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판 유저들에 의해 지정된 공식 룰을 존중합니다. ※친목&AT필드는 금지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금지입니다! ※모두에게 예의를 지켜주세요. 다른 이들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어서 상판을 찾았다는 점을 잊지말아주세요! ※지적할 사항은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해주세요. 날카로워지지 맙시다 :) ※스레에 대한 그리고 저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환영합니다. 다만 의미없는 비난은 무시하겠습니다. ※인사 받아주시고, 인사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라는 다섯글자에는 생각보다 많은 힘이 있답니다. ※17세 이용가를 지향합니다. 그렇다고 수위와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굉장히 편한 사람입니다. 질문하는 것 그리고 저라는 사람을 어렵게 여기지 말아주세요 XD
태연은 카운터 위에 총기 케이스를 올려놓으며 말했다. 내부는 실내사격장 치고도 꽤나 넓고 제대로 설비가 된 곳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야외사격장에 비해서 크기가 작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태연은 이 곳에 오는 일이 잦은지 익숙한 솜씨로 사격을 준비했다. 두 정의 우지를 꺼내어 컴펜세이터를 장착하고, 총탄이 담긴 탄창을 밀어넣고, 장전손잡이를 당기자 경쾌한 소리와 함께 약실로 탄이 밀려들어갔다. 태연이 한쪽으로 총을 겨누어 보고는 다시 내려놓았다.
"오케이. 준비 끝."
태연이 표적지를 한장 집어들어 레일에 끼우고는 스위치를 눌렀다. 레일이 스르륵 움직이며 50m의 거리까지 표적지를 실어다 날랐다. 표적지가 멈추자, 태연은 두 정의 총을 집어들었다. 45도로 비스듬히 세운 총을 앞으로 똑바로 향하고, 표적지를 지그시 노려다보았다.
"..."
짧게 숨을 들이마시고, 태연은 방아쇠를 당겼다. 곧 총구에서 맹렬히 화염을 뿜어내며, 발사된 총탄이 표적지를 향해 빗발쳤다. 80발의 총탄을 모두 쏘아붓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곧 이어 텅 빈 총구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훅- 하고 불어내고는, 태연은 호탕하게도 스위치를 내리쳤다. 다시 레일을 타고 표적지가 이쪽으로 돌아왔다. 빗발치는 총탄을 맞는 표적지를 보아하니...
"어때요?"
...딱히 뭐라고 하긴 힘든 상태였다. 마구 흩뿌려진 총탄에 완전히 걸레짝이 된 표적지는형체만 겨우겨우 유지하고 있었다. 이 거리에서 양손 아킴보로 개머리판 없이 풀오토로 쏴갈긴 것 치고는 괜찮았지만, 특별히 정확하다곤 하기 힘들었다. 그도 그럴게 근처 벽에도 총탄이 잔뜩 박혔으니. 적어도 나름 숙련된 덕인지 천장에 박히진 않은게 다행이리라.
습기 찬 바람이 부는 한밤중, 키아라는 방금 막 임무 하나를 완수하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도로를 따라 펼쳐진 큰길가엔 사람이 꽤나 많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오늘따라 거리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군요. 아무 생각 없이 길을 따라가던 키아라는, 길 어귀에 서있는 한 데미휴먼 꼬마를 발견했습니다. 척 보기에도 침식이 많이 진행되었고, 상당히 어려보이는 아이였기에 걱정이 되었습니다. 길이라도 잃은 걸까요? 인파가 북적이는 길거리에서 아이는 혼자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오가는 사람들은 아이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는 데미휴먼인 아이를 사나운 눈초리로 쏘아보고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키아라는 저 아이를 그냥 보고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데미휴먼, 그것도 마리아의 또래처럼 보이는 아이였으니까요. 그녀는 인파를 헤치고 나아가 아이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무릎을 굽혀 눈높이를 맞추곤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눅눅한 느낌의 바람이 코 끝을 스쳐갔다. 많은 사람들의 냄새가 묻은 바람, 오가는 사람들만큼 냄새도 다양했다. 리코는 멍하니 사람들을 보며, 때로는 사나운 눈초리에 주눅들기도 하며 서 있었다. 아마 이유는 딱히 없을 것이다. 보호소에 들어간 이래 리코는 목적지 없이, 목적 없이 돌아다니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갑자기 얻게 된 자유에 방황하고 있는 것인지, 혹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자기만의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어쩌면 리코 자신도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어쨌든 중요한 건 지금 리코가 길 어귀에 오도카니 서 있다는 점이었다.
“……”
사람들은 대체로 무관심했다. 몇몇 사람들은 세상물정을 모르는 리코도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경멸이나 분노 등이 담긴 부정적인 시선을 거리낌없이 향했고, 리코는 그 때마다 눈을 피했다. 비록 그러한 시선을 보내더라도 다행히 아직은 손까지 대는 사람은 없었다.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도 없었다. 적어도 조금 전 까지는. 조금 전, 멍하니 있던 리코 앞으로 누군가가 가까이 다가왔고 리코는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니요. 그냥 있었어요. 길은 알아요.”
시선을 돌리자마자 재빠르게 상대의 외형을 살폈다. 귀도 꼬리도 없고, 아마 그냥 사람. 그렇게 판단한 리코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참 솔직한 대답이었다. 길을 잃지도 않았고, 그냥 서 있었을 뿐이니까.
키아라는 아이에 대해 궁금한 것을 가감없이 물어보았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아이의 보호자로 보이는 이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근처엔 보호소도 없습니다. 이 아이는 자의로 거처를 떠나온 걸까요? 왜? 세상엔 데미휴먼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혹여 자기 방어 능력이 없는 조그만 아이를 누군가 해코지하기라도 한다면 어떡할까요. 그랬기에 키아라는 아이가 더욱 더 걱정이 되었습니다.
"밤길은 위험하단다, 꼬마야. 나쁜 사람들도 많고."
키아라는 무릎을 굽힌 자세에서 아예 쪼그려 앉아 아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얼굴은 근심 가득한 표정을 띠고 있었습니다. 길가의 사람들은 둘을 신경도 쓰지 않고 무심히 지나치기만 했습니다.