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오묘하게 올라간 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예상하게 해 게슴츠레하게 눈을 뜨고는 "왜요?"하며 은밀하게 물어보려다 주제가 돌려진 대답에 입 안으로 삼켰다.
"헤- 생각보다 화끈하시네요."
근접 무기에서 살짝 눈을 크게 떴다가, 스태프라는 말에 머릿속으로 스태프로 적군을 후드려패는 오라클 씨를 상상해본다. 으음... 미묘한 표정을 짓던 테티는 곧 남장이라는 대답에 눈을 끔뻑이며 쳐다봤다.
"아하.. 남장이요? 그렇군요, 음..."
전혀 남장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면 충격 받으려나, 아니면 동심이 파괴되는 느낌이려나. 어린 아이의 장난기처럼 못된 심보가 올라오려다 나중에 좀 더 친해졌을 때 발언해버리자고 다짐하며 또 한번 할 말을 삼키었다. 어쩐지 오늘따라 거침없는 입을 조심하는 경우가 많은 듯 했다. 원래 이런 건 마지막에 터트리는 게 정말 재밌지!
"여러곳을 돌아다니면 적응이 되는건가요! 저 항상 추위도 더위도 많이 타서 고생할 때가 있었는데요. 음, 그래도 안 덥다니 다행이네요."
그러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망치 얘기가 나오자 차분해지려다가 곧장 타오르는 눈으로 설명을 시작한다.
"네! 정확히는 망치를 매개로 해서 망치와 닿으면 상대방이 약화돼요. 절대, 절대, 절대로 망치 힘 때문에 약해지는 건 아니에요! .....음, 아닐거에요."
잠시 기억을 스쳐지나가는, 실수로 아츠 조작없이 망치를 휘둘렀을 때 휘청거린 적 한 명이 보였으나 모르는 척 했다.
"그래도 근접해오는 적에게.. 아무것도 못 하고 맞기는 싫어요.." 단도라도 있으면 가능하겠죠..? 라고 말하지만 사실 단도보다는 창 같은 거로 찌르기가 더 쉽다는 점을 간과한 겁니다. 물론 디버프 하다보면 단도찌르기만으로도 치명타가 터질지도 모르지만..은 농담입니다. 진짜 농담이라고요.
"네..! 저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어요.." 그래서 날씨는 웬만하면 적응이 좋아요. 라면서 빅 테티씨는 잘 타시는군요. 고개를 끄덕끄덕
"...그치만 망치에 맞으면 아플 테니까요?" 아닌가...? 라고 의문이 섞인 듯 말하고는 그만두기로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망치에 맞아 휘청거리는 걸 보면 거짓말을 해써!라며 쇼크를 조금 먹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사실 본인이 넘어간 거니까 상관없나?
"아..아니요.. 육분의는 그렇게 후려치면 망가지니까요." 꾸물거리면서 스태프를 보여주려 합니다. 육분의에 막대기가 달린 형태이니.. 생각보다 정교한 타입입니다. 흔들면 움직이기도 해서 후려패는 용도는 아니에요. 라고 말합니다. 그야말로 정통 캐스터-서포터의 정석..!
그럼 네로주, 일상은 어떻게 할까요! 까까파티 배경.. 아까전의 이벤트 자기소개 상황에 바로 이어서 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주저앉은 도나에게 네로 쌤이 먼저 다가와주시는 거랑, 도나가 이리저리 눈치 보다가 '앗. 아는 얼굴이다! ㅠㅠ' 하고 쌤한테 다가가는 거 두가지가 떠올라요. 근데 호오옥시 선레 써주실 수 있다면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제가 지금 좀 씻고 싶어서...헿헤.... 뽀독뽀독 씻고 개운하게 일상 돌리면 좋잖아요!
쓸데없는 이야기 1 메딕으로 짜던 이젤은..그림쟁이 컨셉을 잡고 과거사를 짜던 중에 '어 이거 메딕이 될 건덕지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서포터나 캐스터로 전향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메딕이 한 명도 없길래 한 명 정도는 필요하겠거니 싶어서 양부모를 추가하고 메딕으로 했다.
서포터 쪽이었으면.. 그림을 그려서 적에게 디버프를 끼얹었을 거 같아요.. 정확히는 정신타격?
리타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며 되물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리아의 말을 재차 되풀이한 것에 불과했다. 고민, 그 말에 리타가 곰곰히 제 기억을 되짚기 시작했다. 사실 온전히 붙어지낼 곳과 안정적인 수입원이 생겼다는 것만으로 그녀를 괴롭히던 지독한 고민들은 대개 사라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지라, 이따금 툭 튀어나오는 잔가지 같은 고민들이 생기곤 했다. 꼭 하나를 꼽으라면...
" 요즈음은... 나름 챙겨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잘 지내고 있어요. "
리타가 느릿히 말을 이어갔다.
" 고민이 있다면... 요즘들어 라테라노의 디저트가 먹고 싶어진다는 것 정도... "
리타가 제 뺨을 긁적였다. 정말이지 사소하기 짝이 없는 고민이다. 하지만 라테라노의 디저트는 최상급이라 자부할 수 있을 정도였기에, 주기적으로 그 맛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흐음, 리타가 손끝을 꼼질였다. —음, 그러니까요. 리아씨 혹시,
" 나중에 같이... 디저트 먹으러 가실래요? 아, 라테라노에 직접 가자는 말은 아니고... 이 근처로요. "
아, 디저트를 좋아하느냐고 묻는 것이 먼저여야했다. 하지만 이미 내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었으니, 그저그런대로 만족하는 수 밖엔 없었다. 리타가 조심스레 리아의 얼굴를 살폈다. 어떠세요? 하고 묻는 듯한 눈빛을 하고서.
사무소 환영식의 전통인 자기소개 시간이 끝나고 난 뒤, 대원들은 각자 자기들만의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얌전히 다과를 들고 있었던 네로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신경 쓰이는 것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다. 시선을 돌리자 구석에 주저앉은 채 얼굴을 묻고 있는 피티아 여성이 있었다. 방금 전 자기소개 시간에 그녀가 쭈뼛거리며 얼굴을 붉히는 것을 네로도 보았다. 워낙에 수줍읍이 많은 사람이었다. 의무실에서, 네로를 처음 만났을 때도 그녀는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고, 무사히 사무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선배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래봤자 1년 짬밖에 차이나지 않지만. 네로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무릎을 굽혀 눈을 마주하기 좋은 자세를 했다.
자신의 물음에 답하려는 듯 생각에 잠기는 리타를 재촉하지 않고, 오니는 그저 앞에 놓인 쿠키를 주기적으로 입에 가져가며 시간을 보낸다. 서두르지 않는다. 그저 여유롭게 리타의 입에서 자신의 생각이 나오길 바라면서, 입이 심심하지 않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굳이 재촉해봐야 솔직한 생각을 들을 수 없고, 재촉할 정도로 자신의 말재주가 좋지 않다는 점도 있었다.
" 그건 다행이네. 리타 혼자였어도 잘 했을거라 생각하지만. "
잘 지내고 있다는 리타의 말에는 고개를 작게 몇번 끄덕인 오니가 중얼거림을 남긴다. 다행이다, 힘들어서 이곳을 떠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 이상 무엇이든 희소식이나 다름없었다. 분명 이대로라면 더욱 더 자리를 잡을 수 있겠지.
" 디저트..? "
생각치도 못한 고민에 날카로운 눈매가 아주 잠시 둥그렇게 변하며 부드러워진다. 그러나 이내 다시 평소처럼 날카로운 눈매로 돌아온 오니는 쿠키를 몇번인가 만지작거리다 다시 시선을 돌려 리타를 바라본다. 질문을 던지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린다. 분명 이 질문 하나로도 충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둔감한 오니로서도 모를 수가 없었다.
" 나랑 가면, 재미 없을지도, 몰라. 그래도 괜찮아? 나는 괜찮아."
말재주가 없다. 표정의 변화가 적다. 표현이 서투르다. 이 모든 것이 갖춰진 오니는 자기 자신이 그리 재밌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과는 다르게 '여자아이' 같은 리타가 자신과 디저트 가게에 가는 것이 재밌을지 자신이 없다는 듯 물음을 던지곤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요컨대, 오라클 씨는 그거구나. 근접 딜이 가능한 서포터! 항상 전투 방식이 근접전인 테티에게는 장거리 서포팅이 가능한 그녀가 신기한 듯 싶다. 자신도 무언가 범용성 좋은 기술을 개발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는 그녀에 의해 샐샐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비록 그녀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던 듯 싶지만, 선생님께 착실히 대답하는 혹은 자랑스러워 하는 것 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물론 입 밖으로 초면에 귀엽다거나 하는 말은 꺼내지 않았음에도 얼굴에 기분 나쁜 흐뭇함이 서려있는 것은 감출 수 없었다.
"아프긴 하, 하겠지...만....! 그래도 아츠 위력이 더 세니까요 기본적인 망치의 힘보다!"
그쵸? 정해진 답을 종용하듯 짐짓 엄한 표정을 짓는다. 물론 그 얼굴이 위협이 되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만.
"아하... 확실히.. 망가지겠네요. "
무언가 아쉬운 듯 말꼬리를 늘이며, 그녀의 스태프를 오목조목 둘러본다. 아쉬움이 담긴 눈은 금세 흥미로움으로 바뀌었다.
"저 꼭 전장의 오라클 씨가 보고 싶어졌어요. 앗, 같은 서포터라 사람 많이 투입되는 일이 아니면 같이 갈 일이 별로 없으려나요......"
엑스칼리버는 말하자면 정상적인 환경에서 성장하지 못했으니 할 건 다 하고 살 만도 하다고 생각해요~ 바깥에선 환영받기 힘든 살카즈+광석병 감염자의 2중 크리에다가, 그나마 안식을 얻어야 할 가정은, 마이어 가의 적자생존을 기치로 한 독특하고 엄격한 후계세대 교육철칙 때문에 가정이라기보단 사관학교에 가까운 고압적인 환경이었으니까요.
"그래도.. 다른 분들이 다 오기도 전에 싹 쓸어버릴 테니까요..?" "그래서 걸어주는 걸 열심히 하려고요" 근딜이 가능은 하지만, 근딜은 최후의 수단이고 가드고 뱅가드고 스나이프나 디펜더가 다 맛이 가야 가능한 게 아닐까...? 라는 의미불명의 생각을 합니다.
"그치만 아프고 디버프라면 적들 울지도 몰라요?" 아. 전 안 울어요! 라고 말하지만 뜬금없다는 것 알아요? 하긴. 생선들은 눈물을 흘릴 필요는 없던가.. 물론 물에 사는 게 아니므로 눈물을 흘리긴 할 겁니다.
"파..판단하기에 따라서.. 같이 갈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디버프를 한 번 머겅. 두 번 머겅 해서 쓸어버릴 수 있으면 더 편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뒷사람의 생각이다) 고개를 끄덕이지만 그래도 딱히 볼 만한 건 아니니까요.. 스태프를 흔들거리거나. 기도하는 게 다라서..라네요. 신관이라 자칭하는만큼 기도를 안하진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