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판 유저들에 의해 지정된 공식 룰을 존중합니다. ※친목&AT필드는 금지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금지입니다! ※모두에게 예의를 지켜주세요. 다른 이들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어서 상판을 찾았다는 점을 잊지말아주세요! ※지적할 사항은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해주세요. 날카로워지지 맙시다 :) ※스레에 대한 그리고 저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환영합니다. 다만 의미없는 비난은 무시하겠습니다. ※인사 받아주시고, 인사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라는 다섯글자에는 생각보다 많은 힘이 있답니다. ※17세 이용가를 지향합니다. 그렇다고 수위와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굉장히 편한 사람입니다. 질문하는 것 그리고 저라는 사람을 어렵게 여기지 말아주세요 XD
화창한 대낮, 키아라는 간만에 보호소에 마리아를 보러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것도 그렇고, 이전에 콜트와 함께 마리아를 보러 가기로 약속했었다지요. 그래서 키아라는 휴대폰을 들어, 콜트에게 간단한 연락을 취했습니다. 보호소 앞에서 만나자는 간단한 문자 한 줄이었습니다. 그 뒤, 키아라는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집을 나섭니다. 보호소로 가는 길에 가게를 들러 마리아에게 줄 간식거리를 사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넋을 놓고 걷다 보니 어느새 보호소 앞이었습니다. 키아라는 보호소 앞의 벤치에 앉아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잠시 시선을 둡니다. 그 뜨거웠던 햇살도 이제는 조금이나마 누그러진 듯 했습니다. 벌써 가을이 오는 모양입니다.
내용에 비해 억양은 높낮이 없이 무미건조하게 대답한다. 대충 대답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실은'이해하지 못했지만 일단 알았다'라는 뜻에 가깝지만. 경계선이 보이지 않으니까 그걸 뚜렷하게 하려고 답을 찾는 건가? 하지만 뜻이 확실히 무엇이건 간에 한 가지 명백한 사실은,
"타인의 주관이라는 건 대체로 이해하기 힘들어요."
풀지 못하는 수학 문제를 눈앞에 둔 기분이다. 손에 잡힐 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게 자꾸 사람을 귀찮게 만든다. 더 귀찮은 지점은 답이 없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자꾸 신경이 쓰인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답이 없다고 사고하는 걸 관두는 행동은 오답이라고 아빠랑 미호 소장님이 입을 모으니까.
"그 답이라는 거, 잘 찾았으면 좋겠네요."
일단 기계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이라는 걸 한다. 여전히 목소리에는 이렇다 할 진심이 없지만.
"고맙지만... 빈 말 할 필요없어. 오히려 네가 이해하는게 더 비정상이야."
귀염성 없는 대답이다. 네가 말하는 기계적 상호작용인가 뭔가 하는 거겠지. 분명 제대로 된 데미휴먼으로 자라기 위해 주변에서 그런걸 가르치는 거겠지만, 솔직히 이쪽은 못 미덥다. 인간도 제대로 못 자라나게 세상인데.
애초에 지금 내가 하는 말은 '검리'의 문제다.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다. 당연히 이해하기도 어렵지.
"왔다... 귀찮은 녀석."
잠시 뒤 병실의 문이 열린다. 정확히 6분. 쿠보타가 1분 초과해서 도착했다. 역시 스스로 허들을 너무 높힌 것이다. 하지만 본인은 역시 그런 것에 신경쓰지도 않고 적당히 의자에 눌러 앉았다.
매일 약속한 시간에 찾아오는 간호사. 루르는 고개를 들고는 딱히 없어요. 하고 말하고는 손을 들어 난간을 톡톡, 하고 두번 쳤다. 간호사는 차트를 넘겨보다가 싱긋 미소를 지어주고는 링겔을 조작했고 이후 차트판을 톡톡 치고는 루르와 눈을 맞추었다.
" 시술은 언제에요? " - 아마 5일후일거에요. 걱정마세요. 금방, 그리고 잘 끝날거니까. - " 으응.. 알겠어요. 고마워요. "
간호사는 그럼 다음에, 하고 말하곤 다시 돌아갔고 루르는 5일인가-하고 중얼거리며 이전에 리코가 주고간 사탕을 꺼내 입에물었다. 입 안 이리저리 굴리다보면 금새 달달한 맛이 퍼졌고 혀 끝에서 사탕을 굴리고 있다보면 시간이 흐르는 건 금방 잊을 수 있었다. 딸기맛. 딱히 제일 좋아하는 맛은 아니다만, 그렇다고 싫어하는 맛 또한 아니다. 그저 있으면 먹고 아니라면 마는 그런 것이니 이번에는 '그냥 있으니까 먹는다.' 정도가 맞으려나. 지루하다고 생각할 때 즈음에 발소리가 들렸다. 또 누군가가 온다. 계속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자신을 감시하러 오는 것이 영 불편했다. 모르는 사람앞에서는 잔뜩 긴장하고 부끄러워지고 고개를 숙이게 되는 성격이라, 차라리 잠들어서(잠들 수 없다면 자는 척이라도해서) 상황을 벗어나는 루르였다. 앞에 오는게 누구인지는 모른다. 그저 이번에도, 자는 척을 하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