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판 유저들에 의해 지정된 공식 룰을 존중합니다. ※친목&AT필드는 금지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금지입니다! ※모두에게 예의를 지켜주세요. 다른 이들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어서 상판을 찾았다는 점을 잊지말아주세요! ※지적할 사항은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해주세요. 날카로워지지 맙시다 :) ※스레에 대한 그리고 저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환영합니다. 다만 의미없는 비난은 무시하겠습니다. ※인사 받아주시고, 인사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라는 다섯글자에는 생각보다 많은 힘이 있답니다. ※17세 이용가를 지향합니다. 그렇다고 수위와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굉장히 편한 사람입니다. 질문하는 것 그리고 저라는 사람을 어렵게 여기지 말아주세요 XD
총성이 울리고, 키아라는 외마디 신음소리와 함께 바닥에 풀썩 쓰러졌습니다. 한쪽 손으로 총탄이 파고든 자리를 붙잡았습니다. 옆구리에서 배어나온 피가 손을 적시고, 땅을 적셨습니다. 도저히 몸을 가눌 수 없었습니다. 움직이려 하면 격렬한 통증이 일어 쉬이 움직일 수 조차 없었습니다. 쓰러진 채, 바닥에서 거친 숨소리만 내고 있었지만 그 눈은 쉬지 않았습니다. 주변을 샅샅이 둘러보던 사냥꾼의 시야는, 곧이어 한 인영이 스쳐지나가는 모습을 포착해냅니다. 키아라는 필사적으로 기어가 그 이의 발목을 잡고 넘어뜨리려 했습니다.
유페미아는 의사가 아닌 생물학자다. 하지만, '벽' 밖으로 탐사를 나갔을 당시, 총기교육의 일환으로 실수로 총을 맞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분명 배운 적이 있었었다. 일단, 왈칵왈칵 쏟아나오는 피에 손수건을 대 지혈하고는, 리코의 움푹 패인 상처에 같은 손수건을 대 파인 곳을 매꾼다(정말로 요즘은 손수건으로 피를 지혈하는 데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이건 더이상 기분이 아니다!). 다음은, 스포츠 배낭에서 붕대를 꺼내-붕대를 싸 왔기를 망정이지-투박한 토니퀘트(tourniquet, 지혈대)를 만들어 상처보다 5cm올라간 리코의 상완에 잡아당겨 묶는다.
"조금 아플 수도 있네, 리코 군!"
두시간 이상 토니퀘트를 씌워 놓는다면, 피가 통하지 못해 팔을 잃을수도 있지만, 지금은 일단 과다출혈로 인한 사망을 막는 게 최우선이다. 이 싸움이 부디 두 시간 전에는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응급처치에 신경쓰느라 유페미아는 저격수가 어디에 있는지 살필 시간 따위 없었다. 따라서 저격수의 총알이 허벅지 뼈에 박히자 그대로 허벅지를 움켜쥐고 고꾸라지는 것이다.
무엇인가가 손에 닿음과 동시에 맥없는 타격음이 들렸다. 가짜다. 짜증나게도 한 방에 때려눕힐 요량으로 타격한 보람은 있었다. 인형은 충격을 버티지 못해 속을 줄줄 흘리며 터져버렸다. 그는 인형을 아래로 내던지고서 혹시라도 이 근처를 떠돌고 있을지 모를 다른 인원들에게 크게 외쳤다.
"여긴 가짜예요!"
빠르게 손을 쥐었다 편다. 얼마나 준비를 철저하게 한 건지 모르겠다. 눈을 가늘게 좁히며 나무 위에서 주변을 샅샅이 살핀다.
번쩍 들어올려서 어딘가로 향하는 유페미아에게 반응할 틈이 없었다. 리코는 지금 팔에서 느껴지는 격통을 참는 데에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악문 이 사이로 거친 숨이 새어 나오고 몸이 덜덜 떨린다. 아파, 아파, 너무 아파요. 상처를 보면 더 아플 것 같아서 눈을 질끈 감았다. 너무 아파서 소리지르고 싶어, 하지만 소리를 지르면 더 아픈 일이 생겨. 항상 그랬으니까, 참아야 해… 상처를 후비는 듯한 느낌, 통증이 한층 더 강해졌다. 강해진 통증에 맞춰 리코는 이를 더 악물었다. 아플 수도 있다는 유페미아의 말에 덜덜 떨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어떻게든 격통을 참아내었다.
유페미아가 고꾸라진 건 그야말로 한 순간에 벌어졌다. 허벅지를 움켜쥔 유페미아의 모습을 본 리코는 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통증에 흐릿해진 시야로는 적을 찾기는커녕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에…피…”
어째서인지 지금 이 상황에서 예전의 기억이, 괴물이 되어버린 친구에게 찢기기 전, 전 주인이 새된 소리로 외치던 것이 떠오른다. 주인인 자신을 지키라고 했었다. 그래, 에피는 내 주인이니까…
리코는 기어서 어떻게든 유페미아의 위를 덮듯이, 그 위로 엎드렸다. 유페미아를 덮어 가리기엔 리코의 몸은 턱없이 작았지만 그걸 생각하기엔 지금 리코의 뇌는 상당히 과부하가 걸려 있었다.
3분. 남은 시간 1분 23초 더 이상 지체하긴 위험해 바로 움직인 데미휴먼은 필사적으로 발목을 잡는 키아라에 의해 자리에 엎어지고 파란색의 두 눈이 키아라와 마주쳤습니다. 이거 안 놓으면 너 죽어. 하고 말하는 것은 위협이라기보다는 죽이고싶지 않으니 제발 놓아달라고 부탁하는것처럼 들린 것은 착각이었을까요. 두 세번 정도 발길질을 날렸고 그럼에도 놓지않자 손을 움직여 기관단총을 잡아 쏘려는 순간 마냐의 칼질에 총을 놓쳤고 간신히 피했다지만 손목에서 주륵, 하고 붉은 피가 흘렀습니다. 키아라가 발목을 잡은게 시작이었는지 뒤이어 날아온 수리검에 땅을 짚고 있던 손이 박혀 그대로 땅에 손이 고정된 데미휴먼은 다른 손을 저격총으로 옮겼으나 거리가 멀어 닿지 않았습니다.
의외로 덤덤히 상황을 받아들인것처럼 보이는 날개 하나의 데미휴먼은 그대로 자리에 누워 이를 악물고 수리검에 박힌 손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참는듯 보였습니다. 달빛이 비추고, 이제야 앞이 환하게 보이게되자 눈에 들어온 것은 이제 막 성인이 된듯한 앳된 모습이 남아있는 은회색머리의 데미휴먼. 그 데미휴먼은 제 바지 주머니에 진통제와 지혈제가 있으니 가져가서 팔을 맞은 데미휴먼에게 주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