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4076> [HL/1:1/하이틴] Was it a cat i saW? - 002 :: 1001

그 해 여름에는 고양이 하나를 주웠더랬다 ◆8xLG.fxwfg

2020-11-19 20:23:48 - 2021-07-08 21:28:18

0 그 해 여름에는 고양이 하나를 주웠더랬다 ◆8xLG.fxwfg (Evs4Sv5HTA)

2020-11-19 (거의 끝나감) 20:23:48

“나랑 놀자. 난 너무나 슬퍼...”
“난 너하고 놀 수가 없어. 난 길들여지지 않았단 말야.”
“아. 미안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넌 여기 아이가 아니구나. 넌 무엇을 찾고 있니?”
“난 사람들을 찾고 있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인데?”
“그건 너무나 잊혀져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맺는다' 는 의미야.”

☞ 이 어장은 두 레스더의 상호교류 및 합의하에 세워진 1:1 스레입니다.

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135 이현주 ◆VjiyPjkTkc (3F636WnR92)

2020-12-10 (거의 끝나감) 01:17:11

아현이도 이현이랑 마찬가지 조금 붕 뜬 이미지였는데 이현이가 너무 헤타레다 보니까 반대급부로 아현이 쪽이 더 야무진 애가 될 것 같은 기분이... 그리고 굳이 형제자매 아니라도 가족은 될 수 있는데uu 남편이랑 시누이라고 들어봤어? (주책 선넘네)

허락... 을 받을 것까지야?! 이현이가 허락해주면 바탕화면으로 써버리는 건 아니겠지

입학식 날부터구나. 오랫동안 안아온 사랑이네. 이현이가 빨리 대답해줄 수 있게 됐으면 좋겠는데. 앗 도아 머리 빗어주는거 좋아... 도아랑 단둘이 있을 때 이현이 손에 패들브러시만 쥐어준다면 바로 가능할 것 같은걸. 그리고 도아는 이현이 머리에 이런저런 장식이나 머리삔 같은 거 꼽으면서 놀고.

도아도 연예계라... 이건 된다(?) AU라던가(?)

136 도아주 ◆d4gP2gXPj. (C8aMpyj6lw)

2020-12-10 (거의 끝나감) 01:25:48

남편이랑 시누이한테 처남 소개하는 일이 생길 지도 몰라(?) 사실 도아야, 사랑둥이 막내 포지션이라 다른 형제자매가 생겨도 언네오빠인데, 이미 잔뜩 예쁨받으니까.

아냐, 그래도 갑자기 찍힌 사진이 대뜸 남한테 간 거니까. 괜찮냐고 허락받고 갠소하는 거지. 도아는 기본테마에 케이스도 그냥 투명이고, SNS 프사도 기본일거야.

첫 만남에 뿅! 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 왠지 도아 그렇게 장난치다가 그냥 폭 안아버릴거 같아. (머리빗던 건?) 이현이한테 배운 스킨쉽도 하고.

도아 연예계... 도아는 이현이처럼 혼자서는 활동 못할 거 같지 u.u 그룹 막내 아니려나. 나중에 시간 되면, 괜찮으면 해보자. 3.3

137 이현 - 도아 ◆VjiyPjkTkc (3F636WnR92)

2020-12-10 (거의 끝나감) 01:37:09

그리고 그날 너와 이현이네 반의 오전 부스는 역대급 매출을 갱신했다.

네가 쿡 던지는 눈도장 하나하나, 그 소년에게 닿고나 있는 걸까. 하고 너는 풀리지 못할 의문을 안고 있겠지만... 너에게 들리지 못할 대답을 하자면, 네가 던지는 눈빛 하나하나, 모든 것을 알고 있었어. 일을 하면서 엇갈리는 발걸음, 어쩌다 스치는 손길, 멀리서 보이는 네 모습, 이따금 네가 던지는 네 눈빛까지, 음료가 든 트레이를 옮긴다거나 기계적인 가짜 미소를 지으면서 사진을 찍혀주는 그 순간에도, 지금 너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이 순간을 조금이라도 놓치기 싫어서, 손길이며, 발걸음이며, 눈길은 너와는 다른 방향을 향해 있을지언정 네가 빚어넣어 준 그 빨간 비단 심장만큼은 너를 향해서 뛰고 있었어.

그러다 상황이 조금 변한 게, 손에 반짝이는 커플링을 차고 있는 남녀 손님이 한 쌍 섞인 다섯 손님이 들어온 뒤였다. 아니 그 손님들이 들어온 직후로는 상황이 그렇게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그 손님들이 들어오고 나서도 조금 큰 쟁반에 음료수를 받쳐서 가져다주어야 했을 뿐. 상황이 조금 변한 것은 손에 반지를 끼고 있던 2학년 여자애가 이현이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했을 때였다. 그는 별로 당황하지 않고 지금까지와 별 다를 것 없이 공손하게 고객의 요청에 응대했지만, 문제는 그 광경을 부루퉁하게 지켜보고 있던, 반지를 끼고 있는 3학년 선배였다.

3학년 선배가 네 손목을 쥐고 사진을 요청하자, 사진을 찍고 있던 이현의 눈길이 대뜸 네 쪽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잔뜩 겁을 먹고 난색을 한 너와 눈이 마주쳤고.

순간, 너는 이현의 눈 속에서 뭔가가 불똥마냥 번쩍, 하고 튀는 것을 보았다.

그렇지만 소년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능청스럽게 웃으며, 자신과 방금 같이 사진을 찍었던 여자애들을 데리고 3학년 선배 쪽으로 다가왔다. "실례지만, 같이 사진을 찍으실 수 있는 건 저뿐이라서요... 괜찮으시면 같이 오신 분들과 다함께 찍으시겠어요?" 3학년생은 네 손목을 놓아주고는 그를 가만히 빤히 바라보다가, 어찌됐건 다 함께 찍을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만족하기로 한 건지 이내 너한테 놀래켜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건넨다. 그리고는 네 대답을 들은 이후에 단체사진을 찍으려 하는 것이다.

138 이현주 ◆VjiyPjkTkc (3F636WnR92)

2020-12-10 (거의 끝나감) 01:41:01

급히 써서 비문이라던가 겹말 같은 걸 체크하지 못했는데... 괜찮겠지...?

바탕화면으로 써도 개인소장해도 OK일 거야, 현이는. 오히려 자기 사진을 그렇게 소중히 여겨주는 걸 기쁘게 생각할 것 같고, 도아는 의외로 소박하네... 귀엽다. 이현이는 프사만 프랙탈 도형 사진이라거나 추상적인 고양이 그림 같은 걸로 바꿔두고, 케이스는 되게 화려하게 이색 저색 얼룩덜룩하게 마블링한 무늬가 들어간 그런 물건일 것 같지. 도아 꼭끄랑... 이것은 귀중하군요. 이번 축제 중에 꼭 도아 머리 빗어봐야지.

AU도 괜찮고, 실제 본편에서 데뷔해도 괜찮고...........???

139 이현주 ◆VjiyPjkTkc (3F636WnR92)

2020-12-10 (거의 끝나감) 01:41:29

도아주 이제 자러 갈 수 있겠지..? 아니 지금 자고 있겠지...??

140 도아 - 이현 ◆d4gP2gXPj. (2K1U/0Ph5A)

2020-12-14 (모두 수고..) 03:56:18

대뜸 너와 눈이 마주쳤을 때, 네가 능청스레 웃으면서 이쪽으로 다가왔을 때. 손목을 붙잡고 있던 남자애가 네 말을 듣고 나서 손목을 놓아주었을 때까지. 이런 상황은 겪어본 적이 없었으니까, 낯설기만 해서 무슨 반응을 하지 못했어. 그래서 네가 나타나자 상황이 해결되고 있는 지금, 너를 깜빡깜빡 쳐다보기만 하는 거야. 그러다가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건네받았을 때는 조금 뒤늦게 반응해버리고 말았어.

"…아, 괜찮아요! 다음부터는 조심해주세요."

살짝 웃으면서 대답하면, 이제 끝난 거야. 다시 일하러 가기 전에, 자리를 피하기 전에. 네게 조그맣게 입 모양으로만 벙긋거려. '도와줘서 고마워.' 아무래도 네 장난이 짓궂어서 계속 삐져있기에는 힘들게 된 것 같아. 아무 일도 없어서 다행이야, 그치. 손에 들고 있던 트레이에 아무것도 없었던 것도, 놀란 탓에 트레이를 떨어트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도. 입 모양을 바로 알아들었을까, 그렇지 못하더라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있게 너에게 방긋 웃어 보여.

비어있는 트레이를 내려놓으러 가면, 같이 부스를 운영하는 건 너랑 나뿐만은 아니니까. 음료를 만들다가도 귀에 이 작은 해프닝이 들렸나 봐. 오전 부스를 같이 운영하던 반 친구들이 옹기종기 무슨 일이냐고, 괜찮냐고 물어보는 거야. 그럼 난 당연히 괜찮다고, 별일 아니라고, 실수로 생긴 일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는데, 손목만 붙잡힌 것뿐이라고 말해주려고 했는데. 뒤늦게 붙잡혔던 손목을 보니 발갛게 손자국이 보여서 멈칫거리고 말아.

"그러니까 이제 일하자, 일!"

그래서 부스 운영해야지, 하고 말을 얼버무렸어. 원래도 쉽게 물들고는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네 앞에서만 있으면 금세 붉은빛으로 물들고는 하지만, 아무리 하나도 안 아프다, 정말 괜찮다고 말해도 이렇게 자국이 나 있으면 괜히 걱정하게 할 것 같으니까.

141 도아주 ◆d4gP2gXPj. (odpgjG6quI)

2020-12-14 (모두 수고..) 04:01:56

뀸은 무의식의 반영이라던데, 이현주한테 답레가 와있는 꿈도 꾸고, 언제는 진짜 이현이랑 도아가 꿈에도 나왔었어. 그러니까 도아가 이현이 꿈 꾼 거로 해야겠다(?).

142 이현 - 도아 ◆VjiyPjkTkc (CjUy3EHIW2)

2020-12-15 (FIRE!) 01:37:03

네가 소년에게 입모양으로만 뭐라고 말해보일 때, 소년은 사진을 찍으려 다들 모여서는 도중에도 도아에게로 눈길을 돌리며 찡긋, 하고 짓궂은 윙크를 보낸다.

네 말이 맞다... 다른 사람들이 저 소년과 함께 사진을 찍고, 저 소년이 다른 사람들에게 미소를 꾸며준다고 해도, 저 아이는 네 애인이다. 네 애인이고, 네 사랑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너를 생각하며 움직이고 너에게 진심으로 웃어줄 것이다. 지금 그와 함께 사진을 찍는 아이들이 모르는, 좀더 생동감있고 좀더 해사한 저 소년의 미소를 너는 알고 있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무심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결국 너를 생각하며 움직여버리고 마는 그 소년의 모습을 알고 있다.

사진 촬영이 끝나고 다시 부스 영업을 개시할 때, 옹기종기 모여선 네 친구들 사이로 손자국이 남은 네 손목이 소년의 노란색 눈동자에 비쳤을 때 소년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져버린 것은 그 때문이겠지. 소년의 동공이 완전히 둥근 모양이 아니라 세로로 아주 약간 가느다란 고양이 같은 모양이라는 것을, 너는 표정을 잃은 그 소년의 눈동자가 노랗게 번뜩이는 것을 보고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도 잠시, 혹여나 네가 소년에게로 눈길을 옮긴다면 금방 걱정되는 얼굴을 하고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는 소년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걸 알아챘다고 해서 네게 곧이곧대로 걱정을 보내준다면 또 네가 소년을 공연히 걱정시켰다고 의기소침해할까 봐, 뭐라 말도 못 꺼내고 우물쭈물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남들의 눈길도 있고 하니까. 본인이 다른 이들 앞에서 괜찮다고 했으니까, 걱정의 말을 건네는 것은 일이 다 끝나고 둘이서 있을 때라도 좋지 않을까.

그렇지만, 그 이후로 부스를 운영하는 동안 소년이 네게 눈길을 주고, 네 옆을 지나가며, 이따금 네가 들고 있던 짐을 대신 들어주기도 하는 등 네 주변에 머무르는 빈도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은 도저히 감출래야 감출 수가 없는 사실이었다. 그 사실을 딱히 입밖에 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143 이현주 ◆VjiyPjkTkc (CjUy3EHIW2)

2020-12-15 (FIRE!) 01:38:00

작성시간 03:56:18... 도아주의 소중한 수면스케줄에 무슨 일이888888 (본인도 할말없음) 놓쳐서 미안해...

144 도아 - 이현 ◆d4gP2gXPj. (Cou0hrlivE)

2020-12-17 (거의 끝나감) 19:15:12

찡긋, 네 짓궂은 윙크를 보았을 때는 웃음을 꼭 참았어. 여기서 바로 웃어버리면,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게 티 날 것 같잖아. 아니, 내가 널 좋아하는 티가 나도 상관없어. 너랑 나랑 사귀는 사이라는 것까지 티가 날까 봐 그래. 너를 좋아하니까,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게, 너와 나 사이가 너에게 해가 될까 봐서.

잊지도 않았는데, 가끔 네가 내 마음속에 톡 들어와서 내가 널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겨주고 가고는 해. 또 가끔은, 그렇게 새겨진 널 좋아하는 내 마음이 너무 커서 속으로 혼자 놀라고는 해. 예를 들어보자면 지금이 그래. 현아, 널 좋아해. 여태 그래왔듯이 난 또 너에게 몇 번이고 반할 거야. 그래서, 걱정되는 얼굴을 하고서 날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너와 눈을 마주쳤을 때에서야 웃었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랑, 걱정시켜서 미안하고, 또 고맙다는 말이랑, 아까는 삐져서 미안하다는 말, 네가 너무 좋아서 큰일 났다는 말까지. 널 좋아하는 마음에서 쏟아져나온 말들을 모두 담아서, 언제 너에게 삐졌는지도 모를 만큼, 네게로 활짝 웃었어. 너한테만 보여주고 싶으니까, 누가 이쪽을 쳐다보지는 않겠지, 한 눈치를 보고서는 살짝 몰래. 그럼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는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아. 만약 그 말이 진짜라면, 너에게 웃어주는 지금 내 모습이 엄청 예뻐 보일 테니까.

"진짜 하나도 안 아파, 괜찮아."

이따금 네가 지나가면서 내 짐을 대신 들어주고는 하는 게 몇 번 반복됐을 때. 네가 지나가지 못하게 옷자락을 붙잡고서 말했어. 그냥 빨갛기만 해. 자국만 남은 거야, 금방 사라질 거고. 다시 한번 생글생글 웃으면, 이제 네 걱정이 덜어졌을까. 그리고,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하나 더 있어. 곧 우리가 부스 운영할 시간 끝날 텐데, 아직은 시간 괜찮은데. 같이 놀자고 말하고 싶어서, 너에게만 속닥속닥 말할 수가 없어서 네 옷자락을 놓지 못하고 머뭇거려.

145 도아주 ◆d4gP2gXPj. (Cou0hrlivE)

2020-12-17 (거의 끝나감) 19:16:28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좋은 저녁이야 u.u 아직 퇴근길은 아니지만, 곧 퇴근길에 오를 거 같아.

146 이현 - 도아 ◆VjiyPjkTkc (r4hgWoujbg)

2020-12-17 (거의 끝나감) 21:14:46

확실히, 너의 사랑은 확고했지만 소년의 주변 환경에 불안요소가 많았다- 그 아이는 너와의 사랑으로 잃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 너무 많았지. 그렇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 아이도 두려워하지 않고 있으니까. 아니, 오히려 그 아이는 너와 사랑하다 생길 수도 있는 상실을 해방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일 준비마저 되어 있으니까. 그저 지금은... 너와 이렇게 숨바꼭질하듯 노는 것이 그 아이의 취향에 맞아서 이러고 있을 뿐일지도.

그렇지만 네가 그렇게 온 얼굴에 화사한 미소를 띄워줄 때는, 소년은 지금 자신이 숨바꼭질 중이라는 것마저도 잊어버리고 너에게 멍하니 한눈을 팔게 되는 것이다. 교실로 비쳐드는 햇살마저도 무색할 정도로 반짝이는 네 웃음에. 객관적 미의 기준 같은 것과는 상관없었다. 다른 이에게는 평범하게 화사한 미소일지 몰라도, 소년에게는 둘도 없이 소중한 사람이, 백만 송이 꽃이 한순간에 만개하는 것과 같은 환한 웃음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것이면 되는 것이었다.

노르스름하게 그을린 자국으로 남을 뻔했던 소년의 노란색은, 네 미소가 비추어준 햇살에 수액처럼 말갛게 굳어서는 투명하고 무결한 시트린과도 같은 빛으로 남았다.

네가 소년의 조끼 자락을 살며시 잡았을 때도, 소년은 네 미소가 비추어준 빛에 완전히 경도되어 약간 멍한 상태였다. 괜찮아... 하고 방실방실 웃던 네가 조금 머뭇대면서 옷자락을 놓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소년을 너를 보면서 방실방실 웃더니... 손을 뻗어서는, 네가 옷자락을 쥔 손을 부드럽고 상냥하게 마주쥐었다. 그리고는 고양이귀에 집사복 차림을 한 그대로, 네 손을 가볍게 잡아끌었다. 너를 교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는 것처럼.

이상하게도, 그 누구도 소년이 네 손을 쥐었다는 것을 알아채기는커녕 너희 둘이 그 곳에 있다는 것마저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모두가 함께 왁자지껄한 교실에, 둘만이 이상한 나라의 오솔길 초입으로 순간이동해 버린 것만 같은 소란스러운 정적이... 기묘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같이 놀자."

소년은 온 얼굴에 해사한 미소를 띈 채로, 네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했다.

147 이현주 ◆VjiyPjkTkc (r4hgWoujbg)

2020-12-17 (거의 끝나감) 21:16:06

오늘 밤에는 여기 놀러오는 거야? *_* 지금쯤이면 집에 도착했으려나?

도아주도 눈치채고 있었겠지만 이따금 이현이와 함께 있다 보면 조금씩조금씩 비일상적인 지문이 나오는데, 그런 부분이 싫다면 말해줘!

148 도아 - 이현 ◆d4gP2gXPj. (KDNFQFw01c)

2020-12-22 (FIRE!) 23:59:07

네게 활짝 웃어주고 나서 네가 멍하니 있는 것 같았어. 너를 멈춰 세우고 생글생글 웃었을 때도 멍해 보여서, 멍한 게 맞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네가 왜 그럴까, 뭔가 이상한 부분이 있을까. 조금 고개를 갸웃거려. 그렇게 생각하니 바로 내 차림새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거야. 프릴, 리본, 그리고 토끼 귀까지. 이런 차림새는 역시, 어색하고,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으니까. 일하다 보니, 작은 소란도 있었다 보니, 내 차림새인데도 깜빡 잊어버렸던 거야. 부끄러움이 잔뜩 밀려들어 오는데, 그런데도 네 옷자락은 못 놓겠는데.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려 해도, 부끄럽다는 생각이 가득 메워버려서. 근데, 그때 네가 내 손을 쥐었어.

깜빡. 어둡기만 했던 방에 갑자기 스위치가 켜지면, 눈이 부셔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잖아. 내 머릿속도 꼭 그렇게 되어서, 이제는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그냥 네가 좋아. 뒷일은 생각할 수조차 없게 된 거야. 이런 옷을 입고, 토끼 귀까지 달고서 교내 축제를 돌아다닐 수 있을지, 그래서 네가 잡아끌었을 때, 그대로 이끌린 거야. 네가 한 발자국 내디디면, 나도 너를 따라 한 발자국 내디딜 거야. 아냐, 이러다가는, 두 발자국, 세 발자국, 몇 발자국이든 내디뎌서 너를 꼭 안을지도 모르겠어.

응, 같이 놀자. 고개를 한 번 끄덕거리고, 네가 쥐고 있는 손을 너와 깍지끼도록 고쳐서 꼭 네 손을 잡아. 그리고서 배시시 웃고 나면, 부끄럽다고 붉히던 볼은 그저 너에게 마주 웃어주다 물들어버린 색을 띠고 있어.

"우리 똑같은 생각 했다?"

또 이런 일 있으면 좋겠다. 계속 야금야금, 너와 내 생각이 같아지면 좋겠어. 이 계절이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이루어지질 바람도 한 모금 삼키고서 네게 속삭거려. 분명 북적이던 교실이었는데, 사람 많은 카페였는데, 이상하게도 너와 네 목소리만이 또렷해서. 그래서 내가 이렇게 속삭여도, 너한테 이 목소리가 닿을 것만 같아.

149 도아주 ◆d4gP2gXPj. (Auq3BuQnZ6)

2020-12-23 (水) 00:00:28

1월 중순까지 바쁠 예정이야... 프로젝트 3-4개가 겹쳐버렸네.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해야겠지. 도아 말따라, 보고 싶어 큰일이었어. u.u...

150 이현주 ◆VjiyPjkTkc (eLNHTy1UyI)

2020-12-23 (水) 00:13:07

응, 어서 와. 고생했어... 도아주 연말연초에도 바쁘구나. 그래도 휴일에는 조금 여유롭게 지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88

151 이현주 ◆VjiyPjkTkc (eLNHTy1UyI)

2020-12-23 (水) 00:13:29

늦게 왔으려나 88!!!!! 답레는 일단 이현주 손 가는 대로 천천히 써둘게.

152 이현주 ◆VjiyPjkTkc (eLNHTy1UyI)

2020-12-23 (水) 00:24:06

와중에 도아 미소에 정신 못차린 건데 옷차림 보고 그러는 줄 아는 도아가 귀엽다... ^q^

153 이현 - 도아 ◆VjiyPjkTkc (CEZc1hFhwg)

2020-12-24 (거의 끝나감) 20:53:07

네가 한 발짝 다가서면 한 발짝 물러서고, 한 발짝 물러나면 한 발짝 다가오는, 너와 딱 두 걸음 떨어져 있는 소년에게로 너는 계속 발걸음을 내딛기로 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둘이 함께 한 발짝씩을 내딛으면서 두 발짝이었던 거리를 좁혀 너를 마주안아줄 것이다. 몇 발짝이나 내딛어야 할까, 그는 어디까지 물러날 수 있을까. 그렇지만 감히 말하자면, 그렇게 오래 쫓아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상한 나라에도 시간은 있고, 계절은 있다. 너와 소년이 함께 누리고 있는 이 여름도 언젠가는 끝나버리겠지. 그렇지만,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더라도 이 소년은 네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이 소년과 함께라면 지금 이 계절이 아닌 다른 계절도 너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게 될지 모른다. 적어도 그는 그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으니까. 겨울이 끝나면 그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슬퍼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그저 지금 그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네가 기쁘게 여겼으면 좋겠다.

소년은 아직도 집사 복장을 하고 머리에 고양이귀 머리띠를 낀 채로 너에게 배시시 웃고 있다. 너 혼자만 별난 차림은 아니니까. 너와 같은 차림을 하고 너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소년이 지금 이렇게 너와 함께 있으니. 소품 회중시계를 차고 저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상한 나라로 앨리스가 쫓아들어간 토끼와 비슷한 차림새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그렇지만 네가 주운 이 소년은 고양이인데. 상관없지 않을까, 이건 원작이 아니니까 원작과는 조금 다른 플롯이라도, 네가 행복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괜찮지 않을까.

"응."

소년은 알고 있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의 그 나직한 대답소리는, 네가 이럴 것 같다- 하는 바람을 담아 속살거린 것처럼 소란스러운 교실 한가운데서도 선명히 너에게로 와서 닿았다. 내가 너와 같은 생각이 들게 된 것... 네가 내가 방금 든 것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 알고 있어. 그래서, "기뻐." 하고, 소년은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네 손을 쥔 채로 너를 교실 밖으로 이끌었다. 그리고는 평소의 학교와는 전혀 다른 색색깔로 분장되어 있는, 통째로 이상한 나라에 빠져버린 것만 같은 복도의 모습이 펼쳐졌다.

"우리 어디부터 놀러갈까?" 하고, 이현은 고양이처럼 생긋 웃는다.

154 이현주 ◆VjiyPjkTkc (CEZc1hFhwg)

2020-12-24 (거의 끝나감) 20:54:24

답레로 갱신해둘게. 크리스마스 이브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으면 좋겠다. 도아주가 바쁜 건 알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정도는 쉴 수 있......으려나 88

161 도아 - 이현 ◆d4gP2gXPj. (kdCeFIF7Dk)

2020-12-30 (水) 23:44:48

네가 이끄는 대로 밖으로 나왔을 때, 평소와는 다른 학교 풍경 속에서 네 목소리가 용기를 북돋아 줬을까. 네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방글방글 웃다가, 이번에는 내가 널 이끌고 가려는 것처럼 네가 쥐고 있는 내 손을 내 쪽으로 끌어당겨. 네가 내가 당겨도 오지 않고 서 있어도 상관없어. 내 손에 이끌려주지 않았더라도, 그럼 내가 한 발짝 네 앞으로 걸어갔을 거야. 어떻게 됐더라도, 너와 난 서로의 바로 앞에 서 있을 수 있도록. 어디부터 놀러 갈지 생각해보면, 학교 축제 지도는 이미 머릿속에 있어. 축제를 준비하는 동안 이리저리, 학교 곳곳을 돌아다녔으니까. 어느 반이 무슨 부스를, 어느 부가 어떤 이벤트를 준비했는지도 알고 있고, 반대로 축제 하는 동안에는 별로 발길이 닿지 않을 듯한 곳도 알고 있어.

"나, 놀기 전에 하고 싶은 거 있어."

더 가까워졌을 너와 나 사이에, 여전히 조그맣게 소곤소곤. 내 웃음에서 넌 장난기를 엿볼 수 있을까. 이번에도 너랑 내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을까. 난 그저, 단지 너한테도 똑같이 돌려주고 싶은 거야. 할 수 있다면, 똑같이 보다는 조금 더 많이 돌려주고 싶어.

"난 홍삼 사탕 먹기 싫으니까—"

너랑 나랑 둘이 있을 수 있는 곳에, "잠깐만 갔다 가자, 응?" 가기 싫다고 하지 말아줘, 그런 마음에 한 번 꼭 잡으면서 가볍게 잡아당긴 듯하기도 하고, 조금 흔들거린 것 같기도 해. 네가 그러자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네 대답을 꼭 기다리고 있다는 걸 티 내려던 것도 아닌데 티가 나버려서 너를 빤히 바라다봐.

162 도아주 ◆d4gP2gXPj. (kdCeFIF7Dk)

2020-12-30 (水) 23:47:45

좋은 밤이야... u.u 1월 1일에도 출근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정말 매일 야근한 거 같아. 덕분에 1월 1일에 출근은 안할 것 같지만... 너무 늦어버렸네. 몸이 쉬질 못하니까 글도 잘 안써져서 곤욕이었어.

163 이현주 ◆VjiyPjkTkc (sr4kZmJuCU)

2020-12-31 (거의 끝나감) 01:59:35

조금만 더 늦게까지 깨 있을걸... (눈물바다)
아니, 그래도 그만큼 도아주가 쉬는 시간을 갖고 있으니 다행이라 생각해야 할까. 다행이겠지.. 글도 안 써질 정도로 피곤하다면 쉬는 게 맞아, 응.

정월에는 출근하지 않는구나. 응, 알아둘게. 그런데 혹시 31일에도 잠깐 들릴 때가 있을까? 혹시 31일이 지나기 전에 이 레스를 발견하면 대답해줘. 답레는.. 마저 자고 일어나서 쓸게.

도아가 조금씩 밝아져가는 게, 이현이랑 거리감이 좁혀져가는 게 좋다. 사실 커플이 맺어졌다고 고백한 첫날부터 심리적인 거리감 같은 게 없는 게 아니잖아. 그런데 이 두 사람이 서로 진짜 커플이 되면 심리적인 장애물 없이 내적 친밀감 충만한 상태로 시작할 것 같아... 안 놔줄래.

164 도아주 ◆d4gP2gXPj. (JMsajZvrZM)

2020-12-31 (거의 끝나감) 09:59:56

늦게까지 깨있으려고 하지말아... 맞출 필요 없는걸. u.u 어쨌든 현생을 우선시 했으면 하고 바랄 뿐이야. 건강도 포함이고. 31일, 지금 들렀어. 답레도 느긋히 줘도 괜찮아... 늦었지만 좋은 아침이야.

도아가 너무 갑자기 이현이랑 거리를 줄인 것처럼 보이진 않을까 고민하면서 답레쓰고는 해. 갑작스럽게 느껴지지 않은 것처럼 다행이다. 그리고 이쪽이야말로 도아가 꼭 잡고 있어. u.u

165 이현주 ◆VjiyPjkTkc (wNsPkPyj9s)

2020-12-31 (거의 끝나감) 10:24:33

앗. (후닥닥)
응, 어서와 도아주... 좋은 아침이야. 그렇지만 딱 눈 감은 직후에 도아주가 온 게 조금 안타까워서.. 88 갑작스럽게 보인다거나 하면서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현이라면 어느 쪽도 좋다고 할 테니까. 이현주가 그런 것처럼...

166 도아주 ◆d4gP2gXPj. (JMsajZvrZM)

2020-12-31 (거의 끝나감) 11:09:29

답레를 다 쓰면 갱신하는게... 답레 쓰기 전에 갱신하면, 괜히 이현주가 기다린다고 잠을 미룰까봐 해서 그러는건데 엇갈릴 때마다 이렇게 안타까워 하면 미리 말해야 하나 싶어져. u.u...

167 이현주 ◆VjiyPjkTkc (wNsPkPyj9s)

2020-12-31 (거의 끝나감) 11:15:19

도아주랑 마주치는 순간이 너무 기쁘니까... 그런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그런 티가 나게 되네... 88

168 이현 - 도아 ◆VjiyPjkTkc (wNsPkPyj9s)

2020-12-31 (거의 끝나감) 11:34:16

네가 부드럽게 잡아끄는 손길에 소년의 발걸음은 너무도 가볍게 딸려왔다. 아니 가볍게보단, 달갑게, 라는 표현이 더 정확했을 듯싶다. 소년이 다가서는 발걸음에는, 너와 마주선 모습에는 분명 기쁘게, 라고 표현할 만한 그런 기색이 있었다. 손을 많이 탄 고양이를 불렀을 때와 같은 그런 기색이.

당신이 소곤소곤 건네어온 말에, 소년은 뭔데? 하고 되묻지 않았다. 그저 얼굴에 즐거운 웃음을 띤 채로, "응." 하고 나직이 대답하고는 네 손을 쥔 손에 가볍게 힘을 싣는 것이다. 네게 이끌려가거나 너를 이끌고 갈 준비가─ 아니, 같이 갈 준비가 되었다는 듯이. 정작 체셔 고양이보다 네가 오늘의 이상한 나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점이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가 가고 싶은 곳이 곧 이 소년이 가고 싶은 곳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그는 당신이 홍삼 사탕 이야기를 하자 장난기를 숨기지 않고 키드득 웃었다. 그 웃음에는 뭔가 기대감 같은 게 묻어 있는 것도 같았고.

그러다 네 손이 흔들렸을 때, 그러다 그 손끝이 소년을 톡 잡아당겼을 때, 네 흔들림은 메아리가 되어 소년에게서 되돌아왔다. 손끝이 톡 당겨지는 느낌에 이끌리기라도 한 듯이, 소년은 너와 마주본 채로 네게 허리를 숙였다. 마치 아까 네게 입맞춤을 남길 때와 비슷하게 너에게로 기울어져온 소년은 자신의 이마를 네 이마에 기댔다. 소년의 금색 눈동자 안에 비친 네 눈동자를 분명히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소년은 생긋 웃었다. 그 흔들림에 마음속에 가득차 있던 기쁨이 조금 흘러나온 것 같은 웃음이었다.

"어디든 좋으니까... 어디든 가버리자. 너랑 나랑."

응? 하고 콧소리로 덧붙이면서 그는 잠깐 눈을 감고 자신의 이마를 네 이마에 살짝 부볐다.

169 도아 - 이현 ◆d4gP2gXPj. (1452DADKJo)

2021-01-11 (모두 수고..) 21:33:41

내가 널 어디로 데리고 갈까 기대했다면, 기대한 만큼 멋진 곳은 아닐지도 몰라. 축제 분위기가 물씬 나지만, 축제와는 동떨어져 있는 곳이 몇 군데 있고, 그중에서도 제일 구석진 곳에 있는 곳. 그러니까, 오늘은 꼭 토끼굴 같은 비밀장소가 돼버린 곳이야. 도서부의 축제 부스라던가 이벤트는 도서부실이 아니라 도서관에서 하니까. 준비는 도서부실에서 했을지라도, 축제 당일의 도서부실은 홍삼 사탕을 먹기에는 어려울 거야.

"간지러워.”

네가 이마를 살짝 부벼올때, 머리카락이 간질거려서 조그맣게 웃어버렸어. 네 눈동자 안에서 분홍빛이 아니라 노랗게 비치는 내 눈동자를 얼마 보지도 못하고, 살포시 눈웃음 지어버린 거야. 여기가 교실 앞 복도가 아니었다면, 내가 홍삼 사탕을 좋아했더라면 네게 톡 닿았을지도 몰라.

네 손을 꼭 잡고서 복도 끝에 있는 계단으로 발을 옮겨가. 복도 천장에 달려서 머리 위로 내려온 장식 아래로 지나가고, 화살표 모양과 같이 각자의 부스로 향하도록 붙여진 종이 발자국에 꼭 발을 맞춰지나가. 창문에서 새어 들어오는 햇빛은 창문에 붙여진 장식 모양으로 가로막혀서, 그 모양 그림자가 학교 안에 드리워지고. 학교가 알록달록해서, 꼭 그림자도 색색으로 물든 것만 같아서, 그래서 정말 이상한 나라의 오솔길이라도 걷고 있는 기분이야. 아냐, 사실은 네가 옆에 있어서일 지도 몰라.

"짠."

도서부실로 향하는 계단을 다 올라가다 말고, 네가 나보다 한 칸 아래 있을 때 멈춰서 뒤돌아봐. 그러면 내가 평소보다는 조금 더 높이 있을 거야. 조금 장난기가 새어 나와서 너와 눈을 맞추고 웃으면, 내가 무얼 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널 데려왔는지 넌 눈치챌까. 난 그저 똑같이 따라 하는 것뿐인걸. 너도 똑같이 부끄러워졌으면 좋겠어. 콕, 네 목 옆에 살짝 입을 맞추고 나서 네 뺨에도 한 번 콕. 뺨에 한 거는 삐지게 만들었던 몫이니까. 그리고 살짝 너랑 거리를 벌려.

"...현이는 금지. 아까 했잖아."

170 도아주 ◆d4gP2gXPj. (1452DADKJo)

2021-01-11 (모두 수고..) 21:36:17

늦어서 미안해. 몇번째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하고 싶다면 꼭 말해줬으면 해. 말해달라고 할 면목도 없는 것 같지만... u.u... 좋은 밤이야. 한동안 날이 추웠는데 괜찮았을까 모르겠네.

171 이현주 ◆VjiyPjkTkc (9GsbqJC762)

2021-01-11 (모두 수고..) 21:44:33

왔구나. 좋은 저녁이야. 기다리고 있었어.
그리고 그런 말은 하지 않아도 좋아. 도아주가 여기에 돌아오고 싶다면 난 여기서 기다릴 거라는 내 입장은 바뀌지 않아. 도아주야말로 날이 한동안 추웠는데 괜찮았어? 감기는 안 걸렸고? 나는 보일러가 터져서 하루이틀 고생을 했거든... 다 해결됐지만.

172 이현주 ◆VjiyPjkTkc (9GsbqJC762)

2021-01-11 (모두 수고..) 21:48:45

나, "2021년에도 잘 부탁해" 라고 말해도 돼?

173 도아주 ◆d4gP2gXPj. (szD5A47lzc)

2021-01-11 (모두 수고..) 21:54:53

당연히 괜찮아... 고마워. 맞아, 새해였지. 2021년에도 잘 부탁해, 도아까지도. 보일러가 터졌다니 고생 많았어... 도아주는 현생 기념일이 연초에 몰려있는지라 바쁘긴 했지만 못 지내지는 않았어. u.u

174 이현주 ◆VjiyPjkTkc (9GsbqJC762)

2021-01-11 (모두 수고..) 21:57:51

>>173 2021년도 잘 부탁한다옹 집사
현생 기념일이라... 좋은 시간이었겠네. 다행이다. 어디 아프거나 하지도 않은 것 같고. 그... 현생 일은 아직도 많이 바빠?

175 이현주 ◆VjiyPjkTkc (9GsbqJC762)

2021-01-11 (모두 수고..) 22:57:28

다... 답레를 쉬엄쉬엄 쓰다가 중간에 머리 식힐 겸 이현이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엄청 잘 그려져서 손이 멈추질 않아......

176 이현 - 도아 ◆VjiyPjkTkc (9GsbqJC762)

2021-01-11 (모두 수고..) 23:34:46

자박자박, 학교 축제를 즐기기 위해 학교 건물을 누비는 발걸음은 많았지만, 소년의 귀에 들리는 것은 오로지 네 발자국소리뿐이었다. 발끝으로 전해져오는 네 발자국소리, 손끝으로 전해져오는 네 맥박 뛰는 소리. 나 말야, 정말로 기쁘다? 너랑 이렇게 같이 다닐 수 있는 게... 네가 나한테 조그맣게 웃어주는 게... 네가 내 눈을 바라봐주는 게... 네가 내 손을 잡아주는 게... 그래서 때로는 이끌고 때로는 이끌리는 게... 서로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게, 그래, 너를 만난 게. 네가 조그맣게 웃을 때, 소년의 얼굴에는 행복이 한 가득 담겨있었다.

소년은 너와 함께 네가 이끄는 대로 축제가 한창인 복도를 가로질렀다. 너와 같이 장식 아래를 지나서, 네가 디딘 종이 발자국을 디디고, 너와 함께 색색으로 물든 그림자를 가로지르며. 이상한 나라로 이끌려들어가는 듯한 그 발걸음은, 누가 이끄는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응?"

네가 멈추어섰을 때, 소년도 눈을 깜빡이며 멈추어섰다. 너보다 한 단 아래에 서서는, 황수정을 예쁘게 다듬은 듯한 눈동자로 너를 바라보는 소년은 잠깐 동안 네가 멈추어선 이유를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러다 네가 살며시 눈웃음을 지어올 때는 소년의 눈이 약간 커졌다. 네 눈웃음에 담겨있는 의미를 알아챈 것처럼. 소년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기꺼이 네게 몸을 기울여 네 입에 스스로를 물려주었다. 네 입술이 소년의 뺨에서 떨어져나왔을 때는 그 얼굴에 분홍색의 혈색이 고이 피어나 있었다. 빨개진 소년의 얼굴을 통해서, 네 모습이 가득 담긴 눈동자를 통해서, 소년의 가슴속에 네가 한가득 들어차 있는 게 보였다. 이현은 눈을 깜빡이다가, 너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질문을 건넸다.

"...해버리면, 홍삼 사탕 먹일 거야?"

안돼? 하고, 네가 한가득 담긴 노란색의 보석과도 같은 눈동자가 일렁인다. 그만, 네 입맞춤이, 소년의 가슴속에 한가득 담겨있던 너를 만개시켜버리고 만 모양이다. 물론 그래도 안된다고 하면, 그는 이내 납득하고 다시 널 따라가겠지만.

178 도아 - 이현 ◆d4gP2gXPj. (NiQA/tdi.o)

2021-01-20 (水) 19:59:37

생각보다 일찍 너에게 입술이 닿아서, 그래서 내가 한 건데도 얼굴에 붉은 꽃봉오리가 맺혀. 아직 만개하지 못한 채, 붉은빛을 머금고만 있는 꽃봉오리가 둘. 내가 하겠다고 생각해서, 내가 하겠다고 움직였는데. 이제 닿아버릴 거라고, 눈을 꼭 감아버리기도 전에 다가와서 닿도록 한 네 탓이야. 부끄럽게 만들겠다는 건 아무래도 실패야. 나도 당해버렸잖아. 네가 눈치 못 채게, 눈 깜짝할 새에 입 맞추고 떨어져야 했을 까봐. 다음에는 성공할 거야, 언제인지 모를 다음을 기약하고 있으면 네 목소리가 들려. 눈을 깜빡이다가 물어오는 조심스러운 네 질문에, 이번에는 내가 눈을 깜빡거려. '응, 안 돼.' 그렇게 단호하게 대답하기에는 나는 너를 너무 많이 좋아해서. 네가 얼굴을 빨갛게 붉히는 만큼보다 더 좋아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나니까. 그리고 두 가지 짚어야 하는 점이 있어서.

"지금 안 해도 먹어야지이."

둘만 있는 곳에서만 하기로 했었는데, 우리 아까 둘만 있지 않았잖아. 오늘 하굣길에 사러 갈 거야. 말끝을 늘이면서 딱 잘라 말한 이유는, 봐줄 생각이 없다고 굴어본 거야. 한 가지를 짚고 나서 두 번째를 짚어보면, 이번에는 말끝을 흐리고 말아버려.

"지금은 해도..."

못 먹이는데. 조그맣게 흐려진 말끝의 뒤로 이어져. 지금은 둘만 있으니까, 먹일 수가 없잖아. 눈높이가 엇비슷해져서, 더 네 눈을 바라보기 쉬워졌는데 오히려 쉽사리 눈을 맞추지 못하고 말잖아.

"...뭐 하고 싶은데?"

그러니까, 할 거면 알려줘. 일렁이던 네 눈동자를 분홍빛으로 담아내.

179 이현주 ◆VjiyPjkTkc (zTiTN0r7eY)

2021-01-20 (水) 20:00:27

어서와, 도아주. 좋은 저녁이야.

180 도아주 ◆d4gP2gXPj. (NiQA/tdi.o)

2021-01-20 (水) 20:08:07

현생은, 저번주는 점심을 하루도 못먹었고 이번주는 오늘까지 꼬박꼬박 야근(도아주 상사가 그냥 편하게 택시 타고 가라고 법카도 쥐어줬어)을 하고 있어. 그래도 건강을 해치진 않았어. 이번주는 점심식사 하고 있고...... 어떻게 나날이 바빠지는지 모르겠어. 바쁘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어... 여기서 놀고만 있고 싶어...... 8.8 보고 싶었다고 말해도 되는걸까 8.8

이현이 그림... 0.0✧ (눈물뚝)

181 도아주 ◆d4gP2gXPj. (NiQA/tdi.o)

2021-01-20 (水) 20:09:12

겹쳤...나? 응, 좋은 저녁이야. 3.3 오랜만이야...

182 이현주 ◆VjiyPjkTkc (zTiTN0r7eY)

2021-01-20 (水) 20:11:02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상판에 왔는데 도아주가 써놓은 답레가 있었어... (와락)(부둥) 응응, 도아주, 나도 보고 싶었어 88...

아니 점심도 한 번 변변히 못 먹을 정도로 바쁜데다 야근이 일상이라니 그거 너무 대놓고 블랙이잖아.......?? 괜찮은 거야 도아주??

잠깐만, 이현이 그림은 내가 심부름을 다녀와야 해서... 아아 오늘 저녁에 선 딸 생각이었는데 오늘 도아주가 올 줄 알았으면 어제 해둘걸 88!!!!!

183 도아주 ◆d4gP2gXPj. (oh5TL3Fb7Y)

2021-01-20 (水) 20:18:55

보고 싶었다고 말해도 되는구나. 응, 보고 싶었어 8.8

도아주네 회사가 안 바쁠 때는 정말 안 바쁘고, 바쁠 때는 정말 바쁜데 지금이 정말 바쁜 시즌인 것 같아. 이 회사에 오래 있던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더라... 쌓인 연차에 비해 일을 배로 하고 있단 소리는 들었지만, 나름 버티고 있어. u.u 오늘은 법카로 만원짜리 점심 먹었고. +.+

아냐, 아냐. 재촉하려고 한 말 아니었어. 이현주한테는 고마울 뿐이니까.

184 이현주 ◆VjiyPjkTkc (zTiTN0r7eY)

2021-01-20 (水) 20:24:12

언제든지, 도아주가 말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말해도 돼. 난 언제나 여기 있을 거니까...
도아주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적게 일하고 많이 벌었으면 좋겠는데88.. 도아주가 너무 고생이 많다.. 그 고생에 대한 보답이 언제고 가감없이 도아주에게 온전하게 돌아왔으면 좋겠어. 오늘 일과는 끝난 거야?

아참, 그리고 혹시나 몰라 한 마디 덧붙이자면.. 도아주가 쉬러 갈 때 쉬러 간다고 말 한 마디만 남겨줄 수 있을까? 답레 올려놓고 도아주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기다리는 게 좀 쓸쓸해서 그래..

185 도아주 ◆d4gP2gXPj. (ed69BUtRrQ)

2021-01-20 (水) 20:41:43

그렇게 말해줘서, 바라줘서 고마워... u.u 응, 이제 퇴근할거야. 지하철 탔어. 집에는 10시 반쯤 도착할 것 같아. u.u 집 도착하고 나서 들렀다 자러갈게.

쉬러 간다기보다는 기절한 것들이라 면목없어...... 깜빡 잠들수도 있다 말할게. 그런 부탁하게 해서 미안해. 그리고 정말 못할 말이지만... 평일에 밤 10시 이전에 오면 일하다 온 거라 아마 진득히 못 있고, 띄엄뜨엄 나타나고 그럴거야. 퇴근하고 온 다음에는 버텨야지 하다, 기절하는 경우가 많아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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