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4076> [HL/1:1/하이틴] Was it a cat i saW? - 002 :: 1001

그 해 여름에는 고양이 하나를 주웠더랬다 ◆8xLG.fxwfg

2020-11-19 20:23:48 - 2021-07-08 21:28:18

0 그 해 여름에는 고양이 하나를 주웠더랬다 ◆8xLG.fxwfg (Evs4Sv5HTA)

2020-11-19 (거의 끝나감) 20:23:48

“나랑 놀자. 난 너무나 슬퍼...”
“난 너하고 놀 수가 없어. 난 길들여지지 않았단 말야.”
“아. 미안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넌 여기 아이가 아니구나. 넌 무엇을 찾고 있니?”
“난 사람들을 찾고 있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인데?”
“그건 너무나 잊혀져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맺는다' 는 의미야.”

☞ 이 어장은 두 레스더의 상호교류 및 합의하에 세워진 1:1 스레입니다.

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186 도아주 ◆d4gP2gXPj. (X5i75ur5.k)

2021-01-20 (水) 20:46:30

퇴근길에 온 걸 수도 있고, 점심시간도 있지만 오래 못 있는 거나 띄엄띄엄인 건 같아 u.u...... 기절하는 경우가 많은것도, 많은게 아니라 매번 기절하는 것 같고...... 새삼 못났네....... 3.3

187 이현주 ◆VjiyPjkTkc (zTiTN0r7eY)

2021-01-20 (水) 20:52:22

퇴근길이 한시간 반... 먼 길이구나. 그 동안 답레나 그림 어느 한 쪽은 준비해둬야겠다. 피곤해서 기절... 하긴 도아주 일과가 너무 바쁘니 그럴 수도 있겠다... 8-8 응응, 잘 알았어, 이해했어. 조금이라도 졸리면 여기 보지 말고 푹 쉬어줘... 쉴 수 있을 때 쉬는 게 좋은 거니까. 못났다고 자책하지 마... 도아주 혐생이 그런걸. 도아주 잘못이 아니잖아.. (꼭끄랑)

188 도아주 ◆d4gP2gXPj. (iwbNOtvFEI)

2021-01-20 (水) 22:29:00

그래도 한시간 반동안 쪽잠 자니까 괜찮아... 잠꾸러기인데 바빠서 잘 못잔다는 설정을 도아한테 준 죗값인가봐...... 나도 바빠서 잠을 못자게 하네. u.u... 퇴근하고 왔어.

189 이현 - 도아 ◆VjiyPjkTkc (zTiTN0r7eY)

2021-01-20 (水) 22:34:49

이 소년의 속에 네가 피어나고, 이 소년은 너로 피어난다. 양 뺨에 고인 달콤하고 간질간질한 마음이 애달팠다.

"으음- 그렇지."

네가 뾰루퉁하게 딱 잘라서 내리는 판결문에, 이현은 눈을 깜빡이다 시선을 시무룩하게 늘어뜨리며 사과했다.

"미안해, 네가 너무 예뻤어..."

네 손을 꼭 쥔 채로, 그는 풀죽은 시선을 가만히 아래로 내렸다. 자기가 너무 짓궂게 굴었다는 자각은 있는 모양이다. 소년은 네가 주는 네 나름대로의 벌을 어떻게든 면해보거나 피해보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그대로 수긍했다. 그렇지만, 그렇게 볼을 발갛게 붉히고 있는 네가... 특별한 날에 특별한 옷을 입고, 나와 함께 어울려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네가 너무 예뻤어. 그렇지만 네가 주는 거면 다 좋으니까, 난 괜찮을 거야. 하고,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꼭 쥔 네 손을 놓지 않은 채로 조금은 엉뚱한 사과를 내어놓은 소년은, 사과에 한 마디를 덧붙였다.

"앞으론 조심할게."

그러다 지금은 해도- 하는 네 머뭇머뭇대는 말에 이현은 시선을 들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네가 눈을 쉽게 맞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뭐 하고 싶은데, 하고 네가 되물으며 다시 눈을 맞춰오기까지 소년은 잠깐 기다렸다. 그리고, 네 분홍색 눈에 담기도록 살며시 눈웃음을 지었다.

"그냥, 갑자기 널 꼭 끌어안고 싶어서.."

190 이현주 ◆VjiyPjkTkc (zTiTN0r7eY)

2021-01-20 (水) 22:35:29

>>188 이현 : ...도아야. (긴 소파에 앉아서 자기 무릎 탁탁) 여기서라도 잠깐 잘래?

191 이현주 ◆VjiyPjkTkc (zTiTN0r7eY)

2021-01-20 (水) 22:41:16

아무튼 이현주가 혼자 한 생각이지만... 이현이가 자기 마음을 확실히 자각하려면 자극적인 사건이 역시 도움이 될 것 같아. 예를 들어 도아랑 며칠 동안 연락이 두절된다던가.. 아니면 도아가 다른 누군가한테 고백을 받은 걸 이현이가 알게 된다던가... 그도 아니면 YW 엔터테인먼트의 이현이를 담당하는 프로듀서나 매니저를 한 분 악역으로 등장시켜서, 도아한테 "너는 지금 눈부신 별이 되려고 하는 가스 덩어리를 집어삼키려고 하는 거다" "누구보다도 빛날 수 있는 별을 뻔뻔하게 혼자 집어삼킬 수 있겠냐" 같은 말로 쪼아댄다던가.. (이럴지도 모르겠다- 하고 썰만 풀어본 거니 가볍게 읽어줘!)

192 도아주 ◆d4gP2gXPj. (iwbNOtvFEI)

2021-01-20 (水) 22:47:22

.......노트북 장착 u.u✧

193 이현주 ◆VjiyPjkTkc (zTiTN0r7eY)

2021-01-20 (水) 22:50:28

>>192 (다리에 머리 부비부비) 피곤해지면 언제든지 쉬러 가, 알았지?

194 도아 - 이현 ◆d4gP2gXPj. (iwbNOtvFEI)

2021-01-20 (水) 23:23:08

누가 봐도 시무룩해졌어요, 하고 말하는 네 모습이 꼭 그늘에 수그린 꽃 허리 같아서. 나는 햇님을 데려올 수도 없고, 비구름을 데려올 수도 없는데. 그렇다고 사탕을 주지 않을 수도 없는 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가 큰일 나버린단 말이야. 푹푹 찌는 더위에, 아이스크림이 시원하고 달콤해서, 너무 좋아서 많이 먹었다가는 배탈 나버리는데.

봐, 그렇게 생각하기가 무섭게 네가 또 콕, 하고 찌르잖아. 두 뺨에 하나씩, 붉은빛을 머금고만 있는 꽃봉오리도 톡 피어나버려서 어질어질. 난, 나 말고 네가 예쁜데, 네가 사과해야 할 약속이 아닌데.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말을 하기도 버거운 지금, 입술이 떨어졌다가 다시 꼭 물어. 숨에 색이 어린다면, 그 숨조차도 빨갛게 익어버렸을까. 아니, 익어버렸을 거야.

"...응."

네가 조심하겠다고 말하고서야, 고개를 끄덕인 소리인지 모를 목소리를 내는 거야. 네게 고백하던 날 나 그런 생각을 했었어. 사실은 앨리스가 아니라 목소리를 잃은 인어공주였을지도 모르겠다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 분명 목소리가 있는데도, 네 앞에 서면 왜 이러는 걸까.

"...응?"

네 눈웃음이 담기던 눈동자가 깜빡, 눈꺼풀 아래로 꼭 숨었다가 다시 나타나. 내가 금지라고 했던 건, 내가 했던 거, 그러니까, 교실에서 네가 했던 거였는데. 그래서, 지금 안는 거는 상관없다고 말하지도 않고 먼저 꼭 안아버렸어. 너를 꼬옥 안고 있다가, 조금 힘을 빼고서 너를 바라봐. 의뭉스러워하던 표정은 그대로이지만, 그 뜻이 조금 바뀌었어. 내가 한 말은 그게 아니었는데, 하고 물음표를 달고 있던 표정은 이제 되었느냐고 물음표를 달아.

195 이현주 ◆VjiyPjkTkc (zTiTN0r7eY)

2021-01-20 (水) 23:26:41

......... (도아가 귀여워서 그만 사망)

196 도아주 ◆d4gP2gXPj. (iwbNOtvFEI)

2021-01-20 (水) 23:31:31

>>190 도아 : (황급하고 빨간 도리도리)
아마 도아가 현이 무릎을 베고 자려면... 먼저 어깨에 기대서 자게 했다가 무릎을 베도록 하는게 빠를거야 u.u... 그래도 이제 어깨에 기대서 자는건 할 수 있어 u.u✧

>>191 이 부분은... 다음 일상 주제로 잡아도 괜찮지 않을까. 참고로 도아주는 아무거나 상관없어. 도아가 쉽사리 연락두절 될 상황은 상상이 어렵지만. 해외 여행이라도 보내면 시차차이로 가능할까(?) 고백... 고백 u.u 같은 방송부 선후배라거나 같은 반 친구 한 명 정도는 있지 않을까 싶네. 소속사 관계자가 그러면, 도아는 생각보다 단단할거야.

피곤한건, 그래도 아직 12시 전인걸.

197 이현주 ◆VjiyPjkTkc (zTiTN0r7eY)

2021-01-20 (水) 23:33:45

도아... 그런 데서 야무진 게 좋아...
음, 도아주, 채색이 덜 끝난 걸 미리 보여주는 것도 상관없어, 아니면 완성되고 나서 볼래?

198 이현주 ◆VjiyPjkTkc (zTiTN0r7eY)

2021-01-20 (水) 23:36:06

>>196 이현 : ...그러면 여기 기대서라도 잠깐 자, 도아야.. (어깨 톡톡)

199 도아주 ◆d4gP2gXPj. (iwbNOtvFEI)

2021-01-20 (水) 23:38:14

도아주는 그런 질문에 답을 못하는 @.@ 이현주가 미완성도 내보이는게 상관없다면 난 당연히 오케이인걸 @.@

200 도아주 ◆d4gP2gXPj. (iwbNOtvFEI)

2021-01-20 (水) 23:40:51

>>198 도아 : (쭈뼛쭈뼛) 팔 저리면 깨워야 해...? (살짝 톡 기대기)

201 이현주 ◆VjiyPjkTkc (zTiTN0r7eY)

2021-01-20 (水) 23:47:45

>>200 이현 : 으응. (어깨에 기대고 반대쪽 팔로 다독다독)
이현 : (나직이 콧노래로 자장가같은 걸 중얼거린다)

>>199 으음... 완성된 그림으로 보여주고 싶긴 하지만, 도아주가 자러 가기 전에 답레를 쓰면서 그림까지 완성시킬 자신은 없고, 그렇지만 항상 노력하고 애쓰는 도아주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좋게 해주고 싶으니까.. 아래 링크 확인히줘 uu
https://postimg.cc/ykZGvqTr

202 도아주 ◆d4gP2gXPj. (iwbNOtvFEI)

2021-01-20 (水) 23:58:41

탭에 적힌 글조차도 cat001이라서 x.x 옆머리 한가닥 남은 것부터 너무 귀엽다 x.x 코디네이터님이 정말... 정말 잘 보시고 하신 말씀이었구나... x.x 지금 살짝 헤어나오질 못 하고 있어 x.x 완성하면 어떻게 되는거야...? x.x 미완성으로도 이미 도아따라 어질어질 헤롱헤롱 x.x 머리카락 넘겨줘보고 싶어 x.x 꽁지머리 양갈래 사과머리 다 해주고 싶어라 x.x 볼도 한번만 콕 찔러보고 싶다 x.x

203 도아주 ◆d4gP2gXPj. (2JZfvMnu4M)

2021-01-21 (거의 끝나감) 00:03:31

>>201 도아 : ...... (Zzz...)

정말... 정말 x.x 고양이 요괴가 있지 않던가 생각하고 있는 중이야. 여우보다 고양이가 사람을 더 잘 홀리더라 말하고 다녀야지 x.x

204 이현주 ◆VjiyPjkTkc (wvImZrWb.w)

2021-01-21 (거의 끝나감) 00:13:08

>>202-203 마음에 든 것 같아 다행이다.. 완성이라고 해도 얼굴 피부는 채색이 다 끝났고, 머리랑 어깨 주변만 후딱 그리는 거라 그렇게 대단한 그림이 되진 않을 거야. 그렇지만 이 그림이 도아주를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해주었다면 기쁠 것 같아. 꽁지머리 양갈래 사과머리... 지금 이현이랑 단둘이 시간 보내러 가는 거잖아uu 도아 하고 싶은 대로 맘껏 다 해버려uu!!

205 도아주 ◆d4gP2gXPj. (2JZfvMnu4M)

2021-01-21 (거의 끝나감) 00:17:44

마음에... 안 들 수가 있을까...? x.x 조금이라도 행복이라니, 엄청 행복이야. 그치만 도아 맘대로 다 하기에는 축제 즐기기가 아니라 이현이랑 소꿉놀이(?)가 되버리는걸...!! x.x

206 이현주 ◆VjiyPjkTkc (wvImZrWb.w)

2021-01-21 (거의 끝나감) 00:19:36

이현이는 그것도 좋아할 테니까... (이현주도 적극 찬성)

(((이러다가 장기자랑 펑크내는 거 아닌가 몰라)))

207 이현주 ◆VjiyPjkTkc (wvImZrWb.w)

2021-01-21 (거의 끝나감) 00:21:01

아참 그리구 이현이가 집적거릴 텐데 괜찮아...?

208 도아주 ◆d4gP2gXPj. (2JZfvMnu4M)

2021-01-21 (거의 끝나감) 00:24:57

할게 이렇게 많아서 행복해 3.3 서로 머리 꾸며준 상태로 도아는 진행하고, 이현이는 무대 올라가도 귀엽겠다.
>>207 응, 그래도 괜찮아. 다만 답레 볼때까지 견딜 지도 의문이고 보고나서 답레를 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야 u.u...

209 이현 - 도아 ◆VjiyPjkTkc (wvImZrWb.w)

2021-01-21 (거의 끝나감) 00:27:56

그냥 갑자기 널 꼭 끌어안고 싶어서. 너는 네가 한가득 피어난 가슴팍에 너를 던졌고, 그런 너를 이현은 살며시, 그러나 마음껏 끌어안았다. 너는 아직도 조금 두렵고, 조금 낯설고, 조금은 불안해하고 있지만, 그래도 어느샌가 소년의 가슴속에 파종된 너는 어엿하게 자라난 모양이다. 너만큼이나 곱게 물든 뺨을 하고, 소년은 네가 되묻는 것처럼 나직이 콧소리로 대답했다.

"응."

너를 사랑한다고 아직 장담하지 못하는 소년이 낸 소리였지만, 달고 따뜻한 감정이 한 가득 담겨있는 소리였다. 눈을 깜빡깜빡, 하고, 가까이에서 네 분홍색 눈에 소년이 맺힌다. 그러니까, 너무 가까이에서. 어느덧 네가 끌어안고 너를 끌어안은 그 소년과 너와의 거리는 한 발짝도, 아니 손가락 한 마디만큼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소년의 속눈썹 갯수를 셀 수 있을 만큼. 반지르르한 그의 입술 표면이 들여다보일 만큼, 소년의 입에서 속살거리는 소리를 담고 나오는 숨결이 네 입술을 간지럽히기 충분할 만큼, 너와 소년의 거리는 가까웠다.

"저기, 도아야."

그는 그렇게도 가까이에서, 너무 가까이에서 멈추어서서는 나직이 너에게 속삭였다.

"한번만 더 해줘."

내 마음속에, 네가 너무 많이 피어났어.

210 이현주 ◆VjiyPjkTkc (wvImZrWb.w)

2021-01-21 (거의 끝나감) 00:28:27

답레는 보고 갈 수 있겠네... 벌써 열두시 반이야, 얼른 자러 가자, 도아주!

211 도아주 ◆d4gP2gXPj. (2JZfvMnu4M)

2021-01-21 (거의 끝나감) 00:33:16

도아가... 도아주 반만... 반의 반의 반의 반만 닮았어도..................................
자러가볼게 u.u... 이현주도 좋은 밤 되기를.

212 이현주 ◆VjiyPjkTkc (wvImZrWb.w)

2021-01-21 (거의 끝나감) 00:35:20

응, 오늘도 고생많았어.. 잘 자. 좋은 꿈 꾸고.

213 도아 - 이현 ◆d4gP2gXPj. (ZjBBAxK6Os)

2021-01-29 (불탄다..!) 00:51:48

나는 내가 했던 것 중에 무엇이 네 마음을 톡 건드려버렸는지 몰라서, 한 번만 더 해달라는 네 말에 그저 가만있을 뿐이야. 가까이서 멈추어 서 있는 네게 더 다 가갈 수도, 뒤로 물러나는 것도, 그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네 눈에 시선을 꼭 맞추고, 내 떨린 숨이 너에게 닿아버려 널 간지럽힐 동안 곰곰 생각해보고 있었어.

숨을 들이쉬면, 네 향기로 가득 차버리는 이 거리에서는 네게로 살짝 기울이기만 해도 닿아버리잖아. 그래서 조심스럽게, 깃털이 닿았던 것처럼 느껴질 수 있게. 네 뺨에 꼭 입맞춤이 아니라 그 흉내를 내는 것처럼 작게 입 맞췄어. 혹시라도 네가 너무 가벼워서 닿지 않았다고 착각할까 봐, 엄청 부끄럽지만, 입 맞추는 소리도 조그맣게 남겼어.

"...이거?"

한 번만 더 해달라는 거 말이야. 그리고는 잠시 발갛게 익은 마음이 두근대서 시선을 한 번 내렸어. 그러다가, 이번에는 네 품속으로 숨기라도 하는 것처럼 꼭 너를 안았어. 내 향기가, 네 향기가, 전부 섞여버려서 너무 달아. 아주 잠시, 다시 너와 눈을 맞출 수 있을 때까지 너를 안고 있다가 팔은 그대로 둔 채 힘을 빼. 힘을 빼면서, 너를 바라보면 하나 더 물어보는 거야.

"아니면 이거...?"

어느 쪽인지 난 모르겠단 말이야.

214 도아주 ◆d4gP2gXPj. (ZjBBAxK6Os)

2021-01-29 (불탄다..!) 00:53:45

좋은 밤이야... 사실 지금 퇴근길이라서 너무 추워. 추운 밤이야...... 정말 진동모드라도 킨 것처럼 덜덜 떨리고 있어. u.u... 이현주가 대리 따뜻함하고 있으면 좋겠다 u.u............. 자고 있을지도 모르겠지. 좋은 밤이길 바라.

215 이현주 ◆VjiyPjkTkc (Wa/et1Wj8k)

2021-01-29 (불탄다..!) 02:05:10

응, 오늘 날씨 진짜 엄청 추웠지... 88 어째서 하필이면 내가 잠들고 난 직후에에에에에에
도아주도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지금쯤이면 집이려나? 못 따뜻했던 만큼 집에서 몰아서 따뜻하게 있어야 돼. 다시 나갈 때도 목도리랑 장갑 따뜻하게 해서 가구.

216 이현 - 도아 ◆VjiyPjkTkc (iWcePxNmgY)

2021-01-29 (불탄다..!) 18:03:51

소년은 너를 품 안에 폭 끌어안는다. 마치 너를 숨겨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소년에게서 숨기 위해 소년의 품에 파고들어가는 것이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소년은 기꺼이 너를 위해 자신의 품을 내어주었다. 내게서 잠깐 숨으려 택하는 곳마저도 나의 품... 이현은, 난생 처음으로 느껴보는 생소한 뿌듯함에 가슴속이 참을 수 없이 간질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도아야, 내 마음을 톡 건드려버린 건 네가 했던 어떤 행동이 아니라, 도아 너야. 그냥 너랑 같이 있는 이 순간이 견딜 수 없이 좋아서... 조금 바보같이 되어버려서... 그러니까, 내가 지금 너에게 해달라고 하는 건, 다시 한 번 마음을 건드려달라는 게 아니라, 바보같이 잔뜩 피어버린 이 마음을 조금이라도 베어먹어 달라는 거였어.

"네가 나한테는 하지 말라고 했던 거."

그래서 내가 너한테 할 수 없는 거. 소년은 품 속의 너를 바라보며 나직이 대답했다. 그렇지만 그것이 좋은 생각인지는 모르겠다. 그 향기가, 너와 소년의 숨결이 섞이는 순간이 너무 달다고 느끼는 것은 비단 너뿐만이 아니었으니까. 너무 달아서 어쩌면 중독되어 버릴지도 모르겠다고, 소년은 생각했다.

217 도아 - 이현 ◆d4gP2gXPj. (m6LIuXMFqg)

2021-02-08 (모두 수고..) 18:35:19

"...아."

일부러 선택지를 주지 않았던 건데, 하지만 네가 그렇게 콕 집어 말해버린 이상 모른 척 시침을 뗄 수도 없어서. 초여름도 여름이었다는 걸 잊고 있었나 봐. 참을 수 없이 부끄러워서 숨어버린 곳이 네 품이라는 걸 잊고 있었나 봐. 내가 널 보지 못하고, 네가 내 눈을 볼 수 없다고 숨어진 것은 아닌데.

"그건... 이번이 마지막이야."

두 번은 못할 것만 같은데, 지금 그 두 번을 하는 거야. 그러니까 우선은, 더는, 이번을 마지막으로 안 해줄 거야. 말을 마치면서, 입술을 꾹 다문 채로 널 한 번 바라보았어. 눈을 한 번 깜빡일 동안 너와 눈을 맞췄다가, 내가 입을 맞춰야 할 곳으로 내려와. 네 목 옆과 꼭 눈싸움이라도 할 듯이 쳐다보다가, 눈을 꼭 감아. 정말 눈싸움이라도 했다면 내가 져버렸나 봐. 그리고는 힘을 뺐던 팔에 다시 힘을 주면서 쪽. 그러니까, 널 꼭 끌어안으면서 입 맞춘 거야. 그야 내가 다시 한번 네 목 옆에 닿았다가 향할 곳은 한 곳뿐인걸. 제대로 숨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걸 알아도, 지금 너에게서 숨을 수 있는 곳이라고는 여전히 네 품 밖에 생각나질 않는단 말이야. 입 맞추고는 바로 고개를 숙여서 네 품 안으로 숨는 거야.

"...이제 더 없지...?"

하고 싶은 것도, 해달라고할 것도 둘 다 말이야.

218 이현주 ◆VjiyPjkTkc (EMDr3C8f6M)

2021-02-08 (모두 수고..) 18:38:07

(답레에 사망한 유령) 어서와, 도아주. 요 몇 주간 날씨가 엄청 추웠는데, 감기 안 걸리고 잘 보냈어?

219 도아주 ◆d4gP2gXPj. (HWed0NU9iI)

2021-02-08 (모두 수고..) 18:51:07

오랜만이야, 응. 소화불량(먹은 것도 없는데 부글부글 속이 끓어서 억울해)이 조금 있는 거 같긴 한데 말고는 잘 지냈어. u.u! 이현주는 잘 지냈어? 설 연휴도 잘 보내려나. 도아주네는 아무도 안 와도 차롓상을 차리겠다는 엄포와 김치참치만두를 드시고 싶다는 불호령이 있어서... 정말 설 당일 지나고서야 편하게 올 것 같네. 밤에는 올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220 이현주 ◆VjiyPjkTkc (0Z4ym.dCB6)

2021-02-08 (모두 수고..) 19:14:45

그 느낌 알지... 그럴 땐 소화제보다는 가스활명수나 탄산수 같은 걸 먹으면 조금 나아지더라구. 어디까지나 내 케이스지만. 잘 지냈다니 다행이다. 나는.. 응, 잘 기다리고 있었어.
우리 집은 그나마 설 연휴를 간소하게 보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 다른 연휴와 크게 다름없는 연휴를 보내게 될 것 같아. 어머니가 꼬지전 굽는 걸 무슨 숭고한 사명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고 있어서, 아무리 간소하게 보내도 명절에 꼬지는 있어야겠다고 강경하게 나오시는 바람에 완전히 편하게 보내진 못할 것 같지만.
응, 잠깐 들러가는 것이라도 좋아. 언제까지고 기다리고 있을 수 있어.
응답이 늦어서 미안해. 저녁식사하고 설거지까지 하느라 늦었네..

221 도아주 ◆d4gP2gXPj. (YyGmraB/B.)

2021-02-08 (모두 수고..) 19:22:50

🐾

222 도아주 ◆d4gP2gXPj. (YyGmraB/B.)

2021-02-08 (모두 수고..) 19:26:20

갑자기 발자국만 남긴 건..... 있다는 표시였는데 지금 생각하니 민망하네 u.u....
가스활명수랑은 안 좋은 추억이 많아서, 탄산을 시도해볼게. 고마워 u.u
그나마 다행일까... 이현주에게는 연휴가 연휴답길 바랐는데 8.8 지금은 퇴근하면서 온 거니까, 들렀다가는 건 아냐. 오늘은 아마 계속 있을거야. 내일 아침 일찍부터 회의가 있어서 밤 늦게는 무리일거 같지만... 답이 늦은걸로 미안할 필요는 없는걸. 식사 잘 챙겨서 다행이야. u.u

223 이현주 ◆VjiyPjkTkc (EMDr3C8f6M)

2021-02-08 (모두 수고..) 19:31:27

도아주 엄청 귀여워... (정신 혼미) (포옹 시도)

설과 연휴의 중간에서 타협했다고 생각하면 이득이지. 적어도 우리 집은 딱 우리 가정끼리만 명절을 보내는 편이라 친척들 등쌀에 시달리지는 않으니까. 도아주는 저녁 먹었어?

224 도아주 ◆d4gP2gXPj. (YyGmraB/B.)

2021-02-08 (모두 수고..) 19:38:00

엇갈리면 이현주가 속상해하니까 u.u....... 내가 자주 못 오는 편이기도 하니까 u.u.......... 쭉쭉 글을 쓰는 시간 찰나에 엇갈릴까 싶어서 u.u...........
응, 다행이다. 이번 설은 집합금지 때문에 더 모여서도 안 되니까 u.u! 저녁은 아직이야, 아직 퇴근길이거든. 퇴근하면 간단하게 챙기려고 해.

225 이현주 ◆VjiyPjkTkc (EMDr3C8f6M)

2021-02-08 (모두 수고..) 19:40:58

(부둥둥꼬옥) 아니, 그 정도는 괜찮아.. 난 꽤 오래 들여다보고 있는 편이고.. 속상해하다니 그 정도까지 걱정됐나 보구나.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견딜 만하니까88...
아 아직 퇴근길이구나. 얼른 따뜻한 집에 들어와서 저녁 챙겼으면 좋겠다. 답레는 천천히 쓰고 있을게.

226 도아주 ◆d4gP2gXPj. (lmNkvbM/Sk)

2021-02-08 (모두 수고..) 19:48:54

3.3 고마워. 이렇게 모자란데 이현주가 늘 따스하게 맞아줘서 엄청 포근해.
응, 퇴근길이 긴 편이라... 정시퇴근한 적이 까마득하기도 하고 u.u 아마 9시쯤이나 되서야 진득히 붙어 있을 거야.

227 이현주 ◆VjiyPjkTkc (EMDr3C8f6M)

2021-02-08 (모두 수고..) 19:53:01

>>>정시퇴근한 적이 까마득<<< 이 부분에서 왠지 엄청 화가 나.. 나는 아무래도 좋으니까 도아주가 삶에 여유를 좀 갖게 됐으면 좋겠어. 도아주는 잠들어 있는 시간만 빼면 항상 일에 치여사는 것 같아서 내가 다 속상해.. 도아주가 괜찮다면 나라도 여기서 도아주를 맞아줄게.

아홉 시구나. 나도 집안인 마치면 그쯤 되겠다. 날씨도 춥고 빙판도 다 안 녹았을 텐데 조심히 들어와!

228 도아주 ◆d4gP2gXPj. (wgglXlu/IM)

2021-02-08 (모두 수고..) 19:59:33

아냐, 아냐. 정말 6시 퇴근을 기준으로 해서 그런거니까... 30분, 40분 정도 늦게 퇴근한 건 애매모호하니까 u.u...! 매일 야근하는 건 아냐, 걱정말아. 항상은 아닐거야. 놀 줄 아는걸 u.u...!

응, 이현주도 이것저것 챙겨야지. 빙판 걱정은 괜찮아. 다 녹았더라 u.u!

229 이현주 ◆VjiyPjkTkc (EMDr3C8f6M)

2021-02-08 (모두 수고..) 20:07:00

집안인->집안일.. 왜 자꾸 바보같은 오타가 나는가.. 도아주가 도아주 삶을 챙기면서 산다니 조금은 마음이 놓였어. 천천히 들어와.

230 도아주 ◆d4gP2gXPj. (wgglXlu/IM)

2021-02-08 (모두 수고..) 20:08:20

응, 이제 곧 있으면 걸어야 해서 폰은 잠시 넣어둘게. 이따 만나 u.u!

231 이현 - 도아 ◆VjiyPjkTkc (EMDr3C8f6M)

2021-02-08 (모두 수고..) 20:54:35

네 눈꺼풀이 감길 때는 소년도 길다란 속눈썹을 내리감았다. 이내 네 입 끝에 메론 냄새 같기도 하고, 화장품 냄새 같기도 한 달큰한 향이 걸렸다. 초여름 한 모금이 또 다시 네 입술에 와서 닿았다. 네 초여름이 거기 있었다. 서늘한 그늘이 드리운 학교 계단에는 너와 그 둘뿐이었다.

"응."

그는 나직이 대답하면서, 양 팔을 벌려 너를 품에 부드럽게 안았다. 소년의 향기가 그 품 안에 가득했다. 희미한 메론 냄새와, 숲에서 나는 냄새 같은 옅은 화장품 냄새가 소년의 살냄새와 부드럽게 엉켜서 소년이 입고 있는 드레스셔츠와 조끼 사이로 옅게 배어올라오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품 안에서 네가 나직이 한 한 마디, 더 없지, 하는... 어찌 들으면 차가운 선고처럼도 들리는 그 말에 소년은 문득 자기 자신을 실감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나는 아직 너를 제대로 품어줄 준비도 안 되었는데, 너도 아직 나를 버거워하고 있는데... 네가 너무 달아서 너에 눈이 멀어 욕심을 부렸다는 것을. 아직 너와 보내고 싶은 시간은 많이, 많이 남아 있는데.

"미안해."

네가 충분히 숨을 수 있도록 품을 오롯이 네게 내어주며, 이현은 시선을 떨구고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232 도아주 ◆d4gP2gXPj. (4H8nxAE0cQ)

2021-02-08 (모두 수고..) 21:41:38

9시보다는 좀 늦었네... 답레는 늦게 줄 수 있을 것 같아. 오늘 안에 줄 수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어서, 이현주가 쉬러가고 싶다면 편히 쉬러가도 돼 u.u... 벌써 차롓상 장을 봐오셨을 줄은 몰랐는데...... 8.8... 재료 다듬기부터 하고는 해서, 응...... 할 수 있는 한 빨리 오겠지만 모를 일이니까...... 8.8

233 이현주 ◆VjiyPjkTkc (EMDr3C8f6M)

2021-02-08 (모두 수고..) 21:45:45

앗... (토닥닥) 응, 난 다른 일 하면서 느긋하게 밤늦게까지 있다가 1~2시 전후해서 자러 갈 것 같아. 명절 푸닥거리를 벌써부터 하는구나.. 아니, 이번 주말이니까 할 때도 됐네. 조급해할 필요 없어. 답레는 나아아아아중에 받아도 상관없으니까, 재료를 다듬는다면 칼을 쓸 텐데 손가락 조심해서 천천히...!

234 도아 - 이현 ◆d4gP2gXPj. (VS4xtq1x2E)

2021-02-13 (파란날) 15:40:50

왜 사과하는지 모르겠어. 근데 사과하지 말라고도 말 못 하겠어. 네가 미안하다고 했을 때 심장보다 더 아래 어딘가가 욱신거렸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어. 욱신거린 게 꽤 아팠나 봐. 눈물도 날 것만 같아. 너 때문인 것만 알겠는데, 네가 내 눈앞에 있어도 실마리는 잡히질 않아서. 그냥, 또 그렇게 생각할 뿐이야. 널 너무 많이 좋아해서, 좋아하다 못해 아픈가 보다. 하고. 널 꼭 끌어안고서 대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하지만 울먹이는 소리가 혹시라도 날까 봐, 그러기 싫어서 고개를 끄덕거렸어.

"...시간, 너무 잡아먹었지."

얼마나 네게 안겨있었는지는 몰라. 다만 욱신거림이, 욱신거림에서 비롯된 눈물이 가라앉기 기다릴 만큼의 시간이 필요했으니까, 그 시간이 짧지는 않았을 거 같아서. 조금 차분해지면 네 품에서 떨어지면서 어색하게 말을 건네.

"이제 가도 돼!"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었어?" "궁금하다거나, 재밌어 보였다거나 하는 곳." 일부러 말수를 조금 늘린 건, 난 내가 쉽게 빨개진다는 걸 잘 아니까. 더워서, 추워서, 부끄러워서, 그리고 지금처럼. 왠지 모르게 날 것 같다고 생각한 눈물을 참았으니까. 내가 서 있는 곳은 물에 잠겨있단 걸 잊으면 안 됐는데, 있지, 네가 나한테 조금은 가까워졌다고 생각해서 까먹고 있었나 봐. 조잘조잘 말하면서 방글 웃는 이유는, 네가 눈치를 못 챘으면 하는 거야.

235 도아주 ◆d4gP2gXPj. (VS4xtq1x2E)

2021-02-13 (파란날) 15:42:12

새해 복 많이 받아, 이현주 u.u 답레는 훨씬 일찍 쓴 거 같은데, 뭔가 접속이 잘 안되어서 곤혹이었어. 일단 데이터 사용 중인데, 올라가서 다행이야...

236 이현 - 도아 ◆VjiyPjkTkc (Dk8HrwVAZo)

2021-02-13 (파란날) 18:57:58

네 손을 잡아주려고, 너를 그 물가에서 끌어내주려고, 그럴 수 없다면 너와 함께 그 물가를 거닐기라도 하려고 너에게 계속 손을 뻗고 있는데, 너에게 어떻게 손을 뻗어야 할지 모르겠어. 이 거리를 어떻게 좁히면 좋을지 모르겠어. 내 속에는 네가 이렇게도 많이 피었는데 나는 언제쯤 너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될까. 이렇게 가까이 붙어있는데 왜 손이 닿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까. 품에서 나직이 흘러나오는 네 눅눅한 말에, 소년이 할 수 있는 일은 얼마 없었다. 그저 네 등을 가만히 다독여주고, 네 목소리에 맞추어 나직이- 솔직한 대답을 들려주는 것뿐이다.

"상관없어. 너랑 같이 있기만 하면 그걸로 좋으니까."

하며, 그는 너를 품에서 놓아보낸다. 그러나 네가 너무 멀어질새라, 소년은 이내 조금 쭈뼛거리며 손을 내밀어오는 것이다. 네가 피하지 않는다면 그의 하얀 손길이 살며시 수줍게 네 손을 잡아오겠지. 도아야, 난 여기 있고 싶어. 네 옆에 있고 싶어. 너와 같이 있고 싶어. 수줍음 속에 이미 눈이 멀어버린 애절함을 담아서.

네가 재잘대는 말에, 소년은 눈을 깜빡이다 너를 보고 가만히 옅게 웃었다.

"네가 나를 데려가는 곳."

너랑 같이 있기로 했잖아. 하고 소년을 대답했다. 그러고 보면 그를 어디론가 데려가는 중이 아니었던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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