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멀티 뛰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 걸까... 기력이 없어서 각 스레마다 데이터 바꿔가면서 뛰는 짓은 못하겠더라 난... 하려다가 까먹기도 하고 나메 실수 할까봐 그것도 무섭고... 사실 일일이 아이디 대조해보는 사람이 있겠느냐만은 그래도 뭔가 괜히 아이디 유지하기에도 좀 그래서 멀티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데 멀티 뛰는 유저들은 기력이 넘치는구나...
생명공학 기술이 어마무시하게 발달해 사람과 거의 다를 바 없는 인조인간을 쑥쑥 생산해내는 사회에서 롤플레이를 해보고 싶다. 업무 중 사망한 남자 형사의 남겨진 가족을 위해서, 남자 형사를 본따 만들어진, 자기를 그 남자 형사 본인이라고 철저하게 의식하도록 프로그래밍된 인조인간 역할을 하고 싶다. 위험한 임무에 휘말려 순직했다가 상부의 뭐시깽이 요괴같은 프로그램 덕분에 부활할 수 있었다길래, 요즘 기술 좋네 하면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는데 왜인지 전과 달리 어색하고 위화감 느껴지는 태도로 자신을 대하는 가족들과 주변 친구들의 모습에 당황하고 싶다. 분명 스스로에게 그 남자 형사의 기억이 있고, 자신이 그 남자 형사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자신은 그저 위험한 업무에 투입되었다가 한번 죽고 살아났을 뿐인데, 너같은 인조인간은 내 아빠가 아니라며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 아들과 그런 아들을 달래며 슬픈 눈으로 난 바라보는 아내의 눈길에 침울해져서는 집에서 도망치듯이 나와서는 단골이었던 펍으로 도피하고 싶다. 자신이 인조인간이건 아니건 신경쓰지 않고 자신을 수더분하게 대해주는 만만디 바텐더가 내미는 술잔을 받고는 뭔가 우울한 말들이 목까지 쌓여올라와서 목구멍이 터져나갈 것 같은데 속 털어놓는 법을 몰라서 그냥 뒤통수 긁적이고는 독한 술 한 잔 마시고는 우울한 말들을 억지로나마 흘려보내고 싶다. 정처없이 호스텔에 장기투숙을 끊어놓고는 출근도 하지 않고 방황하고 싶다. 그러다가 우연한 계기로 이런저런 다른 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는, 도움을 받은 사람에게 이런저런 충고를 받고 정신적 성장을 이루고 싶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리고 직장으로는 다시 충실한 형사로 돌아가서 예전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동료들에게 다시 인정받고, 아내와 아들은 먼발치에서나마 지켜보면서 간간이 생활비를 부쳐주며 살아가고 싶다. 그러다 형사 업무 도중 갱단의 극악무도한 함정에 잘못 걸려서 아내와 아들이 납치당하고 싶다. 가족이 연루된 사건에는 절대 개입하지 말라는 수사기관의 철칙을 깨고, 지하 마켓에서 각종 불법 안드로이드 강화시술을 받고는 아내와 아들을 되찾기 위해 악당들의 소굴에 난입하고 싶다. 존윅 내지 테이큰 한편 찍어가면서 화끈한 액션씬을 찍으며 몸이 점점 부서져가는 것도 개의치 않고 악당들의 소굴을 돌파해서, 아내와 아들을 간발의 차로 구해내는 대가로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고 싶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치명상을 입어 쓰러진 악당 보스가 "네 꼬락서니를 보라고... 넌 그저 그 녀석을 카피한 로봇 나부랭이일 뿐이야. 진짜 살아 있지도 않은 놈이..." 하면서 매도를 날리면, "이런 꼬락서니라도 상관없어. 어떤 꼴이라도 나는 나고,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었던 것뿐이야." 라고 받아쳐 주고는 탄창에 남아있던 마지막 총알로 보스에게 최후의 일격을 날리고 싶다. 숨통이 끊어진 악당 보스와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를 배경으로, 스파크를 툭툭 튀기면서, 노이즈가 끼어가는 시선으로 눈물범벅이 된 아내와 아들을 바라보면서 마지막 말들을 남기고, 의식이 끊어지고 싶다.
"미안해. 너희를 사랑하니까, 같이 행복해지고 싶었는데... 잘 안됐어." "그렇지만, 괜찮다면, 다음이라는 게 있다면..." "세 번째의 나를, 조금만 더 사랑해 줘."
그 사람이 너참치와 무슨 관계고, 무엇으로 인해 자살을 하고 싶어하는지 알아야 무슨 말을 해주는 게 좋을지 판단할 수 있는데, 그게 노출되면 사생활, 개인정보 및 신상의 침해 우려가 있고, 세세하게 알지 못하고 대략적으로 알아봐야 선무당 사람 잡는 두루뭉실한 말밖에 못해주는데 그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 익명게시판의 사람들은 그렇게 예민한 주제에 대답해주지 못해. 네이버에 "자살" 을 검색하면 24시간 전화상담센터들의 전화번호가 주르륵 뜨니까, 차라리 그 쪽을 알아보길 바라. 모쪼록 슬픈 일 없이 잘 풀렸으면 좋겠다.
>>69 나 집이 원망스럽고 삶에 희망이 없어서 자살 준비하던 참치인데 내가 죽더라도 집은 잘 돌아갈 것 같고 밥 잘 먹고 제때 자니까 우울한 생각도 줄더라고. 복수심에 자살 결심하는 경우라면 소용없을거란 얘기 꺼내보고, 삶에 희망이 없는거면 우선은 제때 잠들라고 권해보자.
내가 밴드에서 한 장기커 뛸 때 앤캐가 생겼음. 근데 막 너무 좋아! 이건 아니고 그냥 적당히 좋아하는 그런 정도여서 커뮤 엔딩 난 뒤에도 이어가면 잘해드릴 자신 없어서 그냥 적당히 둘러대고 연공 안 하고 끝냈었거든? 근데 나중에 사찾글에 글 올라와서 그분이 나 찾더라. 상판으로 치면 한 스레 뛰다가 앤캐 생기고 엔딩 난 뒤에 그냥 빠빠이 했는데 나중에 못다말에서 앤오님이 찾았다고 보면 됨... 근데 사실 난 어차피 커뮤속의 그런 관계는 그냥 놀이니까 가볍게 여기는 사람인데 그분은 그게 아니었던 거 같아서... 내가 앤캐를 좋아는 하지만 정말 매일 보고 아껴줄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 죄송하다고 했는데 잘한 거겠지? 나도 앤캐 귀여워 하긴 했으니까 뭔가 아쉽긴 했는데 그래도 이 이상 이어갈만큼 좋은지는 모르겠더라... 이런 경우에는 그냥 안 이어가는 게 맞는 행동이었겠지? 꼭 밴커로 생각 안 하고 상판에 대입해줘도 되니까 너네라면 어떻게 했을지 알려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