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피터지게 싸우는 것만이 전략적 열쇠는 아니다. 메딕은 다른 이들과는 달리 치유라는 방법으로 싸움터에 섰다. 오리지늄 아츠는 공격적인 방식뿐만이 아닌 치유적인 방향으로도 발달되었으며, 메딕은 그 힘과 지식을 아군을 보살피는데에 사용한다. 이것은 상당히 고도의 지식이며 그렇기 때문에 메딕의 존재는 희귀하고, 이런 포지션을 도맡으려 하는 자들도 드물지만 절대 이들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 싸움이 길어지며 기세등등했던 동료들이 점점 지쳐갈때, 결국에 찾는 것은 항상 메딕의 존재유무일것이기 때문이다.」
"미아는 아니에요..." "진짜로 미아는 아니라구요.." 나침반도 들고 있어서 길 잃을래야 잃을 수 없다고 항변하지만 사실 변명입니다. 그 나침반으로 길 찾으면 오버파워에요?(라는 생각은 농담이다)
"카레가 맛있어요?" 저녁으로 먹는 게 좋겠다고 기뻐하는 듯 말하고는 아내가 있었다는 주인을 보며 아내분이 가르쳐준 거려나.. 라고 생각합니다. 카레가 맛있다는 것에 그럼 카레 시킨 전 잘한 거네요. 라고 말하며 카레를 받아들려 합니다. 저녁을 뜻밖으로 해결가능해져버렸다! 그리고 로브의 후드를 벗고 카레를 뜨려는 순간 들려온 말에 얼굴이 살짝 발갛게 달아오릅니다.
"여..여자 아닌데여. 어..어어..어얼굴이 예쁘장하단 소리는 많이 듣지만요!" 목소리부터 바꾸고 그런 말을 해야 조금은 믿지... 한숨은 들릴 리 없으니.. 게다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것인데 그걸 또 부인하니... 카레를 냠냠 먹으려 합니다. 어. 맥주를 시켜줬다면 오라클은 맛을 보고는 으엑. 거릴지도 몰라요? 맛이 없어? 일까.. 카레 맛에 맥주 맛이 덮이길 원하며 같이 먹으려나?
리타가 말끝을 흐렸다. 가벼운 장난인 줄은 알았으나 하필이면 재치있게 받아치는 재주를 몰랐기 때문이다. 리타가 어색히 웃었다. 그래도 사블랴와는 가까운 사이였으니, 그런 자신을 어련히 이해해주리라 믿은 것이다.
" 응, 괜히 늦은 시간 되니까 입이 좀 심심하길래… 과자나 좀 살까 해서. "
그녀는 봉투에 들은 과자와 맥주를 보며 대답했다. 그녀는 편의점으로 내려오며, 저번 과자 파티에서 먹었던 감자칩을 살까 고민했었다. 게다가 평소 술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었으나 감자칩엔 콜라보다 맥주가 낫지 않을까 싶어 맥주 한 캔을 함께 살 생각이었다. 그런데 사블랴의 손에 들린 물건들을 보니 그 역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한 모양이다. 그녀가 작게 웃었다. 그러곤, 함께 먹겠느냐는 질문에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 그래, 같이 먹자. 어디서 먹을까… "
하고 대답하는 것이다. 리타가 편의점 안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공원은 좀 추우려나. 리타가 짤막히 덧붙이며 과자 진열대를 살폈다. 진열대에서 가장 좋아하는 감자칩을 하나 고르고, 그대로 조금 더 걸어가 캔맥주 하나를 집어든다. 또 같이 먹으면 좋을까 싶어 한쪽에 진열된 육포 하나를 고르고 나서야 그것들을 전부 계산하는 것이다. 편의점 직원이 리타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봉투에 담기 시작한다. 리타는 그 모습을 빤히 보다가, 다시 사블랴를 향해 몸을 틀었다.
" 그냥 숙소에 가서 간단히 먹을까? 공원… 지금 가면, 하늘이 예쁠 거 같긴 한데. "
캔맥주 하나와 감자칩 한 봉지를 비우는데는 그닥 많은 시간이 들지 않으리라. 하지만 그 짧은 시간이라도, 홀로 적적히 목을 축이는 것보다야 친구와 함께 웃고 떠드는 것이 낫지 않겠던가. 리타가 편의점의 문을 열며 어깨를 으쓱였다. 어디로 갈까?
미아가 아니라는 말에 그것도 당신과 같은 대답에 그래 아니니까 잘 있으라고 대답 할만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가슴을 펴고 말하는 것은 그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이상한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본인이 그렇게까지 아니라고 하는 것을 파고 들 만한 끈기는 지금의 그녀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다.
“뭘 그렇게 놀라고 있어. 술에 취해서 잘 기억 안 나기는 했었는데 적어도 지금은 아니거든. 얼굴은…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만 골격이 다르잖냐. 좀 숨기고 싶으면 외골격 같은 걸로 몸을 갖추는게 좋을걸? 보이스체인저도 같이 쓰면 더 좋고.”
그녀는 김이 샜다는 듯이 한숨을 쉬고는 당신을 살펴보았다. 당신이 하고 있는 말과는 다르게 육체적인 특징은 틀림없이 여성의 그것이었기에 그녀로서는 무어라 말을 하려 하지 않았다. 일방적인 상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었으나 그것은 분명히 당신이 정체를 숨기는 이유에 대한 것이리라.
“정체를 숨기고 싶다면 우리 사무소가 나쁜 선택은 아니겠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신원의 문제야. 숨기려면 제대로 숨길 수 있어야 한다고. …어때 카레는 먹을 만 해?”
그녀는 팔짱을 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의 비밀 이야기는 하더라도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결과가 지금 당장이라도 화제를 바꾸는 것이었다.
"사춘기.. 우... 사춘기는 이미 지났는걸요..." 사실사춘기라고 해도 무방한 게, 사춘기 시절에 일이 많았어서 그런 정신적 성장이 미묘하게 미완성상태일 테니까.. 말이지요. 그러나 그걸 인정하면 오라클일 리가 없다고요?
"외골격은 쓰는걸요." 그래서 키가 컸어요. 라고 말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보이스체인저라는 말에는 그건... 힘들 거에요. 라는 말을 하네요. 차라리 입을 빌려드린다면 빌려드리겠지요? 라는 이상한 말을 하지만. 입을 빌려도 목소리가 극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지..?
"어.. 네.. 먹을 만 해요." 저는 입맛이 그렇게 까다롭지는 않거든요.라고 말하면서 직접 요리하면 좀 이상해지지만요? 라고 말하려 합니다. 역시 황천의 요리같은 비주얼이지만 맛은 나쁘지 않다는 반대의 경우보다 있기 어려은 일을 하는 타입이지요. 화제를 돌리는 것을 아는 건지 로우씨는.. 요리를 잘 하나요? 라고 가볍게 물어봅니다.
"지옥의 곰팡이 파이처럼 생긴 건데 맛은 블루베리 파이 맛 나는 건 가능헤요." 대체 그건 무슨 요리냐.
키득 웃더니 리타의 어깨를 톡톡 두드린다. 어떤 식으로든 그저 리타가 반응하는 것을 보고싶어했을 뿐이니 그런 어색한 웃음도 사블랴 본인에게는 만족스럽다고 느꼈을까.
" 저녁을 먹어도 왜 이 시간만 되면 배가 고픈지 의문이라니까. 그러고보니 너도 잠이 안 와서 깨어있는 거야? "
어깨를 으쓱이며 의문을 표하다가도, 작게 웃는 모습에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마주웃었다. 그나저나 리타는 왜 깨어있는 걸까. 단순히 자신처럼 늦게까지 핸드폰 보느라 깨어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냥 궁금했을까.
" 이 시간이면 조금 추울지도 모르겠다. 공원으로 가기엔 조금 마이너스려나. "
이것저것 사는 리타를 따라다니며 답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공원도 운치있고 좋기는 한데 리타의 차림으로는 조금 추울 것 같고, 나도 두껍게 입고나온 건 아니라 좀 추울지도 모르겠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리타는 어느샌가 계산을 끝마쳤을까. 자신을 향해 돌아보는 리타를 말없이 바라보다가-
" 숙소로 가는게 좋겠지. 지금 좀 추우니까 공원으로 갔다가는 감기 걸릴지도 모르고. "
기지개를 쭉 펴며 편의점을 나섬과 동시에 말하고는, 내 숙소로 갈까? 리타 숙소로 가도 상관은 없는데 불편해 할 것 같아서. 라고 덧붙인다.
>>589 정말요.......! 선관때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너무 좋아요!!! °˖✧◝(⁰▿⁰)◜✧˖° 하지만 조금 할일이 남아서 자정 이후에 말씀을 드릴수 있을것 같아요. 실례가 안된다면 조금만 더 기다려주실수 있을까요? >>590 쭈왑쭈왑하기 좋은 볼이에요! 그래도 너무 오래 괴롭히면 물어요. 취급주의!
“애들은 다 그렇게 말하더라고. 그보다 보이스 체인저는 안 된다니 그러면 키는 오히려 줄여버리라고. 키는 사춘기가 지난 남자를 기준으로 잡고 목소리는 그러니까 위화감이 장난 아니야. 차라리 어린애인척을 하는게 더 쉽게 먹힐 걸?”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당신이 하려는 말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외골격을 쓴다고 하더라도 외모나 목소리 혹은 체형 같은 부분까지 교정 시키는 것은 어느정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 그건 다행이네. 솔직히 말하면 배에 들어가면 다 똑같다고 생각해서 말이야. 가끔씩 다른 녀석들이 식사를 챙겨주더라도 다 그 맛이 그 맛처럼 느껴지거든. 솔직히 이 집도 나 혼자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닐까 하고 있었어. 거 봐, 지금도 손님 없고.”
그녀는 가볍게 가게 안을 돌아보고는 다시 당신에게로 시선을 맞추었다. 그녀는 스스로 요리해 본 적이 거의 없기도 하거니와 애초에 식사에 그다지 공을 들이는 타입은 아니었다. 평소에도 배만 채울 수 있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돌아다니기에 맛이라는 개념 자체에 그다지 신경을 쓸 필요도 없을 테니 말이다.
“아니 그거 요리는 맞아? 연금술 뭐 그런건가?”
그녀는 자신에게 요리를 잘하냐고 물어보는 당신에게 그대로 대답해주려 했으나 이내 당신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 세상의 요리가 아닌 무언가와 비슷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당황하다가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서 말을 이었다.
“뭐, 아무튼 나는 요리 안해. 재료비도 들고 시간도 들고. 그 시간에 돈을 따러 돌아다니는 편이 낫거든. 예전에 근위국에서 일 할 때에는 쉬는 날마다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 생각나는 게 없어서 가끔 해먹어보기는 했는데 다른 사람 초대해서 파스타 해줬을 때 면을 태워 버린 뒤로는 전혀 안해. 이것도 벌써 몇 년 전이더라?”
그녀는 그렇게 말한 뒤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버렸다. 무언가 회상을 하는 것 같기도 했으나 단순히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얼이 빠진 사람 같기에 조금 부끄러웠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런거지. 요리는 하는 사람이 하라고 그래. 먹는 사람은 따로 있거든. 그러고보니 오라클 너는 방금 그 말 보면 요리는 제법 자신이 있나봐? 왜, 할로윈 케이크 같은 건 일부러 그렇게 만들잖냐. 푸드 아트? 뭐 그런건가?”
리타는 평균적인 수면 시간이 적은 편에 속했다. 아르고에 들어오기 전까지 수면 리듬이 굉장히 불규칙했던 탓도 있고, 일종의 불면증인것일지 늦은 시간까지도 잠이 잘 안오기 때문이었다. 터무니없이 적게 자는 날은 임무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4시간은 자려 노력하곤 했지만… 습관을 뜯어고치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 않던가. 사블랴는 잠이 오지 않아 깨어있었던 모양이다. —그러게, 이 시간은 진짜 자꾸 뭘 먹게 되더라. 리타가 가볍게 덧붙여 말하며 웃었다. 늦은 시간 땡기는 야식의 욕구는 종족을 가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 그럼, 숙소로 가자. 음… 그래, 보바네 방에서 먹을까. "
—불편하진 않지만… 리타가 그리 입을 다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리타의 방은, 아르고 '에이전시의 숙소 쇼 하우스입니다.' 라 말해도 믿을 정도로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정말 필요할 수준의 가구가 아니고서는 들이지 않았고, 게다가 리타 본인의 짐도 굉장히 적었기에 볼 품이 없던 것이다. 정말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이 맞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 자자, 앞장 서. "
리타가 장난스레 말했다. 그러고보니, 보바의 방에 놀러가는 건 또 처음인 거 같네. 겨울바람이 꽤나 차갑다. 리타는 익숙히 계단을 오르며, 보바를 향해 뒤를 돌며 먼저 올라가라는 듯 사블랴를 재촉했다. 그리 장난을 칠 수 있던 것은, 사블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그..그런가요..?" 생각지도 못한 방법을 찾아버린 에기르(족으로 추정되는)인이 충격먹은 표정을 짓습니다! 뻐끔거리며 키를 차라리 줄이라던가. 하는 현실적 충고를 아무도 안 해줬던 탓이었을까요..
"...노..노력해야겠어요! 세상엔 이렇게나 지혜로운 사람이 많아요.." "아뇨.. 그게 아니잖아요. 아니. 아차차..." 두 번째의 말은 혼잣말이지만 입 밖으로 내선 안 될 말이었는지 아차. 라며 입을 다뭅니다. 손님이 없다는 것에는 카레만 전문으로 하면 괜찮은데 다른 건 맛없어서일지도 모르죠? 라는 일침을 쏴버립니다. 참...
"그렇군요.." 요리를 안 한다는 것에 순순히 납득합니다. 본인이야 약간의 강박증세로 요리를 직접 하곤 했던 거라 그렇지.. 그냥 사먹는 게 오히려 경제적일 때가 가끔 있으니까요.
"아뇨.. 그냥 레시피대로 하는데 외양이 그렇게 나오더라고요..." 그게 대단한(?) 점이지 않을까요? 황천의 요리같은 비주얼인데 그게 레시피를 따른 거라니. 머리와 손이 꼬이기라도 한 걸까? 근데 그런 걸 노리면 더 충격적인 비주얼이 나오더라고요. 라는 말을 합니다. 그래도 제단에 올릴 음식은 정상적으로 하려고 무던히 노력해요. 라고 재잘재잘.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떠올라있는 거품을 걷어내고서 흐릿한 기억을 찬찬히 되짚어보니 그런걸 본 기억이 한켠에 남아있긴 했다. 타조알을 가지고 오믈렛을 만들어먹은 사람 이야기였나? 세상에는 신기한 사람들 천지인가 싶은 그런 기행이었을지도 모른다.
"음... 다시 생각해보니 전에 들었던 기억이 있었을지도?"
조금은 흐릿했던 미소가 비죽여지더니 찬찬히 올라가며 고운 호를 그렸다. 물론 잠깐의 실수가 필요이상으로 길어진 입꼬리를 만들어냈지만, 그것도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기에 어쩌면 잘못 본거지 않을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
"정말? 만약 그래준다면 그것만큼 고마운 일도 없을것 같아."
받은대로 돌려준다는 취지인지, 아니면 그의 말대로 너무 귀한건 부담된다는 의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가 선뜻 건넨 말이 다른 것도 아닌 요리라는 이야기에 미소가 절로 지어질만도 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에 꽤 솔직한 편이었던 그녀이기 때문에 웃음을 아낄 이유 역시 없지 않을까,
"그런 일도 있었구나... 여러모로 유감인 요리였겠네. 아... 그건 그렇지? 같이 구하는 것도, 분명 재밌을 테니까."
그의 이야기를 찬찬히 들어보면 스스로 만들어 먹는 것에도 꽤 재능이나 실력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확실히 음식이란건 그림처럼 여러 견해를 보며 그것들을 흡수하기 마련이었다. 그가 어떤 쪽으로 재능이 있는진 알수 없지만,
"아... 그, 그렇구나... 응. 그건 그래... 편히... 생각해야지..."
딱히 긴장하거나 경계하는건 아니었지만 그녀는 상대방에게 꽤 신경을 많이 쏟는 편이었기에 종종 상대방이 마음에 담지 않는 부분까지도 세세히 신경쓰는 버릇이 있었다. 그래도 그가 긍정적인 사인을 보냈기에 그녀는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를 했다는듯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살짝 멍한 표정에 붉은기가 어릴 즈음 갑자기 들려오는 알람소리, 그 소리가 어디에서 나는지 알고 있던 그녀는 오븐을 열었고, 방금 전보다 더 진한 향내는 허브 뿐만이 아니라 따로 맛을 입힌 건진 몰라도 꽤 먹음직스러운 느낌을 주기엔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