하고 싶으니까. 정말 새삼스럽게, 네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게 너무 기뻐서.

"그거, 다들 누구냐고 난리여서..."

포스트잇 이야기에 순식간에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조금 떨궈버리고 말았어. "저기." 조그만 목소리와 함께, 집게손가락 하나로 방송부실 벽면에 걸려있는 화이트보드를 가리켜. 네가 써 붙였던 그 포스트잇이 그 화이트보드 한가운데에, 포스트잇을 돋보이기 위한 낙서들과 함께 붙어있었어. 어제만 해도 내 이름 옆으로는 아무것도 체크되어 있지 않았던 벌점 표에도 짓궂은 하트 모양의 체크가 붉은 보드마카로 여러 칸 채워져 있었고, 주간 일정표와 월간 일정표에는 이상한 일정들이 잡혀 있었어. '백도아양 열애 논란 기자회견'이라거나, '○○고등학교 방송부의 연애 상담' 같은.

짓궂은 장난으로 붉혀버린 부끄러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물어본 이유가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보이는 네 물음이 들려와. 그래서 얼굴은 여전히 붉히고 있는 채였으면서도 네 장난기 어린 웃음과 똑 닮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렸어.

"응, 우리 둘뿐이야."

대답과 함께 꼬옥, 한 발자국 네 앞으로 가서 너를 꼭 끌어안아.

323 도아주 ◆d4gP2gXPj. (SUO0kM/5IY)

2021-03-29 (모두 수고..) 20:18:54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은걸. 이현주가 해준만큼 당연히 나도 할 수 있고, 내 기분을 알 것 같다니... 그런 일은 없어도 괜찮은데. x.x 충분히 쉬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봄비가 잦았지만 꽃은 피었더라. 출근길에 개나리랑 벚꽃 보면서 이현이랑 도아가 생각이 났어. 둘이 언젠가 꽃놀이도 가겠지. 꽃 꽂아주고 논다거나, 작은 풀꽃으로 꽃반지 만들어 끼고 노는 것도 귀여울 거 같아서 u.u

324 이현주 ◆VjiyPjkTkc (smnVeYPvxg)

2021-03-29 (모두 수고..) 20:40:30

(답레가 너무 귀여워서 잠깐 죽은 이현주. 열애ㅋㅋㅋㅋ논란ㅋㅋㅋㅋ기자회견ㅋㅋㅋㅋ 이현이 못말린 이현주가 미안해ㅋㅋㅋㅋㅋㅋ)
좋은 저녁이야, 도아주. 응, 그렇다니 다행이다... 충분히 쉬었고, 오늘은 별 일 없었어. 도아주는 오늘 하루 괜찮았어?

꽃, 응, 나도 문득 꽃 보면서 그런 생각 했는데, 꽃놀이 생각 했는데 도아주도 그런 생각 했었구나.. 아아 생각만 해도 귀엽다.. 음, 얘네들이 돌릴 다음 일상은 4~5월이 배경일 테니 봄꽃은 아니더라도 더 예쁜 꽃놀이를 볼 수 있겠네.

325 도아주 ◆d4gP2gXPj. (ZDSLhPEjlI)

2021-03-29 (모두 수고..) 20:56:25

미안할 필요는 없지. 도아도 신나서 대놓고 문에 붙이자! 하고 그랬는걸 u.u!
응, 좋은 저녁이야. 충분히 쉬었다니 다행이야. 도아주도 오늘은 엄청 잔잔했어. 내일 일을 치를 것 같지만... 3.3

그치... 꽃반지 만들어다 이현이 손가락에 끼워주고 싶다 u.u.......... 앗. 4-5월이구나....? 다음 일상은 완전 여름이려나, 여름방학이려나 싶었는데. 1학기 중간고사 끝나고 기말고사 전인 그런 느낌인걸까 u.u!

326 이현주 ◆VjiyPjkTkc (smnVeYPvxg)

2021-03-29 (모두 수고..) 21:02:30

내일 또 바쁜 모양이구나.. (또르륵) (도닥도닥) 그래도 오늘 이렇게 같이 있을 수 있어서 엄청 좋아. 이현이 반응은 곧 써올게!

스레 내에서의 현재 시간 같은 건 내가 헷갈리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도아주가 보기에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줘8.8!!!! 학교축제 끝나면 5월경이 아니었던 건가... 여름이 좋다고 하면 나도 여름이 좋으니까, 여름을 배경으로 돌려도 좋다고 생각해.

327 이현주 ◆VjiyPjkTkc (smnVeYPvxg)

2021-03-29 (모두 수고..) 21:15:12

...(답레를 쓰던 와중 갑작스레 이현이가 장기자랑 콘서트에서 노래 끝나자마자 마이크 붙잡고 "방송부실에 도아 데려간다고 포스트잇 붙인 거 저에요^▽^ 해버리는 미래가 눈앞에 그려져버린 이현주. 으악 멈춰 내새끼야)

328 이현 - 도아 ◆VjiyPjkTkc (smnVeYPvxg)

2021-03-29 (모두 수고..) 21:43:25

네가 꾸며준 머리를 하고 무대에 오를 생각을 하고 있던 소년은, 네가 홍당무가 되어 가리켜보인 화이트보드를 바라보더니 그만 너와 똑같은 얼굴로 활짝 웃어버리고 말았다. '웃기다' 는 느낌뿐만이 아니라,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어떤 감정들, 행복, 조금의 부끄러움, 조금의 따뜻한 마음, 그런 것들이 섞여서... 소년의 한가득 웃음이 담긴 얼굴에서 조금 넘쳐흐른 감정이 조금 쑥스럽게, 홍조가 피어 발개진 얼굴에서 킥킥대는 웃음소리로 새어나왔다.

"같이 나가줄까? 아니면, 저 날에는 널 좀더 일찍 데리러 갈까?" 키들대고 웃던 소년은, 얼굴에 장난스런 웃음기가 함뿍 담긴 채로 다시 너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홍당무처럼, 아니, 해당화 꽃처럼- 똑 닮은 웃음을 너무나 곱게도 띄고서 발그레하게 피어나 있는 너를 보고는 팔을 벌려주었다. 어디선가 서늘한 메론향이 옅게도 피어 네 코끝에 걸린다. 생각을 거치지 않은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그래야만 한다는 듯이. 네가 온 눈에, 온 마음에, 한꺼번에 너무 많이 번져와서. 고운 웃음을 웃는 채로 웃는 네가 너무 예뻐서.

그는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였다. 너를 가만히 안은 채로, 조금 더 너에게 가까워져서는. 그러나 그는 그 이상 다가오지 않고, 거기서 가만히 멈추어섰다. 마치 발치 언저리에 멈춰서서 사람이 손길을 뻗어주길 기다리고 있는 고양이 같은 태도였다. 그의 뺨에 네가 열꽃으로 피어 있었다. 거기서 멈추어서서는, 그는 너를,

"도아야."

하고, 나직이 불러보는 것이다. 조심스럽게, 조금 애닳는 마음으로. 너와 같이 있을 때 행복하면, 너와 같이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게 기쁘면, 이걸 사랑이라고 말하면 되는 걸까?

329 도아주 ◆d4gP2gXPj. (PKDRq6ljLo)

2021-03-29 (모두 수고..) 22:04:56

퇴근하면서 답레 올리고, 그리고 퇴근해서 이제 집 들어온 거라 답레를 주고 잘 수 있을 지는 모르겠어 3.3 이현이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일상 속 시간은, 이전 일상에서 1학기 기말고사 끝나고 축제를 한다는 묘사가 있었어서 그런 거였어. u.u 다음 일상을 뭘로 하고 싶은지에 따라서 시간대는 슬쩍 바뀐대도 상관없지만 말야.

>>327 이 사태는... 도아가 새빨개져서 이후로의 진행을 하나도 못할 것 같은데, 어차피 이현이가 마지막 공연이려나. 보통 축제 진행은 한쌍이니까, 모 선배께 떠맡기고 도아 도망갈지도 몰라 u.u...!

330 이현주 ◆VjiyPjkTkc (smnVeYPvxg)

2021-03-29 (모두 수고..) 22:20:36

도아의 덕분 아니겠습니까 사돈어른... 피곤할 텐데, 답레는 나중에 줘도 좋으니까 우선은 푹 쉬고, 도아주가 답레 주고 싶을 때 줬으면 좋겠어!

응, 정주행해보니 그 부분은 내가 기말을 중간으로 착각한 거였어.. 이현주는 바보가 맞았습니다.. 굳이 시간을 다시 앞으로 되돌릴 이유는 없을 것 같으니까(꽃놀이는 내년에 가기로 하고) 여름을 즐기자uu! 여름에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거든. 수학여행이라던가 여름방학에 바닷가로 놀러간다던가 기타등등

>>329 그리고 실제로 이현이가 그런 사태를 일으키진 않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 도아 심약한 건 이현이도 이현주도 잘 알고 있으니까.

331 도아 - 이현 ◆d4gP2gXPj. (ZM21k2GghU)

2021-04-07 (水) 21:28:51

네 품에 꼭 안겨서, 부끄러움을 진정시키려는 듯 널 꼭 끌어안았어. 한 번 널 안고 있는 팔에 힘을 꼭 주다가, 자연스레 힘이 빠지면 그 품에서 가만 너를 올려다봤어. 조금 늦은 답을 조곤조곤 너에게로 날려 보내. "그래도 돼?" 그랬다가 모두에게 들키면 큰일 날 지도 모르잖아. 널 조금이라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은걸. 아냐, 사실은 거짓말이야. 그래 줬으면 좋겠어. 아무것도 모르는 척,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있는 아이가 너라고 말하고 싶어. 널 생각하면 선생님의 필기가 빼곡한 칠판에도 한 아름 꽃이 피어버린다고 말하고 싶어. 널 향한 마음이 시도 때도 없이 피어나 버리고 있단 말이야. 아침 일찍 피는 나팔꽃보다도 먼저 피어서, 밤에 반짝이는 달맞이꽃과 같이 계속 피어있다고. 이 욕심이 네게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네가 알아줬으면 하기도 해서 차마 표정에서까지는 못 숨겼을까.

고개가 조금 기울어서 네가 나한테 가까워지면, 이윽고 거기서 네가 가만 멈추어 서도 내 이름을 불러준다면. 나도 너한테 가까워질 방법은 있으니까, 발 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거야. 해도 될까, 말까. 잠깐의 망설임 끝에 눈을 지그시 감아버리고, 그렇게 네 뼘에 살포시 입 맞추는 거야. 꽃잎 위에 나비가 내려앉듯이 조심스레, 그런데도 흔들리고 마는 꽃잎만큼 간지럽게. 네 뺨이 꽃잎 색만큼이나 예쁘게 물들어 있어.

"응, 현아."

네 부름에 두 번째 답을 하면서, 발 뒤꿈치를 내리기 전에 너를 안을 때와 똑같이 웃었어. 수줍을 한 조각, 장난기를 한 움큼, 널 좋아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온갖 간지러운 마음을 한 아름씩 품고 있는 그런 웃음이야.

332 도아주 ◆d4gP2gXPj. (YIFpOnjLLk)

2021-04-07 (水) 21:36:59

이현이가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만큼 달달하게 해보려고 했는데....... 됐으려나 u.u........ 달았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어 u.u

도아는 모르지만 "응, 현아." 라고 대답한 건 '이걸 사랑이라고 말하면 되는 걸까?' 라고 끝난 답레에 대한 뒷사람의 사심이 잔뜩 들어간 대답이야.

그리고 가끔 생각해봤는데, 이현이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거... 도아 머리색이랑 눈색은 현실에서 거의 불가능한 쪽의 컬러링이니까, 도아도 판타지 요소...라고 할까, 그런게 전혀 없는 건 아니니까..... 사람이 아니다! 에 비하면 작은 판타지 요소이기는 하지만. 이현주가 너무 많이 고민하고 있을까봐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어!

333 이현주 ◆VjiyPjkTkc (UuNARj0DcM)

2021-04-07 (水) 21:52:04

(그리고 이현주는 도아의 사랑스러움과 도아주의 사심이 혼합된 설탕폭격을 맞고 초토화되어버리고 마는데)

항복... 항복입니다... 이현주는 무조건 항복을 선언합니다...

그렇게 많이 걱정하지는 않았어. 걱정해줘서 고마워! 이현이도 꽤나 눈색과 머리색이 현실이랑 동떨어져 있는걸. 그래서 그냥 현이랑 도아가 있는 세계선은 (코로나바이러스도 없고) 머리색과 눈색이 우리가 있는 세계보다 더 자유분방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래도 그런 비일상적인 변칙 모먼트는 어디까지나 플레이에 즐거운 양념이 될 정도로만 넣고 싶은데, 그 '정도' 라는 걸 이현주가 잘 컨트롤할 수 있을지 조금 고민됐을 뿐이야. 도아주가 걱정할 정도로 고민하고 있진 않았지만, 걱정해 줘서 고마워! 음, 그래도 그렇게 말해주니 머리는 마음껏 예쁘게 꾸며줄 수 있겠다 ^▽^

아니 일본 캬바쿠라 언니들 수준으로까진 안 갈 테니까...?

334 이현주 ◆VjiyPjkTkc (UuNARj0DcM)

2021-04-07 (水) 21:55:21

# 캬바쿠라 운운한 게 거슬릴까 봐 말하자면 언젠가 옛날에 본 짤방모음들 중에 https://blog.daum.net/qkrcns227/13465342 이런 게 있었거든...

335 도아주 ◆d4gP2gXPj. (ej.b.KB1I.)

2021-04-07 (水) 22:12:28

성공했나보구나 u.u! 뿌듯해졌어 u.u!

그렇다면 다행이야. 고민이 많을까 싶었거든..... 애들 있는 곳에 코로나는 절대 안 돼... 3.3 머리는 도아도 잔뜩 기대 중이니까 u.u! 캬바쿠라는 걱정 안 해도 돼, 괜찮아! 아예 처음 보는 단어라서 뭔지 몰랐는데 링크 들어가보니까 엄청나다.........

336 이현주 ◆VjiyPjkTkc (UuNARj0DcM)

2021-04-07 (水) 22:26:19

기대해도 좋아. 엄청 예쁠 거라구. 긋그냥 저런 극단적인올림머리는 아니라구 응..

337 이현 - 도아 ◆VjiyPjkTkc (32Old0GhBE)

2021-04-07 (水) 23:37:23

"안될 거 없잖아."

두 번째의 미소에는 장난기가 없었다. 그저 순전한 애정만이, 소년 스스로는 아직 정의하지 못하는 감정만이 부드럽게 묻어있었다. 문득, 연애하고 있다는 사실을 남들에게 말해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추장스러운 날개를 내려놓아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천 명이 들어찬 콘서트홀에서 노래해도 공허하던 마음에 백도아가 가득 피어났다고,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별들 사이로 도아의 얼굴이 보인다고 시인해도 좋을 것 같았다. 이현은 문득 손을 들어 네 뺨끝을 살며시 쓸어보았다. 자신을 향해 피어있는 네가 너무 예쁘다고 생각해서, 어떤 말로도 어떤 가락으로도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소년은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너를 받아줄 뿐이었다.

네 꽃잎이 뺨 위에 한 잎 내려앉았을 때는, 울렁거리는 가슴에 떨리는 숨마저도 열에 겨워 소년은 조금 어지럽다고 생각했다. 이미 가슴속에 네가 이렇게나 많이 피어있는데 네가 얹어주는 이 사랑이 너무도 가슴을 벅차게 했다.

"...머리, 네가 머리 꾸며준다고 했는데."

소년은 조심스레 말을 흘리며, 네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네 웃음에 담겨있는 게 무언지 알아버릴 것만 같아서. 그것이 내 속에도 이미 한가득 피어있다는 것을 알아버릴 것만 같아서. 이러다가 널 안고만 있다가 시간이 다 지나버리겠어.

338 이현주 ◆VjiyPjkTkc (32Old0GhBE)

2021-04-07 (水) 23:37:55

한편 오늘도 있는 힘껏 고록이 써져버릴 뻔한 걸 참은 이현주였습니다. 이번엔 정말로 아슬아슬했어... (어질)

339 도아 - 이현 ◆d4gP2gXPj. (GnemLNi0Yw)

2021-04-16 (불탄다..!) 17:22:38

"그럼... 일찍 데리러 와줘!"

아무도 모르게, 훨씬 일찍 도망가버리자. 그리고 늘 그랬던 것처럼 몰래 네 손을 꼭 잡고 너희 집까지 걸어가는 거야. 그때서나 다시 한번 더 포스트잇을 남겨도 좋을 것 같아. 수수께끼에 둘러싸인 너를 알아내려던 날에 오히려 의문만 더 키워버리게. 만약 그래 버리면 누구냐고 물어보는 횟수가 잦아질 거고, 난 대답하고 싶어지더라도 대답할 수는 없어. 그렇지만 애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나도 모르게 널 떠올려버려서 얼굴을 붉히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으니까. 그래서 몇 번이고 얼굴을 붉혀도, 붉은 튤립이 얼마든지 피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말아. 문득 다가온 네 손길에 그 튤립 한 송이가 쥐어지면 좋겠어.

"응, 엄청 귀엽게 해줄 거야!"

네가 쓰다듬는 대로, 네가 쓰다듬었기 때문에 곱슬곱슬하던 머리카락이 가라앉았다가 다시 곱슬곱슬한 게 못내 좋아서, 그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네게 계속 머리를 쓰다듬어달라고 조를 것만 같아. 하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까, 먼저 널 안고 있는 손을 놓았어. 그다음에는 다시금 발뒤꿈치를 들어서, 네 머리 위에 있는 머리띠를 벗겨주려고 하는 거야.

"이따가 옷 갈아입을 때 안 망가지게 조심해야 해?"

너랑 나랑 둘만 있는 게 아니면, 네 머리가 헝클어지거나 해도 다시 해줄 수 없으니까.

340 도아주 ◆d4gP2gXPj. (hPoew0MBoc)

2021-04-16 (불탄다..!) 17:23:32

오랜만이야.... 3.3 못 오던 사이에 꿈을 꿨었는데..... 꿈에서 이현이랑 도아랑 나란히 서있었고, 누군지 모를 이현이네 소속사 사람이랑 도아랑 말다툼(?) 중이었어. 이현이한테 도아가 걸림돌이라는 요지의 말다툼이었고, '그정도로 좋아하고 있냐'는 물음이 나왔어. 도아가 그 말을 듣자마자 옆에 있는 이현이를 꼭 끌어안으면서 그렇다고 즉답해버려서 소속사 사람이 벙쪄하면서 꿈에서 깼어... u.u.....

붉은 튤립의 꽃말은 사랑의 고백이야.
그리고 도아의 이름은 성씨까지 해서 꽃, 복숭아, 흰빛이니까 그 뜻이 하얗게 빛나는 복숭아 꽃 정도일텐데, 복숭아 꽃의 꽃말은 사랑의 노예야. u.u 이현이 시트 아랫줄에 추가된 거 보고 말해줘야지, 말해줘야지 하다가 까먹고 이제서야 말하네.

341 이현주 ◆VjiyPjkTkc (IxMo9BuVQ.)

2021-04-16 (불탄다..!) 18:14:43

o0o 웬일이야 오늘 엄청 일찍 왔네????

응, 이현이네 프로듀서와 도아가 말다툼하는 건 언젠가 몇 달쯤 전에 이야기한 적이 있으니 꿈이 아니라 상황극 돌리면서 도아가 한 번쯤 마주칠 수도 있을 광경이리고 생각해. 이미 캐릭터가 잡혀있는 이현이의 프로듀서의 특성상 벙찐다기보단 펄펄 뛰며 화를 내겠지만..

"도아 양이 지금 하려는 게 무슨 일인 줄 압니까? 이 지구 위에서 가장 커다란 별로 거듭날 수 있는 가스 덩어리를 혼자 집어삼키려는 짓입니다."
"한번 별의 무대 위에 올라선 사람이 평범한 사람의 삶에 만족하고 안주할 수 있을까요? 어디 두고 봅시다! 결국에는 누가 옳았는지 알게 될 테니..."

"...아저씨. 나도 웃거나 울거나... 화내거든요. 도아한테 소리지르지 마세요."


그리고 꽃말.. 꽃말...... 도아주 이젠 꽃말로 나를 죽이는구나.........

342 도아주 ◆d4gP2gXPj. (gmvoJrMp9Q)

2021-04-16 (불탄다..!) 18:28:57

도아주가 회사 한 번 엎었거든 u.u...... 퇴사 선언이랑 연봉 10% 인상을 못 오던 사이에 저질렀고, 어제 일 문제로 연락 달라고 했던 분께서 오늘 연락을 하루종일 안 주시길래 (어제도 연락 기다리느라 야근했어) 그냥 퇴근해버렸어 u.u!

펄펄 뛰며 화내도 도아는 침착할 거 같지만 말야 u.u 도아, 강강약약인 편인 것 같고. 도아는 온전히 이현이 의견이라면 부추기지도 말리지도 않고 지지해줄테니까, 프로듀서씨가 길길이 날뛰어도 타격 0일거야.

꽃말은 u.u.... 일상에서 끌어온 건 이현주가 먼저였으니까!

343 이현주 ◆VjiyPjkTkc (IxMo9BuVQ.)

2021-04-16 (불탄다..!) 18:51:53

잘했어!!!!!!!!!!!!!!! (부둥부둥토닥토닥) 정말 잘했어!!! 도아주, 그 동안 마음고생 몸고생 너무 심했는데 그 대접을 너무 못 받고 있었잖아. 맞아, 그렇게 한번씩은 엎어버려야 되는 거지. 연락도 제때 오지 않는 연락은 받을 필요 없는 거야. 일한 만큼 받아내야 한다구. 회사가 도아주에게 심하게 의존하는데 그 대가는 충분히 지급하지 않는다 싶으면 그렇게 엎어버려야 되는 거지.

도아.. 유순하고 상냥한 토끼 같은데, 그렇게 내면에는 또 강한 면이 있는 외유내강형 반전매력이 좋아.

그러게... 도아주는 받은 걸 꼭꼭 되갚아줬으니까 말야.. 카운터펀치가 말도 못하게 매운.. 응(어질)

344 도아주 ◆d4gP2gXPj. (wAB8aBwt1g)

2021-04-16 (불탄다..!) 19:00:52

느낌표 갯수가 엄청나서 웃어버렸어...... 마스크 쓰고 있어서 다행이야 u.u...... 생각보다 회사 분들도 내 편이었어서 다행이야. 다들 연차에 맞지 않게 일한다거나 나 나가면 회사 망한다거나 하고 말해줘서.... 윗분들한테 당당히 깽판(?)쳤어. 그리고 오늘은 쭉 여기 있을테니까 u.u!

프로듀서씨 사라지고 나면 이현이한테 조금 응석부릴 지도 모르지만 u.u...! (도아의 응석은 말보단 행동이야)

받기만 하면 안 되지, 응! 0v0

345 이현주 ◆VjiyPjkTkc (IxMo9BuVQ.)

2021-04-16 (불탄다..!) 19:07:43

(도아 머리 어떻게 꾸며주는지 그릴 생각이었음)
(그런데 도아주가 가끔 오니까, 느긋하게 준비해도 되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음)
(^0^...?)

보통 그 응석이 이현이를 정신 못차리게 합니다..
사실 이현이, 좀 거리도 두고 며칠 실종도 되고 하면서 도아 애태우는 캐릭터로 만들려고 했는데, 도아의 애정연타에 (이현주랑 이현이가 함께)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

346 도아주 ◆d4gP2gXPj. (UlotRbsBUo)

2021-04-16 (불탄다..!) 19:13:39

도아주가.... 괜찮다고 말해야하는데 이현이 연성이 보고 싶은 욕심이 말 못하게 하고 있어 ^ㅠ^.......

애정연타....라고 할 정도였어......? 0v0......? (아직 별로 아무것도 안 했다고 생각했음)

347 이현주 ◆VjiyPjkTkc (IxMo9BuVQ.)

2021-04-16 (불탄다..!) 19:18:03

(도아가 이현이 머리 꾸며준 그림이 아니라 이현이가 도아 머리 꾸며준 모습 이야기였는데 음음어....)

......네...... (너덜너덜)

348 이현 - 도아 ◆VjiyPjkTkc (IxMo9BuVQ.)

2021-04-16 (불탄다..!) 19:23:49

"응, 그래버리자." 하고 이현은 활짝 웃었다. 문득 도아가 있어야 할 자리에 또 포스트잇만 하나 달랑 남아있을 때 친구들의 표정이 어떨지 궁금했다. 그때 네 얼굴에 서릴 장난스러운 웃음이 얼마나 예쁠지도 궁금했다. 남들에게 말하지 못할 이런 비밀이, 자신이 살아있음을 실감케 하는 곱디고운 비밀이 기뻤고, 심장이 비어있던 자리에 그 고운 붉은색의 비밀을 채워넣어준 것이 그 수많은 사람들 중 당신이라 기뻤다.

당신이 발돋움을 불쑥 하며 귀로 손을 뻗자, 이현은 자기가 머리에 뭔가 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었던 모양인지 아, 하고 흠칫 놀란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 얄궂게 쑥 돋안 고양이귀가 당신의 손끝에 걸린다. 조금 이상한 점은, 털로 덮인 그 얇은 귀가 소품이라기엔 너무도 생동감있게 살아있는 고양이 귀처럼 느껴졌다는 점일까. 당신의 손끝이 닿을 때 그 고양이귀가 움찌락, 하고 씰룩댄 것도 같았다.

그러나 이현은 흠칫하고 물러선 것도 잠시, 당신이 뭘 하려 했는지 알아채자마자 "아아." 하면서 멋적게 웃으며 당신이 머리띠를 벗겨내기 좋도록 무릎을 수그렸다. 다시 이현의 고양이귀로 손을 뻗어보면, 그건 질감이 상당히 실감나긴 했지만 분명 그의 머리에 투명한 플라스틱 머리띠로 연결되어 있는 소품 귀였다. 고양이귀가 달린 머리띠가 이현의 머리에서 사락 벗겨져나온다.

"음- 그냥 지금 갈아입어도 돼?" 하고 이현은 묻다가, "아, 그러면 교실에 벗어둔 옷 가져와야 되는구나..." 하곤 고개를 끄덕인다. 굳이 당신과 함께 있는 시간을 줄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349 도아주 ◆d4gP2gXPj. (UlotRbsBUo)

2021-04-16 (불탄다..!) 19:24:30

앗 도아 그림이라면.... 정말 황송하겠지만 이현주 엄청 수고스러울 거 같으니까 u.u 괜찮다고 말할 수 있어! u.u!

도아는.... 지금 브레이크가 이중으로 걸려있는 상태인데 u.u.....? 삼중이었는데 이제 겨우 하나 빼낸 거니까 u.u........

350 이현주 ◆VjiyPjkTkc (IxMo9BuVQ.)

2021-04-16 (불탄다..!) 19:28:26

오어........... (큰 각오)

그러면 발상을 뒤집어서 이현이에게 걸어볼까 (나쁜 각오)

351 이현주 ◆VjiyPjkTkc (IxMo9BuVQ.)

2021-04-16 (불탄다..!) 19:30:02

도아가 이현이 머리를 어떻게 꾸며줄지는 도아주에게 맡기고 싶지만, 이현이가 도아 머리를 어떻게 꾸며줄지는 글로 쓰기엔 복잡할지도 몰라서 그려보려고 했어 *.* 아마 머리를 꾸미는 과정에서 이현이가 또 뭔가 이상한 일을 보여줄지도 몰라(도아가 가방에 넣은 기억이 없는 물건이 나온다던가).

352 도아주 ◆d4gP2gXPj. (nImXUk.8Q6)

2021-04-16 (불탄다..!) 19:31:01

((도아 까치발하고 있는데 이현이 물러서버리면 도아 넘어질 것 같아서 이걸 어쩌지????))

이현이가 브레이크 걸리면... 도아도 따라 걸리지 않으려나 싶지만.... u.u.........

353 도아주 ◆d4gP2gXPj. (bxIONHpwZs)

2021-04-16 (불탄다..!) 19:33:00

도아가 꾸밀 이현이 머리는 참고할 만한 사진을 구했어 0v0! 도아주도 맘 같아서는 연성을 해보고 싶지만...... 취직 이후로 그림을 그린게 까마득해서 8.8
이상한 일은 환영이야! u.u 도아가 눈치챌지는........ (흐린 눈)

354 이현주 ◆VjiyPjkTkc (IxMo9BuVQ.)

2021-04-16 (불탄다..!) 19:34:32

>>352 (이현이 품안으로 넘어지면 되겠군!)

>>이현이가 브레이크 걸리면 도아도 따라 걸리지 않으려나 싶지만<< 큭... 유효한 협박이었습니다........

>>353 어째서 흐린 눈...!?

355 도아주 ◆d4gP2gXPj. (bxIONHpwZs)

2021-04-16 (불탄다..!) 19:39:28

((그것이 그러면 도아주는 매우 광대승천인데 무릎 숙이는 부분을 통째로 묵살시켜버릴 것 같아서 8.8.......))

흐린 눈은..... 도아 가방에는 이것저것 많이 들어있다는 설정이기 때문입니다 u.u... 영 도아 소지품이 아닌게 나오지 않는 이상 이런게 있었나봐! 하고 넘어갈 것 같아서 u.u...

356 이현주 ◆VjiyPjkTkc (IxMo9BuVQ.)

2021-04-16 (불탄다..!) 19:43:40

>>355 (무릎 숙이는 부분은 다음 레스로 이월하면 되니깐 ^.^!)

그렇구나^.^ 재밌겠다(기대)

357 도아주 ◆d4gP2gXPj. (bxIONHpwZs)

2021-04-16 (불탄다..!) 19:46:40

((허락받았다 ^.^!))

그리고 도아주 귀갓길은 아직 30분~1시간 정도 남아서...... 답레는 그 이후에
줄 수 있을 거 같아 u.u..... 이사를 하든 퇴사를 하든 해야겠어 3.3

358 이현주 ◆VjiyPjkTkc (IxMo9BuVQ.)

2021-04-16 (불탄다..!) 19:56:26

응응, 느긋하게 귀가해줘! 안전귀가가 우선이니까. 전에는 항상 퇴근도 늦는 것 같아서 내심 불안했는데 오늘은 오래 같이 있을 수 있겠다 (꼬리 살랑살랑) (문앞에서 쪼그려앉아 대기중) (사실 이렇게 만나서 잡담하는 것만도 좋지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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