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5"그래요?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저도 타지 사람인걸요. 옛날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안 계시고, 아는 사람도 없거든요."
자신처럼 도시에서 이곳으로 이사를 온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동질감을 살짝 느끼기도 하나, 완전한 친근감은 또 아니었다. 뭔가 거리감을 주는 모습은 도시에서 생활할때 본 사람들과 비슷하다고 사내는 느꼈다. 처음에 텃세 비슷한 뭔가가 아닐까 생각을 했던 가설을 저버리며 그는 자신의 흘러내린 묶은 머리카락을 자신의 어깨에 살며시 올려 어깨선을 타고 흘러내리게 만들었다.
"고마워요.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보세요."
시간을 끈 것은 아니었다는 말을 살며시 덧붙이며 사내는 갈 길을 가는 그녀를 바라보다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쯤 집을 살폈다. 방치된지 꽤 오래 되었으니 구석구석 청소하고 정비해야 할 것이 많겠다고 생각하니 절로 쓴 표정이 얼굴에 남았다.
"어떻게든 되겠지. 어떻게든."
그렇게 혼잣말을 하며 사내는 우선 집 겉을 정돈하려는 듯, 집 주변을 천천히 돌아봤다. 거미줄을 걷어내고, 너무 낡아서 정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체크하며, 그는 그 나름대로 열심히 정비에 집중했다.
/상황상 막레가 될까? 아무래도 서로 초면이니 쫓아가거나 하진 않을 것 같고, 여캐 쪽도 굳이 다시 돌아올 것 같진 않으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