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둥지를 틀어 자기 몸을 뉘이는 법이다. 물론 그게 진짜 새라면 신체구조상 눕는다는 단어가 성립되지 않겠지만 아무렴 어떤가? 사람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면 문제없는 일이다. 소파에 잔뜩 웅크려 등을 기댄 그녀의 모습은 흡사 몸을 잔뜩 부풀린 작은 새 같아서 얼굴을 묻고 있는게 꼭 잠들어있는 것만 같았다.
농땡이를 피우는 것인가? 그건 딱히 아니었다. 임무라면 왜 없냐 싶을 정도로 루즈한 스케줄에 이제 익숙해질만도 했으니까, 더욱이 오늘은 그럴 날도 아니다.
그럼 진짜 낮잠을 잘 뿐인가? 그것도 아니었다. 살짝 내놓은 눈은 아까부터 저만치에 있는 문을 바라보고 있었으니, 생각해보면 오늘은 그 소장이란 양반이 온다 했나? 항상 머리에 쓴 헬멧이 이젠 정겨워보일 정도였다.
"생각보다 일찍왔네?"
주요인물이 왔음에도 계속 소파에 옹송그려있는 것은 그녀가 딱히 그럴 깡이 있는 것도, 짬이 되는 것도 아닌 그저 '많이 봐서 익숙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엑스칼리버나 롱고미니아드나 멋있는 이름들뿐인걸요. 그러고 보면 전부 다 아서왕이 썼던 무기들이네요 uu (동질감)
그 이외에도 산크타들만이 총기에 적성이 있는 이유는 오리지늄 아츠로 총을 작동시킬 때 총의 그 복잡한 메커니즘을 일일이 오리지늄 아츠로 제어할 수 있을 만큼 아츠를 정교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종족이 산크타뿐이라서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문맥을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헷갈리지만..
아녀 총 자체는 그다지 직위가 높지 않아도 자격만 있으면 산크타족 누구나 쓸 수 있어요. 라테라노 국민 대부분은 수호총을 들고 댕기기도 하구요 총이 비싼 이유는 위와 같은 이유도 있지만 그냥 속된말로 타국민애들 바가지 씌우는거에요 그래서 사실 라테라노의 총기는 다른 종족들에겐 병기라기보다는 일종의 부의 상징이나 기념품의 의미가 더 강하죠
>>284 넵 맞아워~ 정확히는 일일히 제어한다고 표현할 필요없이 그냥 방아쇠 누르면 나가는 수준이에요 제어하는건 다른 종족들의 일이죠 총기의 매커니즘, 탄약의 격발. 아츠의 흐름. 이 중에 무엇 하나만 잘못되어도 총은 터집니 그럼에도 쓰고자 한다면 쓸수있긴해요
그러고보면 소장이란 사람이 이렇게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도 되는가 싶지만 그녀는 딱히 개의치 않았다. 높으신분이 1년 365일 24시간동안 대원들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인력사무소 정도의 단체지 않은가? 동료인 대원들도 이에 익숙한지 다들 알아서 잘 해나가는 모습이었고, 딱히 체계가 빡빡한 것도 아니었기에 너무 긴장만 하고 있어봤자 좋을 건 없었다. ...지루한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그 당직자씨가 누구씬진 몰라도 일찌감치 땡땡이를 쳐서 내가 대신 당직을 서고 있었으니깐,"
그가 간단하게 아는척을 하고선 들고왔던 골판지상자 안의 내용물을 그 앞에 쏟아내자 그녀는 그때서야 아, 하는 표정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못할건 없지. 초침이 몇번 돌아갔는지 세는 것보다야 나을테니까,"
다과회라도 열 생각일까? 그러고보니 오늘은 새로 온 이들을 위한 환영회를 열거라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적이 있다. '슬슬 그럴 때도 되었지...' 하는 생각에 과자와 음료수를 보기 좋게 나름 종류를 맞추어 적당히 섞어두기 시작했다. 누가 보면 강박증이라 느낄 정도로 균일하게 놓여진 테이블 위의 행렬이 군인들 저리가라 할 정도의 열을 맞추고 있었으니, 역시 그 성격은 어디 안가나보다.
"그래서, 이건 또 어디서 공수해왔대? 바가지 쓴건 아니겠지? 아무렴, 우리 소장님이 노가다 뛰고나서 이런걸 급여 대신 받아올거 같진 않고..."
고마워요 귀여운 캡, 짱 귀여운 요나카주. 그럼 조금만 더 지켜보다가 일상 해보는 걸로~ 그럼 질문 하나만 해볼게요. 명빵? 세계관에서 음식은 우리가 먹는 음식처럼 친숙한 모양새일까요? 뭔가 빵 종류가 많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젤리나 사탕 같은 간식거리도 있는지 궁금하구요.
부서진 격벽 너머로 무언가가 보였다. 콜로서스의 무기질 신경회로가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할까 고민하며 더 뜨겁게 끓어올랐다. 누구냐고 묻는걸 보니, 일단은 적대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콜로서스는 그렇게 생각했다.
"..."
콜로서스는 눈 앞의 인영을 내려다보았다. 오리지늄 공명이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하니 광석병 환자는 아니고 그와 같은 하모나이트는 더더욱 아닌 모양이다. 콜로서스는 방호복 상태를 세번이나 더 점검하고 나서야 자신을 제대로 소개할 수 있었다.
"코드네임 귀요미. 본명 콜로서스. 아르고 에이전시 오퍼레이터. 오리지늄ㅡ규소 기반 무기질 자연광석에 기반한 유사지성체."
콜로서스에게는 입이 없었다. 하지만 오리지늄의 힘을 응용해 안속에 입력된 가청영역의 파장을 조합하여 음파를 만들고, 다이아몬드를 깎듯 세심하게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가공했다. 언어는 울림통을 따라 크게 울려서 상대에게 전달되었고, 콜로서스도 되물었다. 진중한 남자의 목소리와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섞여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